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4. 고령화 시대, 탤런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이유

‘하드웨어’는 리스킬링, ‘소프트웨어’는 업스킬링
숙련된 경험 살려 경력 개발 기회 줘야

333호 (2021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인구 감소는 기업이 리스킬링 및 업스킬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축소는 필연적으로 고령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 논의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조직 내 디지털 역량이 떨어지는 고령 근로자의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또한 고령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디지털 역량의 리스킬링은 물론 상대적 강점이 있는 소프트웨어적 자질의 업스킬링에도 힘써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향후 기업의 과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X)과 인구 고령화는 국내 기업들의 고민을 가중시키는 두 가지 큰 이슈다. 특히 고령화는 산업과 기업 생태계 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2019년 합계 출산율은 0.92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 고령화의 진행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73.2%였던 생산가능인구가 2056년 49.9%를 기록하고, 2067년에는 45.7%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은 노동 공급에 차질을 주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고 경제 성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점은 인구 구조가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것과 반대로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임원진을 포함한 핵심 인력들의 연령대는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CXO연구소의 ‘국내 주요 5대 기업 2021년도 신임 및 퇴임 임원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도 상반기 인사에서 주요 5대 기업(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하이닉스•LG전자•포스코)의 신임 임원 중 40% 정도가 외환 위기를 거치며 졸업한 1971∼1975년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는 결국 직장인들의 은퇴 나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며 이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는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결국,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생산가능인구의 축소는 은퇴자에 대한 의존율을 높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가 2021년 발표한 전 세계 지역별 은퇴자 의존율을 살펴보면 유럽의 경우 2017년 27.2% 대비 2037년 40.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북아메리카(2017년 24.3%→2037년 36.2%), 오세아니아(2017년 20%→2037년 27.8%), 아시아(12.2%→22.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7년에서 2037년도 의존율 상승률은 유럽이 13.2%p로 가장 높았고 아시아가 10.6%p로 그다음이었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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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현상은 미래 노동력의 변화를 위한 준비를 요구한다. DX와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업과 기관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의 인재 전환, 즉 탤런트 트랜스포메이션(Talent Transformation, TX)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DX와 인재 전환

1. DX를 위한 TX 핵심 역량: 디지털 리터러시

맥킨지가 2018년 발간한 보고서 1 에 따르면 2018년을 기점으로 기본적인 디지털 기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인지능력뿐 아니라 창의성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모든 연령대의 근로자들은 직무와 관련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유지해 노동시장에 남아 있기를 원한다. 기술의 혁신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고려할 때 근로자는 평생 학습자로서 훈련받고 그에 따른 역량 개발이 이뤄져야 함을 시사한다.

고령 근로자는 길어진 수명과 곧 도래할 생산가능인구 축소에 따라 과거보다 더 오래 경제 활동을 영위하고 경제 성장의 기회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 앞에 놓여 있다. 그런 고령 근로자들이 DX의 혁신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기 계발과 역량 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그 핵심에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자리하고 있다. 2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을 잘 쓰고 잘 다루는 것을 넘어서서 디지털 정보를 이해하고, 선별하고, 편집과 가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통합적인 역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코로나19에 의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고 비대면 협업 환경이 확산되고 디지털이 업무와 소통 수단으로 급부상하면서 생산성의 차이로 이어졌다. 양질의 일자리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이러한 역량이 부족한 고령 근로자의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3

OECD 이코노믹 서베이 코리아 2020의 디지털 부문에서 OECD 회원국 대상 디지털 역량이 부족하거나 없는 성인 연령 집단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세대 간 디지털 역량 차이는 OECD 회원국 중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고령층 중 디지털 역량이 부족한 비율이 95%에 이르러 세대 간 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그림 2] 에서 보는 것처럼 빠른 속도의 기술적 성장을 보였지만 고령층은 이러한 기술 발전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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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정보 사회에서 디지털 정보 격차는 사회•경제적인 불평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령 임직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으로 노력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AT&T는 직원을 위한 투자가 곧 기업을 위한 투자라고 여기고 재교육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AT&T는 28만 임직원 중 절반만이 회사가 요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임직원 재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 소프트 스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Workforce 2020’을 통해 회사 전체 250개 직무를 80개로 통합해 직무 이동성을 높이고 상호 호환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직무 구조를 단순화하고 표준화했다. 새롭거나 숙련된 직업을 위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 기존 인력을 참여시키고 재교육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하에 이뤄진 것이다.

