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조직성과

다양성,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꾸준한 관찰과 조정이 성공 열쇠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다양성(diversity)은 왜 중요한가?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이 말은 단순히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수가 많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습관, 생각, 관습, 종교 등의 모든 것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가정(assumption)을 내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가정을 항상 의식적으로 염두에 두고 생활하지는 않기에 나와 다른 사람의 사고와 행동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오해하는 경험을 종종 갖게 된다. 이러한 차이 혹은 다양성의 일례로 작게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성별차이, 아이들과 부모와의 세대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학력, 소득수준의 차이, 그리고 더 크게는 국가/민족 간 인종, 종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가정/사회/국가를 포함한 모든 조직에서 다양성 관리에 실패하는 극단적인 경우 타인과 다른 그룹에 대해 배타성과 공격성까지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경영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다양성은 그 자체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개발 회의 때 다양한 생각과 경험, 그리고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또한 회사는 소수자(minority)의 참여를 독려해 직원들의 다양성에 의한 이점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영학 관점에서의 다양성은 그 자체로 나쁘거나 좋은 것이 아닌 경영목표를 위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돼야 하는 하나의 요소다.

 

특히 국제화 및 치열한 경쟁 등 오늘날의 기업환경은 기업들에게 환경에 대한 상당 수준의 적응력 및 대처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에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조직원 개개인과 팀의 창의성,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지속적인 혁신에 대한 요구가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이를 가능케 해주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구성원의 다양성이다. 구성원 다양성이 광범위한 인지적 자원을 제공하고 팀 및 조직의 효과적인 지식창출을 가능케 해준다는 인식하에 구성원 다양성의 가치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다양성이 팀 창의성 및 조직 전체의 혁신과 성과에 대해 갖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다. 조직에 있어서 구성원 다양성은 흔히 양날의 칼로 비유된다. 이는 구성원 다양성 자체가 갖고 있는 상반된 특성 때문이다. 자아범주화이론(self-categorization theory) 및 사회정체성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서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가지는 부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이들 이론에 따르면 팀 및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다른 동료들과 비교하며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이에 근거해 행동하는데 주변 동료들이 자신과 다르다고 느낄 경우 친밀한 관계형성 및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창의적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 나와 다르다는 이질성이 동료들 간 관계형성 및 업무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창의성 및 혁신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반면 정보처리이론(informational processing theory)에서는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구성원들의 다양한 경험, 인지적 자원, 이로 인한 지식상승 효과에 초점을 두면서 구성원 다양성이 창의성 및 혁신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한다.

 

표면적 다양성과 내면적 다양성

일반적으로 다양성은 표면적 다양성(surface-level diversity)과 내면적 다양성(deep-level diversity)으로 구분된다. 먼저 표면적 다양성이란 성별, 인종, 민족, 나이 등 쉽게 표면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특성의 차이로 사람들의 사고나 행동이 반영된 것이 아닌 사람의 외적 형태에 따라 구분되는 다양성을 뜻한다. 이러한 표면적 다양성은 고정관념(stereotype)이나 편견(prejudice)을 유발시킬 수 있는 근본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정관념과 편견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줄어들거나 타파될 수 있다. 한편 내면적 다양성은 개인의 성격, 가치관, 개인적 선호도에 대한 차이를 뜻한다. 내면적 다양성의 경우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생활함으로써 공감을 통해 상호 간의 이해를 높임으로써 다양성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가능성을 줄이고 창의적 아이디어의 생산과 같이 다양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팀 내 성별, 연령, 직무 다양성은 팀원들 혹은 팀 전체의 창의성(creativity)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DBR No. 41, 2009 9 2 122∼125쪽 참고). 예를 들어, 팀 내 여성인력의 증가는 팀원 간의 의사소통을 증진할 수 있고 팀 내 연장자들은 젊은 팀원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의 샘을 자극받으며 다()기능 팀에서 다양한 직무를 맡은 팀원들은 새로운 시각을 상호 교환함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문제해결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팀 내 다양성은 개인 간/집단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그룹의 몰입도를 낮추고 이직률을 높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남성위주의 팀 운영은 여성팀원들이 팀을 떠나는 중요한 동인(動因)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팀은 소위 연장자인 ‘OB’ 그룹과 젊은 ‘YB’ 그룹으로 나뉘어 의사결정 때 충돌하기도 한다. 이처럼 팀 수준에서 인구통계학적 다양성 혹은 표면적 다양성의 효과와 함께 팀원들의 내면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글의 전반부에서는 팀원들의 성격특성들이 팀 전체의 내부과정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한편 성별, 연령, 직급, 직무, 학력 등 여러 측면의 다양성이 구성원 각 개인에게 미치는 본원적 특성은 상당히 유사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분석수준에 따라 서로 다른 원리로 작동된다. 팀 수준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이 주로 이질적인 그룹에 대한 분류, 선입견, 부조화 등 팀 구성원 간 상호관계에 초점을 둔다면 조직수준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은 구성원 간 상호관계보다는 조직의 전반적 분위기 및 업무환경을 형성하는 제도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이 글의 후반부에서는 조직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조직 전체의 혁신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팀원들의 성격다양성과 개인 및 팀 성과: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것이 좋을까?

