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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 인재 모시기에 사활 거는 글로벌 기업들

조직문화 확 바꿔 고용 브랜드 강화
인재가 인재를 끌어오는 선순환 효과

김성남 |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항상 ‘갑’일 수는 없다. 좋은 인재 앞에서는 기업도 ‘을’이 될 수밖에 없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은 기술개발 못지않게 인재 모시기에 공을 들인다. 조직문화 개선, 평판 관리 같은 채용 마케팅으로 고용 브랜드를 강화해 인재가 인재를 끌어오는 선순환 효과를 일으킨다. 고용 브랜드는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유연 근무를 제공하며, 비전 제시 등 성장 기회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당장 이직 계획이 없는 ‘소극적 후보자’를 직접 찾아 리크루팅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나 인공지능(AI), 챗봇 등도 인재 선발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채용 마케팅으로 고용 브랜드를 강화한다

세계적인 인재 채용 전문 기업 MRI네트워크는 미국 내 채용 동향에 대한 분기별 조사를 실시해 왔다. “현재 채용 시장이 공급자 시장(candidate-driven)인지, 수요자 시장(employer-driven)인지”에 대한 질문에 2011년 하반기에는 채용 담당자들이 54대 45로 공급자(구직자)가 다소 우위라고 답변한 데 반해 2015년 상반기 이후에는 90대10으로 공급자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봤다. 이는 기업들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차별화된 채용 브랜드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구글이 빠르게 인력을 충원하던 2014년에는 한 해 정규 직원을 6000명이나 뽑았다. 그런데 지원자는 300만 명이었다. 탈락 확률 99.8%.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은 이가 지원을 하는 것일까? 바로 이것이 고용 브랜드의 힘이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과 좋은 기업 문화 속에서 일하고 경력의 가치도 몇 배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 브랜드가 강한 기업의 직원들은 회사의 미션, 경영진, 상사, 조직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업무 몰입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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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고용 브랜드 강화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고용 브랜드는 후보자가 어떤 기업에 입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종합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과거에는 ‘있으면 좋은 것’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 고용 브랜드는 필수적이며 결정적인 차별화 포인트로 중시된다. 이는 글로벌 커리어 및 취업 포털 링크트인(LinkedIn)의 최근 조사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구직자의 75%는 포지션에 지원을 하기 전에 스스로 해당 기업과 직무에 대해 조사한다고 한다. 심지어 69%의 구직자는 일자리가 당장 없는 상황에서도 평판이 나쁜 기업의 제안을 거절한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 평판이 낮은 기업은 채용 공고를 내도 우수 후보의 이력서는 하나도 받지 못하기 쉽고, 어찌어찌 사람을 뽑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2016년 기준으로 55%의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인 고용 브랜드 전략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링크트인의 또 다른 조사 결과였다. 고용 브랜드 수립 및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취하는 접근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개 아래의 몇 가지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1. 고용 브랜드 조사. 브랜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회사가 어필하고 싶은 것이 대중적으로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력적인 기업으로 인지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중들의 마음속에서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조사를 위해서는 설문 및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이 쓰인다. 잠재적 후보자(학생 및 경력지원자) 및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며, 그 결과는 분석을 거쳐 고용 브랜드 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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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원 가치 제안 명확화. 직원 가치 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은 고용 브랜드의 심장이다. 해당 기업에서 근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심리적, 사회적 가치를 총칭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 ‘업계 최고의 연봉’ ‘빠른 성장’ ‘글로벌 경험’ ‘친절한 동료’ 등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것이다. 지원자들은 회사가 제시하는 가치들이 자신의 선호 또는 욕구와 잘 맞을수록 관심도와 입사 의지가 높아진다. 제안된 가치들은 진실하고 지속성이 있어야 하므로 내부 프로젝트 또는 워크숍을 통해 신중하게 도출한다.

3. 가치 제안과 잘 조화된 문화. ‘최고의 직장’ ‘편안한 환경’ ‘수평적인 문화’ 등 멋진 말을 아무리 많이 써도 실제로 임직원들의 언행 속에서 서로를 대하고 일하는 방식과 판이하다면 고용 브랜드를 홍보하는 노력이 역풍을 맞기 쉽다. ‘뭘 보여줄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보여줄 만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 회사의 문화가 진짜 일하고 싶은 기업의 모습인지 먼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좋은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것은 가치제안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제도 개선, 사내 캠페인, 직원 교육, 프로젝트 등 다양한 활동을 리더들의 주도하에 ‘여정(journey)’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4. 온라인 평판 관리. 훌륭한 기업 문화가 가치 제안에 잘 반영돼 있다고 해도 외부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고용 브랜드로서의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혁명 이후 사람들은 대부분의 정보를 모바일 앱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얻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된 방식으로 자사의 고용 브랜드를 어필하는 노력이 필수적인데 이것이 온라인 평판 관리다. 언론, 정부, 외부 기관의 수상 실적을 강조하는 기업도 많은데, 그런 시상이 너무 많고 중구난방이어서 대중들에게 잘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온라인 평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회사의 임직원들이다.

