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영입했다. 그런데…

25호 (2009년 1월 Issue 2)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렉스 샌트, 로빈 에이브러햄스
 
인재! 오늘날의 인력 시장에서는 많은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골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채용 담당자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아직도 ‘진짜 인재’를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로 지식과 기술이 중요한 산업에 있는 기업들은 가장 뛰어나고 성실한 인재들을 얻기 위해 항상 경쟁하고 있다. 이런 인재들은 평범한 직원보다 성과를 초과달성하며, 단연 돋보인다. 시장에 대한 비범한 통찰력을 지닌 금융 분석가나 엄청난 조리법을 알고 있는 제빵사 등의 뛰어난 인재들은 경쟁 우위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과거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스타’라고 불리는 고성과 직원의 이점은 명확하다. 매우 복합적인 업무의 경우 상위 1% 직원은 평균적인 직원보다 127%나 일을 잘 한다.1 스타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평범한 프로그래머보다 8배 정도 생산적이다.2 상위 1% 발명가들은 평범한 발명가들보다 510배 생산성이 높다.3 이런 연구 결과는 수도 없이 많다. 실제로 조사 대상이 된 거의 모든 산업에서 연구진은 뛰어난 인재가 가져오는 ‘불균형 효과’를 밝혀냈다. 당연히 어떤 기업이라도 극히 희소한 슈퍼스타 인재 집단(pool)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뛰어난 인재들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이 간단치만은 않다. 당신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 업계 최고 위치에 올라가게 해 줄 인재를 확보했다고 하자. 그러나 과연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당신의 새로운 스타급 인재가 언제까지 스타일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 인재들이 투자가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때까지 당신의 조직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있는가? ‘자유 계약자 또는 자유계약 선수(free agent)’라는 용어가 점점 인기를 끄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직원들의 이동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고려하라. 자유 계약자는 자신의 기술적 능력을 지니고 어디로든 옮겨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자유 계약이란 용어는 스포츠 업계에서 유래했다. 이제 이 단어는 경영 컨설턴트와 투자 은행가, 변호사, 금융 분석가, 연구직 과학자, CEO나 다른 전문 경영진처럼 지식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흔히 쓰이고 있다. 미용사, 마사지 치료사, 음식점 주방장 등 숙련 기능인들도 다른 장소로 옮겨가면서 충성스러운 고객들을 데려갈 수 있기 때문에 자유 계약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스타급 인재들의 이동성은 기업이 우려하는 것만큼 높지 않았다. 우리의 과거 연구 가운데 하나는 스타급 인재의 채용이 기업을 여러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스타 개인의 후속 성과뿐 아니라 기존 고참 직원의 생산성과 사기, 스타를 채용하는 기업의 주식 가치까지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4 그러면 어떻게 해야 스타급 인재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그들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를 판단할 수 있을까.
 
이동성은 무엇인가?
1960년대 초반에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인적 자본(human capital)에는 2가지 유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하나 이상의 고용주에게 잠재적 가치가 있는 일반적 기술(general skill)과 특정 기업에 특화한 기술(company-specific Skill), 즉 단 하나의 고용주에게만 유용한 기술이다.
 
일반적 기술을 포함한 인적 자본은 이동성이 높다. 반면에 특정 기업에 특화한 기술을 보유한 인적 자본은 이동성이 떨어진다.5 CEO의 이동성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최근 우리는 베커의 이분법을 5가지 인적 자본 유형으로 확장했다. 이것을 가장 이동성이 높은 유형부터 나열하면 일반 관리 자본(관리에 필요한 기술, 지식 및 특질) 전략적 자본(비용 절감이나 성장 전략 등과 관련한 특화된 경험) 산업특화 자본(한 산업에만 유용하고 다른 산업에는 쓸모가 없는 기술과 훈련) 관계 자본(한 기업 안에서 사람 사이의 관계) 기업 특화 자본(한 조직에 대한 일상업무 및 절차에 대한 지식)6 순이다. 비록 우리 연구가 CEO에 대한 것이었지만 5가지 분류는 직원 대부분에게 적용할 수 있다.
 
