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등장과 일자리 변화… 채용 시장 영향은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 시장을 뒤흔들어
직업 아닌 직무 재편성 초점 맞춰 대비를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채용의 변화는 산업 구조와 일자리 시장의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최근 몇 년간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플랫폼 기업들의 강세 등 산업계에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이 같은 변화를 일상에 녹아들게 만들고 있다. 향후 산업 구조와 일자리는 사회적 수요나 기술적 진화에 따라 일자리 변화가 일어나지만 그 대상이 직업이라기보다 직업을 구성하는 직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 수요의 흐름에 따라 기술 적용도 확대되고 채용 트렌드도 변화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던 은행들이 최근에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2년 7702개에 달했던 우리나라 은행의 점포 수가 그동안 축소, 통폐합의 과정을 겪으며 2019년 6708개로 줄어들었고, 금년 상반기에도 117개 점포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나 독일,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에서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의 생활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일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산업, 특히 서비스 산업이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일자리가 소멸하고, 새롭게 나타날지를 볼 것이다. 서비스 산업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서비스 산업이 우리나라 일자리의 70% 내외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최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과 변화하는 서비스 산업
-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등장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경제에서는 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용어가 하나의 중요한 화두였다. 물론 2020년에는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GVC)이나 비대면 산업, 그리고 디지털 뉴딜로 이슈가 전환됐다. 서비스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이 접목되면서 혁신의 단계에 들어섰고,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에 확산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서는 그 정의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4차 산업혁명 자체에 대해 논하기보다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기반 기술을 보고자 한다. 네트워크와 로봇 및 스마트기기, 그리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블록체인, 실감 기술, 또는 바이오인증 등이 그것이다. 이들 기술은 기술 개발의 속도나 산업과의 연계 정도가 다르다.