5. 회사를 옹호하는 직원들. 고가의 상품을 써보지 않고 구입해야 할 때 이미 써본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유튜브 콘텐츠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상품 리뷰인 이유다. 기업의 고용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실제 근무하는 임직원보다 회사 문화에 대해 정확하게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직원들이 직접 작성한 회사 리뷰, 블로그 포스트, 유튜브 브이로그, 질문에 대한 댓글 등은 회사 인사팀이나 홍보팀이 만들어 배포하는 콘텐츠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글로벌 PR컨설팅 기업 에델만(Edelman)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와 같은 사람들(a person like me)을 더 많이 믿으며… 더 이상 광고나 기업 CEO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조직문화, 유연 근무, 성장 기회-
고용 브랜드 3대 핵심

전략적 채용에 있어 고용 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보편적 공감대가 있어왔다. 어려운 것은 고용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법’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될 것인지도 어렵지만 설령 그 방법을 안다고 한들 모든 면에서 다 잘하기는 더욱 어렵다. 고용 브랜드에서 선택, 집중,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매력적인 조직문화가 고용 브랜드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조사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기업 정보 및 취업 포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2019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의 구직자 약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응답자의 77%가 “지원하기 전에 해당 기업의 조직문화를 확인한다”고 했고, 56%는 “조직문화가 급여보다 직무 만족에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조직문화 다음으로 고용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일을 통한 성장이다. 워라밸과 성장에 대한 욕구는 밀레니얼과 Z세대가 기업 내 인력의 다수를 차지하면서 중요성이 높아진 측면이 강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의 87%는 직장에서 성장 기회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업무 방식 등 측면에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은 조직문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규 직원 채용뿐만 아니라 탄탄한 인재 풀(Pool)을 유지하고 싶은 기업들에 있어 유연하게 일하면서 성장도 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은 점점 필수에 가깝게 바뀌고 있다.

네덜란드의 HR컨설팅 기업 란드스타트(Randstad)의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30%는 “워라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회사는 그만두겠다”고 했고, “더 이상 성장의 기회가 없는 직장은 그만두겠다”고 한 사람들도 40%에 이르렀다. 또한 2019년 링크트인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채용 공고 내용 중에 근무환경의 유연성을 언급하는 경우가 78% 증가했으며,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했을 때 후보자들 중에서 “유연근무가 직장 선택에서 주요 고려 요인”이라고 답하는 사람들 역시 24% 증가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평적으로 협업하고 최대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인재를 유인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2005년 설립된 웹사이트 제작 도구 워드프레스(Wordpress) 개발사 오토매틱(Automatic)이 대표적이다.1 이 회사는 초창기 직원 20명으로 시작할 때부터 800명이 넘는 현재까지 한 번도 본사 사옥을 갖지 않고 원격 근무 방식으로 운영을 해왔지만 2019년 기준 전 세계 웹사이트의 3분의 1이 회사의 플랫폼을 사용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경영을 해왔다.

최근에는 원격 근무로 일할 수 있는 기업들의 채용 공고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이트들도 있으며, 그중 한 사이트의 경우는 완전 원격 근무 또는 원격 근무 친화적인 (주로 소프트웨어) 기업이 750개나 등록돼 있다.2 원격 근무를 기본으로 하는 기업들은 국경에 관계없이 글로벌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반대로, 전통적 근무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그만큼 우수 인재(특히, 개발자)를 뽑기가 어려워진다.