특정 직무의 이동성을 평가하기 위해 경영자들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아야 한다. 해당 직무(job)는 팀워크에 광범위하게 의존하는가? 해당 직무에 있는 사람이 행동을 취하거나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하기 위해 동료나 다른 사람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가? 이 사람은 광범위한 지식 공유에 참여해야 하는가? 해당 직무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광범위한 직무 및 업무 부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 해당 직무에 고객, 공급자, 파트너 등과 같은 외부인과의 관계가 중요한가? 해당 직무가 제공하는 가치의 상당 부분이 특별한 업무 능력이나 팀 구성, 직장 문화에 대한 이해 또는 다른 무형적인 특징에서 나타나는가?
 
또 다른 주의 사항은 동일한 업무를 할지라도 개별 직원들은 각기 다른 정도의 이동성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선호도 차이나 조직 내에서의 제약 때문에 생긴다. 예를 들어 경영진 교체와 전략적 방향성 부족 때문에 문제를 겪은 회사의 직원들은 외부와의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의 이동성은 보통 회사의 경우보다 더 높아진다.
 
이동성: 개인적인가, 직무에 의한 것인가?
과거에는 이동성을 개인이나 팀, 또는 조직의 속성으로 봤다. 그러나 이동성은 직무의 속성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측면을 염두에 두면 ‘어떤 직무는 그 속성상 다른 직무보다 이동성이 더 높은가?’란 질문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몇몇 연구가 산업 간 이동성의 차이를 살펴본 적이 있지만 하나의 산업 안에서 직무별 이동성의 차이를 연구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우리는 상이한 집단의 자유계약자들(흔히 연구 대상이 되는 지식 노동자로부터 프로 미식축구 선수에 이르는)을 연구했다.(GP TIP ‘연구 개요’ 참조) 흥미롭게도 미국 미식축구 리그(NFL)의 노동시장은 우리에게 거의 이상적인 실험실을 제공했다. 여기서는 모든 기업(팀)이 동일한 업무를 하고, 모든 팀의 직무가 같다. 팀과 선수의 성공 여부는 게임 성적으로 수치화되고, 직원의 이동은 공개된다.
 
가장 좋은 연구 대상은 쿼터백이지만 우리는 실제로 그들에 대한 연구를 하지는 못했다. 톰 브래디나 페이턴 매닝과 같은 NFL 최고의 쿼터백들은 거의 팀을 옮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와이드리시버와 펀터 가운데 스타급 선수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하고, 팀을 옮긴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성과를 비교했다.(‘편집자 주’ 참조)
 
와이드리시버의 성과는 팀 동료들과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좌우된다. 이들은 수비 선수들을 피해갈 수 있는 충분한 속도와 민첩성을 지녀야 한다. 또한 타이밍과 거리를 계산해 운동장을 달려야 하고,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상대편 수비수를 뚫고 쿼터백이 던진 공을 잡아야 한다. 또 자신을 추격하거나 공을 잡는 것을 방해하는 수비수들을 따돌리면서 달려나가야 한다.
 
반면에 펀터는 간단하지만 어려운, 공을 차는 역할을 맡는다. 펀터가 얼마나 멀리 공을 차는가는 전적으로 선수의 개인 능력과 기술에 달려 있다. 펀터가 팀 동료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을지는 몰라도 그는 매우 개인적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펀터는 일반적으로 혼자 연습하고 최고의 펀터가 팀을 바꾸더라도 이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와 비슷한 다른 포지션은 (펀터와 역할이 매우 비슷한) 필드골 키커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펀터는 와이드리시버보다 이동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실제로 펀터는 와이드리시버보다 2배 정도 많이 옮겨 다닌다. 우리가 연구한 10년 동안 스타급 펀터의 이동률은 19.4%로, 스타급 와이드리시버의 8.3%보다 높았다. 와이드리시버들은 자신들의 성과가 팀워크에 좌우되기 때문에 팀을 옮기는 데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프로 운동선수의 성과는 나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와이드리시버는 활동 연수가 늘어남에 따라 성과가 하락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팀을 옮긴 선수들의 성과가 그렇지 않은 선수들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적한 와이드리시버들은 기존 팀에 잔류한 선수와 비교해 (쿼터백이 던져준) 공을 받는 횟수와 거리 및 리시빙 터치다운 수가 모두 줄어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성과가 이적 1년 뒤에는 안정된다는 것이다. 이는 일정한 조정 기간이 지나면 이적으로 인해 잃어버린 팀에 특화한 인적 자본이 새로운 팀에서 재구축됨을 나타낸다.
 
