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우리 기업의 성과 관리는 조직의 성장이 아닌 평가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평가 중심의 성과 관리는 형식적으로 진행되거나 구성원들이 안전한 목표를 설정하게 유도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 성장을 강조하는 그로스(GROWTH) 성과 관리는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마케팅 방법인 그로스 해킹을 성과 관리에 접목한 것이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을 위해 목표 달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그로스 성과 관리다. 그로스 성과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리더로는 MS의 조직 혁신을 이끈 사티아 나델라를 꼽을 수 있다. 그로스 성과 관리를 운영하기 위해선 KPI와 OKR을 결합한 3단계 관리 프로세스를 활용해야 하며 실제 성과를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목표(Goals) 설정-자원(Resources) 제공-기대 결과(Outcomes) 구체화-업무 흐름(Workflow) 최적화-성과 추적(Tracking)-조화(Harmony) 유지 등 그로스 6단계를 적용할 수 있다.
1. 성과 관리 무엇이 문제인가?1) 기존 성과 관리의 문제점미국의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가 작년 9월 ‘반도체 기업에 겨울이 다가온다’라는 보고서를 공개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어서 10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이 매출 대비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공개적인 사과문을 냈다. 삼성전자의 세세한 속내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기술개발에서 뒤처지고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관리의 삼성전자가 성과 관리에서 놓친 점은 무엇일까? 전 부회장의 사과문에서 그 힌트를 찾아본다.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수성의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겠습니다.”“우리의 전통인 신뢰와 소통의 조직문화를 재건하겠습니다.”전 부회장의 사과문에서 삼성전자의 문제점을 유추하면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고(근원적 경쟁력 강조), 높은 목표 대신 현재에 안주하며(도전정신 강조), 조직 간 갈등과 대화가 단절(조직문화 재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이 앓고 있는 중병이다.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한국 기업문화 근본적 혁신을 위한 제언’에서 ‘조직건강도 및 기업문화 3대 핵심 근인에 대한 진단 결과’를 보면 우리 기업의 리더십, 성과 관리 제도와 문화, 명확한 업무 분장 및 관리 항목들이 중하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성과 관리 제도와 문화의 세부 항목 중에서 ‘명확한 성과 목표’ ‘결과 관리’ ‘성과 평가’ 및 ‘건전한 내부 경쟁문화’ 모두 중하의 평가를 받았다. 리더십 세부 항목 중에서 ‘후원가적 리더십’과 ‘도전적 리더십’은 최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2016년 1차 진단에 이어 2018년에도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2년이라는 기간 동안에도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기업문화는 변화가 없었다.
위 연구에서 기업 구성원들이 느끼는 문제점을 그대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리더십에 대해 “권위주의적, 복지부동형 리더들이 아직도 많다” “리더들이 이젠 방향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중간관리자들(팀장)은 권한도 없고” 등의 응답을 보였다. 성과 관리에 대해서는 “나눠 먹기, 몰아주기 평가가 여전하다”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부재하다” “연공이 성과에 우선한다”라고 말했다.
필자 역시 기업 현장에서 임원, 팀장 대상 리더십 및 성과 코칭을 하며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우리 기업들의 성과 관리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문제점 몇 가지를 꼽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과 목표 설정과 성과 평가 과정이 형식적으로 진행된다. 상위 조직에서 주어진 목표를 직원들이 양식에 끼워 맞추기식으로 작성한다. 직원들은 그 목표와 과제를 왜 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른 채 자신의 목표와 과제를 기술하고 결과를 평가하기 바쁘다. 성과 목표 수립이라는 첫 단추부터 가슴 뛰는 느낌은 사라지고 짜증과 부담으로 얼룩져 있다.
둘째, 성과 평가가 작위적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작위적이라는 의미는 앞서 대한상공회의소의 진단 결과에서 나왔던 ‘나눠 먹기, 몰아주기 평가’를 포함한다. 나아가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문제가 있는 성과 지표의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허위 데이터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성과 결과에 대한 작위적 행동은 구성원들에게 성과 관리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킨다. 성과 관리가 꼭 필요한 것인지 그 필요성에 대한 의심을 키우기도 한다.
