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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지속가능성 위한 혁신’은 리스크 동반… 작은 프로젝트로 테스트를

한지영 | 412호 (2025년 3월 Issue 1)
Based on “Sustainability oriented innovation and organizational values: a cluster analysis” (2024) by Rubio-Andre´s, M., &Abril, C.. in the journal of Technology Transfer, 49, 1-18.
https://doi.org/10.1007/s10961-022-099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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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왜 연구했나?


2021년 발표된 맥킨지 서베이 『How Companies Capture the Value of Sustainability: Survey Finding』에 따르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오늘날 CEO들이 주목하는 핵심 전략 과제 중 하나다. 사회적·환경적 이슈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윤리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경영 전략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다. 특히 혁신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시장의 요구 사항과 경쟁사의 대응 전략이 지속가능성 목표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는 시장에서 경쟁사의 가격 경쟁력 우위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전통적인 접근 방식만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기업은 혁신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추가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려면 ‘지속가능성 지향 혁신(Sustainability-Oriented Innovation, SOI)’을 도입해야 한다. SOI는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기업의 역량을 의미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제품, 프로세스, 업무 관행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수적이다. 결국 지속가능성을 경영 전략의 중심에 두고 이를 혁신과 연결하는 기업만이 장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조직이 SOI를 효과적으로 촉진하기 위해 요구되는 조직 가치 유형을 탐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경쟁 가치 이론(Competing Values Theory)을 이론적 틀로 활용했으며 여기에 혁신 전략에서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위험 회피(risk aversion) 차원을 결합해 다섯 가지 조직 가치 프로파일 유형을 도출했다. 또한 연구팀은 실증적 분석을 통해 네 가지 유형의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정의하고 각 클러스터가 SOI 촉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본 연구는 이를 바탕으로 SOI를 강화하는 조직 가치의 유형을 제시하며 조직 관리자들이 SOI를 성공적으로 주도하기 위해 구축해야 할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의 핵심 요소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전략적 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SOI를 효과적으로 촉진하는 조직 가치 유형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진은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128명의 고위 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탐색적 요인 분석과 군집 분석을 통해 4가지 유형별 클러스터(합리적 가치 중심 문화, 발전적 가치 중심 문화, 균형 잡힌 조직문화, 계층적 조직문화)의 기업별 ‘지속가능성 지향 혁신’에 대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도출했다.

첫째, 합리적 가치 중심 문화(Rational Values-Driven Culture) 클러스터에 속한 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대한 개방성이 낮고 위험 허용 수준도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반면 높은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강했다. 이들은 시장에서 필요할 때만 운영 방식을 변경하는 전통적인 기업들로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응력을 갖추고 있지만 새로운 프로세스를 채택하는 데는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들 기업의 대다수가 서비스 산업에 속해 있어 SOI 프로젝트의 성공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서비스 혁신이 쉽게 모방될 수 있어 혁신적 활동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발전적 가치 중심 문화(Developmental Values-Driven Culture) 클러스터는 대인 관계 시스템과 개방적 시스템 차원에서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며 위험 허용 수준은 평균 정도로 나타났다. 이 클러스터에 속한 기업들은 강한 팀워크와 높은 사기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에게 성장과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며 재무적 성과를 넘어 사회적 영향력 창출을 지향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최신 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하고 직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하도록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개방성과 협업 문화가 SOI 성과를 향상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균형 잡힌 조직문화(Balanced Organizational Culture) 클러스터는 SOI 성과에서 경쟁사와 유사하거나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로 구성된다. 주로 산업 및 제조업 부문에 속한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며 서비스 산업보다 R&D 특허 창출 역량이 높다는 점이 주요한 특징이다. 특히 지속가능성에 대한 높은 관심과 통합적 접근 방식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이 클러스터에 속하며 상당수가 유럽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기업 규모 측면에서는 연 매출 5000만 달러 이하, 직원 수 1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이 많으며 대기업 대비 시장에서 높은 유연성과 경쟁력을 보인다. 응답자들은 자사 기업이 경쟁사보다 지속가능성 준수 및 비용 절감에서 앞서 있으며 환경적·사회적 요인을 핵심 비즈니스 전략에 내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넷째, 계층적 조직문화(Hierarchical Organizational Culture) 클러스터에 속한 기업들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고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사전 계획과 강한 통제 시스템을 중시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은 내부 프로세스를 철저히 관리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혁신적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대부분의 기업이 SOI 성과를 경쟁사 대비 낮게 평가했으며 이는 조직이 강한 내부 프로세스 중심의 운영 방식을 유지하면서 지속가능성 혁신을 위한 유연성과 개방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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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결과는 기업의 조직적 가치가 SOI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며 실제 기업 환경에서 SOI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문화 구축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통찰과 실무적 교훈을 제공한다.

첫째, 기업이 SOI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 가치와 문화를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본 연구는 모든 조직 가치가 동일한 방식으로 SOI에 기여하지 않으며 성공적인 SOI 실행을 위해서는 특정 조직 가치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내부 프로세스 중심의 안정성과 통제 지향적인 조직 가치는 SOI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리자들은 조직 내 유연성, 개방성, 협력을 강화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둘째, SOI는 본질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을 동반하므로 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면서도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균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실험적 접근 방식을 활용해 소규모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실행하고 점진적인 확장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조직의 리더는 SOI를 촉진하는 조직 가치를 명확히 식별하고 이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조직의 가치 체계를 면밀히 평가하고 SOI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가치 프로파일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조직이 변화와 혁신을 장려할 수 있도록 위험 회피 성향을 줄이고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접근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한지영jeo0915@naver.com

    다이닝브랜즈그룹 전무

    필자는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BHC 치킨, 아웃백스테이크 등의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다이닝 브랜즈 그룹에 재직 중이며 경희대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주요 관심 연구 분야는 디지털 기술과 마케팅 성과 창출, 조직 변화 관리와 리더십, 조직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이론, 경영 전략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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