2010년 이전, 네트워크의 확충과 함께 그에 연결되는 스마트폰이나 로봇 등 기기의 확산과 다양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그 결과 2010년을 전후로 우버나 리프트,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이는 공유경제로도 언급되는데 자신이 소유한 물건이나 공간, 또는 서비스를 일정 부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는 그 개념이 다소 다르지만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있다. 인터넷이든, 모바일이든 네트워크상에서의 거래를 통해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추구하는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는 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났는데 유통, 금융, 콘텐츠 분야에서 주로 제공됐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2010년대 중반 이후, 그동안의 비즈니스 모델들은 한 단계 진보된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됐다. 즉, 서비스 업체들은 고객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와 다양한 기기 간의 연결을 통해 수집 및 축적된 수많은 데이터를 비즈니스 모델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네트워크에 기반한 경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었다. 센서나 스마트폰 등이 네트워크에 연결되면서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들이 무수히 많이 생성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를 분석하고, 의미 있는 정보의 추출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관리가 부실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머신러닝의 기술 개발과 그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빅데이터의 가치도 증대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1 ’ ‘AI와 IoT 기반에는 데이터가 있고, 이 데이터는 산업혁명 시대의 석유 같은 자원(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으로 언급되면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맥킨지는 보고서2 에서 빅데이터 활용의 산업별 잠재적 가치를 분석해 데이터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들이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많이 활용3 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나 바이오인증, 그리고 실감 기술도 서비스 산업의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이기도 하지만 정보의 신뢰성이나 보안성, 시스템의 안정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활용되고 있다. 실감 기술은 평면의 디스플레이에 실재감이나 현실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구현 가능한 기기의 제약으로 아직은 일반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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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러한 기술적 진화는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그 목적을 뒀던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 또는 여타 산업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로 변화시켰다. 이들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은 플랫폼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활용에는 차이가 없으나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기존 모델과 차별화되는 내용이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고객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블록체인이나 인증은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했다. VR, AR, 또는 홀로그램 등 실감 기술의 경우 평면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현장감이나 실재감을 부가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술은 오프라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비스의 감성적 요소를 보완할 뿐만 아니라 개별 고객에게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기술과의 결합 형태인 Fintech(금융업), Insurtech(보험업), Proptech(부동산업) 등은 물론 월마트의 jetblack, 알리바바의 위조 상품 및 공급망 관리, Betterment의 로보어드바이저, 에듀 블록의 학습 이력 관리, Riiid의 AI tutor 솔루션 등이 있다. 트립어드바이저(운송, 음식)나 Medigo GmBH, Medical Departures(의료관광)와 같은 산업 간 융복합 형태도 나타났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트리바고 등은 그동안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센서와 인공지능 등을 적용해 아마존 고,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DDR(Dual Data Revolution) 등의 무인 매장을 오픈했으며 VR/AR, 홀로그램 등 실감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과 확산, 그리고 지속가능성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한 이유로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단순하게는 법제도 미비나 규제를 들 수 있지만 그 근저에는 기존 사업자와 신규 진입자, 또는 종사자 등 경제 주체 간의 이해 상충 문제가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미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 없이 확산과 장기화 추세를 보이면서 이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이 상황을 처음 경험하게 된 소비자들은 이에 적응하거나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편리하고, 건강하며, 즐겁게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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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인터넷 쇼핑이나 홈트레이닝, 음식 주문 배달 같은 비대면 방식의 소비였다. 즉, 소비 활동이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이라는 비대면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유통에서 가장 활발하게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쇼핑을 통한 소비가 빠르게 증가했고, 무인 계산대의 확대나 BOPIS(Buy Online, Pick up In-Store)나 BOSS(Buy Online, Ship-to-Store) 같은 개념도 도입됐다. 의료에서는 진료 과정에서의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와 만성질환자의 일상적인 관리 문제 등으로 원격 의료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서는 관련 서비스 제공이 확산됐다. 우리나라 역시 전화 상담이나 처방 및 대리 처방, 그리고 전화 상담 이후 처방전 교부와 의약품 수령도 한시적이지만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넷플릭스 이용 시간이 늘어난 것과 함께 동방신기나 슈퍼주니어의 ‘비욘드 라이브’, 방탄소년단의 ‘방방콘 더 라이브’ 등 온라인을 통한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도 제공됐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은 코로나19 이후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소멸된다고 이러한 비대면 비즈니스 모델이 동시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와 기술적 진화라는 메가트렌드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혁신 흐름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많은 소비자가 식료품이나 건강 관리 품목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경험을 했고, 모바일이나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들도 이러한 거래가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점이다. 모든 세대의 온라인 쇼핑이 늘어났지만 35세 미만 젊은 층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쇼핑을 한 비율이 62%로 나타났는데 4 이 역시 서비스 산업에서의 구조 변화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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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의 활용과 일자리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

서비스 산업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면서 서비스 산업에는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며 시장의 변화 속도도 빨라졌다. 2019년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7개의 플랫폼 기업이 포함되는 등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에 더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대면 방식을 통한 거래를 늘리면서 소비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이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고용의 규모나 근로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에 대한 논쟁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2013년 Frey & Osborne의 보고서, The future of employment가 발표된 이후 컴퓨터, 자동화,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냐, 아니면 늘어날 것이냐에 대한 논쟁이 한동안 이뤄졌다. 20년 이내에 미국 전체 일자리의 47%가 컴퓨터화로 위험에 직면한다거나 2020년까지 15개국에서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시되면서 사람들은 일자리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물론 비관적인 전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안츠(Arntz)는 경우 미국 전체 취업자의 9%만이 자동화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며, 창의적 업무(4%)나 감정인지 업무(29%)의 경우 자동화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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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에 대한 이러한 논쟁이 끝나지 않는 것은 일자리의 변화 요인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의 활용이 일자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비용적 측면이나 사회/제도적 요인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보인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로봇,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컴퓨터화, 자동화 등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실제 이와 관련된 기술이 빠르게 진전되고 있어 육체노동은 물론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제공할 수 있는 기사 작성이나 투자 분석 등의 업무에 기술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허마셴셩(盒马鲜生) 로봇 레스토랑, 징둥닷컴의 ‘X 미래 레스토랑(X未来餐厅)’에서는 로봇이 서빙을 하고 있으며, 미국 샐러드 레스토랑 ‘스파이스’는 조리와 서빙 모두 로봇이 수행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유니버설로봇의 협동 로봇, 아마존 물류창고에 도입된 키바, 의료에 활용되는 IBM의 왓슨, 그리고 중국 신화통신에서 공개한 AI 앵커 등 그 사례는 다양하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일자리의 대체가 가능하더라도 그 기술의 활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다면 일자리 대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지만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그에 필요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아니면 드론 배송이나 로봇 바리스타의 경우처럼 사람의 관심을 끌 수는 있어 활용 비용이 인건비보다 훨씬 비싸다면 실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요인도 일자리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이나 비용에 문제가 없더라도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거나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에 안착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 변화로 인해 우리 주변의 일자리들은 새롭게 생겨나기도, 완전히 사라지기도 한다.