2. DX를 위한 TX 핵심 전략: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

세계경제포럼이 2020년 내놓은 ‘The future of jobs’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 지형 변화로 2022년까지 현재 활용되는 핵심 업무 기술의 무려 42% 이상이 신기술로 대체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3분의 1가량의 직무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많은 기업이 새로운 기술 역량을 갖춘 직원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이 바로 ‘업스킬링(Upskilling)’과 ‘리스킬링(Reskilling)’이다. 업스킬링은 같은 일을 더 잘하거나 더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며, 리스킬링은 다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딜로이트가 2021년 내놓은 휴먼캐피털 조사4 에서도 기업의 경영진은 미래에 발생 가능한 파괴적 변화(disruption)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구성원이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리스킬링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꼽았다.

조직 내 고령 근로자를 대상으로 업스킬링 및 리스킬링에 대해 투자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이런 재교육이 고령 근로자의 고유한 정체성에 맞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고령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젊은 층에 비해 낮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같은 인식은 근로자의 자질 중 하드웨어적 자질(hard quality)에만 집중해서 평가를 하기 때문이다. 5 하드웨어적 자질은 적응성, 육체적•정신적 역량, 새로운 기술 방식을 배우려는 의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소프트웨어적 자질은 조직에 대한 헌신, 신뢰성, 사회성 등을 의미한다. 젊은 층일수록 하드웨어적 자질이, 고령 근로자일수록 소프트웨어적 자질에서 뛰어난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고령 근로자의 숙련된 기술, 경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직무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리스킬링 전략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노동시장에서의 고령층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관련 핵심 역량인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리스킬링 전략이 필요하고, 반면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역량인 코칭 및 리더십과 관련된 역량의 경우는 업스킬링이 중요하다. (그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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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개인화된 경력 관리가 필요한 이유를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과 코칭 및 리더십 역량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생각해보자. 6 정보 취약 계층인 고령층의 낮은 정보화 수준의 디지털 리터리시 역량은 생애 주기 관점에서 봤을 때 해당 역량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다가 추이가 꺾이는 시점이 다른 역량 대비 좀 더 빨리 도래할 것이며 이와 반대로 고령층의 우수 역량인 코칭 및 리더십 역량의 경우 하락 전환 시점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대비 늦을 것이다.

DX 시대에 조직 내 고연령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바로 이 코칭 리더십이다. 상대에게 지시하지 않고 스스로 주인 의식을 가지고 변화를 모색하도록 독려하는 것을 뜻한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자기 인식을 통해 변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은 그간의 숙련된 경험을 보유한 고령 근로자들이 갖춘 주요 역량이다.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기업의 성과 관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고성과 조직을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으로 코칭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코칭 교육을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령 근로자의 코칭 리더십 역량을 업스킬링함으로써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조직의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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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DX와 TX

고령층이 노동시장에서 생산가능인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중장기적 TX 전략은 이들 계층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한 연구에서도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을수록 노년층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바 있다. 7 심각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야만 젊은 세대와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변화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일례로 AXA는 디지털 세대가 멘토가 돼 시니어 임직원을 코칭하는 ‘디지털 리버스 멘토링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세대 간 소통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이 전략을 통해 기업의 직원들이 그간의 관행뿐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뤘다고 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직원들이 고위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1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97%가 다른 동료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독일의 헨켈 역시 전 세계 160명 이상 주니어 관리자가 220명 이상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리버스 멘토링을 실시해 디지털 트렌드 실무를 교육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다국적 기업인 지멘스는 ‘컴퍼스 프로세스(Compass Process)’를 개발해 우수한 고령 근로자들을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추가 교육을 실시했다. 컴퍼스 프로세스의 첫 단계는 자기 강점과 약점에 대해 상사, 동료, 고객으로부터 전면적인 피드백을 받고 워크숍 자리에서 분석해 구체적인 경력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경력 개발 계획의 현실성을 경영진이나 인사팀과 검토한 뒤 그 결과에 따라 경력 개발을 진행하고 수개월 후 2차 워크숍을 통해 개인별로 계획 진척 상황이나 문제점을 점검해 추가 방안을 수립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서 얻는 가장 큰 수확은 동료의 피드백을 통해 자기 능력과 위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수행할 수 있는 임무를 발견하고, 진로 계획 등을 수립하는 동안 전직도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고령화되고 있는 임직원들의 DX를 위한 노력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필요가 있다. 이는 고령 사회와 DX 시대 모두를 위한 생존 전략이 될 것이다.


이찬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교수(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 chanlee@snu.ac.kr
필자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HRD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LEGO Korea(HR Specialist)와 LG전자 서비스 미국 법인 인사부에서 일했다. 현재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서울대 경력개발센터장과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겸임교수, 제 14대 한국산업교육학회장 등을 맡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한국의 직업교육훈련정책』 『꿈꾸는 진로여행』 『인적자원개발론: HRD 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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