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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방해하는 6가지 브레이크

로버트 마일즈 | 50호 (2010년 2월 Issue 1)
기업 변혁(corporate transformation)을 주도했던 최고경영자(CEO)에게 아쉬웠던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틀림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좀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었는데…”
 
아쉬움은 계속 이어진다. ‘즉시 리더십팀을 꾸렸어야 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비전에 빨리 동화될 수 있도록 독려했어야 했다’ ‘기본 가정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핵심적인 구상을 가다듬는 데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일 것이 아니었다’ ‘초기에 가시적 성과를 창출했다면 직원이나 고객, 협력사, 투자자 등 모두가 더 높은 기대와 큰 지지를 보냈을 텐데…’
 
 

 
기업 변혁은 그 형태가 어떤 것이든 많은 도전이 따른다. 조직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것이든, 혁신적 성과를 위해 새로운 경영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든, 새로운 경영자가 자리에 앉는 것이든, 인수합병(M&A) 후 조직 통합을 하는 것이든 다 마찬가지다.
 
약 25년 전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개최한 혁신 프로그램 운영을 맡은 적이 있다. 기업 CEO들과 경영진이 2주 동안 모여서 교수진 및 타사의 경영진과 함께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9개월 후 다시 모여서 각자 경험을 공유했다. 몇 년 안에 이 프로그램에서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성공적인 기업 변혁을 위해서는 대담한 변화를 가져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추진하도록 조직을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후 25개 이상의 기업 변혁에 프로세스 설계자로 참여하면서, 유능한 경영자들도 아래에 있는 작지만 중요한 것들을 놓쳐 성공적인 기업 변혁에 실패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 변혁의 출발은 대담하고 빠르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뒤에서 설명할 6가지 유형의 브레이크에 발목을 잡힌 채 고전한다.
 
- 안정적인 시기에는 이러한 브레이크가 다소 방해가 되더라도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나 변혁기에는 이러한 브레이크가 큰 장애가 되어 전사적인 변혁 시도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 신속한 변혁을 위해 경영자는 이러한 브레이크를 특별한 방법에 따라 제대로 해제해야 한다.
 
이제 기업의 변화 시도를 가로막을 수 있는 6가지 종류의 브레이크를 살펴보고, 언제 어떻게 브레이크를 해제해야 할지 알아보자.
 
브레이크 1신중한 경영 문화 (Cautious Management Culture)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과 다른 새로운 변형 모델을 시도하려고 할 때, 점진적 개선 이상은 엄두를 못 내는 경우가 많다. 큰 아이디어를 내고 거대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데 의사결정의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경영진이 각자 맡은 영역에 안주하려는 경향도 강해진다. 일상적인 운영을 하는 것도 너무 바빠 전체 비즈니스의 그림을 새로 그리는 일 따위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기업이 탈바꿈하는 데는 경영진 간의 깊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안정된 사업 조직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업 또는 낮은 성과를 보이는 사업과 자원을 공유해야 하고, 때로는 전체를 위해서 가치 있는 것들을 희생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진적 개선만 중시하는 사고와 특정 부서의 이기주의적 사고는 전통적인 서열주의와 관련이 있다. 회사 자원 또는 자산의 대부분을 다루는 사람이 회의를 주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의사결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상 유지쪽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좋은 예다. 약 20년 전 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으로 도전하는 외국 업체들에 맞서야 했던 GM은 본사에서 떨어진 곳에 자회사 새턴(Saturn)을 신규 설립했다. 경영진의 간섭을 피하고 디자인 및 개발 자원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보수적인 조직 문화에서는 지금의 리더가 변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확신을 아무도 갖지 않는다. 특히 설익은 변화 프로그램을 어정쩡하게 추진하다 그만둔 사례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이라고 뭐 다를까’라는 생각을 하며 불신을 품을 수밖에 없다. 위로부터의 명확한 비전과 강력한 의지 없이는 유능하고 에너지 넘치는 리더십팀의 일원이라도 전진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기가 쉽지 않다. 검증이 덜 된 임원이라면 무엇이 잘못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하기가 더더욱 쉽지 않다.
 
