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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Interview: 김진우 하이(Haii) 대표•연세대 경영대 교수

“물리적 사고보다 정신 건강 산재 더 많아 디지털 치료제로 직원 마음 토닥여줘야”

장재웅 | 341호 (2022년 0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물리적 안전사고 중심으로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에 따르면 직장 내 정신적 스트레스에 따른 업무상 사고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 감정 노동 등을 겪는 사무직 또는 서비스업 근로자들이 대다수인 기업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 이에 대응한 비즈니스도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국내 스타트업 ‘하이’의 범불안장애 디지털 치료제 ‘앵자이렉스(Anzeilax)’는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활용해 직장인들의 6대 정신질환 정도를 검진하고 이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AI를 활용한 디지털 치료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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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으로 많은 기업이 안전보건 관리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부분 관심의 초점이 공장이나 건설 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인명 피해에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사무직 근로자 위주의 사업장을 가진 기업이나 서비스 업종에서는 상대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관심이나 우려가 덜한 편이다. 하지만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 1만 명당 산재사망률은 1.08명인 데 비해 자살률은 2.69명에 이른다. 다시 말해 직장 내 사망사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질환 등 정신적 건강 이슈와 관련이 있다.

여기에 최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사망의 경우 “그 원인 등과 무관하게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면 직업성 질병에 의한 사망도 중대산업재해에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직장 내에서 정신적 스트레스에 따른 업무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① 직무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 장애 예방 조치를 위반했다거나 ② 성희롱 예방 교육 등 법정 의무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거나 ③ 괴롭힘이나 성희롱 사실을 회사에 알렸는데도 근로기준법이나 남녀고용평등법상 상담 및 가해자와의 격리 조치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과 함께 징벌적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안전사고만큼 직원들의 정신적 건강을 지키려는 기업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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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초반 혼란스러운 와중에 직원들의 정신 건강 관리에는 소홀한 모습이다. 이에 DBR는 최근 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통해 기업용 직원 대상 정신 건강 관리 솔루션을 선보인 스타트업 하이(Haii)를 이끌고 있는 김진우 대표(연세대 경영대 교수)를 만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직장인 정신 건강 관리의 중요성과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성 등에 대해 물었다. 하이는 범불안장애 디지털 치료제인 ‘앵자이렉스(Anzeilax)’ 임상 3상을 마치고 확증적 임상시험1 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최대 건강검진기관인 KMI한국의학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2022년 3월부터 건강검진자 대상 정신 건강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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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유사한 철학을 가진 산업안전보건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과 보건의 의무 이행 책임을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것이 특징이다. 각 기업의 대표가 바로 법적 처벌 대상이 되다 보니 산업계의 우려도 큰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대재해처벌법 논의는 안전사고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재해 발생 빈도를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물리적 사고보다 자살, 자해 등의 비중이 높다. 기업이 이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도가 없고 아직 법 시행 초반이다 보니 관심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직장인의 정신 질환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가?

근로복지공단이 6대 정신 질병2 을 분류해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해 주기로 한 이후 해마다 정신 질병 산재 신청이 늘고 있다.3 또한 2019년 직장 내 괴롭힘방지법이 시행되는 등 최근 직장인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증 등으로 인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정신질환을 어떻게 다룰지가 명확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고용노동부의 매뉴얼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봤을 때 정신질환으로 인한 산재 역시 기업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 수요에 맞는 제품들도
개발 중인가.

디지털 치료제가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다. 하이 역시 최근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 우울 등 정신질환 여부를 조기에 측정하고 나아가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병의 기전이 명확하고 치료 작용기전(Mechanism of Action)에 대한 과학적이고 임상적인 근거가 있어야만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재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표적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성이 있다. 하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4 를 활용해 환자의 정신질환 상태 및 중증도를 파악하는 검진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이렇게 검진 도구를 통해 나온 결과로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다. 이 가운데 검진 파트의 경우는 이미 개발이 완료돼 현장에서 서비스 중이다. 특히 올해 초 국내 최대 건강검진기관인 KMI한국의학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3월부터 KMI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모든 수검자를 대상으로 ‘마음검진’이라는 정신 건강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치료제 쪽으로는 ‘마음정원’5 이라는 서비스가 현재 연구자 임상으로 3상까지를 마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용 확증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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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서는 특히 어떤 종류의 서비스가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 중 기업의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마음검진과 마음정원이다. 특히 직원의 정신 건강을 검진할 수 있는 마음검진은 KMI와 같은 건강검진 기관뿐 아니라 기업들 역시 직원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다. 마음검진은 바이오 마커 기술이 핵심이다.