한국고용정보원(2020)의 자료를 보면, 2012∼2019년 동안 제품의 생산 중단이나 디지털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없어진 직업이 18개로 나타났다.5

이는 국내에서 생산이 중단된 플라즈마영상패널(PDP)이나 테니스 라켓과 연관된 세부 직업들, 그리고 디지털 기기의 보급 확대로 필름 작업이 중단되면서 색보정 기사와 영화(필름)자막제작원이라는 직업들이 사라졌다. 하나의 직업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규모가 빠르게 감소했거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Frey & Osborne(2013) 6 을 포함한 다수의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활용, 또는 소비행태의 변화로 인해 점진적으로 대체될 직업들이 제시됐다. 컴퓨터나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무인화에 따른 전화 교환수, 타이피스트, 계산원, 주차관리원, 경비원 등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영향을 받는 번역가, 회계사, 투자상담사, 보험심사 담당자 등이,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 등 비대면 방식의 소비에 익숙한 세대 수 증가로 인한 은행 텔러나 판매 관련 단순종사자, 우편배달원, 영사기사 등이 그러한 직업에 해당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활용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공되면서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기도 한다. 미국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서 매년 발표하는 미국 내 최고 직업을 보면 그 변화의 흐름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프런트엔드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데브옵스 엔지니어, 데이터엔지니어, 데이터분석가 등 데이터 활용과 연관된 신생 직업은 물론 언어재활사, 작업치료사, 헬스케어 컨설턴트와 같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으로 인력의 대체가 어려운 직업이 2020년 미국 최고의 직업으로 조사됐다.7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직업 수가 6075개(관련 직업8 과 유사 명칭9 을 포함하면 1만6891개)로, 2012년 이후 690개가 늘어났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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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생 직업으로 등재된 270개의 직업은 4차 산업혁명 등 과학기술 발전, 고령화 등 인구학적 변화, 전문화 등 사회 환경 변화, 정부 정책 등 제도 변화에 기인한다. 드론 조종사, 빅데이터 전문가인 과학자나 시각화 전문가, 인공지능 엔지니어 또는 블록체인 개발자, 디지털 문화재 복원 전문가 등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관된다. 이외에도 유품정리사, 애완동물장의사, 주거복지사,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농촌 관광 플래너와 같이 소비자 수요나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다양화와 일자리의 변화
- 직업이 아닌 직무

2018년부터 회계, 인사, 영업, 마케팅 등 사무직 분야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적용해온 LG전자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데이터 조회와 정리 등 단순 업무에 ‘지능형 RPA’를 도입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우리 주변의 사무실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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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는 직업과 직무의 관점에서 자동화에 의한 미국 일자리의 대체 가능성을 파악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전체 직업에서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비중은 5% 미만이지만 거의 모든 직업에서 업무 활동이 대체 가능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략 60%의 직업에서 최소 30%의 직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11 특히 반복적, 물리적 작업을 하는 사무실 지원, 음식 서비스, 고객 서비스 및 판매와 같은 업종에서는 2030년까지 일자리의 40% 정도가 자동화로 인해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12

일자리가 감소하더라도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거나, 아니면 기술 자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새로운 직무를 창출할 것이다. 최근 은행지점의 통폐합이나 영화관의 무인 발권기 설치 등으로 인해 카운터 직원의 업무가 줄어들 수 있지만 은행이나 영화관에서 고객을 도울 수 있는 직무나 새로운 시스템을 관리하는 직무가 생기면서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의 활용,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량의 도입에는 센서 개발자, 알고리즘 개발자, 정밀 지도 관리자 등의 직업이 필요하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스마트팜이나 스마트시티의 추진을 위해서도 새로운 직업이 요구된다.