변혁에 성공하려면 외부와 내부의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모든 임원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리더가 끊임없이 독려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간다. 경영진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변혁의 계획 단계에서부터 소외되는 사람이 생기면 실행 단계에서는 수동적이란 먹구름이 오랫동안 드리우게 될 것이다.
참여를 강제할 뿐 아니라, 안전한 면책 특권을 제시하는 것도 필수다. 임직원이 자신의 시각에서 회사의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인지를 아플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고 변혁을 어떻게 시작하고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제시해도 된다는 분위기를 확고하게 조성해야 한다. 시작은 리더십팀이 기본적인 원칙(즉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비판적 사고에 참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동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들의 참여를 강제로 유도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강제적으로 떠밀지 않으면 이전에 하던 방식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 팀원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지향하는 새로운 상태로 변화하기 위해 조직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출발 단계부터 앞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 무엇을 얻을 것인지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변혁의 출발 및 진행 과정에서 회사의 각층에 있는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참여하게 될지도 알려주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무엇이 잘 되고 있으며 무엇이 안 되고 있는지, 잘 진행하려면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해 객관적인 제3자로 하여금 주요 리더들과 인터뷰를 하게 한다. 이때,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며, 결과는 의견을 배제하고 첨삭 없이 기록한다. 조직 내부와 외부에서 얻은 사실 기반의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 가정이 타당한 것인지 다시 살펴본다.
 
이 단계를 다 거친 후에는 현실에 맞서기(con-fronting reality) 행사를 개최해 리더십팀이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한 비전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변혁 계획을 완성하기 전에 조직 내에서 모든 것들을 시험해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요 쟁점 사안을 재빨리 해결하고 어려운 자원 배분 결정을 할 수 있다. 잘못된 출발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절대로 전략적 질문들로 되돌아가거나 비즈니스 모델의 주요 요소를 되돌리거나, 구상한 우선순위를 바꾸거나 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것들은 변혁을 출발 단계부터 수렁에 빠뜨리고 실행의 에너지를 좀먹게 한다.
 
브레이크 2안정기에 국한된 경영 프로세스(Business-as-Usual Management Process)
 
대부분의 일상적인 경영 프로세스들은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하는 ‘풀 가동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리더가 큰 변혁을 추진하겠다고 선포하더라도 잘 짜인 시스템 안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기획하고 시작할 여유가 없다. 기존 회의 스케줄 위에 변혁 프로그램을 끼워 넣게 되면 중요한 일들이 대충 다루어지고 구조화된 대화처럼 변혁에 지극히 중요한 과업에 대해 적절한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게 된다.
 
해결책은 일상적 활동과 전혀 별개의 과정으로 높은 속도와 참여도를 이끌 수 있는 ‘변혁 출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일상적 경영 활동과 병행해서 전원이 참여하는 변혁 출범 과정을 몇 달만 경험하면 그 과정이 가속화되어 귀중한 시간을 아낄 뿐 아니라 에너지와 참여도 그리고 추진 동력 또한 얻을 수 있다.(▶HBR TIP 전원 참여형 출범 참조)
 
이후에는 경영진과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준점과 날짜가 명기된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로드맵은 예비용이어야 한다. 제대로 준비하고 잘 기획한다면 리더십팀은 ‘현실에 맞서기’부터 구상을 확정하는 데까지 서너 번의 회의를 할 수 있을 뿐인데 그것도 사전 준비, 시험 과정, 재조정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정은 매우 빠듯할 수밖에 없다. 리더십팀 사람들이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한 단계를 끝내는 데 수주의 시간을 더 준다고 해도 마지막 주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한방에 끝내려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금만 늦어져도 3개월 예정의 출범 단계가 6개월이나 1년으로 늘어질 수 있다.
 
최고 경영진은 각자 하나씩의 변혁 과제를 맡아서 실행을 도와주고 전사적인 실천 과정을 감독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부문의 고유 실천 과제 추진 현황을 감독하는 임무 외에 이처럼 조직 전체와 관련된 임무를 추가로 부여받는다.
 