셋째, 성과 목표는 달성 가능하고 안전한 범위에서 설정된다. 상위 조직에서 내려오는 목표를 상명하복의 자세로 이행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상위 조직에서 하위 조직으로 목표를 전개할 때 구성원들이 목표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한 상황에서 구성원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업무가 배분돼 수행된다.
끝으로 많은 기업의 성과 관리가 성과 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앞의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나타난 피드백도 대부분 성가 평가에 집중돼 있다. 이는 성과 평가가 보상과 연결되며 보상에 대한 불만이 성과 관리 전반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성과 평가 결과를 어느 정도 보상에 반영할 것인가는 어려운 문제다. 보상의 전체 파이는 정해져 있는데 기업의 실적이 줄어들면 그 파이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성과 평가가 보상과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성과 관리는 인사 평가로 치환된다.
2) 성장 중심의 성과 관리로의 전환미국의 많은 기업은 기존 평가 중심 성과 관리 시스템의 한계를 인지하고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산업이 고도로 성장하는 시대에는 할당된 과제를 수행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그 결과를 평가 보상하는 성과 관리 방식이 유효했다. 그러나 산업의 성장이 정체되고 기업의 근원적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평가와 보상 중심의 성과 관리는 한계에 직면했다. 기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성과 평가가 아닌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에 초점을 둔 성과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2012년 어도비(Adobe) 인사 및 근무 환경 부문의 도나 모리스 부사장은 회사의 성과 관리 제도에 변화를 준 계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어도비의 관리자들은 과거 평가 시스템의 문제점을 더는 관용할 수 없었다. 과거의 시스템은 복잡한 기반 시설이 필요했고 매년 1, 2월 바쁜 어도비 직원들의 시간을 빼앗았다. 매년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2000명의 매니저가 8만 시간을 소비했다. 이 시간은 40명의 정규 직원이 매년 일하는 시간과 동일하다. 이런 수고 끝에도 내부 설문조사의 결과는 과거의 평가제도가 오히려 직원들을 격려하지 못하고 동기가 저하함을 보여줬다. 또한 이직률도 증가했다.”어도비는 기존의 1년에 한 번 평가하는 상대평가 방식의 성과 관리를 폐기하고 수시로 평가 피드백을 하며 절대평가와 360도 다면평가 방식을 채택한 체크인(Check-in) 시스템을 도입했다. 불필요한 평가 업무의 부담을 줄이고, 관리자가 구성원에게 더 솔직하게 피드백하며, 직원들의 기량을 향상하고 커리어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한 관리자가 직원들을 직접 평가하고 보상하게 해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어도비의 새로운 성과 관리 방식은 평가를 우선했던 기존의 성과 관리 방식에서 탈피해 조직의 성장과 성과의 개선에 집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 GE 등 많은 기업으로 확산됐다.
2. 성장 중심 성과 관리란 무엇인가?1) 그로스 성과 관리 모델
성장 중심 성과 관리, 일명 그로스(GROWTH) 성과 관리는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을 위해 목표 달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다. 개인이 성장해야 성과도 향상되고 조직의 성장도 이뤄진다. (그림 1) 그로스의 의미는 ‘그로스 해킹’에서 유래한다. 션 엘리스와 모건 브라운이 쓴 『HACKING GROWTH』에서 그로스 해킹은 “다기능 합작팀을 조직함으로써 강력한 데이터 분석과 기술적 노하우를 마케팅 지식과 효과적으로 결합해 성장을 촉진할 더 유망한 방법들을 빠르게 고안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케팅에서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법을 고안하듯이 인적자원 관리에서도 개인과 조직의 성장에 초점을 둔 그로스 성과 관리가 요구된다.성과 관리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관리자는 코칭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반드시 체득해야 한다. 코칭은 개인의 잠재력을 키우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다. 코칭 커뮤니케이션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처럼 직원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기 위해 업무와 역량 강화의 기회를 주며 동기를 부여하는 대화방식이다. 코칭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성과 평가 면담 이외에도 목표 설정과 과업 수행 등 업무 수행 전반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의 역량 개발과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성과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성과 관리 리더십이 중요하다. 관리자가 성과 관리 리더십 역량을 습득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성과 관리 과정에서 이뤄진다. 관리자는 팀과 직원들의 목표를 수립하고, 과업 수행 과정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성과 평가와 피드백 과정을 통해 성과 관리 리더십 역량을 강화한다.
