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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붙이듯 실행해야 산다고? 배우며 실행해야 성공한다

에이미 C. 에드먼슨 | 13호 (2008년 7월 Issue 2)
대부분의 임원들은 ‘빈틈없는 실행(relentless execution)’이 고객 만족과 재무성과를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다. 여기서 빈틈없는 실행이라 함은 생산활동과 제품 및 서비스의 전달이 효율적으로, 또 적시에 일관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실행에 대해 좀 더 완화된 견해를 갖고 있는 관리자들도 동일한 가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 경제시대에는 완벽한 실행조차도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산업에서 새로운 지식의 유입은 기존 기업을 순식간에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1970년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수익성이 높았던 제너럴 모터스(GM)를 생각해 보자. GM은 중앙 집중화된 통제와 대량 생산 방식에 길들여진 채로 자신들의 성공 방식에 자만하다가, 그 후 수 십 년간 지속적으로 선두 지위를 상실해 2007년 387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산업시대를 지배했던 다른 많은 기업과 마찬가지로 GM은 ‘성공적인 실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일찍 깨닫지 못했다. 이는 구성원들이 지쳐서가 아니다. 효율적인 실행에 길들여진 관리자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구성원들이 배우고 혁신하는 능력을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내가 ‘배우면서 실행하기’(execution-as-learning)라고 명명한, 실행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을 밝혀냈다. 산업시대가 낳은 거대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을 생각해 보자. 이 기업은 1980년대부터 기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개선방향을 모색했으며,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 결과 GE는 풍력 에너지부터 의료 진단 기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스스로를 지속적으로 개선했으며, 2007년에 225억 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얼핏 보기에 ‘배우면서 실행하기’는 ‘효율적으로 실행하기(execution-as-efficiency)’와 같은 것처럼 보인다. 훈련, 시스템에 대한 존경, 세부사항에 대한 관심 등은 공통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직에 대한 사고방식 면에서 급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배우면서 실행하는 조직은 첫 번째 프로세스 가이드라인을 설계하기 위해 최고의 지식을 활용한다. 여기서 최고의 지식은 (항상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움직이는 목표물과 같은 것이다. 두 번째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구성원들간의 협업을 가능케 한다. 세 번째 실제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관련한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개선점을 찾기 위해 이들 자료를 연구한다. 이런 네 가지 활동은 학습조직 인프라의 기반을 형성한다. 학습조직 인프라는 조직 전체에 침투해 들어가 지속적인 학습을 일상적인 활동의 하나로 변화시킨다.
 
나는 거의 20년간 특히 병원 같은 학습 조직을 연구한 결과를 통해 지식경제에서 성공적인 실행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안하려고 한다. 최고의 조직은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신속하게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해 왔다.
 
실행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활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경영시스템은 기업들이 효율성을 추구하도록 조직됐던 제조업 중심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20세기 공장 관리자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핵심 문제는 변동성(variability)을 조절하는 것이었다. 대규모 자동차 생산방식에서 헨리 포드와 프레더릭 테일러 같은 선각자들은 조립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분배해 가능한 한 사람의 실수를 줄이면서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했다. 후에 제조업체 관리자들은 업무가 정확히 행해지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통계적 품질 관리 같은 도구를 채택했다. 오랜 기간과 다양한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실행하기’에 집중된 경영시스템은 훌륭하게 작동해 예측 불가능하고 값 비싼 주문형 작업을 동일하고 경제적인 대량생산 형태로 변화시켰다.
 
단순하고 통제 가능한 생산 시스템의 기반은 단순하고 통제 가능한 구성원이었다. 공장 경영관리 모델은 근로자들을 감독하고 결과를 측정하기가 용이했다. 업무 자체가 매우 흥미롭거나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직관적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얘기한 인간은 쾌락을 좇고 고통은 피하도록 되어있다는 ‘쾌락의 원리’에 의존했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구성원들을 유인하기 위해 당근(더 많은 일을 완수하면 더 많은 보수를 주는)과 채찍(징계하거나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을 사용했다. 이런 행동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공포(undercurrent fear)라고 하는, 아직도 많은 사업장을 특징짓는 불행한 전통을 만들어 냈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어 지식 기반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여러 이유로 구시대의 경영 관리모델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지식기반 조직에서는 시간당 얼마나 일했는가와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는 개인별 성과를 측정하거나 구성원의 생산성을 감시하기가 어렵다. 성과라는 것은 지적 시험이나 독창성, 사람간의 교섭력, 역경을 딛고 일어나는 의지 등 점점 관리하기 힘든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병원의 응급실을 상상해 보자. 어느 순간 이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들어올 수 있다. 그러면 접수, 간호, 임상, 실험실, 수술실, 약국 등 몇 개 부서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들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의견 충돌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대부분의 지식 조직에서는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대단히 많다. 사람들은 경영진의 지시보다 그들 자신 또는 동료들의 판단과 전문성에 의존해 할 일을 결정한다. 이와 같이 업무가 상호의존적이고 유동적인 경우 통제의 ‘공포’는 단순히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역효과를 초래한다.
 
실행에 대해 오래된 방식과 좁은 식견을 계속 고집하면 기업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함정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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