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채용문화, 사람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

열정만 가진 제너럴리스트로는 부족,
기업 미래 열 스페셜리스트를 뽑아야

279호 (2019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국내 기업들 사이에 공채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던 데는 직무가 아닌 사람 중심으로 인사 시스템을 운영해왔던 관행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세대교체, 직무별 전문성이 강조되는 조직문화적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의 채용 문화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1. 직무별 채용을 핵심으로 하는 수시 채용 문화로의 이행
2.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객관적 채용 방법론 개발
3. 채용의 전 과정에 실무 부서의 참여도 제고



지방 호족의 지지를 바탕으로 나라를 세운 고려 태조 왕건은 공신에게 벼슬을 내리거나 귀족의 자제를 추천받아 관리로 삼았다. 관리가 된 공신과 귀족의 자제들은 특권 의식을 갖기 쉬웠고 친밀한 가문 간에 파벌을 형성했다. 4대 왕 광종은 이로 인한 문제를 바로 잡고자 제술과 명경, 잡과의 세 가지 분야 시험을 보는 과거제도를 도입했다. 공채로 선발된 중류층 지식인들은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행정 조직을 견고하게 다졌고, 고려 초기의 정치 사회를 안정화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덕분에 광종 역시 고려 왕조의 기반을 세운 왕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과거 시험의 전통은 조선시대를 거쳐 현대 한국 사회의 행정, 사법 공무원 선발뿐만 아니라 사기업에서의 인재 선발 방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방법으로, 그래서 귀족만이 아니라 평민 자제들도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지며 오랜 기간 고유의 채용 문화를 형성하며 자리를 잡아 왔다.

근래 들어 우리 기업의 각종 제도와 시스템이 서구화되고 있고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등 고도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경영 혁신을 도모하는 추세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공채가 아닌 수시로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특히 국경 없는 인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구기업들의 인재 채용 방식과 우리 기업이 갖고 있는 채용 문화 사이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개선점을 탐색할 필요가 커졌다. 이 원고에서는 한국 인사 문화 저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공채 중심의 채용 문화를 되짚어 보고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을 살펴보기로 한다.



뿌리 깊은 공채 문화

우리 기업의 공채 역사는 1957년 삼성그룹의 대졸 신입사원 공채로부터 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여성 공채, 열린 채용, 계열사별 채용 등 일부 변화가 있었으나 서구 기업의 채용 방식과 비교하면 여전히 그 차이가 크다. (표 1) 2017년 경영자총협회의 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의 정기 채용은 67.9%로, 직무별 수시 채용(32.1%)에 비해 대규모 공채가 2배 이상 많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채용에 대한 우리나라와 서구 간 시각차에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조직에 적응해 향후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중시하며 직무 전문가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서 소개한 같은 조사에서 실무 면접의 평가 기준으로 업무 지식(30%)이 1위를 차지한 데 비해 임원 면접에서는 조직적응력(24.4%)이 1위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서구 기업의 경우 직무마다 최고의 전문가를 찾아내려는 경향이 강하다. 구글 경영진 중 한 명이 인터뷰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자가 갖는 가치는 평균적인 기술자의 300배에 달한다. 공대 졸업반의 기술자 전체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단 한 명의 비범한 기술자를 선택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 기업이 조직력을 중시해 평균 수준의 허들을 통과한 ‘적정 인재’를 선호하는 데 비해 서구 기업은 비범한 ‘핵심 인재’를 뽑기 위해 탁월한 기준을 제시한다(raising bar)는 것이다.

서구 기업은 신입사원도 경력직원과 마찬가지로 수시 채용 방식으로 모집한다. 공석이 생겼거나 신규 포스트가 나오면 우선 해당 직무를 잘할 만한 내부 직원을 공모해 순환 배치한다. 적합한 후보자가 없으면 임직원의 지인 추천을 받거나 인사부서의 채용 담당자가 외부 리크루팅 업체 또는 온라인을 통해 모집한다. 채용 계획 단계에서 어떤 직무에 대한 인력을 모집할지 결정돼 있으므로 직무 전문가를 뽑는 절차로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임직원이 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추천 채용(referral)이 일반화돼 있다. 나아가 일반인들이 자신의 이력서를 SNS에 올려두면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검색해 보고 후보자를 선정해 연락하는 소셜네트워크 리크루팅(Social Network Recruiting)이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한국과 서구 기업의 채용 문화, 왜 다를까?