조직문화, 유연 근무, 성장 기회를 중시하는 구직자들은 일자리와 경쟁력 있는 보상만 제시한다고 회사를 옮길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우수 인재를 뽑고자 하는 기업들은 결국 잠재적인 후보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장 생활 및 커리어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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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 후보자에게 집중하는 ‘찾아가는’ 리크루팅

글로벌 채용 트렌드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부각한 개념이 소극적 후보자(Passsive Candidate) 채용이다. 소극적 후보자는, 쉽게 얘기하면, 채용 공고를 내도 입사 지원을 하지 않는 후보자를 말한다. 이미 인정받으며 만족스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직에 대한 직장인의 태도는 ‘관심 있다’ ‘관심 없다’ 외에도 넓은 중간 지대가 있게 마련이다. 생각이 없다가도 아주 좋은 기회가 생기면 이직을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링크트인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직장인의 45% 정도는 당장 이직 기회를 알아보고 있지는 않지만 리크루터가 먼저 좋은 제안을 해온다면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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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채용 방식은 공석이 생겼을 때 인사부서에 충원 요청을 하면 채용 공고(잡포스팅)를 내고, 여러 후보자가 지원하면 면접을 포함한 전형을 통해 가장 적절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다. 낚싯대를 드리워 놓고 물고기가 와서 물면 낚아채는 방식이다. 편한 방법이지만 미끼 근처에 오지 않는 물고기는 잡을 수 없는 것이 한계다. 진짜 좋은 후보자들이 지원을 안 한 상태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선발한들 최종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칠 수밖에 없다.

한정된 인재를 두고 많은 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다리는’ 채용을 하는 기업은 좋은 인재를 놓치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거는 기업들은 ‘찾아가는’ 채용에 주력한다. 조직에 필요할 것 같은 소극적 후보자들을 찾아내어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지원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에서 어느 정도 일 잘한다고 인정받는 엔지니어치고 구글 리크루터의 연락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 있다. 구글이 인재를 빼 가는데 다른 기업들이라고 가만있을 리가 없다. 경쟁적으로 서로 인재 쟁탈전을 벌이다 보니 소극적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 마케팅이 뚜렷한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런데 기업들이 이런 공격적인 채용 마케팅을 하려면 전문 리크루터 조직을 내부에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전문 리크루터는 대개 서치펌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은 베테랑급 헤드헌터들이 많고, 방대한 업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내부 리크루터 조직 자체가 어마어마한 헤드헌팅 회사 규모에 버금간다. 구글의 공격적인 채용 전략이 널리 알려진 것은 2012년경이었는데 전 직원이 약 2만 명일 때, 리크루터가 1000명이 넘고, 한 해에 8000명 이상을 뽑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3

소극적 후보자들을 찾아내서 지원을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지만 그런 만큼 장점도 다양하다. 소극적 후보자들은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수한 후보일 가능성이 높고, 급박하게 다른 직장을 구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다른 회사와 면접을 볼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이므로 회사 입장에서 경쟁을 덜 의식해도 된다. 이런 후보자들은 자기 능력에 대해 과장하거나 약점을 숨기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선발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소극적 후보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은 리크루터가 이미 보유한 네트워크와 내부 직원의 추천이 중요하다. 공석과 관계없이 신뢰에 기반한 기존 관계는 소극적 후보자의 관심을 유도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관계를 활용하는 것 외에 가장 많이 의존할 수 있는 채널은 링크트인이다. 인지도가 아직 낮은 회사라면 온라인상에서 회사, 조직, 제품, 문화 등에 대해 꾸준히 알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종 업계 미팅, 행사, 콘퍼런스 등에도 자주 참여하고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통해 회사와 관련된 정보와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대외에 알린다.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인재 확보 전쟁

좋은 채용 브랜드를 만들어도 제대로 홍보하지 않으면 인지도와 관심도를 높일 수 없다. 과거에는 회사 홈페이지나 공식 채용 페이지를 주된 홍보 채널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찾아가서 홍보를 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 2016년에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 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4%의 기업이 인재 채용의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4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구직자의 79%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잡서치를 한다. 5

사람들이 잡포털을 찾는 목적은 채용 공고를 검색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회사 리뷰, 급여 정보, 취업 뉴스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잡포털에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소셜미디어는 잡포털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소셜미디어의 내용을 수시로 확인한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있고, 회원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공고를 올리는 것 외에 고용 브랜드와 관련된 콘텐츠를 공유하고, 회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며, 잠재적 후보자와 네트워킹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채용 솔루션 전문 기업 잡바이트(Jobvite)의 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채용을 사용하는 기업의 47%가 그것이 고용 브랜드를 유기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최고의 기술”이라고 응답했다.

사람마다 기호와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소셜미디어가 다르다. 소셜미디어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 브랜드를 전파하고 잠재적 후보자를 유인하고자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의 타깃 인재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를 선택함으로써 비용 대비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를 들어, 빠르게 성장하며 개발자를 많이 뽑아야 하는 스타트업 기업이라면 페이스북(Facebook)보다는 레딧(Reddit)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타기팅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리크루터들이 채용 활동 목적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를 몇 가지 살펴보자.

