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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for Discussion: Teaching Guide

절대 강자 제치고 가치혁신 성공
‘와이즐리’의 블루오션 전략

강신형 | 325호 (2021년 07월 Issue 2)
편집자주
본 원고는 DBR 325호에 실린 와이즐리 케이스 스터디의 ‘토론할 거리’에 대한 티칭 가이드(Teaching Guide)입니다. 본 자료는 교수자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교수자는 사례를 먼저 학습한 학습자들에게 토론할 거리를 제시하고, 본 가이드를 참고해 학습자 간 토론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본 가이드는 토론할 거리에 대한 합리적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경영학적 이론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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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주제 1
2016년 미국에서 달러셰이브클럽이 성공한 이후 우리나라에도 여러 회사가 유사한 D2C 사업 모델을 시작했고, 면도기 시장의 전통 강자인 질레트와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사업을 중단하는 등 실패하기도 했다. 여러 업체 중 와이즐리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와이즐리는 기존의 질레트 면도기를 어떻게 가치혁신했는가?

토론 목표 경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1996년 HBR에 기고한 ‘전략이란 무엇인가(What is strategy?)’에서 전략의 본질은 경쟁사와 같은 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략의 상쇄 관계를 강조하며 궁극적으로 전략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시어드대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의 대표 저서인 『블루오션 전략』(2005)에서 언급하는 가치혁신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치혁신은 기존 제품 또는 서비스의 불필요한 요소를 줄이거나 제거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 가치 창출에 중요한 요인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추가함으로써 제품 또는 서비스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가치혁신 측면에서 와이즐리가 질레트, 이노쉐이브 등의 경쟁사와 어떻게 차별화했는지 이해함으로써 스타트업의 블루오션 전략을 이해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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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가이드 교수자는 우선 [그림 1]을 학습자에게 보여주며 저비용과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가치혁신의 핵심 개념을 설명한다. 특히, ERRC 프레임워크가 저비용 및 차별화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알려준다. 그 예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본원적 경쟁 전략인 저비용 전략과 차별화 전략이 서로 양립할 수 없으며 기업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기업을 어정쩡한 상태로 만들기에 경쟁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는 가치혁신을 통해 저비용과 차별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치혁신은 업계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요소들 가운데 고객에게 큰 가치를 주지 않는 요소들을 제거(Eliminate)하거나 감소(Reduce)시켜 비용을 줄이고, 업계가 간과하던 요소 중 고객 가치 창출에 중요한 요소를 증가(Raise)시키거나 새로운 요소를 창조(Create)해 차별화하는 것이다. 첫 글자를 따서 ERRC 프레임워크라고도 한다. 외식 경영 전문가 백종원씨가 TV에서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메뉴와 재료를 단순화해 비용을 낮추고 비법 소스 등을 개발해 맛의 차별화를 이끌어 내는 것 역시 가치혁신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가치혁신은 기존 관행을 고객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와이즐리의 가치혁신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기존 면도기 시장의 경쟁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교수자는 기존 면도기 시장의 주요 경쟁 요소가 무엇인지 학습자가 토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표 1]의 예시 외에 여러 항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학습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교수자가 이를 정리하는 형태로 토론을 진행함으로써 학습자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낸다. 구제적인 예시는 [표 1]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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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면도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와이즐리가 어떻게 기존 면도기 시장을 가치혁신을 이뤘는지 살펴본다. 교수자는 앞서 설명한 ERRC 프레임워크를 통해 와이즐리가 어떤 요소를 제거, 감소, 증가시켰고 어떤 새로운 요소를 창조했는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제공된 사례 외에 학습자가 와이즐리 홈페이지나 신문 기사 등을 자유롭게 검색해서 추가 정보를 확보하도록 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작성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예시는 [표 2]에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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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자는 앞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레트와 와이즐리의 ‘가치곡선’을 그려 학습자가 둘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가치곡선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요소를 가로축에 놓고 각 제품이 각 요소를 얼마나 충족하고 있는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교수자는 가치곡선을 통해 와이즐리가 어떤 요소를 제거, 감소, 증가 시켰고 새롭게 창조했는지, 와이즐리가 어떻게 질레트와 차별화하며 저비용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설명한다. [그림 2]는 질레트와 와이즐리의 가치곡선을 예시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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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현재 와이즐리 외에 면도날 D2C 사업을 하고 있는 회사로는 이노쉐이브가 있다. 이론적으로는 와이즐리와 이노쉐이브의 사업 모델이 같으므로 이노쉐이브는 와이즐리와 유사한 가치곡선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2021년 기준 와이즐리의 점유율은 9.3%, 이노쉐이브 1%로 이노쉐이브보다 와이즐리가 시장 점유율이 월등하다.1 왜 와이즐리가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지, 와이즐리가 이노쉐이브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 알기 위해 교수자는 학습자가 와이즐리와 이노쉐이브의 홈페이지, 신문기사 등을 검색해 그 둘을 비교하게 한다.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을 비교해서 둘 중 누가 나은지 비교할 수 있고, 면도기의 디자인이나 기능 측면에서 고객 후기 등을 찾아 정리할 수도 있다. 정기구독 서비스나 고객 관리 측면의 차이도 비교할 수 있으며,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비교해 차이점을 정리하는 것도 학습자의 이해를 돕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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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 회사의 홈페이지를 비교하면 각 회사가 무엇을 소구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와이즐리의 경우 첫 화면에 “불합리한 시장을 바꿔나갑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면도기 업체의 과도한 유통 및 마케팅 비용을 비판한다. 별도로 ‘와이즐리 이야기’라는 탭을 만들어 계속해서 ‘현명하고 건강한 소비’를 강조한다. 또한 와이즐리의 사회적 사명을 강조하며 고객의 동참을 요구한다. 반면, 이노쉐이브의 경우 “140년 기술로 쌓인 최고의 면도기” “써봐야 알죠 4900원으로 가볍게 시작하세요” 같이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강조한다.