우리 기업들이 공채, 조직 적응력과 인성 중시, 블라인드 채용 등 한국적 채용 방식과 관행을 유지하는 이유는 우선 사람 중심의 인사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 기업들이 직무에 따라 인재 시장을 형성하고 직무에 기반을 두고 채용과 보상을 하는 데 비해 우리는 기업마다 가진 인재상에 따라 사람을 뽑고 평가와 보상을 실시한다. 특히 문화적 배경을 간과할 수 없다.

1. 집단주의 문화
홈스테드연구소의 문화차원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개인주의 점수는 18점으로, 미국(91)은 물론 일본(46), 중국(20) 등에 비해서도 낮은 편이다.(표 2) 이처럼 집단주의가 강한 사회의 조직은 구성원 간 상호의존성이 높아 구성원의 로열티를 중시하고 적응력이 높은 인재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채용 대상자의 직무별 역량 차이보다는 리더십 잠재력이 높은 제너럴리스트 인재상을 우선한다. 따라서 유사한 인재를 대규모로 선발하는 공채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반면 서구 기업은 개인주의 문화가 강하고 직무에 따라 다른 사람을 채용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채용 계획의 수립 단계부터 개별 직무에 따라 모집 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개별 수시 채용 방식을 선호한다.



2. 낮은 신뢰 문화로 절차적 공정성 중시
‘내가 만난 사람들을 대부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비율이 그 사회의 신뢰 문화 수준이다. 세계가치관조사기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신뢰문화 수준은 27점으로 일본(39점), 미국(35점)에 미치지 못하고, 독일(45점), 스웨덴(62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구성원 간 신뢰가 낮으면 절차적 공정성을 따지게 될 수밖에 없다. 모집과 선발을 위한 평가 과정이 투명한지, 객관적인 선발 도구가 적용됐는지를 관심 있게 본다는 의미다.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등 다단계 채용 방식을 활용하고,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을 몇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것이 모두 이런 이유에서다. 기업 스스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정부가 ‘블라인드 채용’의 도입을 권유하거나 채용 절차법을 통해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규제하기도 한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두고 서류 분석이나 화상 면접에 ‘인공지능 면접관’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는 서구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임직원 추천 채용(employee referral)이 자리 잡기 어렵다.

3. 권위, 위계 문화로 채용 의사결정의 상향화
홈스테드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위계적 조직문화 수용도, 즉 권력거리(power distance)지수는 60점으로 미국(40점), 독일과 영국(35점)에 비해 높다. 강한 위계문화를 가진 계층적 문화라는 의미다. 300인 이상이 근무하는 대기업은 실무면접 후 임원면접을 추가로 실시해 최종 합격을 결정하는 비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은 채용에서 경영층의 의사결정을 중시한다. 반면 서구 기업들은 모집 단계부터 채용 담당자가 권한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며 실무부서 직원이 면접관으로 채용 결정 과정에 참여한다.


한국 기업 채용문화의 변화 방향

최근 채용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표 3) 채용 절차에 대한 법제화로 성별, 학교, 지역 등 차별적 내용을 서류에 기입하도록 요구할 수 없으며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베이비붐세대의 숙련된 직원들의 퇴직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소년 인구의 감소로 장기적인 인력 부족도 예상된다. 밀레니얼세대의 등장으로 세대 간 인식 차이에 따른 조직문화 변화가 피부에 와 닿기 시작했다. 워라밸 문화는 근무 환경과 복리후생 등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을 바꿨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리크루팅이 확산되고 AI 면접관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앞서 검토한 한국 기업 채용 관행 형성의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향후 채용문화 혁신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까.