2) 평가 중심 성과 관리와는 무엇이 다를까성장 중심의 성과 관리와 전통적인 성과 관리 방식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성과 관리의 목적이 기존의 성과 평가와 보상 중심에서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으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성과 평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핵심성과지표(KPI)의 개발과 정립에 역점을 뒀다. 그러나 핵심성과지표는 성과 평가를 위한 핵심 수단일 뿐 그 자체가 성장과 성과 개선을 가져올 수 없다. 따라서 현상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한 KPI에서 도전적인 성과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을 위해서는 상명하복의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에서 자율과 협업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로 변화해야 한다. 머리로는 이러한 변화 방향을 이해하지만 구성원들의 몸과 마음으로 체화된 기존 조직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빠른 방법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가 효과적이다.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에서 비롯된다. 수평적 의사소통은 계급장 떼고 맞먹자는 게 아니다. 상호 존중과 배려의 가운데 서로가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성장 중심 성과 관리로 전환하는 데 가장 까다로운 부분 역시 평가와 보상이다. 기존 성과 관리가 성과 평가에 초점을 둔 이유는 업적에 대한 평가가 보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KPI 선정이 중요해지고 정량적이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성과 관리가 운영돼 왔다.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개인과 조직의 성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받아들여져야 하며 객관적 기준에 의한 절대평가 방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절대평가 방식에선 성과 평가 결과가 그대로 성과 보상으로 연결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팀원 전체가 성과 목표를 달성하면 모두에게 최고 등급을 줄 수 있을까? 상대평가에서는 목표를 달성한 직원들 내에서도 다시 순서를 매겨서 정해진 비율대로 등급을 할당한다. 그동안 구성원들이 불만을 가졌던 것은 바로 이 대목에 있다. 최선을 다해 일해서 목표를 달성했는데 왜 최고 등급이 아닌가?성과 평가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보상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절대평가에 따른 보상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절대평가 결과에 따라 파이를 동등하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우수 등급의 인원이 많으면 배분되는 파이는 적어질 수 있지만 전체가 동등하게 보상받으니 다수의 불만은 적어진다. 또 다른 하나는 성과 보상의 역할을 각 조직에 위임하는 것이다. 전체 회사의 성과를 각 사업부의 성과에 따라 배분하고, 각 사업부는 각 팀의 성과에 따라 팀별로 나눈다. 마찬가지로 팀의 성과 배분 몫도 팀원 평가 결과에 따라 배분한다.
3) 그로스 성과 관리 리더십 사례: 사티아 나델라 MS CEO그로스 성과 관리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리더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부활시킨 사티아 나델라를 꼽을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는 MS를 단기 성과와 경쟁을 강조하는 성과 관리에서 고객과 협력을 중시하는 성과 관리로 탈바꿈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상대평가의 스택 랭킹을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보상에 대한 결정까지 일선 관리자들에게 위임한 것이다. 또한 평가 요소에 동료와의 관계를 포함시켜 동료가 피평가자의 업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이처럼 MS의 조직 변화는 성과 관리 제도의 혁신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티아 나델라가 보여준 MS 성과 관리 리더십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먼저 관리자는 성과 목표 설정과 과제 수행 활동에 있어 협력적인 성과 관리 리더십을 발휘한다. MS의 경우 기존 매출액이나 이익과 같은 성과 목표에서 팀 기여도나 동료와의 관계 같은 협력 중심의 목표로 변경했다. 이로써 조직 내부 경쟁보다 협력을 통한 성과 향상을 이끌어 냈다.