팀의 구성은 위에서 논의한 인구통계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적 혹은 내면적 특성의 측면에서도 논의될 수 있다. 팀의 구성 측면에서 논의돼온 내면적 특성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성격(personality)이다. 학자들 간에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정의할 때 성격은 개인의 속성으로서 개인이 보이는 감정적, 태도적, 행동적 반응의 조합을 지칭한다. 개인의 성격을 기술하는 방식 중 대표적인 것은 소위 Big 5라고 불리는 성격의 5요인 모형(Five Factor Model of Personality)이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다섯 성격요인들이 다양하게 팀에 나타나는 경우 팀의 활동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외향성(extraversion). 이 차원은 개인이 즐거움의 근원을 자신 혹은 자아의 외부에서 찾는 경향성을 의미하는데 적극성과 사회성의 조합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향성이 높은 개인은 적극적이고, 주장이 강하며,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성을 보인다. 또한,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인 욕구의 차원에서 외향성은 권력욕구(need for power)와 밀접하게 연관되는데 이는 외향성이 높은 사람이 집단에서 자원의 통제권 및 의사결정권을 가지려는 욕구를 강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외향성은 집단맥락에서 리더의 성과와 보다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고됐다. 집단의 리더로서 구성원들을 통솔해야 할 때나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 높은 외향성에 기반한 적극성과 강한 주장은 리더 본인이 이뤄내는 결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강한 외향성과 이에 기반한 권력욕구는 타인들과의 충돌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주장이나 적극성이 지나치게 강하게 두드러지는 개인은 타인들에게 때로 거부감을 느끼게 하거나 더 나아가 그들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외향성이 대인관계 혹은 사회적 맥락에서 갖는 함의가 최근의 다양한 실증연구들을 통해 검증됐다. 이 연구들에서 보고된 바에 의하면 외향성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의 성과와 유의한 관계를 갖지 않는다. , 적극적이고, 주장이 강하며, 소통에 있어서 활발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이 그 집단의 성과를 위해서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외향성은 집단에서의 주도권 및 지위를 향한 욕구를 내포하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이 집단 내에서 전반적으로 높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며 오히려 외향성이 높고 낮은 구성원들이 적절히 집단 내에 분포돼 있을 때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효과적인 분업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최근에 수행한 심리적 욕구의 집단 내 구성에 대한 연구에서도 외향성과 유사한 함의를 지니는 권력욕구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 내에서 사회적 지위를 향한 갈등을 증진시키는 반면 권력욕구의 집단 내 분산 혹은 다양성은 구성원 간 갈등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 외향성이나 권력욕구의 집단 내 평균의 수준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이는 주도권 혹은 지위에 관련해 집단 구성원들 사이에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 집단의 성과를 낮추게 된다. 따라서 한 집단 내에 외향성과 내향성, 그리고 다양한 수준의 적극성이나 권력욕구를 가지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경우 보다 효율적인 분업 및 집단업무 수행이 가능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친화성(agreeableness). 이 성격차원은 사회적 맥락에서 타인들에게 우호적으로 대하며 그들을 배려하는 정도를 지칭한다. 특별히 이 측면은 특정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조화를 유지해나가는 역량으로 연결되며 이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개인들은 타인을 신뢰하고, 배려심이 높으며, 친근하고, 관대하고, 남을 잘 도우며, 공감 능력이 뛰어난 특징을 보인다. 더하여 친화성은 욕구의 차원에서는 친화욕구(need for affiliation), 즉 타인과 우호적이고 원만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구성원들의 전반적인 친화성 수준은 집단성과에 긍정적인 함의를 가진다. 친화성은 개인이 집단 상황에서 우호적이고 관대한 행동을 보이고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게 하여 구성원들 간의 협동을 통한 팀워크를 촉진한다. 위에서 논의한 필자의 연구에서도 심리적 욕구 측면에서 친화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친화욕구의 집단 내 평균은 집단 내 대인 갈등을 감소시켜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규명됐다. 한편, 친화성 측면에서의 다양성은 집단의 성과를 저해한다. 친밀한 관계를 향한 서로 간의 의지 혹은 기대수준이 큰 차이를 보일 경우 구성원들 사이의 실망이나 오해를 유발해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집단성과를 낮추는 결과로 이어짐을 시사한다.