교수자는 기업의 사회적 사명을 강조하는 것과 제품의 품질과 가격을 강조하는 것이 어떤 차이를 가져오는지 논의를 이끌어간다. 가능하다면 파타고니아처럼 기업의 사회적 사명을 앞세우는 회사와 비교하면서 와이즐리가 어떻게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제한된 광고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논의하면 좋다. 사실 정기구독 업체 입장에서 광고는 양날의 검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광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광고 비용을 늘리다 보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고 전통적인 면도기 업체와 다를 바가 없어진다. 실제로 와이즐리 역시 초기에 광고를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다가 늘어나는 광고비로 고전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충성도 높은 고객의 입소문에 의존하는 형태로 전환하며 제한된 마케팅 비용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를 꾸준히 높일 수 있었다.

D2C 사업모델이 소매점 유통 방식과 차이 나는 부분은 고객 관리다. 전통적인 사업 모델은 제조사와 소비자가 구매 시점에 단편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D2C 사업모델은 정기구독 서비스를 통해 제조사와 소비자가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반복적인 구매가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므로 D2C 사업이 성공하려면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유지가 필요하며 회사는 고객과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 사명을 강조하는 와이즐리가 제품 가성비를 강조하는 타 업체보다 고객 관계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생각한다.

토론 주제 2

2021년 2월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와이즐리의 시장점유율은 3.3%p 증가한 반면 질레트의 시장점유율은 2.5%p 감소했다. 미국에서도 달러셰이브클럽은 창업 4년 만에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서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처럼 와이즐리나 달러셰이브클럽 같은 D2C 기업의 출현으로 질레트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질레트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은 무엇인가? 여러분이 질레트 경영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토론 목표 1997년 콘스탄티노스 마키데스 교수가 주장한 전략적 혁신은 기존 사업을 전혀 다른 방법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즉 사업모델 혁신을 통해 경쟁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와이즐리나 달러셰이브클럽의 D2C 사업모델은 기존의 소매점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을 통한 정기구독 형태로 고객에게 면도날을 판매한 점이 전략적 혁신으로 볼 수 있다. 달러셰이브클럽은 2016년에 매출이 2억 달러를 넘어섰고 유니레버에 약 10억 달러에 인수됐다. 질레트는 정기구독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의 면도날 배송서비스 ‘질레트 쉐이브클럽’을 시작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기존 소매점 유통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면도날 가격 인하 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기에는 신생기업의 성장세가 위협적이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D2C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질레트가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이 무엇이며 어느 대안을 선택해야 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경쟁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토론 가이드 교수자는 우선 콘스탄티노스 차리도우 교수와 콘스탄티노스 마키데스 교수가 2003년 제시한 전략적 혁신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다섯 가지를 설명하고 질레트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은지 학습자를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그룹 토론을 진행한다. 다섯 가지 전략적 대안은 다음과 같다.

대안 1: 전략적 혁신을 무시한다.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이 우리의 기존 사업과 겹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대기업은 각자가 타겟하는 고객군이 겹치지 않아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이 자신의 주력 사업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대안 2: 기존 사업에 집중한다.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을 위협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안 1과 유사하다. 차이점은 기존 경쟁 방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노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특허 출원 등으로 법적인 장벽을 구축해 신생기업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추진하지 못하게 방해하거나, 기술 개발 및 마케팅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 고객이 신생기업의 새로운 제품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방어하거나, 신생기업의 제품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고객에게 마진을 더 붙여 수익 극대화를 하거나, 신생기업과 겹치지 않는 세분시장을 찾아 공략하는 방법 등이 있다.

대안 3: 전략적 혁신에 반격한다.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적 혁신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970년대 세이코가 쿼츠 기술로 혁신적인 시계를 개발해서 기존의 스위스 시계 회사가 위태로워졌을 때, 스위스 시계 시장에서는 부품 가짓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원가를 낮춘 스와치를 출시해 대응했다. 유사하게 질레트 역시 D2C 사업모델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멤버십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서 D2C 사업자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대안 4: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병행한다.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이 위협적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신생기업에 맞설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해 대항하는 방법이다. 질레트가 와이즐리나 달러셰이브클럽과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D2C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이다. 기존 사업과 신사업을 병행하는 방법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별도의 사업부를 신설하는 방법과 기존 사업부 내부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 두 사업 간의 전략적 관련성이 높으면 기존 사업부에서 직접 신사업을 운영하고 그렇지 않으면 분리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이 대안은 대기업 조직에 서로 상반되는 사업 모델을 가진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가 되므로 조직 내에 상당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신규 사업이 기존 사업의 수익을 갉아 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대안 5: 전략적 혁신을 완전히 수용해서 발전시킨다.