# 링크트인(LinkedIn). 리크루터들이 가장 애용하는 소셜미디어.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으로, 2019년 말 기준 전 세계 200여 나라에서 일하는 6억6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모든 가입자가 커리어 프로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후보자 검색이 용이하다.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면 검색 필터를 여러 개 설정해 정교하게 찾을 수도 있고 검색된 후보에게 메일을 보낼 수도 있다. 산업 및 주제별 소그룹도 활성화돼 있으며 비즈니스 및 커리어 관련 최신 콘텐츠가 빠르게 갱신된다. 리크루터가 너무 많아 소극적 지원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있다.

# 페이스북(Facebook). 소셜미디어의 대명사 같은 플랫폼. 2020년 2분기 기준 전 세계 약 27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장 다양한 잠재적 후보자에게 접근할 수 있고, 검색 기능을 이용해 후보자를 찾을 수도 있으며, 포스팅 내용을 통해 후보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구직자의 84%는 페이스북 프로필을 가지고 있으며 81%의 구직자들은 페이스북에서 채용 공고를 보기를 원한다는 조사도 있다. 페이스북 메시지가 자주 쓰이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응답률은 높은 편이라는 것이 리크루터들의 평가다.

# 유튜브(YouTube). 매월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며 젊은 층에서 가장 선호하는 소셜미디어. 동영상을 통해 고용 브랜드, 핵심 가치, 기업 문화 등에 관련한 콘텐츠를 전파하기에 매우 유리한 매체다. 회사 생활에 대한 구직자 Q&A, 현재 임직원들의 일상 브이로그, 동영상 기반의 몰입감 있는 채용 공고를 전파하는 채널로 활용하기에 좋다.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는 방식보다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기업에 대한 관심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전문 강사 같은 분야는 유튜브를 통해 소극적 지원자를 찾는 것도 가능하다.

# 인스타그램(Instagram). 30대 중반까지의 후보군을 타기팅하는 회사들에 인스타그램은 최적의 플랫폼이다. 이용자의 90%가 35세 미만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기반의 콘텐츠는 동영상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채용 공고 외에 조직문화, 기업 뉴스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빠른 속도로 한번 보고 지나가는 특성(휘발성)상 하루 중 언제 게시하는 것이 가장 높은 노출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된 이용자들이 점심시간에 인스타그램을 확인한다면 오전 11시 정도에 게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 트위터Twitter. 글자 수 제한 때문에 직접적이고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소통하기에 좋은 플랫폼. 채용 공고나 정보 요청 등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적절하기만 하다면 리트윗을 통해서 빠른 속도로 전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트윗 안에 유용한 첨부 자료나 링크를 포함해 콘텐츠를 전파하거나 방문을 유도하는 것도 많이 쓰는 방법이다. 산업 관련 키워드, 해시태그, 지역 검색 필터 등을 활용해 소극적 지원자를 구체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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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끝판왕-직원 추천 프로그램

잡바이트가 1400명의 채용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년 조사에서 응답자의 78%는 “최고의 지원자는 직원 추천을 통해 얻게 된다”고 했다.6 사실, 직원 추천이 좋은 채용 채널로 인정을 받은 것은 오래된 일이다. 후보자와 조직을 모두 이해하는 내부 직원이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믿고 뽑을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채용이 과거보다 복잡해지고 후보자에 대한 마케팅이 중요해지면서, 또 채용에 있어서 소셜미디어의 사용이 활발해짐에 따라 직원 추천은 훨씬 주목을 받고 있다. 직원 추천에 의한 채용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장점은 (1) 시간 및 비용 효율성 (2) 고용 브랜드 강화 (3) 소극적 후보자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 (4) 채용 결과의 우수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시간은 짧게, 비용은 적게

직원 추천으로 지원해 입사한 사람들은 채용 시간도 짧게 걸리고, 예산도 가장 적게 소요되며, 입사 후 적응에 걸리는 시간도 가장 짧다는 것이 많은 조사를 통해 알려져 있다. 링크트인의 조사에 따르면, 회사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지원하는 후보는 입사 제안을 받는 데까지 평균 55일이 소요되는 반면 잡포털을 통한 경우는 39일, 직원 추천의 경우는 29일이 걸린다. 다른 방식으로 지원한 후보자의 경우는 평균 100명이 지원했을 때 한 명이 합격하는 비율인 반면 직원 추천의 경우는 7명당 한 명꼴로 채용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채용 담당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적은 예산을 쓰기 때문에 생산적인 채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인재도 추천하고, 고용 브랜드도 홍보하고

