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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마케팅 초안 생성…
분석 역량 중요도 높아져

손송민,최호진 | 401호 (2024년 9월 Issue 2)
참고 기사 : 인지능력은 점차 AI에 맡기고 인간 능력 높이는 증강지능 키워라


생성형 AI와 조직, 인력의 변화

머서(Mercer)의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57%가 앞으로 조직의 업무 수행에 있어 AI와 자동화 사용의 비중을 늘려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람이 직접 수행하는 업무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업무 수행 방식을 새롭게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실제로 생성형 AI는 업무 환경과 일하는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오픈AI와 펜실베이니아대의 연구 결과, 전체 직무의 약 80%가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약 20%의 직무는 작업 방식의 절반 이상이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성형 AI는 조직과 인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을까?

1. 단순 작업에 대한 수요 감소

코카콜라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경험을 개인화하고 마케팅 캠페인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켰다. 2023년 오픈AI와 협력한 코카콜라는 생성형 AI 기술을 마케팅과 제품디자인에 적용했다. 소비자들이 AI로 다양한 코카콜라 제품을 디자인해볼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리얼 매직’ 캠페인을 진행한 데 이어 AI에 ‘3000년에 어울리는 미래의 맛’을 주문해 받은 레서피로 ‘Y3000’이라는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접근 방식은 코카콜라의 마케팅 효율을 높였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세일즈포스의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마케팅 메시지를 생성한 기업들은 고객 참여도가 50% 이상 증가하고 구매 전환율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가 마케팅 메시지, 디자인 등 콘텐츠 초안을 쉽게 생성해내면서 마케팅, 사업기획 등의 직무에서 요구되는 역량도 변화할 전망이다. AI가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과 리서치, 단순 콘텐츠 생성 역량에 대한 중요도는 낮아지는 반면 이렇게 1차적으로 생성된 결과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고급 데이터 분석, 소비자 행동 예측,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 구현 등 고객 데이터 해석을 위한 지식,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과 같은 역량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직무 채용 공고를 살펴보면 디지털 리터러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능력, AI 기반 분석 도구 사용 능력 등을 요건으로 내세우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다.

2. 자율 AI 에이전트 등장에 따른 일자리 변화

맥킨지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AI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과 육체적, 반복적 기술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 주시해야 할 부분은 생성형 AI의 자율성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생성형 AI는 명령을 내리면 작업을 수행하는 수동적인 시스템이었다. 적용할 수 있는 범위와 메모리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오픈AI, 구글, 앤스로픽(Anthropic)과 같은 생성형 AI 분야 주요 기업들은 향후 기존 생성형 AI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도로 자율적인 시스템을 내놓을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3월 미국 코그니션(Cognition)은 최초의 AI 에이전트 ‘데빈(Devin)’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데빈은 기존의 생성형 AI와 달리 사용자가 목표를 설정하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자율적으로 세우고 작업을 수행한다. 인간 관리자가 채팅을 통해 작업 진행 상황을 물어볼 수도 있다. 때론 작업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문제점을 개선하며 작업을 완료해낸다. 이런 자율형 AI 에이전트에 비하면 지금의 챗GPT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할 정도다.

향후 생성형 AI의 자율성이 높아지면 단순 작업과 초안 작성을 넘어 인간이 수행하던 복잡한 작업을 생성형 AI 시스템에 위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가올 미래에 생성형 AI는 작업의 명확성을 위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작업을 위임할 소규모 에이전트 팀을 구성하는 등 조직 차원의 대규모 작업을 능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는 조직과 인력 구조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일부 구성원은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변화의 쓰나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리스킬(reskill)과 업스킬(upskill)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가령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를 감독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의 경력 관리나 동기부여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람이 아닌 AI 에이전트일지라도 이를 효과적으로 다룰 특화된 기술과 역량이 필요하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이 입력한 프롬프트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성과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명확한 작업 지시와 효과적인 피드백 방법은 인간 관리자가 도맡아 연구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됨에 따라 이들을 감독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직원 재교육에 집중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3. 글로벌 협업 및 시장 진출 강화

