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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Interview: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Division장

“화장품 고객의 페인 포인트는 ‘빈 병 버릴 때’
공병 수거 온라인 시스템 등 편의성 높일 것”

김윤진 |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아모레퍼시픽은 2009년부터 전사 차원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밸류체인을 설계했다. 처음에는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의 수거, 분류, 선별 단계까지를 도맡아 하고 이후 단계는 재활용 업체가 처리하도록 맡겼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어떻게 다시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고민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줄넘기나 화분 등으로 가공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프로젝트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다시 화장품에 적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으로 확장됐다. 한 번 쓰고 버려지던 용기를 새 용기로 재탄생시켜 ‘병에서 병으로(bottle to bottle)’의 무한 순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전신이자 시발점이 된 것은 1993년 ‘태평양 그린 운동’이다. 당시 ‘환경 무한책임주의’를 화두로 내건 아모레퍼시픽은 폐자원을 버리지 말고 회수하자는 ‘재사용(Reuse)’, 폐기물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줄이자는 ‘감량화(Reduce)’, 폐유리병이나 폐합성수지 등을 분리수거한 후 재자원하자는 ‘재활용(Recycle)’ 등 3R를 구체적 실천 방향으로 삼고 그린 운동을 추진했다. 이렇게 약 30년 전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그린 운동이 촉발된 계기는 1992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었다. 환경 이슈가 기업 생존에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높아지자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환경공학 전문가들을 서둘러 채용하고 그린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이 무렵인 1996년, 아모레퍼시픽의 수원공장 환경안전팀에 첫 환경 전문가로 입사한 오정화 지속가능경영 디비전(Division)장은 본사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당시 환경보전위원회)와 소통하면서 일선 현장의 3R 실천을 책임지고 이끌어 왔다. 그리고 화장품 용기 및 포장재에 쓰이는 여러 소재 중에서도 플라스틱의 낭비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경영진의 전폭적 지지하에 2000년대부터 아모레퍼시픽 제품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데 앞장서 왔다. 포장재의 리필이나 재사용 가능성을 점검하고(Reuse), 화장품 용기 재질을 단순화했으며(Reduce), 인기 브랜드인 ‘설화수’의 제품 용기에 사용하는 재활용 플라스틱(PCR) 비율을 50%까지 올리거나 ‘프리메라’ 브랜드에 생분해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의 비중을 높였다(Recycle). 최근에는 3R 전략을 확대하는 동시에 용기의 회수(Return)까지 추가해 4R 플라스틱 순환 모델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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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준으로 포장재에 활용되는 새 플라스틱을 연간 304.6t 절감하는 등 실질적 성과를 거두면서 공병 수거 캠페인이나 리필 스테이션 운영 등의 다양한 실험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오 상무를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만났다. 화장품 업계에서 ‘레스 플라스틱(Less Plastic)’ 활동의 선봉장으로 불리는 오 상무로부터 개별 소비재 기업이 낮은 경제성을 감수하면서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고, 자원 순환을 촉진하는 일련의 활동이 본업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어봤다.

화장품 용기에 쓰이는 여러 소재 중에서도 왜 플라스틱의 재활용을 강조하는가?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용기 재활용에 관심을 가질 초기에는 플라스틱보다는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어떻게 하면 버리지 않을지에 초점을 뒀다. 2009년 한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유리 공병 수거와 재자원화 사례를 접한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생산 공장부터 물류, 판매 매장을 활용해 자원을 순환시키는 닫힌 고리(closed loop) 1 를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이 무렵은 아모레퍼시픽이 2007년 UN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2 에 가입하고 2008년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처음 여는 등 ESG가 화두로 등장하던 시점이었다. 어떻게 하면 용기와 포장재를 덜 쓰고, 다시 쓰고, 재활용할 것이냐가 안건으로 올라왔고 공병 수거와 선별, 가공, 처리 등 자원 순환 전 과정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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