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기사 :
K브랜드, 개방형 AI 장착해 혼종성 강화 ‘코어’ 지키며 EU-아세안-중동과 협력을기업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각 단계에서 어떤 전략적 전환을 이루고 있을까. 앞으로 AI를 활용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기업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살펴보자.
1. 브랜드 정체성 확립:
스토리텔링으로 만드는 ‘내 이야기’브랜드는 저마다의 철학과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려 한다. 하지만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는 ‘무엇을 말하느냐’에 못지않게 ‘어떻게 소비자가 그것을 경험하게 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경험 자체를 설계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이때 AI는 브랜드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참여 가능한 콘텐츠로 바꾸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물론 AI는 단순히 기술적인 보조 도구로만 쓰인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 툴을 이용해 과거 200년간의 광고를 재구성하고 여기에 소비자의 얼굴을 합성해 ‘My Cadbury Era’라는 캠페인을 만든 초콜릿 브랜드 캐드버리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시각적 결과물이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감성과 함께 브랜드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2. 전략 수립:
브랜드 경영의 동반자로서의 AIAI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활동을 구성하는 데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사 전략의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파트너로 통합하고 있다.
독일의 세계적인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캠페인 아이디어부터 제품 콘텐츠, 제품 포지셔닝 전략까지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오랜 시간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코카콜라 역시 인공지능(AI)과 인간 지능과 창의력(HI) 간 결합을 강조하면서 AI를 활용해 기존 마케팅 체계로는 얻기 어려운 유연성과 실행 속도를 확보하는 중이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도 AI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2024년 AI 기반 연구개발(R&D) 혁신 연구소를 설립했다.
요약하자면 AI는 더 이상 기술 부서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브랜드 전반의 전략적 사고를 실행 가능한 현실로 전환시키는 데 있어 정보를 제공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창의성을 뒷받침하는 조력자로 자리 잡고 있다.
3. 개인화를 바탕으로 브랜드 고객 경험의 진화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사이트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이제 브랜드 경험은 ‘한 사람의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설계되는 흐름으로 전환되고 있다. AI는 이 과정에서 고객의 데이터, 행동, 심리 상태를 훨씬 더 방대하게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해 정교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글로벌 뷰티 및 화장품 업계의 선두 주자인 세포라는 고객 참여를 높이고 쇼핑 경험을 개인화하기 위해 AI를 디지털 도구와 로열티 프로그램에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AI 기반의 가상 메이크업 체험, 피부 관리 추천, 로열티 프로그램과 연동된 프로모션이 대표적이다. 이런 과정은 실제 사용 전의 불확실성을 줄여줘 반품률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었고 인터랙티브한 체험 자체가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려 고객 참여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뷰티 업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Puma) 역시 AI를 고객 경험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지역과 시차, 취향을 고려해 맞춤형 e메일을 발송하거나 러너·축구 팬·운동화 마니아 등 세분화된 마이크로세그멘트를 위한 캠페인을 초정밀하게 기획하고 전달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는 고객의 만족도와 브랜드 참여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정서적 유대감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된다.
4.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 제작과 신속한 캠페인 실행오늘날 AI는 콘텐츠 제작의 속도와 규모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사고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며 크리에이티브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스위스 럭셔리 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는 독특한 소재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시계 디자인 실험을 진행했는데 AI로 총 10∼12개의 제품디자인을 생성했다. 이 과정은 비용 면에서도 거의 돈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저렴한 비용, 크리에이티브 확장, 실험적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신속성과 효율성은 AI 도구의 핵심적인 장점이기도 하다. 코카콜라의 하비에르 메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제는 더 이상 20쪽짜리 보고서를 읽을 필요가 없다. 생성형 AI를 자주 사용한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2024년 광고 캠페인 ‘
Holidays Are Coming’을 비롯해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한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브랜드가 더 많은 실험을 더 적은 리스크로 시도할 수 있도록 해주며 크리에이티브 역량이 더 이상 예산의 크기에만 좌우되지 않도록 만든다. 이는 소규모 브랜드도 대기업 못지않게 콘텐츠 제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흐름이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5. 데이터 분석과 피드백:
‘이해받는’ 경험을 만드는 기술데이터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또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험은 전혀 달라진다. 특히 AI는 숫자와 패턴을 단순히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정, 맥락까지 파악해낸다. 그 위에 의미 있는 피드백을 더해 사용자로 하여금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헬스케어 웨어러블 브랜드 후프(WHOOP)다. 이들은 챗GPT-4를 기반으로 한 후프 코치를 통해 ‘온디맨드 개인화 코칭’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후프는 기존에도 고유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모델, 운동 생리학 연구 기반의 시스템으로 사용자 생체 데이터를 분석해왔다. 심박수 변이도(HRV), 수면, 스트레인(피로도), 회복 지표 등에서 사용자마다의 패턴을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여기에 더해 개인 트레이너나 친구처럼 대화하듯 설명해준다.
이처럼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정서적 공감과 맞춤형 소통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사용자는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를 쌓게 된다. 그렇게 경험은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6. 위험 요소와 윤리적 고민도 함께 봐야 한다모든 AI 활용이 브랜딩을 성공시키는 것은 아니다. AI의 허위 생성(hallucination)으로 인한 가짜 정보 제공으로 인해 문제가 된 사례도 있다. 일례로 뉴욕시는 마이시티(MyCity) 챗봇으로 뉴욕 시민에게 사업 운영 관련 법률 정보를 제공했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신뢰성 논란이 일었다.
알고리즘 자체의 오류나 편향된 설계로 문제를 겪은 사례도 있다. 아마존은 AI 기반 채용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특정 성별에 불리하게 작동하는 편향 문제가 드러난 탓에 프로젝트를 폐기하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AI 시스템 대량 주문 오류라든지 부동산 중개 플랫폼 회사인 질로의 부동산 예측 알고리즘 문제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사례는 AI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사례는 AI 활용에 있어 투명성, 설명 가능성, 책임성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개인정보를 활용한 추천이나 분석에는 윤리적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 기술의 가능성을 확대하되 그만큼 브랜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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