최근 많은 기업이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생성형 AI는 실시간 번역과 다국어 지원을 통해 언어 장벽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번역 도구는 단순한 번역을 넘어 문맥과 문화적 뉘앙스까지 고려한 자연스러운 번역을 제공한다. 기업의 번역 생성형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인력들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져 국경을 초월한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번역 서비스를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카이프, 애저 등의 플랫폼에 통합해 글로벌 팀 간의 협업을 강화했다. 가령 다국적 회의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사용해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직원들의 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업무 효율성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생성형 AI는 언어 장벽 해소를 넘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광고 카피, 제품 설명, 마케팅 자료 등을 다양한 언어로 자동 생성해 비영어권 시장 고객을 타기팅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번역 관리 시스템(TMS, Translation Management System)을 도입해 다양한 언어와 지역 방언 등을 지원하는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이다. 이 번역 관리 시스템은 에어비앤비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지역의 언어를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 적확하게 번역하면서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등 비영어권 지역의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호스트 참여와 고객 예약량을 증가시켰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사내 언어 장벽 해소는 물론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핵심 역할을 하며 비즈니스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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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도입과 HR의 역할

생성형 AI는 업무를 혁신할 강력한 도구지만 만능은 아니다. 성공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리스크와 한계를 이해하고 관리해야 한다. 결국 인간의 역할과 AI 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 과정에서 H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비즈니스와 업무 방식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사람’은 여전히 기업가치 창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올해 실시한 머서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관리자의 89%가 기업가치 창출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몰입도 높은 인재’를 꼽았다. 따라서 HR은 단순히 AI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조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기존 인력과 AI가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특히 AI 도입으로 인한 기존 인력의 불안감과 역효과를 주시하고 해소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아마존의 포장 시설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AI 알고리즘의 감독을 받게 되면서 다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휴식 시간이 거의 없이 높은 생산량 목표를 달성해야 했고 목표를 못 채우면 무차별적으로 해고당할 수 있었던 탓이다. 직원들은 탄원서에 서명하고 창고 밖에 결집해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 직원은 회사를 비판하며 “직원보다 로봇에 더 신경 쓰고 오직 실적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포용 없는 AI 도입은 저항을 낳을 수 있다. 이런 저항을 피하려면 AI 도입의 필요성을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며 AI가 조직 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변화를 구성원들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들이 생성형 AI 도입 과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생성형 AI 도입 초기부터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이나 피드백 세션을 열어 AI를 어떻게 업무에 도입할지에 관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업무 재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유니레버는 AI 도입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워크숍과 피드백 세션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AI가 자신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업무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유니레버는 최근 ‘Horizon3 Lab’이라는 이름의 AI 연구소를 캐나다 토론토에 개설하고 생성형 AI를 포함한 다양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직원들을 통해 수집한 의견은 AI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등 회사의 AI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다. 유니레버의 이런 접근 방식은 조직 내 구성원이 변화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포천 선정 500대 유제품 회사 랜드 오 레이크(Land O’Lakes)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AI를 조직 내 연착륙시킨 좋은 예다. 이 회사는 2017년 상품 및 트렌드 예측을 일부 자동화하기 위해 AI 도입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우선순위로 삼은 건 AI 도입으로 예상되는 어려움에 관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일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직원들이 공감하고 회사가 기술을 맹목적으로 추구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소통에 힘썼다. 부서 간 경계를 넘어 팀 협업이 이뤄졌고 리더들은 AI 도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서적, 절차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매주 모든 사업부와 직접 대면하며 동향을 살폈다. 직원들은 우려되는 부분을 털어놓고 이야기하고, 때론 회사의 전략에 의문을 던졌으며, 이 밖에 떠오르는 생각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런 접근은 랜드 오 레이크의 성공적인 AI 전환을 견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주지해야 할 점은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생성형 AI 혁명의 중심에는 HR이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도 인간 중심적 접근을 유지하는 것, 이 중요한 과제가 HR의 역할에 달렸다.


참고문헌

1 McKinsey Global Institute. (2018). AI, automation, and the future of work.

2 Matt Beane, Gen AI Is Coming for Remote Workers First, Harvard Business Review July 22 2024.

3 David De Cremer, For Success with AI, Bring Everyone On Board, Harvard Business Review May–June 2024.

  • 손송민songmin.son@mercer.com

    머서코리아 상무

    손송민 상무는 머서코리아 컨설팅 부문(Consulting Service)의 핵심 멤버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네모파트너즈, 콘페리헤이그룹 등을 거치며 HR 컨설턴트로서 전문성을 쌓았다. HR 전략 수립, 인사제도 개선, 인재관리, 인력 계획, 조직문화 혁신 등 HR 영역 전반을 컨설팅하고 있다. HR 분야의 깊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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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호진hojin@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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