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원인과 시사점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문학
1차 세계대전은 경제적으로는 미국을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바꿔 놓고 경기 호황을 이끌어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그랬다. 그러나 그전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충격과 공포’는 전 사회적 심리상태를 ‘히스테리적’으로 만들었다. 히스테리적 소비가 ‘투기와 거품’을 만들어냈고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늘 ‘경제는 심리’라고 말하면서도 이에 가장 민감해야 할 기업인들은 정작 얼마나 ‘심리적, 사회적 경제 예측 도구’를 활용하고 불안의 징후를 감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인간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은 언제나 유사한 형태로 반복된다. 그 지점에 현대인들과 지금의 기업인들이 주목해야 할 시사점이 존재한다. 100년 전의 경험에서 각자 상황에 맞게 교훈을 찾아내야 한다. |
“최고의 비즈니스는 바로 전쟁이다”라는 말이 있다. 외견상 1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의 경제 상황은 이러한 주장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한마디로 1차 세계대전이 경제에 미친 영향은 ‘유럽의 몰락과 미국의 번영’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은 세계 최대 채무국 중 하나였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에 미국의 해외 투자 금액은 35억 달러였던 반면 유럽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72억 달러였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 직후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기업의 주식은 33억 달러였던 데 반해 미국인의 해외 투자액은 7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에 96억 달러를 빌려준 채권국이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에는 37억 달러 수준의 채무국이었던 미국이 종전 후 126억 달러의 채권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게다가 유럽의 국가들은 전쟁 중에 대부분의 산업 시설들이 파괴됐기 때문에 전후에도 공산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의 전장이 유럽이었던 관계로 미국은 산업 시설의 피해를 보지 않았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전후에 비즈니스에서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는 1차 세계대전 후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용어 중 하나다. 1920년대에 미국은 경제적 번영과 미래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돼 있던 시대였다. 미국의 전후 생산량은 10년간 64%씩이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로 경기는 호황이었고, 각종 비즈니스는 번창했으며, 주식시장은 급등했고, 생활수준도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의 전후 영향으로서 광란의 20년대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이후에 드러난 1929년의 대공황(Great Depression)으로 이어지는 역사적인 흐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흐름을 놓칠 경우, 미국의 1920년대는 전후의 단순한 경제적 부흥기로 오인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전후 1920년대 광란의 질주 시대는 미국 사회가 일종의 ‘집단 히스테리’에 사로잡혀 있었던 시기며 이미 파국적인 미래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림 1 1차 세계대전 중의 참호전 대치 장면
1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집단 히스테리
1차 세계대전이 전 세계 시민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었다. 1차 세계대전 직후 전 세계는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했다. 1차 세계대전 때 표출된 인간 본성의 잔인함이 세계시민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사상 유례없는 참호전이었다는 점이다. 전쟁 초기에는 그 누구도 이 전쟁이 수년씩이나 지속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대식 기관총과 대포로 무장한 양측이 맞붙자 정면으로 돌격하는 보병전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사실을 양측 모두 금방 깨닫게 됐다. 그 결과, 양측 모두 서부전선에서만 2만4000㎞에 이르는 참호를 구축한 상태에서 서로 공격해오는 적들의 공격을 분쇄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는 지옥 같은 참호전을 벌이게 됐다. 따라서 수백만 명의 병사들이 이 좁고 길게 늘어선 황량한 전투구역에 오랫동안 갇힌 채 전투를 치러야 했다.
1460일 동안 참전한 병사들은 극한의 상황에서 육체적, 심리적인 공황 상태를 경험해야 했다. 프랑스의 한 장교는 이때의 참전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미쳤다! 현 상태를 지속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이 지독한 살육전이라니! 이 끔찍한 공포와 즐비한 시체를 보라. 지옥도 이렇게 끔찍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은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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