그런데 실제 어떤 기술이 특정 일자리를 완전히 소멸시키는지, 아니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지는 기술과 해당 직무(activity, task) 간의 관계에 좌우된다. 만약, 이 둘의 관계가 완전 대체가 아닌 일부만을 대체할 경우 보완관계에 있는 업무에서는 그 생산성이 오히려 향상될 수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일자리는 사라지지 않고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2017)에서는 직무의 숙련도 및 정형화 정도를 기준으로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을 파악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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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조립과 같이 저숙련, 정형화된 업무는 로봇이나 자동화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정형화된 업무이지만 고숙련을 요구하는 회계사무, 영상의학 분석 등의 직업의 경우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나면서 대체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숙련의 비정형 업무에 해당하는 연구개발이나 의사와 같은 직업에서는 기술적 진화로 인한 대체 가능성이 낮지만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처럼 사회적 수요나 기술적 진화에 따라 일자리가 완전히 없어지기도 하고,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지만 그 대상은 직업이라기보다 직업을 구성하는 직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직업으로서 바리스타는 고객이 원하는 커피를 만들거나 원두의 구입/저장/재고 관리, 또는 새로운 맛의 커피 개발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다. 이는 만능의 로봇 바리스타가 등장한다면 바리스타라는 직업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부 직무만이 대체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사, 판사, 의사는 물론 간병이나 회계사무 등 다양한 직업에서 나타날 것이다.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직업/직무는 채용 시장에도 영향

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의 경제침체가 이어지면서 채용 시장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유통업체, 항공사, 여행사, 호텔, 음식점들이 그 타격을 받아 서비스 산업에서도 상반기에 종사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올해 6월, 잡코리아는 “코로나19 여파로 채용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14 여기에서는 ‘정기 공채 사라지고, 수시 채용’과 ‘온라인 플랫폼 산업 채용 증가15 ’라는 두 가지의 트렌드와 그 외의 내용인 ‘현장 투입 가능한 직무 중심형 인재 채용 확산’이라는 트렌드를 올해 채용 시장의 핵심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채용 트렌드 변화는 앞에서 살펴본 내용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변화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에서 탈피하고,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활용되면서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기도 하고, 또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그러면서도 의미 있는 일자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특정 일자리와 결합한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과정에서 그 직업을 구성하는 직무를 더욱 세분화, 또는 다양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2030년에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직업들이 노동 수요의 8∼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16

특히 서비스 산업에서는 기술적 진화 속도만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시로 개발,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채보다 수시로 필요 인력을 채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와 그로 인한 일자리의 소멸과 새로운 직업/직무의 출현은 우리의 채용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James Bessen(2019)은 ‘Learning by Doing’에서 일자리와 인적 역량에 대해 언급했다.17 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최근의 일자리는 과거와 달리 기술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그 변화 속도가 빠르다. 변화가 빠르다는 것이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직무로의 전환이 더 빠르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실질적인 문제는 근로자들이 새로운 기술 관련 역량을 습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자리의 변화 흐름에 기업이든, 근로자든 신속하게 대비해야 한다. 새롭게 나타난 직업/직무에 필요한 교육 시스템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재설계, 그리고 근로자를 위한 전환 교육 및 안전망 등 직업/직무 및 채용의 변화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를 검토, 정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정수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장 jspark@kiet.re.kr
필자는 고려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동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25년 넘게 서비스산업 분야를 연구한 전문가다. 현재 산업연구원에서 서비스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있다. 이외에 4차산업혁명위원회 혁신위원, 한국지역문화학회 편집이사, 국가기술표준원 KS인증심사원 자격심의위원회 위원, 국가기술표준원 산업표준심의회(품질경영서비스기술) 위원 등을 맡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10호 Ontact Entertainment 2020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