또한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형성됐다. MS에서는 성과 관리 과정에서 관리자와 팀원이 1년에 3~4회 만나 성과 면담을 한다. 성과 면담에서는 업무의 우선순위와 목표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기존의 성과 면담에서는 관리자가 결과에 대해 평가 중심의 피드백을 제공했지만 이후에는 업무가 잘 수행되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성장했는지 등 과정 중심의 피드백 방식으로 바뀌었다. 나델라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상호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관리자에게 말하라. 그의 조언이 불만족스럽다면 다른 관리자를 찾으라”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그로스 성과 관리 리더십은 리더와 관리자들이 성과 관리를 활용해 효과적인 조직을 운영하도록 한다. 또한 리더나 관리자의 핵심 역할인 목표 설정, 과업 실행, 평가 및 피드백의 단계별로 활동 지침을 제공한다. 기존 리더십이 다소 추상적인 이론과 내용을 전개한 반면 그로스 성과 관리 리더십은 성과 관리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목표 달성 능력과 실행력이 강한 리더를 양성하는 데 효과적이다.3. 그로스 성과 관리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1) 그로스 성과 관리의 운영 원리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과 개선을 실행하는 데 그로스 성과 관리의 3가지 운영 원리가 중요하다. 첫째, 일의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 선정을 위해 목표를 한 방향으로 정렬해야 한다. 개인의 목표가 팀이 추구하는 중점 전략 과제에 연결되지 못하면 개인의 노력은 결실을 맺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팀 역시 조직이 추구하는 전략 방향과 일치해야 한다. 한 방향 정렬은 단지 목표만을 연계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과 실행 과제 등 직원들의 마음까지 한 방향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원리는 자율과 협업이다. 대부분의 문제는 실행 단계에서 발생한다. 성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인 실행 단계에서 사업 아이템과 시스템, 사람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최고의 방법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성과 관리를 통해 문제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개인과 조직의 자율과 협업에 있다.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 조직을 보자. 리더가 화재 진압의 방향과 임무를 부여하면 소방관은 각자가 맡은 업무를 자율과 협업에 의해 수행한다. 먼저 화재가 더 크게 번지지 않도록 주변의 인화 물질을 제거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한 후에 화재의 근원에 접근한다. 이처럼 직원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고 문제를 발견해서 조치한다면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이 가능하다.
여기서 자율은 자기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자율은 책임과 역할이 명확하고 권한이 위임된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효과적으로 발휘된다. 협업은 조직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도와서 계획적으로 하는 일을 말한다. 그로스 성과 관리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과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이유도 개인과 조직이 스스로 일하며 서로 도와 성과를 만들기 때문이다.
세 번째 요인은 코칭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다. 코칭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이나 조직의 문제를 예방하고 위기를 돌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나 설비, 장비와 같은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바로 사람들이며 운용의 핵심은 원활한 정보 교류와 의사소통이다. 특히 리더나 관리자들은 조직의 문제나 위기 상황을 감추려고 할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을 믿고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 그로스 성과 관리 프로세스 3단계그로스 성과 관리는 성과 코칭을 기반으로 KPI와 OKR(Objective & Key Results)을 접목한 성과 관리다. OKR을 탄생시킨 존 도어는 그의 책 『Measure What Matters』에서 OKR은 ‘기업, 팀 혹은 개인이 협력해 목표를 세우기 위한 규약’이라고 했으며 OKR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판단과 강력한 리더십, 창조적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반이 구축되지 못한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OKR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존의 KPI 중심의 성과 관리 방식에서 OKR의 목표 설정 방식을 적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러한 그로스 성과 관리는 목표 수립, 과업 수행 및 성과 평가의 3단계와 성과 코칭 대화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림 2)
우선 목표 수립 단계는 개인과 조직의 성과 목표를 본연 목표, 도전 목표, 협업 목표 등 3가지 차원으로 나눠 수립한다. 본연 목표는 개인 본연의 업무 목표이고 도전 목표는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기존 성과의 2배 이상 가치를 창출하는 목표를 말한다. 도전 목표는 개인이 제안할 수도 있고 상위 조직에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협업 목표는 다른 팀이나 팀원 간의 공동 과제 수행을 통해 달성하는 목표이다. 각 목표별로 3~5개 내외의 실행 과제를 도출하고 KPI 달성 기준을 세운다. 개인별 성과 목표 설정 문서가 작성되면 관리자와 목표 설정 면담을 거쳐 확정한 후 팀 차원에서 공유한다.
그다음인 과업 수행 단계에서는 팀원의 성과 목표별 과제 진척도를 점검 및 피드백하는 1대1 성과 미팅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또한 팀 차원에서 월 단위로 팀 성과 목표 진행 결과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팀 성과 관리 미팅을 운영한다. 일상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가 있을 경우 별도의 수시 코칭을 진행한다.