마음검진은 스마트폰으로 대화형 임상 설문과 디지털 바이오마커인 심박변이도(HRV, Heart Rate Viability) 측정을 동시에 진행해 앞서 말한 7대 정신질환7 을 선별하고 근로자의 직무 스트레스를 파악한다. 또 더 정확한 검사 결과를 위해 사용자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사용자의 감정을 파악하는 아이 트래커(eye tracker)와 보이스 마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렇게 마음검진을 통해 기업이 임직원들의 정신 건강 검사를 진행하면 직원 전체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해 매년 비교를 하며 임직원의 정신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고 이를 개별 직군과 직무별로 산업 평균과 비교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 관련 산업재해 발생이나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 진단을 바탕으로 디지털 치료제인 마음정원을 활용한 치료 역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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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서비스의 기술적 원리와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

마음검진은 이미 240명의 임상 테스트를 통해 정신질환 선별력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또한 매년 100만 명이 건강검진을 받는 KMI를 통해 올해부터 더욱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음정원의 경우는 이미 임상을 진행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냈다. 특히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피실험자 6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31명에게는 마음정원 처방을 하고 29명에게는 명상 관련 책을 읽게 한 후 매주 만나 BAI 스코어8 를 측정했다. 그 결과 마음정원 처방을 받은 피실험자들의 불안 정도가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정원의 핵심 기능은 크게 4가지다. 앞서 마음검진을 통해 파악한 환자의 상태를 바탕으로 맞춤형 감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자기 대화(self-talk)를 통해 초점을 자기에게 맞추도록 도와주며 호흡법 및 명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마음정원은 기술이 핵심이다. 일례로 맞춤형 감정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과정에서 GAN9 이라는 AI 알고리즘이 활용된다. 이 알고리즘은 피검사자별로 맞춤형으로 스크립트와 배경음악 등을 설정해주고 피검사자는 이 스크립트를 소리내서 읽고 이를 녹음한 후 녹음본을 직접 듣는다. 이를 자기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셀프 톡’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이 기술이 어려운 이유는 자기 목소리로 녹음 음성을 튜닝해주는 알고리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가 녹음을 하고 녹음된 것을 그대로 들으면 내 목소리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을 보완해 녹음된 목소리를 내가 아는 내 목소리로 변조해 듣게 해주는 원리다. 이 셀프 톡은 자신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느낌을 줘 심리 치료에 효과가 있다.

최근 직장인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해
EAP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많은데.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 경영에서 ESG가 중요해지면서 ESG 중 S(Social)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EAP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사내 오프라인 센터 중심의 기존 EAP는 한계가 있다. 사내 EAP 시설을 들락날락 거리는 것이 동료 직원의 눈에 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을 수 있고 상담사 역시 직원일 경우가 많기에 개인정보가 샐 불안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가 개발한 디지털 정신 건강 진단 시스템은 따로 어디를 방문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나의 현재 상태를 진단할 수 있고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약도 먹지 않으면 소용없고, 먹더라도 정해진 시간과 용법에 따라 올바르게 복용하지 않으면 효과는 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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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 교수이면서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인간-컴퓨터 상호작용)를 전공했다. 원래는 경영학도였지만 UX(user Experience)에 관심이 생겨서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HCI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26년간 학생들을 가르쳤고 국제HCI학술대회(ACM SIGCHI)에서 조직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그렇게 학자로 일하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 보니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학교에서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이 꽤 많다. 아끼던 제자가 자살을 해 충격을 받은 적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디지털 치료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10

보통 디지털 치료제 분야는
의사 출신 창업자들이 많이 도전하는 분야인데.