시간적 여유를 거의 갖지 못하고 변혁을 시작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때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상식과는 명확하게 배치된다. 급하게 변혁을 추진하면 완벽하게 전략이 수립됐는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잘 만들어졌는지,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가 배치됐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조언에 목매는 리더들은 시장이 폭발하고 인재들이 더 나은 직장을 찾아 떠나는 것을 보면서도 여전히 출발 준비만을 하고 있어야 한다. 준비는 중요하지만 실천보다 중요하지는 않다. 실천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실천을 통해서만 성취를 얻고 그를 통해 망설이는 사람들이 함께 동참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는 이유는 행동하고 실천하는 하루하루가 조직의 학습과 적응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행동을 통해 조직은 더 빨리 학습하고 적응하기 때문에 일이 더 빨리 추진될 수 있다. 해결책이 제시되는 순간 그것을 실천에 옮겨라. 오류로 판단되면 빨리 그만두면 된다. 그리고 변혁 과정에서 얻은 교훈으로 새겨두면 된다.
 
 

 
브레이크 3추진 과제의 교착 상태 (Initiative Gridlock)
실패한 시도를 과감하게 포기할 줄 하는 혜안과 용기가 부족한 지도자가 많다. 이들은 과업의 시점이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기 팀원들에게 다른 업무를 지시할 때 동기부여를 제대로 시키지 못할까 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점을 인정하지 않고, 부진한 과제 위에 새로운 최우선 과제를 추가하는 길을 선택한다. 이렇게 되면 업무 전체가 교착 상태에 빠진다.
 
교착 상태는 아주 사소한 데서 시작된다. 재무 부서가 공통 경비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실행한다고 하자. 인사 부서는 기여도가 높은 직원을 선별하기 위해 성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마케팅 부서는 신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판촉 활동을 시작한다. 제조 부서에서는 6시그마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마케팅, 영업, 재무 부서와 얽히게 된다. 그리고 최고 경영진은 임직원의 윤리의식과 인재 유지를 목적으로 한 기업 문화 쇄신 운동을 전개한다. (역설적으로, 시스템과 사람에게 산더미 같은 추진 과제를 얹는 일이야말로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다.) 하나하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지만, 전략적인 배치나 우선순위에 대한 고려 없이 동시에 추진되면 조직원들은 프로젝트에 치여서 탈진하게 된다.
 
조직 흐름에 너무 많은 것을 실으려 하다 보면 혈관이 막히게 된다. 이런 과부하로 조직이 망가지는 것을 피하려면 우선순위나 일정에 대한 고려가 꼭 필요하다.
 
일단 우선순위대로 분류하고 가지치기를 잘 해야 한다. 변혁에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전사적 추진 과제 수를 3개, 최대 4개로 제한했다. 각 과제 또한 두세 개의 중점 영역과 측정 가능한 산출물로 연결되어 있다. 중점 영역을 확장하는 방법으로 추진 과제를 확대하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로 조직이 과부하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한 글로벌 유통 회사에 부임한 새로운 CEO의 첫 지시 사항은 1000개 팀을 해체하고, 이들의 업무를 인수인계받은 리더십팀과 함께 복잡하지 않은 3개의 가장 중요한 추진 과제를 도출하는 것이었다. 전임 CEO는 너무 많은 팀을 관리하며 경영하다 보니 회사 전체를 교착 상태에 빠뜨렸다. 새로운 리더가 축약된 변혁 과제를 제시하자 조직 구성원들은 시간과 집중력과 자원을 거기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노력을 통해 훨씬 더 가치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첫해 말에 주주 가치, 고객 만족도, 인재 유지도 등의 지표를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변혁 과제를 이렇게 줄이지 않았다면 임직원 모두는 각자 알아서 방향성 없고 답답한 교착 상태를 헤쳐나가야 했을 것이다.
 
집중한다는 것은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소수 과제에 대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는 것, 그래서 가장 중요한 과제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 변혁을 제지하는 브레이크를 제거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이다.
 
