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의 위험이 커지면 기업은 인건비를 조정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려 한다. 이때 가장 큰 부담은 소위 ‘만년 과장’으로 대변되는 직급 없는 고령 직원이다. 연차가 높아 높은 임금을 받지만 그에 상응하는 생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사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 시대에는 나이가 들수록 학습 능력이 떨어져 생산성 역시 저해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이들의 생산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과를 연동한 임금 체제로의 개편이 필요하다. 아울러 관리형 인재와 실무형 인재를 따로 구분해 직급이 없더라도 실무에 강점을 발휘하는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보전해야 한다.
“아니, 아버지뻘인 만년 과장들 왜 이렇게 맘에 안 들지? 이직해도 계속 능력 없는 만년 과장들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것 같은데.”
“만년 대리, 과장이 요즘은 대세지? 누가 요즘 팀장, 임원을 하고 싶어 해.”
‘만년 과장’을 주제로 한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의 반응이다. 입장은 갈리지만 공통적으로 승진에는 관심이 없어 사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편하게 회사 생활을 하며, 일도 많이 하지 않는 ‘월급 루팡’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듯하다. 관리자들은 물론 공정을 중시하는 MZ세대 근로자들에게도 이들은 대체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연차는 높아 월급은 많이 받고, 그래서 인건비 부담이 큰 존재인데 그에 상응할 만큼의 업무량과 기량은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학습 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직책을 달든 못 달든 말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어느 순간 자신의 임금이 생산성을 추월하게 된다. 즉, 받는 만큼 성과를 못 낸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자면 우리 모두,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저성과자가 되고 서서히 회사에 짐 같은 존재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경기에는 적신호가 켜졌고 기업의 성장은 둔화됐다. 노동시장이 경직된 우리 기업에 의도적으로 근로자 수를 줄이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고령 근로자의 인건비 부담은 점점 막중해지고 있다. 임금 연구 분야에서 권위자로 꼽히는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근로자들이 창출하는 생애 총생산성과 기업이 지급하는 생애 총임금 사이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생산성을 연동한 임금 체제로의 노사 합의를 통해 임금 유연성을 확보해야 노사 모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관리자가 되지 못한 만년 과장들도 실무형 인재로 재조명되면 생산성을 보존하면서도 관리자 못지않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DBR이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그를 만나 고령 근로자 성과 관리를 위한 임금 및 직무 솔루션에 대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