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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패러다임 전환

한국적 폐쇄경영의 껍질을 깨라

신유근 | 26호 (2009년 2월 Issue 1)
기업은 생존을 위해 환경 변화에 맞게 새로운 경영 방식을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 환경이 불연속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과거에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경영 방식과 핵심역량이 오히려 기업의 몰락을 가져오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에서 글로벌 지식기반경제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또 효과적인 전략 실행을 위해 조직관리 방식도 바꿔야 한다. 본고에서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기업이 추구해야 할 경영 패러다임으로서 ‘패러독스 경영(paradox management)’을 제시하고 조직관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실천해야 할 과제를 제안한다.
 
메가트렌드의 변화
메가트렌드가 변하면 기업들은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와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디지털 카메라 기술이 필름 카메라 기술을 대체한 것처럼 지금까지 핵심역량의 가치창출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기술)’이나 새로운 법적·제도적 환경이 출현하면 일류 기업이 이류 기업으로 바뀌거나 이류나 신생 기업이 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아주 많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기술의 변화에 잘 적응한 삼성전자는 가전업계에서 계속 1위를 달리던 일본 소니보다 높은 수익을 냈다. 또 PC가 개발되면서 IBM이 위기에 처하고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가 거대 기업으로 떠올랐다.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설립된 지 10년이 채 안된 구글은 한국 최대인 삼성전자보다 시가 총액이 무려 1.5배 이상 많은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면 한국 기업의 경영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몰고 올 만한 메가트렌드의 변화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항상 있어 왔으며 속도를 더하고 있는 새로운 와해적 기술의 출현, 전 세계적 자원의 고갈,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관련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차원에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의 경영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글로벌 지식기반경제 시대의 도래라고 할 수 있다.
 
양자택일형 경영에서 패러독스 경영으로
글로벌 지식기반경제 시대를 맞아 한국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근간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필자들은 ‘패러독스 경영’을 근본적인 대안으로 제시한다. 통념상 서로 상충하는 목표나 가치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다른 하나를 버리는 유형의 경영을 ‘양자택일(either/or)형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1차원적 관점에서 2가지 목표나 가치의 극단을 취하지 않고 1차원상의 어느 한 점을 취하는 경영도 ‘양자택일형’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언뜻 보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목표나 경영방식 가운데 어느 한쪽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패러독스 경영’이다. 1차원적 사고에서 탈피해 2차원적 사고를 하고, 통념상 서로 상충될 만한 목표나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높은 품질과 낮은 원가를 달성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런데 1차원적 관점에서만 보면 품질을 높이려면 원가도 덩달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원가를 낮추려면 품질을 낮춰야 한다. 1차원적 사고를 하면 기업은 고품질 전략 저원가 전략 중간 정도의 품질과 가격 전략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그림1 참조) 그러나 이런 1차원적 시각에 의문을 품거나 이를 부정하는 기업은 높은 품질과 낮은 원가를 동시에 달성할 방법이 있다고 가정한다. 이것이 바로 패러독스 경영이다.(그림2 참조)

역사적으로 큰 족적을 남긴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패러독스 경영’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듀퐁은 ‘사업부제를 도입하면 부서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고정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제너럴모터스(GM)도 ‘사업부제를 도입한 다각화된 거대 기업에서는 내부의 효율적 통합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깼다.(내부 복잡성의 증가와 효율적 통합 간의 패러독스 해소)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벽 없는 조직을 구축해 ‘거대기업은 유연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깼다.(규모와 유연성 간의 패러독스 해소) 전사적 품질관리를 통해 ‘품질을 높이면 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상식을 깬 도요타자동차도 패러독스 경영으로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올랐다.
 
패러독스 경영 관점에서 본 한국 기업 조직관리 분야 향후 과제와 제언
글로벌 지식기반 경제에서 한국 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저원가와 차별화의 동시 추구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결합을 통한 토털 솔루션 제공자로의 변신 규모의 경제와 스피드의 동시 추구 등과 같은 서로 상충하는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면 조직관리 차원에서의 패러독스 경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직관리 차원에서 추구해야 하는 패러독스 경영의 기본 방향은 한국 기업의 전통적 경쟁우위를 가능케 한 조직관리 방식과 서구식 조직관리 방식의 장점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즉 저원가, 표준화, 제조 경쟁력, 규모의 경제 등 전통적 경쟁우위를 지키면서도 차별화·현지화·스피드·창의성·시장선도와 같은 서구식 조직관리 방식의 강점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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