 

성실성(conscientiousness). 이 성격 차원은 개인이 목표를 향해 근면하게 노력하고, 세심하게 행동하며, 성실히 업무에 임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나아가 이 차원은 철저한 자기관리 혹은 신중함 등의 특성으로 이어지며 개인의 성취욕구(need for achievement)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다섯 가지로 요약되는 대표적 성격특성들 중 성실성은 개인의 일반적인 업무성과에 가장 강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실성이 성과에 갖는 긍정적인 함의는 집단 맥락에서도 이어진다. 기존 경험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집단구성원들의 성실성의 평균수준은 집단성과를 증진시키고 성실성의 다양성은 집단성과를 저해한다. 집단 내에 높은 성실성을 보이는 구성원이 많은 경우 그 집단은 성과를 향한 높은 열의와 집중을 발휘해 근면하고 세심하게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집단 내 구성원들이 갖는 성실성의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 구성원 간 업무에 대한 열정과 열심에 있어서 간극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결국 서로 다른 기대와 이로 인한 실망 및 열의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집단에서 자주 발견되는 소수 구성원의 무임승차행동(free riding)에 의한 집단 전체의 동기저하와 수행감소 현상의 예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성취욕구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구성원들 간의 적극적 업무 참여와 성과로 이어지는 반면 성취욕구의 다양성은 성원들 간의 갈등과 성과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경증(neuroticism). 이 차원은 반대측면으로 정의될 때 정서적 안정성(emotional stability)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신경증은 부정적인 감성을 자주 경험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 신경증적 성향이 높은 사람은 긴장, 분노, 질투, 죄책감,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자주 경험한다. 이들은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느끼고, 일반적인 상황도 쉽게 위협으로 지각하며, 작은 어려움도 극복할 수 없는 고난으로 인지하고 이에 좌절하는 경향을 보인다.

 

성실성에 비해서 그 강도는 약하지만 신경증적 성향 역시 개인의 일반적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성격의 측면이다. 특히, 신경증은 집단과제 수행의 경우 개인의 성과에 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경증적 성향이 높은 개인은 쉽게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과제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업무동기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그 개인의 사회적인 관계를 저해함으로써 업무수행을 저해하는 것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인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비해 신경증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의 성과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경증의 집단 내 다양성은 집단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집단구성원들이 신경증의 정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 그 구성원들은 서로의 정서적인 성향이나 감정적인 대응에 공감하지 못해 상호 간의 오해나 불편함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집단 내 협업이나 원활한 의사소통에 방해요소로 작용함으로써 집단의 성과를 저해한다.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개방성은 변화 및 다양한 경험에 대한 개인의 선호도를 의미하지만 이에 더해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폭넓은 상상력을 갖고, 지적인 호기심이 높으며, 내면의 느낌에 주목하는 정도가 강한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을 보여서 새로운 경험보다는 기존의 관례를 따르며 관심의 범위가 좁은 편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의 집단 내 평균수준은 집단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개방성이 높은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경우 집단 내에 새로운 시각 및 지적인 자극, 그리고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는 도전의식을 불어넣음으로써 그 집단이 현장에서 창의적, 효과적으로 업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개방성의 집단 내 다양성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존 자료들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보고되지 않았다.

