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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새로운 채용 패러다임, 무엇에 집중해야 하나

경력 채용 위주로 노동시장 급속 전환
“뽑을 땐 깐깐하게, 뽑고 나면 유연하게”

한준기 | 279호 (2019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따라가면 좋을 로드맵을 소개한다.
1. 사전 심사·선발(Pre-Screening): 모든 이해관계 당사자가 인재 확보를 위한 전체의 큰 그림을 동일한 수준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함.
2. 선발 프로세스(Selection Process): 기업의 핵심 가치나 역량, 비즈니스와 문화를 잘 반영한 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해 적합성(fit)이 최고로 뛰어난 지원자를 선발할 수 있어야 함.
3. 고용 제안(Offer Stage and Pre-Onboarding): 해당 지원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고용주에 대한 편안함과 기대감을 심어줘야 함.
4. 입사·적응(Onboarding): 지역이나 학력 등 여러 요인에서 공통분모가 많은 사람을 일대일로 붙여주는 방법이 효과적.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악몽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 채용 경험이 있다. 한 다국적 기업의 인사 총괄 책임 임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회사는 중요한 신규 사업의 실무를 이끌어 갈 시니어 매니저 한 명이 필요했고, 상당히 좋은 프로필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후보자를 찾아 인터뷰를 한 후 채용을 확정했다. 그는 입사해서 열정적으로 직무를 수행해가는 듯 보였다. 그러다 차츰 이상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직무 전문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일들이 생겼고 협업이 어려웠으며 부서원들과 충돌이 잦아졌다.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돌출행동도 있었다. 회사는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이미 ‘노련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그로 인해 회사는 부당 해고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그리고 이후 상황은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처럼 전개됐다.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가 제출한 학력과 경력, 전 직장 연봉 및 급여명세서, 평판 조회 등에서 상당수의 거짓과 허위를 찾아낼 수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만 2년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후로도 상당 기간 회사는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새로운 채용 패러다임의 시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물론 이 사건은 매우 이례적이다. 당시 관련자들이 겪었던 정신적 충격과 엄청난 시간적, 금전적 손실을 말하기에 이 지면은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이켜봤을 때 HR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아 왔고 평소 꼼꼼하다고 자부했던 필자조차도 뭔가 놓친 것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조화되지 못했던 인터뷰, 후보자에 대한 불충분한 검증 절차, 빨리 적임자를 찾아달라는 실무진의 아우성에 100% 확신이 없었음에도 타협하고 말았던 조급한 의사결정 등이 겹치면서 문제가 생겼다.

출간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경영 부문의 베스트셀러 도서로 명성을 갖고 있는 짐 콜린스(Jim Collins)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첫 번째 단계가 회사의 새로운 방향이나 비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아니었음을 발견했다는 저자의 고백으로 시작한다. 위대한 기업은 사람이 먼저(First Who)이며 그다음에야 할 일(Then What)을 정하는 단계가 따라오더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누구’로 시작할 경우 변화하는 환경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으며 특히 ‘적합한 사람들’을 합류시키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와 관리 문제가 대부분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버스에 적합한 사람을 태운다(Get the Right People on the Bus)’는 것, 즉 기업이 적합한 인재를 확보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비즈니스의 성패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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