반면에 펀터는 이적 이후에도 성과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 팀을 옮긴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성과에서 유의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적한 선수의 성과는 안정되어 있었으며, 당연히 새로운 팀에서 시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펀터에게는 팀에 특화한 인적 자본이 거의 필요 없음을 말한다. 새로운 팀의 선수들과 문화에 대한 지식 증가가 그들의 성과에 주는 이점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메이저 리그 야구에 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가장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포수와 유격수)은 트레이드 대상이 될 확률이 가장 낮다. 독립적인 외야수가 가장 많이 트레이드되며, 내야수가 트레이드될 확률은 포수와 외야수의 중간 정도다.7 이런 연구 결과는 기업의 경영자들이 성과가 이동 가능한가 자체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어떤 직무에서 얼마만큼의 성과가 이동 가능한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 준다.
 
경영진을 위한 조언
우리 연구는 좋은 인재를 기업에 데려오는 것이 적어도 단기간에는 항상 경영진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음을 보여 준다. 1999년에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NFL에서 가장 인정받는 수비수와 공격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명예의 전당급’ 인재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레드스킨스의 다음 시즌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들은 이긴 게임과 진 게임 수가 비슷한 상태로 시즌을 마쳤다. 레드스킨스의 성적을 두고 한 지역언론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레드스킨스는 모든 재료를 구입해 그것을 큰 가방에 넣고 섞어주기만 하면 챔피언이란 ‘즉석 음식’이 차려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레드스킨스가 엄청난 인재를 보유했다’고 말하면 즐거운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인재가 아니라 이름표 다발만 얻은 것이다.”8
 
기업은 인재 관리에 대해 단순히 ‘육성 또는 영입(build versus buy)’의 두 가지 방법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외부 인력을 영입할 수 있는 직무가 있는 반면에 반드시 내부 인력을 육성해야만 하는 직무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언뜻 보기에는 이동성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동이 매우 어려운 업무 관련 기술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이런 기술 가운데 상당수가 구성원들이 조직에 제공하는 특정한 역량에 의존한다. 개별 구성원이 자기 회사에 특화한 암묵적 지식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직무가 다른 사람의 업무와 상호 의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때때로 표면적으로는 같아 보이는 두 직무가 매우 다른 이동성 정도를 보인다. 정보기술 영역을 예로 들어 보자. 이 분야에서는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효율적으로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낮은 수준(low level)’의 프로그래밍을 한다. 여기서 낮은 수준은 일 자체가 쉽다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와 상호 작동하는 수준을 말한다. 이런 프로그래머들은 전체적인 기능에 대한 고려가 필요 없으며 소프트웨어의 부분적 역할에만 신경을 써도 되므로 가장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반면에 어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높은 수준’의 코드로 프로그래밍 작업을 한다. 이런 높은 수준의 프로그래머들은 상대적으로 이동성이 낮다. 한 프로그래머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급 프로그래머의 경우 그들이 풀어가야 하는 작업상 문제가 매우 많고,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 숫자도 상당하다. 동시에 업무 자체가 놀랄 만큼 비정형적이며, 많은 사람 및 아이디어와 연관되어 있다.”
 
고급 프로그래머들은 기술적 측면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그들은 기술을 넘어 자신들이 속한 조직 내의 정치 역학과 역량, 내부 구조, 비즈니스 니즈 등을 파악해야만 한다. 따라서 그들의 인적 자본은 회사에 특화되어 있으며, 이동성이 떨어진다.
 
또 다른 고려 요인은 직원들이 다른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투자은행 내부에서 소매 브로커(개인 고객을 다룸)는 대체로 독립적으로 일을 한다. 반면에 기관 영업 담당자는 팀으로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들은 또한 리서치 애널리스트와 주식 거래 담당자, 투자은행가 등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따라서 소매 브로커를 외부로부터 채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신규 영입 브로커는 조직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들이 보유한 거대한 고객기반 및 대리점 네트워크 또한 엄청난 혜택이 될 수 있다. 기관 영업 담당자는 이와 반대로 내부에서 만들어져야 하며, 조직은 그들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동일한 형태의 직무가 조직 유형에 따라 매우 다른 수준의 이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 인적자원(HR) 관리 부문의 경우 헤드헌터들은 일반적으로 고객사 및 잠재적인 스카우트 대상자들과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외부 인적 자본은 매우 이동성이 높고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옮겨가기 쉽다. 반대로 회사 내부에 있는 HR 채용 담당자의 인적 자본은 해당 기업의 문화와 사람, 정책, 업무 절차 등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이동성이 매우 낮다.
 