과거에는 고용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과 채용을 진행하는 것을 별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채용은 당장 결과를 내야 하는 일상적인 운영 업무이고, 고용 브랜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근 트렌드에서 이런 인식은 사라져 가고 있다. 고용 브랜드 홍보는 무엇보다 채용 프로세스상에서 이뤄지는 것이고, 채용의 성과도 단지 최종 선발에 성공했느냐 뿐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고용 브랜드를 높일 수 있었는지를 따지게 됐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직원 추천 채널은 고용 브랜드 홍보 면에서도 큰 장점이 있다. 직원들은 자신과 이미 친분이 있는 지인에게 회사에 대한 중요한 정보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소셜미디어로 후보자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후보자가 궁금해하는 정보와 조언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처음 권유한 지인이 지원을 하기 어렵더라도 소개를 통해 여러 단계로 채용 공고를 전파할 가능성도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채용 공고를 회사의 소셜미디어 페이지에만 공유한 것과 비교해 직원들이 이 내용을 자신의 페이지에 공유하면 5.6배 더 많이 전달된다.

소극적 후보자의 적극성을 높인다

리크루터가 소극적인 후보자들에게 접근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신뢰’를 쌓는 것이다. 회사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도 후보자의 마음속에 리크루터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기 전에는 관심과 지원 의사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제안을 해온 사람이 이미 친분이 있는 지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생면부지의 리크루터가 접근을 해왔을 경우에는 아무리 좋은 포지션과 조건을 제시해도 후보자 나름대로 오랜 고민과 확인을 거쳐서 지원을 하게 되거나 또는 거절할 것도 내부 직원이 제안을 했을 때는 그런 고민을 훨씬 적게 하고도 믿고 지원하게 되는 것이다.

만족, 성과, 유지―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

추천에 의해 최종 입사한 후보자들이 다른 채널을 통해 입사한 후보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조직 적응력도 뛰어나고 업무 성과도 더 좋다. 오라클(Oracle)의 2013년 백서에 따르면 직원 추천으로 입사한 직원은 다른 유형으로 입사한 직원 대비 평균적으로 15% 정도 높은 성과를 냈다.7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추천으로 입사한 직원이 다른 유형으로 입사한 직원 대비 근속 비율이 약 2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조건의 오퍼를 제시했을 때 수락할 확률도 직원 추천 후보자의 경우가 더 높다는 것이 채용 담당자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로봇의 도움을 받아 사람을 선발한다-
인공지능과 챗봇

채용 절차에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 역시 해외 채용 트렌드에서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면서 후보자 평가, 채용 절차 관리, 성과 예측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초반에는 직원 수가 많고 예산이 넉넉한 대형 기업들 위주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솔루션 전문 업체들이 많아지면서 중소 규모의 기업들에도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채용 솔루션 전문 기업 모던하이어(Modern Hir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0%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입사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콘페리(Korn Ferry) 조사에서도 채용 담당자의 63%는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기업의 채용 활동이 달라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링크트인의 2018년 조사에서 리크루터와 관리자의 67%가 인공지능을 적용한 덕에 채용 업무 시간이 절약된다고 답했다. 8 인공지능 기술이 기업의 채용 활동에 적용되는 주된 방식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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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력서 스크리닝. 채용 서비스 기업 아이디얼(Ideal)은 포지션별 키워드를 바탕으로 많은 후보자의 이력서를 분석해 적합도에 따라 순위를 매겨준다. 아이디얼의 플랫폼은 매월 약 500만 건의 이력서를 스크리닝하는 데 쓰이고 있다. 링크트인 리크루터(LinkedIn Recruiter) 솔루션 역시 후보자 스크리닝 도구로 많이 쓰인다. 학위, 경력, 지식, 스킬, 경험, 지역 등의 필터를 적용하면 후보자 순위를 매겨준다. 집리크루터(ZipRecruiter)의 경우는 사이트에 등록된 지원자들의 기술, 경험, 지원 이력 등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구인 기업의 포지션에 자동으로 매칭한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서 회계 업무 관련 관리자 포지션에 두 번 지원했던 기록이 있다면 해당 지역에서 유사 공고가 뜰 때 자동으로 스크리닝돼 지원 권유 메일을 받는다.