브레이크 4고집불통 임원들 (Recalcitrant Executives)
고집불통 임원들이나 변혁 과제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낸 직원들을 지나치게 관대하게 대하는 것도 심각한 방해 요인이다. 사실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더라도 되도록 마찰을 피하면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변혁 계획의 성과를 보여줘 빠른 시일 내에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이러한 선택은 옳은 것으로 판명 날 때도 많다. 최고 경영진은 비판에 대해 안전한 면책 특권을 보장하고, 빠르고 높은 수준의 참여를 유도하는 믿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또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와 행동 변화에 대한 기대치를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통해 최고 경영진은 조직 구성원 다수가 변혁 과제에 헌신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변혁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고위 임원진에 대해서는 어떠한 방안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특히 얼마나 빨리 대응해야 할까? 간단히 결론부터 말하면 빠를수록 좋다. 한두 명 때문에 변혁을 위한 마스터 플랜이 때를 놓친 채 혁신적 성과로 발전하지 못하는 잘못을 범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최선의 방안은 변혁을 저해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임원을 재빨리 가려내서 이에 정면 대응하는 일이다. 출범 초기라 할지라도 다음 3가지 유형의 문제 야기형 임원을 찾아내야 때를 놓치지 않고 변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 동참자형: 이들은 새로운 아젠다를 완벽하게 실행하는 것이 성공의 발판이 될 것이라 믿고, 실제 그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동참하는 사람들이다.
 
거부형: 이들은 변혁의 분위기가 몰고 올 강력한 힘과 자원의 변화를 예감하면서도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다.
 
유보형: 리더의 변혁 방안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결실이 맺어진다는 것을 감지하고는 중간에서 관망하고 저울질한다.
변혁 운동 출범 과정에서 목표가 뚜렷하고 분명할수록, 변혁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임원을 가려내는 일이 쉬워진다. 일단 이들부터 분명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는 다른 경영진들은 물론 조직원 전체를 향해서 리더가 얼마나 확고한 변혁 의지를 갖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그런 다음에는 변혁 드라이브의 도전 과제에 조직 구성원 전체가 적극 나서도록 이끌 수 있다.
 
브레이크 5무관심한 직원들 (Disengaged Employees)
사실 변혁에 시큰둥한 임원 문제를 처리하기 전까지 직원의 참여와 동기부여 문제가 심각하게 와닿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임원 문제를 처리하고 나서는 직원들의 능동적 참여를 가능한 빨리 이끌어내야 한다. 직원들이 무관심하면 변혁 추진 과정은 심각하게 더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혁 드라이브가 수렁에 빠지는 많은 이유는 위대한 계획과 전략이 조직 하부, 즉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고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CEO가 빠른 시간 안에 모든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경영진이 다른 계획과 전략을 고민할 때까지도 처음 메시지가 전체 조직에 전달되지 않은 상태가 유지될 것이다.
 
변혁 과정에 수반되는 직원용 프로그램은 대개 출범 단계에서 요구되는 직원 의식 교육과 직무 훈련을 담고 있다. 출범 단계에서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수일 내지 수주간 계속되며, 때로는 사외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행사들이 너무 오래 사람을 붙잡아놓고 있거나 착수 단계부터 직원들을 포용하고 이끌지 못한다면 전혀 쓸모가 없게 된다.
 