경영진은 이동성의 유무뿐 아니라 이동성의 정도(granularity)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구성원의 성과가 회사와 소속 팀 가운데 어디에 더 좌우되는지를 살피라는 말이다. 외과의사의 업무를 한번 생각해 보자. 이들은 이동성이 없는 인적 자산에 매우 크게 의존한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외과의사와 간호사, 마취사 사이의 심층적인 의사소통과 협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과거 연구에서 외과의사들이 자신의 성과가 이동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9 반대로 방사선과 의사는 다른 의사들의 의견을 참고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자기 충족적인 일을 하므로 이동성이 높다. 우리가 인터뷰한 한 방사선과 의사는 “방사선과 의사의 일은 사회성과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환자가 나간 다음에 방에 들어가는 의사는 우리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과의사의 비이동성은 회사(병원)보다 팀과의 관련성이 더 크다. 보스턴 소재의 한 간 이식팀은 팀 전체가 그대로 베스 이스라엘 디어콘네스 메디컬 센터에서 하버드대 의대 라헤이 클리닉으로 옮겨간 지 단 몇 달 만에 의료 역사상 처음으로 간과 신장의 동시 이식수술을 진행했다. 이 수술은 3개 수술팀과 20여 명의 의학 전문가들이 관련된 것이었다.
 
팀 전체를 옮기면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을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이 그다지 안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팀 전체의 이동과 관련해 법적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또 팀이 새로 옮겨간 조직에서 잘 융화되지 못하면 스타급 인재를 포함한 팀 구성원들은 새로운 조직에서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을 추가로 창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10
 
펀터와 와이드리시버, 또는 외과의사 및 방사선과 의사와 같이 몇몇 직무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직무는 유형을 정확히 정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경영진이 해당 직무에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이 얼마나 필요한지, 직원들의 이동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가 쉽지 않다. 기업 경영자들은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경쟁 우위의 원천이 되는 스타급 인재의 이동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직무의 이동성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줄일 수 있다. 첫째, 협력이 필요한 업무를 늘리는 것이다. 둘째, 컴퓨터 시스템이나 지식기반 데이터베이스 등과 같이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 회사만의 차별화한 자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셋째는 직원들에게 훈련이나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해 회사 고유의 업무방식을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업 경영진은 그들의 성공이 기업의 능력과 시스템, 업무 환경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음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뛰어난 성과는 많은 경우 스타급 인재와 기업의 파트너십에서 나온다.
 
그러나 경영진은 스타급 인재를 대체하는 것은 이동성이 높은 직무에서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뛰어난 인재의 풀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영진은 (1)스타급 인재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고, (2)조직 내부에서 새로운 스타들을 길러내는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회사가 경쟁자로부터의 인재 스카우트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을 구축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영자와 관리자들은 새로운 스타급 인재가 ‘수확’을 거두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이런 과정을 단축시키기 위해 새로 고용한 인재가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의 원천을 확인하고 접촉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정착 지원(onboarding)’ 활동은 신입 조직원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특히 이동성이 매우 낮은 직무에 있어 필수적이다. 이런 직무를 위해 경영진은 멘토링에 대한 많은 투자와 통합 및 훈련 프로그램, 새로운 조직원을 미래의 동료와 연결해 주는 활동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채용 후보자가 함께 일할 동료들을 면접과 채용의사결정 과정에 포함시켜 그들의 관여도를 높이는 것이다.
 
[GP TIP] 연구 개요
 
직원 성과의 이동성에 대한 연구가 어려운 것은 같은 기업이나 직무, 산업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교 데이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일 직무를 하지만 다른 산업과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데이터가 있다면 이상적인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추가적으로 각 개인의 직장 이동 이력을 보여 주는 시계열적 데이터가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성과가 자신의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에도 공개되는 ‘투명성’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런 모든 조건은 NFL의 선수 시장에서 충족된다.
 
