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특히 그동안 경험치 못한 사회적 봉쇄, 거리 두기로 인한 인간 심리, 행동의 변화는 기업 경영 곳곳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촉발하고 있다.
먼저, 소비자들은 지속적인 비접촉,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져온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적응하고 있다. 일찌감치 온라인 강의를 시작한 대학가도 초기 혼란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해볼 만하네’라는 멘트가 나올 정도다. 이는 인간의 행태적 반응 커브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커브 중 하나인 역U자형(U자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을 연상시킨다. 처음엔 낯설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 익숙해지고, 중간에서 최적의 적응 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동안 해보지 않아 생소하게 여겨졌던 온라인 쇼핑, 온라인 강의, 영화 스트리밍이 이젠 일상이 됐고,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이 늘어났다.
집단주의적 문화로 인해 ‘사회적 거리’ 개념이 약했던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대규모, 집체적 소비문화가 소규모, 개별적 소비문화로 급속히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의 장점을 깨닫게 되면서 소규모 취향 중심의 삼삼오오 문화가 자리 잡게 될 수도 있다. 신종 바이러스가 싱글족, 혼자 소비, 소확행, 스몰 문화 등과 맞물리면서 이런 변화는 Z세대, 밀레니얼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폭넓게 나타날 것이다.
다음으로, 기업 차원에서도 온라인, 모바일 기반의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처리가 진전될 것이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영업이나 고객 접촉 부서는 이번 사태로 상당한 도전을 받았기에 앞으로 이런 도전에 대비한 언택트 경영이 상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AI, 로봇 기반의 무인화도 코로나 이후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대면 접촉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인간의 자리를 바이러스 프리(virus-free)인 기계가 꿰차게 될 것이다.
옛것으로 치부되던 로컬라이제이션의 부활도 예상된다. 유사시에 먼 해외보다 가까운 지역 내에서 자원을 공급받고 해결하려는 공급망 관리상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봉쇄와 거리 두기는 가까운 것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정작 가까운 데서 발굴할 수 있는 것도 글로벌 라이제이션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너무 멀리서 찾은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공급사슬 전반에 걸친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지면 어떤 글로벌 위기가 닥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지역 내 다양한 유망 파트너를 발굴, 계발하는 것도 위기 시 외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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