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Corporate governance and the rise of integrat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riteria in executive compensation: Effectiveness and implications for firm outcomes” by Caroline Flammer, Bryan Hong, and Dylan Minor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9), 40(7), pp. 1097-1122.
무엇을, 왜 연구했나?
현대자동차는 올해(2019년)부터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계량화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핵심성과지표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11서울경제, 2019.07.05. 박성호. 현대차, CEO 평가 때 ‘사회공헌 성과’본다.
닫기 이제 우리 사회에서도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하는 숫자 주도의 기업 문화가 기업과 사회에 위험을 가져다준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미국 엔론(Enron) 및 월드컴(WorldCom)의 회계 스캔들과 독일 폴크스바겐(Volkswagenwerk)의 디젤 게이트 등이 숫자 주도의 기업 문화가 낳은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이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 성과를 반영하고 있을까? 그리고 CSR을 반영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은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까? 미국의 연구팀은 CSR을 평가요소로 포함하는 경영자 보상 계약(이하 CSR 계약)의 유효성과 영향력에 대해 연구했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는 CSR이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다양한 기업 이해관계자의 모든 요구에 부응하는 데는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다. 첫 번째,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은 다양하며 심지어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두 번째, 심리학 및 경제학 선행연구들이 밝히는 바와 같이 경영자라는 개인은 하이퍼볼릭 디스카운터(hyperbolic discounter)다. 하이퍼볼릭 디스카운터는 과도하게 현재를 선호해 장기적 보상이 훨씬 더 큰 경우에도 단기 보상을 선호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특히 경영자의 경우 경력관리(career concern), 단기 보상 조항, 애널리스트들의 분기 이익 예측에 따른 압박 등으로 단기 성과에 대해 더욱 뚜렷한 선호를 보인다. 투자의 관점에서도 장기 투자는 꺼리는 반면 단기에 보상받을 수 있는 투자를 더욱 선호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관점에서 이사회가 제공하는 CSR 계약이 경영자에게 유효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지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S&P 500 기업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에 제출한 연차보고서(proxy statement)를 수집해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이 성과지표로 사용됐는지 살펴봤다.
실증 분석 결과, S&P 500 기업들의 24%가 경영자 보상 계약에서 CSR 지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CSR 계약은 광산, 석유 추출, 수송과 같은 배출집약적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2004년에는 S&P 500 기업 중 12%만이 CSR 계약을 사용했던 반면 2013년에는 그 비율이 37%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CSR 계약의 비약적인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CSR 계약을 도입한 기업은 장기지향성이 크게 증가했으며, 기업 가치(자산의 시장 가치를 장부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가 3.1%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 및 환경 성과에 근거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경영자가 장기적 성과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으며, 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들을 포기하지 않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가치가 상승하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진욱jinkim@konkuk.ac.kr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