# 인•적성 검사. 인•적성 검사는 인공지능 사용 전에도 전산화된 도구가 많이 존재했다. 인공지능 적용에 따라 달라진 것은 검사 알고리즘이다. 과거 인•적성 검사의 타당도는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인 경우도 많았으나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인공지능을 이용한 검사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다. 인공지능 기반 인•적성 검사를 선도하는 업체로는 파이메트릭스(Pymetrics)가 있다. 이 회사는 뇌과학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을 통해 후보자의 인지 능력 및 성격 유형을 판단하고 직무적합도를 산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2018년 기준으로 유니레버, 하얏트, 액센츄어 등 이미 약 60개의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파이메트릭스 인적성 검사를 사용하면 비용, 시간적인 절감뿐 아니라 채용에 대한 만족도 및 입사 후 근속 기간도 함께 높아진다는 사례들이 많다. 한 기업의 경우 16개월 동안 파이메트릭스를 통해 채용을 한 후 근속이 37% 개선되고, 매출 실적도 28%나 증가했다고 한다.

# 동영상 면접. 인공지능 채용 솔루션 업체 하이어뷰(HireVue)는 녹화된 인터뷰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후보자의 포지션 적합도를 평가한다. 이 회사는 심리학 연구에 기반해 개발된 알고리즘을 이용해 후보자의 안면 반응, 어휘 선택, 음성 등을 분석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미 힐튼, 유니레버 등 약 100개의 기업이 다양한 직종의 후보자를 선발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9 하이어뷰의 솔루션은 기존에 많이 쓰이는 구조화 면접(structured interview)보다 자사의 솔루션이 미래 직무 성과를 더 잘 예측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면 인식을 바탕으로 후보자의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이어뷰는 한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로부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제소를 당한 상태다. 또 다른 연방 기관인 고용평등기회위원회 역시 최소 2건의 유사한 안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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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을 통한 채용 절차 관리

많은 기업은 애자일 변화를 위해 위계를 줄이고 채용 절차를 단순화하는 추세다. 채용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압박도 함께 증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바운드 마케팅과 소극적 지원자와의 관계 형성 등에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루틴하고 양이 많은 업무를 인공지능 기술의 힘을 빌리거나 외주를 통해 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기업들이 많다. 이런 니즈를 파고들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 바로 ‘챗봇(chatbot)’ 솔루션이다.

챗봇은 ‘채팅 로봇’의 줄임말로, 자연어 처리 프로세스(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라고 하는 응용된 인공지능을 내장한 솔루션이다. NLP는 언어를 통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응대할 수 있도록 짜인 시스템으로 지원자들과 소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다. 잘 고안된 챗봇은 채용 담당자 여러 명의 역할을 거뜬히 해낸다. 새로운 채용 공고가 생성되면 잠재적 후보자에게 메시지나 e메일로 알리고, 지원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간단한 스크리닝 테스트를 수행하며, 서류 전형에 합격한 후보의 면접 일정을 안내하는 등의 일을 마치 인간처럼 해내는 것이다. 일부 챗봇은 실제 사람처럼 이름도 있고, 말도 하고 e메일까지 쓴다.

버추얼 솔루션 기업 브레이즌(Brazen)의 채용 챗봇은 잡포털 방문자들을 회사의 채용 시스템으로 유도하는 데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브레이즌의 챗봇이 장착된 잡포털에서 채팅 창에 응답하는 지원자는 실제로 채용 공고에 지원할 확률이 40% 높고, 최종 합격 확률은 챗봇을 쓰지 않고 지원한 후보자 대비 100∼200% 높다고 한다. 마이아(Mya)사의 채용 챗봇은 페이스북, 왓츠앱 같은 메시징 앱뿐만 아니라 문자와 e메일 등 지원자가 원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이 가능하며 기본적인 스크리닝 모듈까지 내장돼 있어서 초기 접촉에서 인터뷰까지의 리드타임을 79% 줄여준다고 한다. 레오포스(Leoforce)사의 솔루션 아리야(Arya)는 직무 기술서만 입력하면 내부 데이터베이스와 인터넷을 뒤져서 거기에 맞는 후보자 명단을 만들고, 스스로 후보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일차 스크리닝을 거친 후 적합한 후보들의 인터뷰 주선까지 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리 인공지능도 맹신은 금물

아직은 인공지능 솔루션을 완전히 믿을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을 하는데 데이터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이기에 편향과 오류를 내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력서 스크리닝 솔루션을 만들 때 우수한 인재라고 판단되는 직원들의 이력서를 데이터로 삼아서 인공지능이 학습을 한다고 치자. 그랬을 때, 우수 인재라는 판단은 결국 다시 인간의 것이고, 그 이력서 데이터 안에 존재하는 편향은 인공지능의 학습을 통해 오히려 공고화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2018년 자체적으로 채용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 솔루션이 특정 직급의 채용에서 여성 지원자보다 남성 지원자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문제가 언론에 보도됐다.10 그 원인은 알고리즘 개발 단계에서 인공지능의 학습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지난 10년간의 이력서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전형을 통해 합격한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남성들이다 보니 그 패턴을 인공지능이 학습한 것이다. 문제가 되자 아마존은 알고리즘 및 솔루션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사용도 해보지 못하고 폐기했다고 밝혔다.