마지막인 성과 평가 단계는 개인 및 팀 단위에서 성과 분석을 거친 후 성과 평가를 실시한다. 성과 평가는 업적 평가, 역량 평가, 리더십 평가 등이 있으며 평가는 절대평가와 다면평가 방식으로 진행한다. 성과 평가를 마치면 개인 차원에서는 1대1 성과 코칭을 통해 성과 결과를 리뷰하고 팀 차원에서는 팀 성과 관리 미팅을 활용해 팀 성과 평가 결과를 리뷰하고 개선한다.
명심할 점은 그로스 성과 관리 전 프로세스에서 성과 코칭 대화를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성과 관리 과정에서 코칭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인 이유는 관리자의 기존 말과 행동 습관을 코칭 대화 스타일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일선 조직에서 팀장과 관리자가 사용하는 언어는 상명하복식이나 지시 및 명령이 일반적이다. 기존의 수직적 대화 방식에서 코칭 대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직원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과제 수행의 동기부여를 촉진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
2) 그로스 성과 실행 6단계성과 목표 달성을 위한 세부 실행 과제 수행 과정에서는 6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게 도움이 된다. 이 6단계는 실행 과제 수행을 체계화하기 위해 그로스(GROWTH)의 각 알파벳 이니셜을 활용해 구성한 연속적인 실행 모델이다. (그림 3)
1단계는 과업의 목표(Goals) 설정이다. 목표는 달성되기를 기대하는 결과이며 측정 가능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목표는 무엇을(What), 어느 정도(How), 언제까지(When) 3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여기서 관리자의 역할은 구성원들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도록 조율하며 구성원들이 도전적 목표를 설정하도록 동기부여한다.
2단계는 과업에 필요한 자원(Resources) 또는 지원을 제공한다. 개인이나 조직의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원(재정, 도구, 인력 등)과 지원 사항을 준비해 적기에 제공한다. 관리자는 개인이나 조직의 과업 수행에 자원과 문제를 점검하며 대안을 마련한다. 예를 들면 과제 수행을 위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역할과 책임을 부여한다. 또는 과제 수행에 필요한 장비나 도구 등을 지원한다. 대부분의 과제 수행에서 자원이나 지원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관리자는 성과 관리 리더십을 발휘해서 대안을 마련한다.
3단계는 과업 수행 결과(Outcomes)를 구체화한다. 과업의 목표 달성 후 기대되는 결과를 정량적 혹은 정성적 KPI에 근거해 정의한다. 이 단계에서 관리자는 기대하는 결과를 구체화하고 KPI와 함께 평가 보상 기준을 마련한다. 또한 주기적으로 성과 미팅을 실시하고 진척 사항을 파악하며 진행 사항에 대해 조언이나 칭찬을 한다. 관리자는 과제 수행 결과에 따라 개선 방안을 구성원들과 협의해서 목표 달성을 촉진한다.
4단계는 과업 수행의 업무 흐름(Workflow)을 최적화한다. 과업 수행의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해 비효율성을 제거해 생산성을 높인다. 또한 업무 흐름 구간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개선한다. 관리자는 업무 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구성원 간 협업을 촉진하며 수평적 의사소통을 활성화한다. 업무 흐름상에서 예상되는 문제를 예방하며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
5단계는 과업 수행 성과 추적(Tracking) 및 모니터링이다.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과를 추적하고 문제 사항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 또한 주요 성과 지표를 정기적으로 리뷰하고 구성원들에게 모니터링 결과를 피드백한다. 피드백 방법은 서면이나 대면으로 진행하며 과업 수행 결과 피드백을 통해 구성원들의 성과 향상을 돕는다. 또한 관리자는 과제 진행 상황을 직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해 신뢰 관계를 강화한다.
6단계는 과업 수행 과정에서 조화(Harmony)와 균형을 유지한다. 과업 수행의 목표나 과제의 조화와 균형 이외에 구성원 개인의 삶이나 대인관계에서 균형을 고려한다. 또한 성과 결과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직원들을 보상하고 격려한다. 이를 위해 관리자는 팀원의 업무가 과중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며 상호 협력과 지원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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