 

집단의 심리적 구성에 대한 연구를 면밀히 고찰해보면 개인의 심리적 특성이 개인의 성과와 맺는 관계보다 집단의 심리적 구성이 집단의 성과와 맺는 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나아가 집단 내 구성원의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 비해 심리적 특성이 집단의 성과와 갖는 관계가 더 두드러지는 경향 역시 나타난다. 이를 통해 볼 때 조직 맥락에서 개인의 심리적 특성은 업무 집단의 상황에서 더 깊은 의미를 가지며 심리적 특성은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 비해 대인간 행동과 집단의 성과에 더 밀접한 관계를 지니는 특성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조직은 연령, 성별, 국적, 학력 등의 인구통계학적인 특성에 더해 성격이나 태도, 욕구 등의 심리적 특성을 신중하게 고려해 집단을 구성함으로써 그 효과성을 제고할 방향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조직 수준에서의 구성원 다양성:

남성과 여성, 젊은 직원과 나이 많은 직원, 고학력자와 저학력자가 섞여 있는 것이 좋을까? 상황에 따라 달라!

전략경영에서는 경영에 있어서 단 하나의 최선의 방법은 없다(no single best way of managing)는 것을 강조한다. 이는 경영자들에게 조직 내외부의 상황적 요소들을 고려해 최선의 전략적 대응을 해야 함을 피력하는 것이다. 구성원 다양성과 조직혁신 간 관계도 조직이 대면한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는데 어떤 상황에 처해지느냐에 따라 구성원 다양성과 혁신 간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관계가 강화되기도 혹은 약화되기도 한다. 조직 수준연구에서는 조직구성원 다양성이 조직혁신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더불어 조직 내외부의 상황적 요소들이 조직구성원 다양성과 조직혁신 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이를 위해, 필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조업 및 서비스업을 포함한 국내 18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구성원 다양성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조직 구성원의 성별, 연령, 직급, 학력다양성이 조직 혁신에 미치는 영향이 조직 규모, 조직이 속한 산업(하이테크),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르게 나타났다. ( 2)

 

 

성별 및 연령다양성.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조직 내에 사회적 그룹을 형성하고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다른 조직원들과 자기정체성(self-identity)을 공유한다. 이와 같은 조직원들의 사회적 범주화(social categorization) 행태는 성별, 나이 등 구성원 간 차이점이 가시적이고 그 차이점을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 특히나 더 강하게 나타나며 이러한 생체학적 조직 구성원 다양성은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구성원에 대한 선호와 타 그룹에 속해 있는 구성원에 대한 차별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키며 조직 전반에 걸친 차별적 분위기를 형성한다.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조직혁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성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이런 생체학적 그룹 분류는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동료들 간의 상호 마찰, 부조화, 경쟁 및 의사소통과 협조에서의 어려움 등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따라서 조직구성원의 인구통계학적 이질감에서 초래되는 심각한 구성원 간 균열은 구성원 개개인들이 창의적 의견을 내고자 하는 자발적인 의지를 감소시키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조직혁신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조직 구성원들의 협력관계를 저해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조직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급다양성. 지위특성이론(status characteristics theory)에 따르면 구성원 간 인구통계학적 분류는 업무수행에 대한 차별화된 기대이며 업무수행에 있어 역량이 뛰어나고 직급이 높은 사람의 경우 타 조직원들로부터 조직 내 의사결정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게 된다. 조직에서 직급은 차별화된 권한과 의사결정권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명확한 지표다. 조직 구성원들은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행동하게 되기 때문에 높은 지위에 있는 조직원의 경우 보다 적극적이고 강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지만 낮은 지위에 있는 조직원의 경우 그들의 의견을 주장하는 데에는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된다. 따라서 조직 내의 직급다양성의 정도가 높은 수직적 구조를 가진 조직의 경우 상명하달식의 일방적인 의사소통방식이 지배하는 조직풍토를 보인다. 이렇듯 다소 억압적인 조직풍토를 형성함과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저해함으로써 직급다양성은 조직원 개인의 창의성, 궁극적으로 조직의 전반적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학력다양성. 조직에서 구성원 다양성의 가치는 대부분 창의적 문제해결과 조직혁신을 향상시키는 데에 기여하는 다양한 정보수집과 지식창출기반 확대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점에서 연구자들은 직무 및 학력다양성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대졸 이상 조직원들의 비율이 대졸 미만 조직원들의 비율보다 낮다는 것을 감안할 때 조직원의 학력수준은 구성원 지식 다양성의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수준의 학력은 문제해결 과정의 질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과 관점의 원천이다. 특히 조직수준에서의 구성원 학력다양성은 고학력 인력을 보다 전문적인 업무에 배치하고 저학력 인력을 전문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간단하고 일상적인 업무에 배치시키는 등 적재적소에 가장 적합한 인력을 배치함으로써 조직에 있어서 인력활용의 최적화를 실현케 해준다. 조직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탐색과 문제해결,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한 도전과 실험뿐 아니라 지속적인 시행착오 및 조직의 반복적인 운영 프로세스의 조정 및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학력다양성으로 인한 효율적인 노동분업과 특화가 잘 된 조직에서는 서로 다른 기술과 지식을 가진 조직원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특정업무에서 최대한의 업무역량을 발휘하면서 상호 보완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조직혁신 과정을 촉진한다. 본 연구 결과 또한 조직구성원의 학력다양성이 조직이 처한 다양한 여건에 관계 없이 조직혁신에 상당한 기여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조직구성원 다양성과 조직혁신 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적 요소들