실제로 그렇긴 하다. 하지만 하이가 추구하는 것은 ‘디지털 표적 치료제’다. 디지털 표적 치료제 분야는 무엇보다 디지털 바이오 마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력과 순응도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UX)이 중요하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처(FDA)가 디지털 치료제 소프트웨어인 ‘SaMD(Software as a Medical Device)’를 평가할 때 UX에 대한 평가 항목이 절반이 넘는다. UX가 내 전공 분야인 만큼 디지털 치료제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디지털 치료제가 기존 약물 치료 등에 비해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약물 치료는 장기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부담을 느낀다. 특히 ADHD(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는 어린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인데 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이 약물을 오랜 기간 먹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 정서장애, 인지장애, ADHD, 마비성 언어장애, 노인성 난청, 근감소증 중에는 약물 치료제가 없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인지장애 중 경도인지장애의 경우는 아직 FDA 허가를 받은 약이 없고 노인성 치료제나 마비성 언어장애도 아직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이런 질병들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치료제가 이미 개발된 질병 역시 기존의 약물과 디지털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면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심리적인 위안 측면에서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접 경험한 재밌는 사례가 하나 있다. 2018년경 하이는 ‘똑똑새미’라는 치매 예방 및 진단 솔루션 베타 버전을 내놓고 이를 70대 노인분들께 3개월 시범 서비스로 제공했다. 그러고 나서 사실 우리도 잊고 있었고, 기술적인 업데이트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1년쯤 지나 우연히 시스템 로그를 살펴보는데 당시 이용권을 받은 고객 한 분이 이 베타 버전을 그때까지도 매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소문 끝에 이 고객을 찾았는데 79세 할머니였다. 베타 버전 이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매일 같은 말만 반복하는데도 할머니는 매일 아침 똑똑새미에 접속해 대화를 나눴다. 당시 할머니께 왜 사용했는지 여쭤보니 “새미 아니면 새벽 6시에 누가 나한테 말을 걸어주겠나”라고 반문하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임직원들의 멘탈 헬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대응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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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를 비롯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의
부상이 기대되는데.

하이가 개발한 마음검진은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 바이오•의료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신촌 및 강남 세브란스병원, 감성과학연구센터, 연세대 디지털 치료제 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해 기업에 제공할 서비스는 질환마다 디테일한 검진 기능이 탑재된다. 특히 회사마다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테면, 어떤 회사는 자살 및 자해 행위에 특화된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러한 수요에 맞춘 진단 및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고객응대부서(콜센터)나 특수 직종 (군• 경찰)에서 관심을 보여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고 감정 노동 강도가 강한 직원들이 많은 기업의 관심이 높다.

최근 미국의 디지털 치료제 스타트업 스피링헬스가 유니콘 기업이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프링 헬스는 설문과 상담을 통해 확보한 사용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AI로 분석해 명상, 온라인 인지행동 치료, 오프라인 상담과 코칭, 운동 요법 같은 체계적인 치료법을 적시에 제공하는데 비즈니스 모델이 우리와 유사하다.

나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표적 치료제 산업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전략적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나라보다 앞선 IT와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로서의 역할과 더불어 능력과 열의가 넘치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디지털 치료제 산업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들과 함께 성장해 나아갈 때 디지털 치료제가 우리나라의 핵심 먹거리가 될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임직원들도 줄어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DBR mini box : 정신 건강 이슈, 왜 중요한가

스트레스 달래고 조직 생산성도 높일 기회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올해 1월 시행됐다. 아직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중대재해법의 적용 범위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특히 신체적 사고뿐 아니라 정신 건강과 관련된 이슈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새로운 법 적용에 따른 기업들의 고민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신체적 사고보다 훨씬 더 재해 정도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고 기업이 따라야 할 뚜렷한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내 ‘정신 건강’ 포함

그동안 ‘노동자 건강’은 신체적 부상과 사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산업재해 신청 및 인정 건수를 보면 정신질환까지 노동자 건강의 개념이 확장되는 추세로 보인다. 실제 2017년 대비 2020년의 정신질환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13건에서 581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실제 재해로 인정 판정받은 사례는 126건에서 396건으로 늘었다. 인정률은 10% 이상 증가했다.