인간이 만든 데이터 안의 편향성을 교정하지 못한다고 해서 인공지능이 쓸모없다는 주장도 지지하기는 어렵다. 솔루션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검토와 검증을 거치고, 활용하면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기존의 알고리즘의 건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인공지능을 쓰지 않고 채용을 할 때도 채용은 온갖 오류와 편견이 있었다. 다만, 그것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는 아직 검증된 것이 아니고 쉽게 확인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채용의 질적인 측면에 대해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예측형 애널리틱스의 무대가 된 채용

HR애널리틱스는 HR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HR 데이터를 근거로 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모든 분석 활동은 HR애널리틱스라고 할 수 있다. 관행과 직관이 여전히 존중받아오던 HR 분야도 언제까지나 데이터와 분석의 필요성을 비껴갈 수는 없다. HR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이 가장 높고, 실제로도 많이 이뤄지고 있는 영역은 채용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가 2017년 HR애널리틱스 전문가 약 300명을 대상으로 파악했을 때 가장 많은 82%의 응답자가 ‘인재의 채용 및 유지’ 목적으로 애널리틱스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채용에서 애널리틱스가 사용되는 것은 후보자와 직원 데이터를 추적, 측정, 종합, 분석함으로써 인사이트를 얻고, 이를 채용 관련한 의사결정의 근거로 삼기 위함이다. 특히 채용은 HR에서도 가장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는 분야인 만큼 예측형 애널리틱스(predictive analytics)가 가장 먼저 시도되고 있다. 즉, ‘어떻게 사람을 선발하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되는 분석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후보자와 입사한 직원들의 인구통계학적 데이터, 성과에 대한 평가, 역량에 대한 측정 결과 등을 모두 분석의 대상으로 하게 된다. 링크트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애널리틱스의 지원을 받는 채용팀은 원하는 채용 결과를 얻을 확률이 2배 높다고 한다.

예측형 분석 역시 많은 전문 업체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솔루션들은 포지션에 가장 적합한 지원자의 목록을 생성하거나, 잠재력이 높은 소극적 지원자를 찾고, 재직 중인 직원이 퇴사하려고 하는 시그널을 사전에 감지하는 등 통찰력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리야는 후보자의 과거 승진, 이동, 이직 등과 관련한 정보를 분석해 특정 시점에서 해당 개인이 이직을 고려하고 있을 확률을 계산해낼 수 있다. 휴맨틱(Humantic)의 솔루션은 이력서, 커버레터, 링크트인 프로필, 기타 후보자가 제출한 모든 문서를 언어심리학(psycholinguistics)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인성 검사를 하지 않고도 후보자의 인성 적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채용에 애널리틱스를 활용함에 따른 비즈니스 측면의 혜택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채용의 질을 높인다. 데이터에 기반한 채용 결정을 지원함으로써 조직에 적응하고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정확하게 뽑을 수 있도록 해준다. 채용의 질이 높아지면 비즈니스 성과도 높아지고, 이직률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되며, 건강한 조직문화를 유지하기도 쉬워진다

#채용 절차를 효율화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채용 절차의 어떤 부분에 병목이 있고, 너무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후보자들의 이탈을 가져오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이런 인사이트는 채용 프로세스를 좀 더 단순하게 바꾼다거나, 같은 업무를 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고안할 수 있도록 해준다.

#비용을 절감한다. 채용 관련 예산의 집행과 그에 따른 채용 결과를 교차 분석함으로써 어떤 채널이나 도구가 비용 대비 효용성이 높은지 알 수 있다. 무조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선발을 하면서 적절한 비용도 관리할 수 있는 최적 포인트를 파악하는 것이다.