한 글로벌 반도체 회사의 CEO는 기업 회생의 임무를 맡고 있었는데, 변혁의 기본 설계를 위해 상위 3개 계층의 관리자와 수개월을 고민하고 나서야 전 세계에 흩어진 5만 명의 직원이 참여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인사 전문가들로 팀을 조직해 5일짜리 커뮤니케이션 및 경쟁력 개발 프로그램을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지만 과제 수행을 위해 직원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내는 것은 후속 프로그램으로 미루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을 전 직원에게 시행하는 데 거의 2년이 걸렸고, 이미 회사는 진행중인 변혁의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은 변혁에 대한 의식화 과정을 제대로 거치기도 전에 너무 많은 교육을 받았고, 회사의 변혁 1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1단계를 마치게 됐다.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전 직원 캐스케이드(계단식 정보 전달) 행사이다. 위 사례와 다음 사례를 비교해보자. 한 유력 유통회사는 수주 만에 전 세계의 직원 4만 명 전부에게 변혁 계획과 과제를 전달하고 참여를 이끌어냈다. 캐스케이드의 첫날에는 지역 담당 부사장들(CEO보다 3직급 아래인 임원으로, 3개월간의 전원 참여형 출범 단계에 참여함)이 지역 관리자들과 함께 한방에 모였다. 주요 과제들이 하나씩 발표되었고, 지역 담당 부사장들은 자기 팀과 같은 테이블에 모여 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자신이 참여한 일을 설명했고, 지역 관리자들의 기여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하루 일정이 끝나고 지역 관리자들은 직접 관할 영역에서 어떻게 변혁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한 초안을 제출했다. 한 주 안에 지역 관리자는 각자의 담당 부사장과 만나 참여 방안을 확정했다. 그로부터 2주 후, 지역 관리자들은 다시 하루 일정으로 지역 내 모든 매장 관리자들과 만나 같은 과정을 거쳤고, 매장 관리자들은 다시 자기 팀과 같은 과정을 밟았다. 이 캐스케이드 행사는 일요일 아침 개점 직전에 800개 이상의 매장이 참여한 3시간짜리 전사적 행사로 마무리되었다.
 
논의 주제는 최대한 빠르게 직원들을 변혁에 참여시키고 조직의 최상부부터 바닥까지 변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직접적인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논의 결과 관리자와 직원들의 참여와 헌신이 있기 전까지 핵심적인 교육 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교육에 대한 동기부여를 더 잘 하기 위해서였다. 참여형의 캐스케이드 행사가 전 세계에서 다 끝나는 데까지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브레이크 6실행 과정에서 길 잃기 (Loss of Focus During Execution)
일단 임직원들이 재창조의 길을 나서게 되면, 확고하고 가시적인 중간 목표를 제시해서 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과 출범 단계를 주도했던 사람들이 지나치게 이른 시점부터 “아직 거기까지밖에 못 한 거야?”라고 불평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변혁 활동의 강도가 높고 폭넓은 참여를 전제로 할수록 매우 높은 수준의 에너지와 집중도를 유지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기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변혁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갖고 캐스케이드 행사를 통해 변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헌신적 노력을 하도록 유도했다면 사람들은 실무에 복귀해 그것을 실천하게 된다. 계획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초기 과정의 핵심이었던 큰 그림에서 벗어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실천 단계의 첫 분기 동안 하루하루 부대끼며 사는 과정에서 낡은 습관이 다시 시스템 내부에 스며든다. 리더들도 처음에는 열린 자세로 포용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다시 상명하복의 권위주의로 회귀하거나 다른 중요한 일로 관심사를 옮기게 된다. 변혁 출범 단계에서 정한 우선순위는 전술적 목표를 위한 긴급 대응 때문에 흔들린다.
이제 리더로서 할 일은 다 했고 팀이 움직일 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리더는 새로운 태도를 요구하면서 계속해서 변혁 과제를 주도해야 한다. 동시에 동기 유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새롭게 추가하려는 유혹과도 싸워야 한다.
 
출범에서 실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세 가지 슬럼프가 기다리고 있다. 이 위험은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인식할 수는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영진과 관리자는 변혁 추진에서의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제 고비는 넘었군”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그 첫 번째이다. 이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출범 후 우울증
리더로서 비전을 전파하는 위치에서 안정된 구심점의 역할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강력한 변혁 운동의 출범 이후에는 그렇게 해야 한다. 진정한 변혁은 출범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CEO는 주요 변혁 과제를 합의한 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각 계층의 관리자에게 일관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 실행 모드로의 전환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유용한 것은, 주간 간부 회의를 변혁 과제 추진 현황 검토로 시작하면서 핵심에서 탈락한 사람 및 계획들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 즉각 공유해야 할 교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다.
 