1.집단주의 공채 관행에서 수시 채용 문화로의 이행
물론 당장 공채를 폐지하고 직무별 수시 채용을 전면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300인 이상 매출 500대 기업의 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은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65%)’와 ‘전공 역량 함양(40.5%)’이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이 ‘대졸 신입 수시 채용 비중이 증가할 것(50.8%)’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전문 직무 분야에 수시 채용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전문 직무 중심의 채용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 외에 기업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인은 장기적으로 응시자 인력 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면 도입이 어렵다면 연구개발, 정보통신기술 분야 등 기술 전문성을 갖춘 분야부터 수시 채용 방식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시도를 해볼 만하다. 반면 전사적 조직 역량이 중요한 기획지원, 생산, 영업 등의 분야에서는 기존 채용 방식을 일정 기간 유지하면서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다.

수시 채용과 뗄 수 없는 키워드가 ‘직무별 채용’이다. 공채의 경우 응시자가 지원 분야를 선택하더라도 차후 배치 과정에서 조정될 때가 많아 직무 중심의 채용이 무색해지곤 한다. 반면 지원 분야와 배치부서를 지원 단계에서부터 확정한다면 직무 전문성을 고려해 선발 방식을 구성할 수 있다. 전문 엔지니어나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직무에서는 더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채용 실무자는 채용이 필요한 직무의 분포와 패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적합한 채용 방식을 균형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DBR mini box I: 나이키 유럽 본부의 온라인 수시 채용 시스템 사례

나이키 유럽지역 본부는 온라인 모집 시스템(e-recruitment)을 도입해 외부 지원자의 이력서를 수시로 접수하고 있다. 매월 800명 정도의 이력서를 온라인으로 받는데 사내 직무별 인력 수요가 발생하면 풀(pool) 중 적합한 후보자를 골라 선발 절차를 수시로 진행한다. 이력서를 등록한 후보자가 스스로 자신의 이력서를 업데이트할 수 있어 채용 담당자는 최신의 자격과 경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본부에는 매년 50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이 필요한데 40% 정도는 사내 공모를 통해 타 부서 직원을 이동 배치하고, 앞서 설명한 온라인 모집을 통해서는 30% 정도를 채용한다. 이 방법이 활성화하면서 이전에 주로 활용하던 헤드헌팅사를 통한 채용이 30∼40명 정도로 감소했고, 이를 통해 채용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2.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객관적 채용 선발 방법론 개발
신뢰가 낮은 한국 문화 특성을 고려할 때 채용 절차의 공정성을 높여 연고주의로 인한 비윤리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SNS를 활용한 전문 인력 모집, 빅데이터 기반의 채용 서류 검토, AI를 활용한 화상 면접 등 과학적 방법론을 개발해 적용하면 응시자가 체감할 정도로 공정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채용 비용도 절감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소셜 채용 기업 링크트인의 조사 결과,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하면 비용 절감(67%)과 편견이나 오류를 줄이는(43%)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런 방법론을 개발할 때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 도구로서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 도입 초기에 기업의 관심은 SNS를 활용한 리크루팅에 집중됐다. 인재 모집을 중개하고 영업사원의 개인 홍보를 위한 SNS로 급성장한 링크트인에 더해 페이스북 등 기존 SNS도 기술 인재를 찾아내는 채널로 각광을 받았다. 소셜 채용 SNS는 가입한 기업에 모집 공고, 인턴 및 파트타임 업무에 대한 상사의 평가 결과, 중량급 인재 헤드헌팅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이들 플랫폼은 정규직 채용보다는 일정 기간 계약관계로 일할 수 있는 전문가를 중개해 주는 온라인 매개체로 정착하면서 수시 인재 활용과 계약 종료가 가능한 ‘긱 이코노미(Gigs economy)’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들은 이런 트렌드를 눈여겨보고 자사의 채용 프로세스와 연계해 직무와 연계된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는 통로로 삼을 수 있다.

최근 디지털 HR을 바라보는 시선은 ‘AI 면접관’에 쏠려 있다. 면접은 채용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종 의사결정을 앞두고 소수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실시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면접은 서류 전형이나 각종 검사를 통해 살펴보는 텍스트에 비해 응시자와의 대면 교류를 통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정보를 준다. 스트레스 면접 시 질문에 대한 답변 외에 시선 처리, 목소리의 억양과 톤, 대화하면서 몸으로 보여주는 비언어적 소통은 면접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자료다. 선발 도구 중 채용 후 성과를 예측하는 데 가장 높은 타당도를 보여주는 면접을 대규모로, 저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는 비디오 면접이나 AI 면접 등 디지털 면접은 최근 채용 담당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DBR mini box II: 화상면접 플랫폼 사례

미국 채용 컨설팅사 하이어뷰(Hirevue)는 기업에 화상 면접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어뷰는 화상적성검사(Video assessment)와 화상면접(Video interview)을 제공하는데 기업들은 대규모 서류 전형 방식과 초기 면접 중간 정도의 절차로 활용한다.