NFL 선수 시장은 개별 선수의 성과를 보여 주는 구체적인 통계치 형태로 높은 유동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성과의 이동성을 조사하기 위해 우리는 스타급 와이드리시버와 펀터들을 팀을 옮긴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본문에서도 논했듯이 와이드리시버는 기업에 특화한 암묵적 지식에 의존한다 그들은 게임 전략과 감독의 경기 교본(playbook), 운동장에 있는 다른 선수와의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복잡한 공격 계획의 일부이기 때문이다.(우리는 이 글에서 ‘기업’과 ‘팀’, ‘종업원’과 ‘노동자’ ‘선수’를 혼용한다) 반대로 펀터는 그 역할이 크게 구분되어 있고 다른 팀의 상대편이 하는 활동과 동일하기 때문에 기업에 특화한 암묵적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됐다.
 
우리는 특히 스타 선수(구분 기준은 아래에 제시됨)들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은 조직 내의 가장 큰 전략적 자원이며, 따라서 이들의 이동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스타 선수들은 활동 능력 발휘에 제한이 거의 없다. 경기를 할 능력만 있으면 그들은 언제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2003년에 NFL에는 32개 팀이 있었으며, 이들은 미식축구 최고 선수들로 구성돼 있었다. NFL 팀들은 대학을 졸업하는 선수들을 지명해 데려오거나, 지명되지 않은 선수들과 계약하거나, 다른 팀의 경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한다. 팀은 선수와의 계약을 언제든지 파기할 수 있지만 선수들은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그래서 선수들은 그들의 기존 계약이 끝나는 경우에만 팀을 바꿀 수 있다. 팀간 선수의 트레이드는 빈번하지만 스타 선수들이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와이드리시버와 펀터에 대해서는 정확한 성과 측정치가 포함된 풍부한 데이터가 있다. 이들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은 일정 주기로 팀을 바꾼다. 그리고 이들 포지션은 차별화되고, 서로 다른 기술을 요구하며, 뚜렷하게 구별되는 기능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1993년(NFL이 완전 자유계약 선수제를 도입한 해)부터 2002년까지 ‘스타 선수’의 분류에 해당하는 모든 펀터와 와이드리시버를 연구했다. 우리는 스타급 와이드리시버를 ‘단일 NFL 정규 시즌에서 1000야드 이상의 리시빙 거리를 획득한 선수’로 정의했다. 각각의 시즌에서 1000야드의 기준을 넘은 선수들이 표본에 포함되었으며, 이 결과 75명의 와이드리시버에 대한 195개의 관찰 결과가 수집됐다. 스타급 펀터는 ‘시즌당 10명의 최고 선수들(리그의 상위 약 30%)’로 정의했는데 이들은 시도한 펀트킥의 누적 거리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그 결과 총 38명의 선수와 101개의 관찰치가 도출됐다.
 
우리는 선수가 스타급 성과를 보인 시즌과 그 이후 두 시즌, 즉 세 시즌 연속으로 성과 데이터를 수집했다. 각 포지션에 대한 3개의 측정치를 이용해 다른 팀으로 이동한 선수(이적선수)와 해당 팀에 잔류한 선수(잔류선수)로 나누어 성과를 연구했다. 와이드리시버들에 대해서는 전체 리셉션의 수와 리시빙 야드 및 리시빙 터치다운 수를 분석했으며, 펀터는 누적 펀팅 평균(스크럼 라인으로부터 펀트된 볼이 되돌아오거나 떨어지기 전에 비행한 평균거리), 순 펀팅 평균(공이 리시빙 팀에 의해 돌아온 지점과 스크럼 선간의 평균 거리)과 봉쇄된 펀트수로 측정했다. 또한 연령, 지명 순위, 참가한 게임 수 등 성과와 관련된 변수들의 효과를 조정했다.
 
연구 기간에 스타급 와이드리시버 이직률은 8.3%였으며, 스타급 펀터 이직률은 19.4%였다. 팀을 옮긴 스타급 와이드리시버는 잔류한 선수와 비교했을 때 성과 하락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의 중요성이 증명됐다. 그러나 1년 뒤에 이적선수들은 잔류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큰 성과의 하락을 경험하지 않았다.(미식축구의 성과는 선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필연적으로 하락하게 되어 있다) 이는 리시버가 새로운 팀과 ‘조정 시즌’을 거친 뒤에 원래의 실력 수준으로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펀터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적한 펀터들은 잔류선수와 비교했을 때 큰 성과의 하락을 경험하지 않았다. 이는 펀터가 매우 이동성이 높으며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에 의존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적한 펀터의 첫째 시즌과 이적한 뒤 둘째 시즌의 성과도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한 경영상의 시사점과 다른 결과들은 본문에서 논의됐다.
 
