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② 임광수 한국IBM 부사장
비즈니스 솔루션 업체인 IBM은 전 세계 176개 국에서 총 40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다. IBM은 176개 국가의 조직 구조가 모두 같다. 사용하는 툴이나 절차, 프로세스, 시스템 등이 모두 같아서 한국 직원이 인도, 중국에 가도 아무런 문제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다. 40만 명 전원이 핵심가치를 내재화해 일상 업무에서 이를 실현하고 있다. 한국 IBM의 임광수 인사담당 부사장으로부터 IBM의 글로벌 인재 양성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글로벌 탤런트(Global Talent)를 어떻게 정의하겠는가.
“지금 세상은 글로벌 인재가 따로 있고, 로컬 인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미국식, 일본식, 한국식, 유럽식이 없다. 글로벌식밖에 없다. 예를 들어 상품도 내수형, 수출형 따로 있는 건 구식이다. 글로벌하게 통하는 사람, 글로벌하게 인정받는 사람. 글로벌하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글로벌 인재다. 한국에서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일본, 인도에서 인정하지 않으면 글로벌 인재가 아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글로벌한 것이란 얘기는 상당히 위험한 민족감정이다. IBM은 전 세계 176개 국가에 있다. 전 세계 176개 국의 IBM에서 일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갖춘 사람이 바로 글로벌 인재다. 모든 IBMer들은 매일 전 세계 각국에서 수십 통의 e메일을 받고 수시로 해외 전화를 하며 업무를 하고 있다. 나만 해도 오늘 일본과 호주에 있는 내 상사들과 전화통화를 했고 e메일은 100여 통 넘게 받았다. IBM의 첫 번째 전략이 Become The Premier GIE(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 진정한 글로벌 통합 기업으로 나가는 길이다. IBM이 지금까지 오랫동안 경쟁력을 유지한 원동력은 전 세계 40만 명의 IBMer 전원이 핵심가치를 일상 업무에서 실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탤런트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 포용력이다. 이제 세상은 혼자 일할 수 있는 게 없다. 설득하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협업은 내가 실력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차이를 알고, 그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 협업을 잘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영어는 필수적이다.”
IBM에서는 글로벌 탤런트 역량을 어떻게 길러주나.
“다른 것보다도 기업의 핵심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공유하려고 한다. 전 세계의 해외 지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과 마찬가지로 진정한 IBMer라고 느껴 업무에 몰입하게 만들려면 조직의 문화와 핵심가치를 내재화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IBM의 핵심가치는 모든 고객의 성공을 위한 헌신(Dedication to every client’s success), 회사와 세상을 위한 이노베이션(Innovation that matters-for company and the for world), 모든 관계에 있어서의 신뢰와 개인적 책임(Trust and personal responsibility in all relationships)이다. 아무리 비싸고 아름다운 나무라 하더라도 토양이 맞지 않으면 죽는다. 전 세계 40만 명이 공유하는 핵심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으면 스킬은 저절로 길러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핵심가치를 보고 감동해서 IBM에 인생의 승부를 걸어도 좋다고 생각했다. 헌신이라는 것은 내가 만나는 고객의 성공을 위해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고, 혁신은 세상을 위한 혁신을 하라는 얘기다. IBM은 핵심 가치 교육(Value Camp)만 1박2일 동안 시킨다.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관을 일치시킨다. 또 본인이 능력과 열정이 있다면 GOM(Global Opportunity Marketplace, 글로벌 내·외부 채용 포털)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IBM 내의 Open Job을 검색해 새로운 업무를 할 수 있다. IBM 내에는 사내 이동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포털인 Hiring Manager Portal, Employee Portal, Recruiter Portal이 있다. 이러한 곳에서 지역, 직무, 업무유형 등 다양한 조건에 따른 기회를 찾을 수 있다.”
IBM만의 차별화된 인재 양성 제도가 있다면.
“IBM의 샘 팔미사노 CEO는 ‘IBM에는 엄청난 발명품들이 있지만 가장 훌륭한 발명품은 IBMer다(IBM’s most important innovation wasn’t a technology or a management system. IBM’s most important invention was the IBMer.)’고 말했다. 바로 직원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업의 큰 조직문화이고 이 자체가 차별화된 인재 양성 제도라고 생각한다. IBM은 일단 뽑으면 방치하지 않는다. 스스로 길을 찾고 나갈 수 있는 동기 부여를 지속적으로 한다. 해외 교육, 인센티브 제도 등도 있지만 이는 두 번째 수단이다. 본인이 경력계발계획을 만들어서 매니저와 협의해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 멘토제다. IBM에서 잘 자라기 위해서는 멘토가 중요하다. IBMer들은 자기가 원하는 멘토를 지정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물론 해외의 상사에게도 멘토링을 받을 수 있다. 얼마 전에 뽑은 인턴들한테도 두 달간 IBM에서 근무하면서 나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문화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업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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