화상검사는 게임화(gamification) 원리에 기반을 두고 지능검사, 인지능력검사, 적성검사 등 역량영역별 문제를 화상으로 출제한다. 이후 응답이 맞느냐, 틀리느냐에 따라 다음 문제 난이도를 조정해 개인별로 맞춤형 문제를 제시한다. 자신의 대답에 따라 흥미로운 문제가 계속 제시되기 때문에 응시자는 15분 내지 20분 정도의 검사시간에 솔직한 답변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수리력, 문제해결력 등 인재 역량 외에도 답변 과정에서의 응답 속도, 어조 등을 평가해 통제력, 스트레스 수준을 체크하고 이를 통해 감성지능과 사회적 역량을 측정할 수 있다.

화상면접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직무면접, 행동사건면접(behavioral event interview) 등 구조화된 면접 기법을 온라인 화상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다. 화상면접이 시작되면 자동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고려해 다음 질문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개인 맞춤형 면접이 30분 정도 진행된다. 회사의 경영철학, 인재상 등 선발 기준을 사전에 인공지능으로 학습해 답변을 분석함으로써 응답자의 적합성을 검증한다.



3. 모집 실무자의 역할 강화 및 실무부서의 참여도 활성화
기업이 응시자를 검증하듯 응시자도 기업의 특성이나 조직 생활을 미리 알고 입사하면 이탈 가능성이 낮아진다. 특히 밀레니얼세대 및 Z세대의 조직 진입이 확대되면서 이런 과정이 더욱 중요해졌다. 조직 생활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중도에 이탈하거나 채용 후 이직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실무자의 직장 체험 동영상을 소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도 현실적 직무 체험(realistic job preview)을 통해 기업과 응시자가 직접 소통하려는 세태를 반영한다. 제조업체 GE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실제 모습을 담아 유튜브에 배포,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용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가상 신입사원, 오언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What's the matter with Owen?)’라는 동영상은 조회 수 80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응시자들 사이에 이목을 끌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별 방지를 위해 스펙이나 개인 정보 활용이 어려워지면서 역량을 검증하는 데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실무 전문가 면접을 통해 기술력과 조직 적합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비범한 전문가를 선발하려면 수차례에 걸친 실무 전문가들의 검증이 필수다.



이러한 목적들을 충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홍보와 리크루팅, 검사 개발, 면접 등 모집 및 선발의 전 과정에 실무부서 담당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법이다. 현재 일부 실무진을 참여시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있기는 하지만 인사부서 직원과 함께 채용 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예컨대, 실무 면접에서 면접자 역할을 맡는 정도다.

반면 구글 등 서구 기업들은 수백 명의 리크루터가 직접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실제 업무를 함께할 직원들이 순차적으로 10회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이 직접 면접에 참여해 응시자가 조직에 들어와 조화롭게 일할 수 있을지를 확인한다. 국내 기업들이 적극 도입해볼 만한 과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도전과 열정, 조직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는 선도기업을 뛰어넘는 기술력, 비범한 직원들이 만들어 내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사 임직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탁월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새로운 채용문화를 구축하고 운영 혁신을 이루는 것이 그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천성현 포스코 인재경영실 그룹장 shcheon2@posco.com
필자는 고려대 심리학과 학사, 산업 및 조직 석사 및 박사를 수료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 PWC컨설팅, 딜로이트, AT Kearney 서울사무소와 LG경제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다.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재설계, 인사제도 개선, 조직문화 변화 관리 등 인사조직 분야에 자문했고 전사 및 마케팅 등 전략 수립에 연계한 조직 개편, 인적 역량 강화, 교육 체계 수립 등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1호 Diversity in Talent Management 2022년 0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