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이 답이다

무조건 높은 목표는 NO! 도전적이되 가능한 업무가 오너십 원천

207호 (2016년 8월 lssue 2)

무조건 높은 목표는 NO!

도전적이되 가능한 업무가 오너십 원천

 

 

 

Article at a Glance

달성 가능한 목표를 부여하라

무작정 높을수록 좋은 목표고, 일은 많이 할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은 금물. 외부 변수에 따라 달성 가능성이 좌우될 경우엔 부여하는 목표도 시나리오별로 달리 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 협업과 분업의 원칙에 따라 함께 일해야 할 부서 및 부서원들과의 업무 분장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업무의 달성 가능성 제고. 프로젝트 기한, 분석 범위, 분석 방법론 등 전반적인 업무량에 대한 판단을 종합적으로 내려 적극적으로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최적의 업무량을 예측.

 

 

대기업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이른바 핵심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전략기획실로 발탁 인사가 난 홍 대리는 요즘 한창 일에 대한 열의가 하늘을 찌른다. 입사 당시에는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뿐이었는데 이제는 동기들의 부러운 시선도 느껴지고 상사들의 애정 어린 눈빛이 당연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렇게 열심히 잘하면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도 있고 앞으로 내 미래는 탄탄대로 겠지하는 생각에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기만 했다.

 

 

하지만 그만큼 힘이 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당장만 해도 굵직한 프로젝트가 3개나 쌓여 있다. 우선 최근 매물로 나온 회사에 대한 인수 타당성 검토를 해야 한다. 새로운 투자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업무다. 거기에 얼마 전 공장 내 엔지니어들의 재교육 방안을 기획하고 경쟁사들을 벤치마킹하는 업무까지 추가됐다. 이제 매일 밤 9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것도 모자라서 주말에도 평일처럼 근무를 해야만 겨우 주어진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지경이 됐다.

 

 

그래도 처음에는내가 능력이 있으니까 더 많은 업무를 맡기는 거겠지.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으니 다른 동기들에 비해 나는 발전 속도가 훨씬 더 빠를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홍 대리의 이런 의욕도 서서히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우선은 체력이 문제였다. 아무리 마음이 앞서도 몇 달째 주말 근무를 하고, 매일같이 야근을 하다 보니 이제는 낮에도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 멍하게 앉아 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매사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몸이 너무 지치고 피곤하다보니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는커녕 일상적인 업무조차 예전에 비하면 늘 실수투성이였다. 가족들과 친구들은 처음에는 출세했다며 격려를 해줬지만 이제는 슬슬 불만이 많아졌다. “혼자 회사 일 다하냐?”는 비아냥거림도 있고, 철썩같이 약속한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서 친구와 가족들을 실망시키는 일도 잦았다. 예전에는 모든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던 오너십의 화신 같았던 홍 대리가 이제는 모든 일에 시큰둥하고 오너십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무능한 직장인이 돼 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주변에서도 슬슬홍 대리가 예전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 않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홍 대리 스스로도 자기가 도대체 왜 예전에 그렇게 비난하고 못마땅했던 무능한 선배들처럼 오너십을 잃고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돼 가는지 걱정이 커져갔다.

 

 

 

 

무엇이 문제인가?

 

 

홍 대리의 경우에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일을 다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이 제일 큰 문제다. 모든 사람은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면 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만 오너십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지,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이 일은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오너십도 자연스럽게 사라져 버린다. , 달성 가능성이 있어야만 오너십도 생길 수 있다.