조직규모. 조직규모는 조직 효과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규모가 큰 조직은 보통 고도의 표준화(standardization), 부문화(departmentalization), 공식화(formalization), 전문화(specialization) 등 새로운 아이디어 및 가치창출에는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따라서 혁신을 저해하는 지나치게 경직된 구조를 가진 조직의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조직규모가 크다는 것은 규모가 작은 조직이 가지지 못하는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내포한다. 조직규모가 클수록 더욱 풍부한 자원 및 더욱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조직구성원 다양성은 작은 규모의 조직보다 규모가 큰 조직에서 그 의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놀랍게도 조직규모가 클수록 조직구성원의 성별 및 연령다양성이 조직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조직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이 조직혁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성원 간 이질성으로 발생하는 선입견, 차별, 마찰, 부조화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다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 하겠다. 접촉 이론(Contact theory)에 의하면 다수와 소수 간 선입견과 마찰을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호접촉이라고 한다. , 더 많이 접촉하고, 더 많이 교류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수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조직에 비해서 탈개인화와 분업화가 극대화돼 있는 대규모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상호 접촉하고 서로를 이해할 기회는 다소 적어진다. 집단과정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집단규모가 커질수록 동일한 인구통계학적 그룹에 속하는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증가되고 동질성을 추구하는 구성원 행동이 강해진다. 조직규모가 커짐에 따라 동일 성별 및 연령대에 속한 구성원들 간의 집단 행동이 더욱 강해지고 남성과 여성, 그리고 연령대가 높은 조직원과 연령대가 낮은 조직원 간 부조화가 더욱 부각돼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조직원 간 의견통합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당 수준의 다양한 인지적 자원을 요구하는 큰 규모의 조직에서 보다 효율적인 노동분업화 및 인력활용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학력다양성의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본 연구결과 또한 이를 지지했다. 조직구성원의 학력다양성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구성원의 능력과 지식수준에 따른 노동분업과 전문화의 경향이 강한 큰 규모 조직들에서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이 속한 산업(하이테크산업). 하이테크산업은 보통 발명,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전략을 취하는 산업으로 전기, 전자, 소프트웨어, 이동통신 등 과학자와 엔지니어의 채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제품주기가 짧은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 다양성에 대한 최근 연구들은 하이테크 산업이 구성원 다양성과 성과 간 관계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상황변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2011년 미국노동통계국은 여성이 미국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7.2%인 데 반해 하이테크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인구는 전기, 전자산업에서 7.2%, 네트워크시스템 분야 16.5%, 이동통신 분야 7.5%로 여성인력이 하이테크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적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렇듯 특정집단에 의해 지배되는 직업군의 경우 주요 집단이 아닌 소수집단에 대한 배척행위가 쉽사리 발생된다. 여성의 경우 보통 공학과 소프트웨어 개발업무에는 덜 적합하고 덜 유능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에 하이테크산업에서 여성은 종종 차별과 배척의 대상이 된다. 이렇듯 소수 구성원에 대한 차별과 배척의 분위기는 서로 다른 인구통계학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 간의 원활한 관계형성과 상호작용을 저해하고 조직 전반에 걸친 창의성과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조직이 하이테크 산업에 속한 경우 성별다양성이 조직혁신을 현저히 감소시킨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하이테크 산업에서의 연령다양성은 조직혁신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다양성이 근본적으로 갖는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젊은 직원과 나이가 많은 직원이 각기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경험, 기술, 관점 등을 바탕으로 한 상호보완성이 연령다양성을 긍정적인 요소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 산업은 고도의 지식공유와 지식활용이 필요한 산업으로 조직은 전략적으로 이들을 섞어놓음으로써 나이가 많은 직원으로부터 젊은 직원으로의 효과적인 지식이전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보통 비슷한 연령대의 조직원들이 보상과 승진 등을 놓고 서로 치열한 경력다툼을 하는 것을 고려할 때 구성원의 연령다양성은 조직혁신을 저해할 수 있는 구성원 간 불필요한 긴장감과 다툼 및 경쟁을 해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이테크산업은 직급별 다양성과 혁신 간의 부정적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기도 한다. 하이테크 산업은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한 구성원들 간의 지식교환과 지식창출을 장려하는 조직풍토가 가장 필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직급다양성은 구조적으로 조직구성원을 서로 다른 계급으로 확연히 구분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창출을 위해 선결돼야 하는 지식공유활동을 억압하는 조직풍토를 형성한다. 따라서 조직구성원 간의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지식활용이 꼭 필요한 하이테크 산업에서 직급다양성의 부정적인 효과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본 연구결과도 조직이 하이테크 산업에 속한 경우 직급별 다양성이 조직혁신에 부정적인 요소로 변화함을 보여준다.