#채용 관련 핵심 성과지표를 관리한다. 어떤 기업이나 지표를 관리하긴 하지만 잘 짜인 애널리틱스 도구를 통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바로바로 얻을 수 있고, 과거의 비교 또는 대외적인 비교도 가능하다. 현 수준에 대한 정확한 지표 관리가 됐을 때 지속적 개선이 가능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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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경험으로 채용의 승부수를 띄운다

조직 관리 분야에서 최근 주목을 받는 또 다른 개념이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다. 채용은 신규 입사자들이 처음으로 조직을 경험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한 직원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링크트인이 실시한 한 조사에서 인재 관리 담당자의 94%는 “직원 경험은 향후 채용 및 인사 관리에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뉴욕커뮤니티뱅크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잘 설계했을 때 신규 입사자들이 74% 더 빠르게 새로운 조직문화에 적응하고 기대한 업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채용 경험을 개선하는 것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인재 채용을 잘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HR 솔루션 전문 기업 켈리서비스(Kelly Services)의 조사에 의하면 채용 과정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한 후보자의 95%는 “그 회사에서 또 채용 공고가 나면 다시 지원하겠다”고 답했고, 97%는 “지인에게도 그 회사에 지원을 권유하겠다”고 했다. 그뿐이 아니다. 채용 경험은 회사의 고용 브랜드와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같은 조사에서 88%의 응답자는 “그 회사의 제품을 더 많이 사겠다”고 했고, 55%는 “SNS상에 자신의 경험에 대해 공유하겠다”고 답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원 경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는 크게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직원 경험에 대한 인식 변화. 과거에는 회사가 직원들의 경험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있다고 해도 회사 차원에서 ‘이만큼 해준다’는 관점이었지, 지원자와 구성원 관점에서 경험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구성원의 긍정적인 경험을 배려하는 조직일수록 직무 만족, 조직문화, 업무 성과가 좋고 이직률도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조직관리 분야 전문가인 작가 제이콥 모건은 글로벌 기업 250개 사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직원 경험을 잘 관리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평균적으로 4배의 수익, 2배 이상의 매출을 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도 기업과의 경쟁. 직원 경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회사라도 선도 기업들에 인재를 자꾸 빼앗기면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는 인재 쟁탈전을 벌이더라도 주로 회사가 속한 산업 안에서만 경쟁을 하면 됐다. 그런 시절은 이제 완전히 지나갔다. 요즘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인재들이 좋은 직장을 찾아 옮기기 때문에 전혀 관련 없는 업종의 선도 기업들과도 인재 경쟁을 해야 한다. 자사에 지원하는 우수 인재는 얼마든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애플 같은 기업에도 지원을 할 수 있고, 이런 선도 기업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일관되고 강력한 인재 및 채용 정책을 추진해 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회사를 평가하는 직원들. 평가는 조직과 관리자 고유의 영역이었고, 직원이나 구직자들이 회사를 평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의 직장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기업에 대한 정보와 선택의 폭을 갖게 됐다. 직원들이 기업에 지원하거나 일해 본 경험을 공유 및 평가하고, 또 궁금하면 얼마든지 검색해서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글래스도어(Glassdoor)나 페얼리갓보스(FairyGodBoss) 같은 기업 리뷰 사이트는 기업의 채용 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용 브랜드 전문 기업 커리어아크(CareerArc)가 인사 담당자들과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55% 정도는 입사 지원하려던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직원 후기를 읽게 되면 지원을 취소한다고 한다.

#직원 경험 관리를 위한 솔루션. 채용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과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정보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다. 주된 원인은 채용 담당자의 업무 부담 때문인데 엔드투엔드(End-to-End) 채용 관리 솔루션과 챗봇을 도입하면서 그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채용 공고를 내고, e메일로 지원서 보내고, 사람이 일일이 읽고 스크리닝해서 전화로 연락해 인터뷰를 잡는 방식으로는 몇 주일 걸릴 일도, 첨단 채용 관리 도구를 사용하면 며칠 안에 끝낼 수 있다. 챗봇들은 후보자의 질문에 실시간 응답을 한다.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후보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도한다. 면접 당일에 공항에 고급 승용차를 보내 후보자를 모셔오는 회사도 있고, 입사 전 주에 집으로 알차고 정성이 담긴 웰컴 패키지를 배송하는 회사도 있다. 입사 즉시 6개월 동안 적응에 도움을 주는 멘토를 붙여주는 회사도 있고, 후보자의 질문에 대해 챗봇을 통해 24시간 실시간 응대하는 회사도 있다. 이런 모든 노력도 의미 있지만 후보자 경험의 기본은 우선 사람들이 싫어하고 불편해하는 것들을 해소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김성남 인사 전문 칼럼니스트 hotdog.kevin@gmail.com
필자는 듀폰코리아, 타워스왓슨, SK C&C 등에서 근무했고 머서, 타워스왓슨 등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사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과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고, 『미래조직 4.0』을 출간했다.
  • 김성남 김성남 | 칼럼니스트

    필자는 듀폰코리아, SK C&C 등에서 근무했고 머서, 타워스왓슨 등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사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과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미래조직 4.0』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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