정신질환 산업재해에서 주로 논의되는 질병은 불안장애, 적응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급성 스트레스 반응, 수면장애, 자살 등이 있는데 이러한 정신 관련 질병의 발생 및 악화에 업무 스트레스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인과관계를 판단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개인적 취약성보다는 환경적 요인, 즉 ‘업무적 스트레스에 노출이 됐는가’ 여부가 중점 사항이라는 점과 근로자의 평소 건강 상태와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해 판단한다는 점이다. 실제 해당 내용과 연관이 있는 대법원 판례는 아래와 같다.

1)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두 14692 판결,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3두23461 판결 - ‘반드시 의학적•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볼 수 있다.’

2)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두3944 -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 등 개인적 취약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스트레스가 겹쳐서 우울증이 유발 또는 악화되었다면 인과관계 인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이러한 판례만 봐도 정신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기업이 근로자 개인의 취약성만 탓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 환경에 있어 업무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스트레스 요인을 선제적으로 식별해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임직원 정신 건강 보호,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논의 이전에도 이미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통해 임직원의 정신 건강 관련 법률들이 시행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금지법, 감정노동자보호법 등으로 매뉴얼 제작 및 배포를 통해 구체적인 멘탈 케어 가이드까지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시행규칙 및 시행령을 참고해 임직원의 정신 건강 보호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설계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정신 건강과 관련된 법령 기준은 크게 ‘예방’과 ‘보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예방과 관련해서는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 ▲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1조) 등이 대표적이다.

1.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 조치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제669조에 따르면 근로자가 신체적 피로와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작업을 하는 경우 사업주는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 건강을 해치게 될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1) 직무 스트레스 요인을 평가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

2) 작업 계획을 수립할 때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

3) 휴식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등 근로 조건 개선

4) 기타 복지 차원의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

5) 건강 진단 결과와 상담 자료 등을 참고해 근로자를 적절히 배치하고 건강 문제 발생 가능성과 대비책에 대해 설명

6) 질환 발병 위험도 평가와 금연, 고혈압 관리 등 건강 증진 프로그램 시행

몇몇 항목은 아직 구체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는 않지만 임직원의 정신 건강 보호를 위해 도입•운영할 수 있는 것은 ①한국인 직무 스트레스 측정 도구(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를 활용한 직무 스트레스 측정 ②전문가를 통한 종합 평가 및 개선 대책 마련 ③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개선 대책 시행(심리상담, 휴게시설 확충, 동호회 활동 지원 등), 기타 멘탈 케어 관련 지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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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객응대근로자의 건강장해 예방 조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규칙 제41조에 의하면 사업주는 고객응대근로자(고객을 직접 대면하거나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고객의 폭언, 폭행으로 인한 정신 건강상 피해를 예방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도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의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관련 시행령을 참고해 보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①평상시 고객의 폭언, 폭행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 및 환경적 조치(안내 문구, 휴게공간 조성 등) ②정신적 건강장해를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 제공(상담, 동호회 활동 등) ③건강장해 우려 포착 시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다른 업무로 전환하고 휴게시간을 연장 ④관련 사후 처리(고소, 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지원, 치료 및 상담 지원 등)를 진행할 수 있다.

법의 준수는 물론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 필요

지금까지 법령 기준을 중심으로 ‘임직원 정신건강 보호 프로그램’을 설명했지만 법률적 리스크만 생각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 실제로 상당수의 기업이 법적 대비 차원의 형식적인 지원책에 그치고 있다. 이 경우엔 자본을 투자하는 만큼 실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법률적 과도기에는 혼란이 반복될 것이 자명하다.

정신건강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임직원의 정신건강 이슈는 조직의 업무 생산성과 인재 유출과도 연관이 있기에 조직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이에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근무 환경 개선 및 일상 멘탈 케어 프로그램 제공 등 예방적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전문가와의 심리상담,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의 관공서(보건소, 경찰서 등) 연계 등 사후 관리까지 제공해야 한다. 또한 통합적인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설계해 운영한다면 법률적 이슈 해결은 물론 실효성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양승만 트로스트 EAP 사업 총괄 jacob@hu-mart.com
필자는 국내 1위 온라인 멘탈헬스케어 플랫폼 ‘트로스트(Trost)’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인 휴마트컴퍼니에서 B2B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 IT 벤처기업, 공공기관 등 82개 기업에 임직원 정신 건강 보호 프로그램을 기획 및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멘탈케어 프로그램 컨설팅 및 솔루션 설계를 돕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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