이동성 있는 조직원으로서의 관리자
경영진도 자신들이 맡고 있는 직무의 이동성을 고려해 본인의 경력을 더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은 구체적으로 자신들의 성과를 도와주는 인적 자본에 무엇이 있는지를 인식하고, 그런 자본의 이동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또 자신의 경력 목표를 위해 가장 도움이 되는 인적 자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안정한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직업을 자주 바꾸거나, 기업에 특화한 인적 자본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직무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정도의 기업 특화 인적 자본을 구축한 사람은 직장을 옮기기 전에 이직 후에 최소한 단기간이라도 업무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로 이직을 결심했을 때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 직장에 특화한 인적 자본이 얼마나 필요할 것인지 평가해 보아야 한다. 이런 정보는 그들의 학습곡선을 추정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고려 요인은 새로운 직무가 요구하는, 팀에 특화한 인적 자본의 양이다. 많은 양의 인적 자본이 필요하다면 학습에 필요한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경영자가 옮겨가는 회사의 기존 팀에 합류하는 대신 자신과 함께 일한 주요 인재들을 함께 데려온다. 많은 CEO가 과거에 거느린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데려와 핵심 경영진을 구축하려고 한다. 그러나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어떤 직원을 데리고 갈 것인지를 선택할 때 신중해야 한다. 사람을 선택할 때는 그 자신의 이동성뿐 아니라 그가 해야 할 역할에서의 이동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사로 이동하는 투자펀드 관리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자신의 금융 철학과 투자 방식을 이해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 처리 방식을 아는 핵심 리서치 담당자를 데려가고 싶어한다. 그는 또한 청구서와 경비 처리를 잘하고, 출장에 필요한 비용을 잘 끌어오고, 사내의 복잡한 행정절차를 손쉽게 해결하는 행정 담당 비서도 새 직장으로 데려갔으면 한다.
 
이들 가운데 한 사람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택해야 할까.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투자펀드 관리자는 직무 이동성에 기반해 행정 비서보다는 리서치 담당자를 선택해야 한다. 리서치 담당자의 인적 자본은 이동이 쉽지만 비서의 가치는 현재 몸담고 있는 기업에 특화해 있어 이동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유명 학자들은 다른 대학으로 옮겨갈 때 대학원생과 연구조교들은 데려가지만 비서들은 남겨놓는다. 전자의 가치는 교수의 전체 연구 내용(이동성이 있는 인적 자산)에 대한 깊은 이해에 있지만, 후자의 가치는 특정한 대학의 시스템과 절차(이동성이 낮은 인적 자산)에 있다.
 
이동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많은 기술이 사실은 조직의 능력에 상당히 의존적인 것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이해하는 것은 기업이 유지 가능한 경쟁우위의 주요 재료를 분석하는 데 매우 필수적이다. 인적 자본 이론을 인재의 이동성 차원에서 적용해 분석한 우리 연구는 전체적인 요인(기업 내에서의 역할 등)의 조합이 성과의 이동성을 결정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런 지식을 통해 경영진은 스타급 인재의 채용과 관련한 장점과 단점을 깊게 이해하고, 동시에 자시 자신의 경력 관리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미식축구의 공격 포지션에는 쿼터백과 러닝백, 와이드리시버 등이 있다. 쿼터백은 배구의 세터나 농구의 포인트 가드처럼 공격수에게 공을 배급한다. 러닝백과 와이드리시버는 쿼터백의 패스를 받아 전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러닝백은 주로 짧은 패스, 와이드리시버는 긴 전진 패스를 받는다. 펀터는 연속된 세 번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 공격을 포기할 때 상대 지역으로 가능한 한 멀리, 높게 공을 차 긴 체공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다. 펀트는 미식 축구에서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차는 행위를 말한다.
 
보리스 그로이스버그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경영학과 조교수다. 렉스 샌트는 워싱턴 DC에 있는 퍼시먼 트리 캐피털의 이사다. 로빈 에이브러햄스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의 연구조교다. 논문에 대한 논평이나 저자와의 연락은 smrfeedback@mit.edu로 하면 된다.
 
번역 오영건 kwonoy@hot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