마지막 대안은 전략적 혁신을 완전히 수용하는 방법이다. 즉 기존 사업을 철수하고 사업부를 새로운 사업 모델로 모두 재편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모델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 역량을 확보해야 하며 새로운 역량 확보에 실패할 경우 기존 사업과 새로운 사업 모두 실패하므로 조직은 생사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또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재편하더라도 전략적 혁신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신생기업에 비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기존 조직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부 구성원의 심각한 저항이 있을 수 있어 오히려 기존 사업을 철저히 고수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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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자는 학습자의 소그룹 토론 이후 각 그룹이 선택한 대안이 무엇이며 그 대안을 선택한 이유를 적어가며 정리한다. 크게 ‘대응의 필요성’과 ‘대응 능력’ 두 가지로 귀결될 것이다. 대응의 필요성은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이 대기업의 주력 사업에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질레트의 모기업인 P&G의 경쟁사인 유니레버가 달러셰이브클럽을 인수했다는 것은 그만큼 질레트 역시 D2C 사업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질레트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감소, 와이즐리나 달러셰이브클럽의 성장 등 역시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이 대기업에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다른 축인 대응 능력은 대기업이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의미한다. 유니레버가 달러셰이브클럽을 인수했으므로 질레트는 북미시장에서 M&A를 통해 D2C 사업에 대응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질레트의 대응 능력 수준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D2C 사업에 필요한 자원 및 역량이 기존 사업 모델과 얼마나 상충하는지도 질레트의 대응 능력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질레트가 D2C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면도날의 마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이는 막대한 광고비 투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의존하는 소매점 유통 방식에서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질레트는 2015년 질레트 쉐이브클럽을 출시했으나 큰 폭으로 면도날 가격을 인하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교수자는 이 두 가지 축과 학습자가 선택한 전략적 대안이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그림 5]의 2X2 매트릭스와 같다. 따라서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에 대한 대기업의 대응 전략은 전략적 혁신에 대한 대기업의 ‘대응 필요성’과 ‘대응 능력’의 조합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교수자는 학습자가 실제 질레트가 취한 전략적 행보를 찾아보도록 하고 앞서 살펴본 다섯 가지 대안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연결시켜 보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2015년의 질레트 쉐이브클럽은 ‘기존 사업부가 신사업을 추진’한 형태로 대안 4에 해당한다. 그러나 질레트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큰 폭으로 면도날 가격을 인하하지 않아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20만 원대의 고가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는 기존 사업에 집중하는 대안 2에 해당한다. 열선을 추가하는 등 혁신적인 기술을 면도기에 적용해 기술 격차를 벌리고 브랜드 신뢰도를 더욱 높여 D2C 사업자와 차별화하는 방법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현재 질레트 공식몰을 통해 신제품 등을 20% 할인해서 판매한다. 최소한 유통 마진은 제거하려는 질레트의 노력으로 이는 대안 3의 전략적 혁신에 반격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광고비 부분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와이즐리 같은 D2C 사업자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교수자는 질레트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학습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록 한다. 필요하면 소그룹 토론을 진행해 학습자가 직접 질레트 경영진에게 보고할 최종 대응 전략을 정리하고 발표하도록 한다. 교수자는 이런 논의 과정을 통해 학습자가 왜 대기업이 신생기업의 전략적 혁신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지 이해하고 각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논의함으로써 학습자의 전략적 마인드를 함양한다.

마지막으로 교수자는 앞서 살펴본 대기업의 대응 방안을 토대로 와이즐리가 달러셰이브클럽처럼 지분을 매각해서 엑시트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느 회사가 가장 큰 밸류에이션을 매길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확장할 수 있다. 유니레버가 달러셰이브클럽을 인수해 질레트를 보유한 P&G에 대응한 것처럼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 애경산업이나 아모레퍼시픽 같은 생활소비재 혹은 화장품 회사가 인수할 수도 있다. 와이즐리가 면도용품에서 벗어나 스킨, 샴푸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남성 화장품 등에 D2C 사업모델로 진입하고 싶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커다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니면 미국에서 놓친 달러셰이브클럽 인수 기회를 한국에서 실현하는 것도 P&G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다. 이 경우 질레트 시장 점유율 잠식은 피할 수 없지만 파괴적인 경쟁자를 기업 내부로 들여올 수 있다. 이처럼 어느 기업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통해 교수자는 스타트업의 엑시트 전략까지 본 사례를 통해 다룰 수 있다.


참고문헌
1. Charitou, C. D., & Markides, C. C. (2003). Responses to disruptive strategic innovation. MIT Sloan Management Review, 44(2), 55-63A.
2. Markides, C. (1997). Strategic innovation. Sloan management review, 38(3).
  • 강신형 |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 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 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sh.kang@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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