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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8. 이름처럼 영원하지 못했던 재미 한인 기업 ‘포에버21’

기존 성공공식 반복에 협력업체·직원들에게 갑질
‘아메리칸 드림’이 와르르…

윤현종 | 287호 (2019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1984년 미국 LA서 창업한 재미 한인 기업이자 글로벌 패션 유통기업 포에버21은 인근 공급업체에서 트렌디한 제품을 최대한 다양하게, 그리고 저가에 사들여 재빨리 출시하는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기업이었다. 하지만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경쟁사들이 자체 마케팅, 디자인 조직을 두고 고객과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 반면 포에버21은 창업 초기 전략을 20년 넘게 고수했다. 그 과정에서 경영진은 성공을 과신했고, 역설적으로 내부에 ‘실패 요인’들을 축적해 나갔다. 1) 회사의 기반이 돼 온 협력업체 관리 부실 2) 공급선 이탈로 인한 제품 다양성 축소 3) 뒤늦게 구성한 사내 주요 조직 관리 소홀 및 그에 따른 성과 부진 4) 직원들과의 관계 자산 형성 실패 등이 상호작용하며 외부 고객이 이탈했다. 결국 포에버21은 지난 9월30일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연방파산법 제11장(챕터11)에 의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2019년 11월13일 오후 7시께 서울 명동 포에버21(FOREVER 21) 매장에 들렀다. 회사는 국내 오프라인 영업 종료(24일)를 열흘여 앞두고 있었다. 퇴근 시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을 법할 때를 골랐지만 2290㎡(약 693평) 규모 1층 매장은 한산했다.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수십 명이 전부였다. 2, 3층 매장도 1층과 비슷한 넓이이지만 이미 영업을 중단한 듯 어두컴컴했다. 에스컬레이터도 멈춰 있었다. (사진 1)



박스에 담긴 발목 양말 여섯 켤레를 집어 들고 계산대 앞으로 갔다. 직원이 결제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1500원이고요, 교환-환불 안 됩니다. 봉투에 넣어드릴까요?”

250원짜리 양말 6개가 담긴 봉투를 살펴봤다. 회사를 상징하는 노란색이 아니었다. 로고도 없었다. 봉투 밑부분을 봤다. 기독교 기업임을 강조하려고 적었던 ‘JOHN 3:16(성경의 요한복음 3장 16절)’도 보이지 않았다.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제작됐던 쇼핑백은 이미 ‘포에버21’이 아니었다. (사진 2) 이 회사는 지난 9월30일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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