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신제품으로 성공하려면 ‘획일적 경영팀’이 답

301호 (2020년 7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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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role of top management teams in transforming technology-based new ventures' product introductions into growth” by Nuscheler, D., Engelen, A., & Zahra, S. A. (2019),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34(1), 122-14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기술 스타트업의 스케일업(scale-up)이 새삼 화두다. 원론적으로 보자면 회사의 스케일업, 즉 성장은 꾸준한 신제품 출시가 뒷받침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아는 3M은 120년 전, 연마제를 만들 돌을 캐려고 시작한 광산 회사였으나 ‘Three-M-ite’라고 하는 인조 사포를 시작으로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등 수많은 혁신적 신제품을 출시했다. 그 결과 2013년 매출 300억 달러(한화 33조 원)를 돌파하고, 현재 전 세계 9만300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3M의 경우처럼 신제품 출시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신제품은 그 자체로 불확실성이 높고, 결과적으로 많은 수의 신제품이 실패하기 때문이다. AC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소비재 분야에서 신제품의 80%는 시장에서 실패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는 신제품 출시의 성공 여부가 회사의 존폐를 결정하기도 한다. 닷컴버블 전, 국내 업체인 새롬기술은 설립 6년 만인 1999년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벤처 신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지만 새롭게 출시한 인터넷 다이얼패드의 실패로 결국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졌고, 회사는 몰락했다. 그렇다면 앞서 살펴본 3M처럼 신제품의 출시를 통해 회사가 스케일업을 달성하려면 도대체 어떤 조건들이 충족돼야 할까? 독일 도르트문트공과대의 누셸러(Nuscheler) 교수와 그 동료들은 그 해답을 스타트업 경영팀 멤버의 면면에서 찾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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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미국 크런치베이스를 통해 2005년부터 2014년 사이에 설립된 총 374개의 기술기반 벤처회사를 대상으로 신제품 출시와 회사 성장과의 관계를 실증 분석했다. 신제품은 최종 제품뿐만 아니라 베타 버전까지 포함했다. 한 회사당 평균 1.6개의 신제품이 출시됐으며 58개를 론칭한 회사도 있었다. 회사의 성장은 연간 평균 종업원 수의 변화로 측정했다. 평균은 0.7명이 증가하는 것이었지만 연 9명이 줄어든 회사부터 최고 35명이 증가한 회사까지 다양했다.

분석 결과, 신제품 출시는 회사의 성장과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경영진의 특성을 파악한 결과, 신제품 효과와 관련된 두 가지 경우를 발견했다. 첫째, 경영진이 과거 창업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 구성된 경우, 신제품이 많아지면 회사도 성장을 같이했다. 경영팀의 과거 창업 경험은 신제품 출시의 성공에 도움이 되는 고유한 경험으로서 창업 교육이나 산업 경험 등으로 대체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놀랍게도 경영진의 과거 직무 경험이 다양할 경우, 신제품 수는 회사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다시 말해, 다양한 직무 배경을 가진 팀으로 이뤄진 회사는 한 가지 제품을 경영할 때는 괜찮지만 신제품 출시가 많아지면 회사의 규모가 오히려 쪼그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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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신제품을 많이 출시한다고 해서 반드시 스타트업이 스케일업되지는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신제품 개발 성과가 좋은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신제품의 매출 기여도는 4배 차이가 났다. 신제품은 결국에 누가 관리하고 통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바로 경영팀의 역할이다. 본 연구는 신제품 출시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경영팀의 조건에 대해서 검토했다. 본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 구성원의 과거 창업 경험이 많아야 하며 직무 경험은 획일화돼 있어야 신제품 출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직무 경험의 다양성이 아닌 획일화 부분이다. 연구자들은 다양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일단 신제품이 출시된 후 다양한 직무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경영팀은 오히려 의사결정을 못하거나 갈등이 유발되는 등 큰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너무 많은 요리사가 수프를 망친다”라는 서양 속담에서 지적하듯 신제품의 출시가 스케일업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다소 획일적이라고 할 만큼 비슷한 직무 경험을 가진 경영진의 일사불란함이 중요하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기억하길 바란다.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과 조교수 tjbae@hanyang.ac.kr
필자는 한양대 경영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미국 루이빌대에서 박사(창업학)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벤처산업연구원 초기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동부제철에서 내수영업 및 전략 기획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박사 학위 취득 후 미국 뉴욕 호프스트라대 경영대학교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세계한인무역협회 뉴욕지부에서 차세대 무역스쿨 강사 및 멘토로 활동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창업 의지, 창업 교육, 사회적 기업, 교원 창업 및 창업 실패(재도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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