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는,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이다. 조직이 ‘보이지 않는’ 직원을 감시하는 관리 체제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재택근무 환경에 걸맞은 매니지먼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 각자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관리자는 각 직원에게 직무에 따른 적합한 업무를 배분하고 업무 목표 및 진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모든 평가는 성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비대면에 따른 고립감 등을 해소하기 위해 관리자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늘려야 한다.
‘원격 감시’하는 조직이 될 것인가
재택근무, 즉 리모트워크(Remote Work)의 확산으로 직원이 게으름 피우진 않을까 염려하며 어떻게 업무 관리를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기업 경영자와 관리자가 많은 요즘이다. 성악설(性惡說)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관리자의 눈이 미치지 않으면 근로시간에 직원이 일하지 않고 게을러진다고 의심할 수 있다. 직원은 회사에 소속돼 있고, 상사의 승인 없이 자택 근무지를 이탈하는 것은 근무 수칙 위반이라는 사고가 깊이 배어 있는 태도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직원이 업무 컴퓨터를 가동하고 있는지, 컴퓨터 화면에 무엇을 띄워 놓고 있는지를 원격으로 실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회사도 있다고 한다. 재택근무로 출퇴근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어 반갑다고 생각했는데 원격 감시로 위화감을 느끼고 의욕을 상실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을 것이다.
재택근무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이 ‘보이지 않는’ 직원을 ‘감시’하는 관리 체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재택근무의 본질은 업무 시간과 생활 시간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다. 유연한 일 방식을 통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이러한 취지를 살려 관리자는 직원이 자율적으로 일하며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재택근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한 재택근무는 회사와 직원 간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한 고차원의 일 방식이다. 관리자가 직원을 신뢰하지 않으면 자율적 업무 기반이 조성되지 않는 것은 오피스 근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본격적인 재택근무 시대를 맞아 보이지 않는 직원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매니지먼트(management) 스킬은 더욱 중요해진다.
어떤 매니지먼트가 효과적일까? 먼저 기업은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인식해야 한다. 평생직장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 직원에게 충성을 강요하는 상하 관계의 패러다임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회사와 직원은 서로 선택하고 선택받는 수평적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직원의 신뢰를 얻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전략이다. 직원을 감시하기보다는 성선설(性善說)에 입각해 개개인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상사는 관리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조직 구성원의 커리어 성장과 활약을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