 

학력다양성의 경우 노동분업화의 극대화와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차원에서 조직혁신에 기여를 하지만 그 긍정적인 효과는 하이테크산업에서 상당히 제약을 받는다. 지식집약적 산업이라고 특징지어지는 하이테크산업은 높은 지적 수준을 보유한 인적자원을 필요로 한다. 학력다양성의 기본적 의미는 다양한 학력을 가진 조직원들이 한 조직에 공존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고학력 조직원의 비율이 감소함을 뜻한다. 따라서 상당 수준의 전문지식과 역량을 가진 인적자원이 필요한 하이테크 산업에서 학력다양성은 조직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외부환경 변화. 전략경영에서 외부환경 변화의 정도는 조직의 내부 프로세스와 성과 간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로 인식돼 왔다. 안정된 환경이 조직의 정형적이고 표준화된 운영과 내부 효율성에 대한 추구를 용인하는 반면 불안정한 환경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성과 융통성, 그리고 비일상적인 조직활동을 요구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시도하는 것에는 더 많은, 그리고 폭넓은 인지적 자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급변하는 환경은 다양하고 광범위한 인지적 자원을 제공해주는 구성원 다양성의 가치를 제고시키는 상황요인이 된다. 조직이 동일 인구통계학적 배경을 가진 조직원들로 구성돼 있는 경우 통일화되고 획일적인 것을 선호하고 기존의 것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새로운 변화에 수동적이고 심지어 거부감을 갖는 조직원들로 인해 기존 체제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처하는 전략적 행위에 큰 제약을 받는다. 반면 조직에서의 구성원 다양성은 조직원들로 하여금 구성원 간 차이점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기꺼이 공유하며 받아들이는 조직풍토를 형성하기 때문에 조직의 융통성과 적응성에 대한 요구가 극대화되는 외부환경 변화 속에서 조직구성원 다양성의 가치는 더 빛을 발하게 된다.

 

 