 

 

달성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홍 대리의 경우처럼 일 자체가 너무 많아서 아무리 해도 다 할 수 없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내가 할 일은 다 할 수 있지만 공동 작업을 하는 다른 사람들의 협조가 없거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무능력해서 달성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변수, 예를 들어 환율이나 유가 때문에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경제학 이론에서도 이러한 달성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많이 돼 있다. 그중 하나의 사례가 노후에 대비한 저축이다. 경제가 매년 10% 이상 두 자릿수 성장을 하던 시절에는 평생직장에 다니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아끼고 모으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정도의 재산은 모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젊은 시절에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 두면 집값이 매년 올라서 노후에는 작은 집으로 집을 줄여 이사를 하면서 꽤 큰돈을 남길 수도 있었고, 여윳돈으로 사 놓은 부동산이나 주식 가격도 장기간 묻어 두기만 하면 인플레이션율을 훨씬 웃도는 수익률을 가져다줬다. 은행에 적금만 하더라도 연 6∼7%의 이자가 보장됐으니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이자 수입을 기대할 수가 있었다. 거기에다가 국민연금에 의무 가입돼 은퇴 후 한 달에 100∼200만 원의 고정적 수입까지 보장되면 호화롭지는 않더라도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도 큰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희망, 즉 독립적인 노후 경제력에 대한 달성 가능성이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면 사람들은 젊었을 때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이 있더라도 조금씩 더 아끼고 모아서 안정적이고 여유 있는 노후를 보내고자 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희망이 많이 깨지기 시작했다. 우선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이른바감속 성장 시대에 접어들게 됐고 보유 자산의 가치가 오르지 않거나 심지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샀는데 집값은 오르지 않고 오히려 하락해서 대출 금액보다도 담보 가치가 하락하는,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않았던 현상이 벌어지고, 따라서 큰 재산이 될 거라 믿었던 주택 구매 때문에 대출금과 이자 상환에 시달리는 이른바하우스푸어’까지 생겨났다. 주식 시장도 더 이상 성장 여력이 없어서 주가 지수가 2000 언저리에서 수년째 맴돌고 있다. 그런데다 평생직장이라고 믿었던 회사들은 연례행사처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예전 같으면 한창 일할 나이였던 5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강제로 은퇴하게 되는 직장인들이 많아져서 50세까지 번 돈으로 90세까지 살아야 하는 상황도 드물지 않게 됐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노년층보다 노동 가능 인구가 점점 더 작아져서 젊은 사람들이 내는 세금으로는 노인 복지를 위한 재원을 충당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그러다 보니 국민연금의 수령 시기도 자꾸 늦춰지고, 국민연금 수령 금액도 하향 조정이 된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허리띠를 졸라매도 어차피 노후를 자력으로 준비할 수 없다는 포기 상태에 접어들게 되고, 어차피 그럴 바에는 젊었을 때 놀고 쓰면서 즐기자는 심리도 예전보다는 커진 것이 사실이다. 결국 정부가 할 일은 소수 사람들의 노후를 완벽하게 보장해 주는 것보다는 대다수 사람들이내가 조금만 더 노력해서 보태면 자력으로도 노후 보장이 되겠다싶을 정도로 희망을 주는 수준에 맞춰 지원을 해주고, 그럼으로써 달성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람들이 더 열심히 저축하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그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고 일률적으로 어떤 수준에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이론상으로는해주는 것보다는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훨씬 더 이상적이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목표 설정이나 업무량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면 목표가 달성되고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업무를 부여해야 한다. 무작정 높을수록 좋은 목표고, 일은 많이 할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은 금물이다. 아직도 많은 회사나 조직에서는 속된 말로죽도록 일해도 다 할 수 있을까 말까 한목표를 부여해야만 조직원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 힘껏 일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모든 구성원들이 정말 열심히 바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겠지만 진정한 오너십은 없고 자포자기의 심정인 사람들만 남아서 실질적인 성과는 늘 부진한 악순환에 빠지기가 십상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달성 가능성은 몇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 우선,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컨트롤할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 오너십을 가지기 어렵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환율이나 유가 등 외부 변수로 인해 내 노력과 무관하게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사람들 때문에 나의 달성 가능성이 좌지우지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신제품을 통한 매출 목표가 부여됐을 때 신제품 개발 부서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판매 부서에서 신제품을 파는 것에 관심이 전혀 없다면 신제품을 개발한 사람 입장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사례가 생기게 된다. 한두 번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제품개발부서 사람들은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판매 부서에서 팔아 주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게 돼 이후부터는 오너십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이처럼 완전히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달성 가능성이 좌우되는 경우에는 외부 변수를 하나의 변수로 보고 시나리오에 의한 목표를 부여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 유가가 75달러 정도라면 매출 목표를 1000억 원으로 잡고, 만약 65달러라면 12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부여하는 식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외부 변수가 변화하더라도 목표에 대한 오너십을 가지고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제품개발부서와 판매부서의 사례처럼 다른 사람과 협업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달성 가능성의 문제는 DBR 201호 기고문에서 소개한분업과 협업의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DBR 201협업 or 분업: 효과극대화의 길? 특정 업무의 챔피언을 중심으로 배분하자참조) , 제품개발부서와 판매부서가 협업을 통해 신제품의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 총괄적인 책임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협조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과 보상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세움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달성 가능성을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는 일의 양이다. 아무리 적정한 목표와 책임 및 권한이 주어지고 적절한 보상이 있다 해도 일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제대로 업무를 처리하고 품질이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너십을 잃어버리게 된다. 유능한 리더는 업무의 방향성에 대한 판단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일의 양에 대해서도 판단을 잘 내려야 한다. 일의 양은 절대적인 일의 분량뿐 아니라 일을 마쳐야 하는 기간, 분석과 판단 대상의 폭(분석 범위), 분석과 보고의 상세한 정도(디테일의 정도), 분석의 방법론 등이 모두 포함된 개념이다. 예를 들어, 신사업 대상으로 공장 자동화 설비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 분석을 하는 경우, 똑같은 일이라도 분석 기간, 분석 범위, 디테일, 방법론 등에 따라서 업무의 양은 천차만별이 될 것이다. 기간이 짧을수록 일이 많고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지만 분석 범위가 전 세계 시장인지, 국내 또는 아시아 시장인지에 따라서도 업무량은 크게 들쭉날쭉하다. 디테일 측면에서도 일단 전반적인 시장 규모만 볼 것인지, 아니면 세부 품목별 시장을 나누어서 볼 것인지에 따라 업무량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방법론 측면에서는 데이터 분석의 경우 진행 속도를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지만 전문가 인터뷰나 경쟁사 분석 같은 경우는 상대방의 일정이나 협조 정도에 따라서 소요 기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만큼 업무량이나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 일의 성격에 따라 적은 수가 오랫동안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도 있고 여러 명이 짧은 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일을 하는 사람이 오너십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외부 변수, 협업해야 하는 상대방, 일의 양을 좌우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전적이지만 열심히 하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수준의 업무량을 부여하는 것이 업무 자체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업무량을 최대한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기반으로 업무를 부여하는 역량은 조직의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적인 항목 중 하나다.

