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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힘찬 기지개

“잠만 잘 잘 수 있다면 지갑 열겠다”
테크-침구 등 ‘수면 시장’ 깨어났다

방석훈,정리=이규열 | 398호 (2024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적극 투자하는 ‘슬리포노믹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면과 관련된 침구는 물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빅테크 기업들까지 고객의 수면을 측정하거나 개선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중년, 노년층을 중심으로 수면 장애 환자가 급증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에서 수면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만큼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슬리포노믹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수면의 맥락까지 고려한 초개인화를 꾀하거나 사용자뿐만 아니라 가족의 숙면까지 돕는 등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수면 측정에 관한 제품이 주류이지만 본질적으로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여야 한다.



잠들지 못하는 한국인…
수면의 경제, ‘슬리포노믹스’ 등장

한국은 대표적인 잠 부족 국가이다.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수면의 질 역시 낮은 편으로 많은 한국인이 만족스러운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필립스가 2021년 3월 19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전 세계 13개국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면 조사에서 세계인의 55%가 수면에 대해 만족도를 보인 반면 한국인은 41%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불면증, 기면증, 수면무호흡증 등의 수면 장애나 걱정, 스트레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등의 생활 습관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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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면의 양과 질 모두 불만족스러운 상황은 개인의 수면 장애를 유발한다. 실제로 수면 관련 연구에서는 수면 장애가 고혈압,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비만, 우울증 등을 유발하면서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고 일관적으로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개인의 수면 부족 문제가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경제적 손실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이 2023년 10월 30일 발표한 ‘수면 부족의 사회경제적 손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부터 발생하는 연간 경제적 손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85~2.92%로 추정된다.

물론 한국인들이 잠 부족에 시달리는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오히려 수면 부족을 한국 사회에서 매우 뿌리 깊은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과거 한국의 전통사회에서는 해가 뜨기 전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가뜩이나 근면과 성실을 강조하는 유교 문화에 속하는데 1960년대 이후 급격한 경제 성장기를 겪으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가정과 국가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관념이 사회 전반에 번졌다. 학창 시절부터 사회에 나와서도 이어지는 치열한 경쟁 문화 또한 한몫했을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잠에 대한 사람들의 오랜 통념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면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이다. 실제로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수면에 관한 245만 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상반기 수면에 대한 관심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에 대한 언급량은 2022년 상반기 137만4503건, 2022년 하반기 153만8001건, 2023년 상반기 158만2188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이처럼 수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각종 스트레스, 우울증 등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에 돈을 투자하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Sleep+Economics)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 규모는 2011년 4800억 원에서 2021년 3조 원으로 10년간 6배 이상 증가했으며 글로벌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2026년 4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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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석훈h503493@kbfg.com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필자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산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입행해 공급망금융(SCF) 상품기획, 기업여신 상품 개발 등 기업금융 관련 다수의 프로젝틀 수행했고 현재는 산업 디지털 연구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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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이규열kylee@donga.com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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