본 연구결과는 외부환경의 변화가 심할 때 성별다양성이 조직 혁신에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성과 여성이 한 조직 내에 섞여 있는 경우 업무지향적 업무에 더 능숙한 남성과 업무 자체보다는 관계 지향적 업무에 더 경쟁력을 보이는 여성이 서로 다른 분야에서 기량을 발휘하며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조직원들은 한 성별로 구성이 돼 같은 분야의 업무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다. 이렇듯 남성과 여성의 공존은 보다 더 협동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환경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역량에 기여하게 되는데 외부환경변화가 심한 경우 성별다양성은 그 진가를 더욱 발휘하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직급다양성 또한 환경변화가 심한 경우 조직혁신을 향상시킨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 풍부한, 그리고 더 광범위한 자원의 원천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다양성은 조직이 격변하고 있는 환경에서 주요한 의사결정과 신속한 대응의 속도를 줄인다는 치명적인 단점 또한 가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과 여타 조직의 위기상황에서 강한 직급별 구조는 비공식적인 프로세스보다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촉진시킴으로써 조직 전체의 통합을 강화해 자칫 수많은 의견 속에서 우왕좌왕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도전에 대한 조직의 빠른 대응력을 가능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학력다양성의 조직혁신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다양한 자원이 필요한 급변하는 환경이 아닌 안정된 환경에서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앞서 하이테크 산업에서 나타난 학력다양성의 부정적 결과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상당한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하이테크 산업에서 인적자원 역량의 총체적인 수준저하를 뜻하는 학력다양성은 조직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와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환경은 단순히 광범위한 정보와 지식이 아닌 수준 높은 역량과 전문지식을 요구한다. 안정된 환경하에서는 다양한 학력을 가진 조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이 효율적인 노동분업화와 전문화의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겠으나 급변하는 환경하에서는 저학력 조직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환경에 대응하는 조직 전체 역량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수준 다양성에 대한 연구결과 종합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조직규모가 큰 경우에 구성원 다양성은 조직혁신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조직규모가 클수록 긍정적인 영향이 더욱 강해지는 학력다양성에 비해 성별 및 연령다양성은 규모가 클수록 조직혁신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학력다양성이 대규모 조직에서 조직 전체의 노동분업과 전문화라는 전략적 행위로 이어지는 반면 성별 및 연령다양성의 경우 조직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호 접촉의 기회가 줄고 감정적 집단행동과 배타적인 조직풍토가 만연하게 됨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예측한 바와 같이 조직이 하이테크산업에 속한 경우 성별다양성과 직급다양성이 조직혁신에 부정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과 다른 그룹에 속한 동료들에 대한 차별적 분위기와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않은 억압적인 조직 분위기는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령다양성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조직혁신을 향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하이테크와 같은 지식집약적 산업에서 나이가 많은 세대에서 젊은 세대로의 지식이전과 지식공유 및 활용의 이점을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다.

 

필자는 또한 외부환경 변화가 급격한 경우 구성원 다양성이 조직혁신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한 바와 같이 외부환경 변화가 급격한 경우 성별다양성과 직급다양성이 조직혁신에 긍정적 효과를 보였으나 학력다양성은 외부환경 변화가 급격한 경우 오히려 조직 혁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다는 것, 다양한 직급의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조직혁신에 해가 될 것 같지만 조직이 급격한 환경 변화에 노출된 경우 성별다양성과 직급다양성은 조직의 융통성과 대응력, 그리고 구성원 간 협동심을 높이기도 한다. 하지만 학력다양성처럼 기본적으로 고학력과 저학력 조직원들이 섞여 있다는 것은 환경변화가 심한 경우 즉,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 조직의 혁신을 저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결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구성원 다양성의 가치와 의미를 고려해 융통성 있는 인력배치와 시기적절한 인력활용이라는 조직의 상황에 맞는 전략적 행위가 반드시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런 측면에서 조직 내 다양성 관리를 위해 경영자들은 다음과 같은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첫째, 다양성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여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셋째, 다양성에 대한 여러 정보(: 동등한 기회 부여 여부, 직원들의 태도 및 인식 정도 등)를 정기적으로 수집해 교육과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 넷째, 채용, 성과 평가, 보상 등과 같은 인사제도가 문화적 다양성을 보장하는 한편 공정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리, 감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기의 노력들이 제대로 실행되는지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며 필요하다면 다양성의 이점을 살려내기 위한 지속적인 변화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요컨대, 현대의 글로벌 기업은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배경에 속한 우수 인재를 선발하고, 보유하며, 끊임없이 그들을 동기부여하는 능력을 가짐으로써 경쟁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다양성으로부터 발생하는 이러한 경쟁적 우위는 창의력, 문제해결 능력, 변화에 대한 유연한 적응 능력을 경쟁기업보다 높임으로써 기업의 미래 생존 확률을 증진시킨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진정으로 글로벌화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고 배척하지 않고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다름 속에서 협조와 발전을 도모하는 조직 풍토를 형성해야 한다.

 

 

최진남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jnchoi@snu.ac.kr

필자는 서울대 심리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 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맥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조직행동론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