조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리더의 행동은, 경영의 지속성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하고, 모든 사람이 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며, 기획 과정에서 부여받은 임무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시켜준다. 리더십을 통해 고양된 변혁에의 에너지를 유지하고 조직 구성원이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도록 독려할 수 있게 된다.
 
추진 과정의 지나친 자신감
다음 슬럼프는 보통 2분기 이후에 찾아온다. 모두 변혁 과제를 잘 이해하고 있고, 결과가 보고되기 시작한다. 순항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렇지만 알아서 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틀림없이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와 마주치게 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보완할 필요가 있고, 실행 초기 단계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추진 과제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 출범 당시의 각오가 희미해질 때쯤, 이전의 익숙하고 편한 방법으로 회귀하려는 임원들의 로비가 있을 수도 있다. 변혁에 대한 의지를 더 확고히 하지 않으면, 어렵게 준비해서 모든 사람의 노력을 모아 그들을 새로운 길로 이끄는 이 모든 노력을 무위로 돌리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추진 과정의 가장 큰 도전은 변혁 과정을 집중화하고 에너지가 넘쳐나게 하면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있다. 변혁 과정의 속도와 추진력을 얻는 좋은 방법은 변혁 과정 자체의 엄정한 평가보다는 전파에 있다. 분기별 검토 회의에 상위 3개 레벨의 리더들을 참가시키고 전사적으로 소규모 캐스케이드와 조정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좋다.
 
소규모 캐스케이드는 거창하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벤트로 할 필요가 없다. 분기에 한두 시간 정도로 끝낸 뒤 바로 평상 업무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의 감독자라면, 작업 시작 전에 픽업 트럭 앞에서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작업자와 얘기하는 정도 수준이면 된다. 중요한 것은 경영진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참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때에 맞게 조정하고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다.
 
계속 진행될 것이란 가정
첫해가 끝날 무렵, 많은 경영자들은 계속 진행될 것이란 가정에 굴복하게 된다. 즉, 첫해의 계획을 충실히 따르면 모든 것이 다 제대로 흘러갈 거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어떤 임원은 “이걸 다시 겪을 수는 없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행 2년차를 위한 ‘재출범(launch redux)’ 구호가 필요할 수도 있다. 조직은 충분한 기간 동안 변혁 과제를 추진해왔으므로, 리더십팀은 추진해온 과제와 그 바탕이 되는 생각에 대해 재점검하고 모두의 경험을 반영해 변화를 주어야 한다. 한 번 겪었던 일인 만큼, 경영진은 재출범 과제를 시행착오 없이 완벽히 추진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6가지 브레이크 중 하나만으로도 기업 변혁과 이와 연관된 혁신적 성과에 대한 열망 전체가 정지 상태로 돌입할 수 있다. 브레이크를 해체하는 방법들 중 어떤 것들은 손쉽게 이해가 안 되기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임원을 해임하거나 구조화된 대화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편성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혁신적인 변화를 위해 단지 몇 개의 중요한 과제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한 방법들은 기업이 빠르게 재창조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21세기를 헤쳐나가야 할 CEO와 관리자들이 숙달해야 할 원칙이다.
 
번역 |박미라 mira_park@naver.com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1, 2월호에 실린 기업 컨설팅 전문 회사 ‘Corporate Transformation Resources’의 로버트 마일즈 대표가 쓴 ‘Accelerating Corporate Transformations(Don’t Lose Your Nerve!)-Six mistakes that can derail your company’s attempts to chang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로버트 마일즈(CorpTransform@aol.com)는 미국 버지니아 주 샬로트빌에 소재한 기업 컨설팅전문 회사 ‘Corporate Transformation Resources’의 대표로 모니터 그룹의 기업 변혁을 담당한 시니어 어드바이저를 역임한 바 있다. 마이클 카나자와와 함께 <큰 성과에 이르는 큰 아이디어(Big Ideas to Big Results)>(Financial Times Press, 2008)를 저술했다.
  • 로버트 마일즈 | Corporate Transformation Resources’의 대표로 모니터 그룹의 기업 변혁을 담당한 시니어 어드바이저를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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