 

 

작업 계획 수립 역량이 중요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업무량을 기준으로 명확한 작업 계획을 세우고, 작업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중간중간에 적정한 과정 지표, 즉 마일스톤을 잡아 주게 되면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내용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통제 가능성과 오너십을 가지게 할 수 있다. , 일을 하는 사람이 최종적인 결과물은 물론 이번 주는 어떤 일을 하고 다음 주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고, 따라서 일을 진행하는 일정 자체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오너십을 가지고 최적화를 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해서 홍 대리와 같이 무작정 열심히 일하다가 자포자기하는 상황에 봉착하는 위험도 스스로 피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일의 결과물뿐 아니라 과정에 대한 오너십을 부여하는 것이 스스로 열심히 의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기업이나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이러한 작업 계획(work planning)은 그 중요도도 과소평가돼 있고 전사적으로 표준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데 투자되는 많은 자원과 교육 등의 일부분은 이러한 작업량 산정과 작업 계획 수립에도 균형적으로 투입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모든 사람들이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본적 여건이 구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정수사우디아람코 마케팅 매니저 jungsu.kim@aramco.com

필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제통상 업무를 담당했고,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 서울·동경·시드니 오피스 등에 근무했다. 베인&컴퍼니 파트너로 재직하며 국내외에서 중공업, 에너지 등 산업재 부문에 대한 경영 자문과 M&A 컨설팅을 주로 수행했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 회사인 사우디아람코에서 원유 영업 및 마케팅 전략(Crude Oil Sales & Marketing Strategy)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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