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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렉 쿠틸로브스키: AI가 가져온 기회와 도전, 그 새로운 물결

AI와 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구성원이 제대로 알게 해야 혁신 기회

최호진 | 384호 (2024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딥엘은 AI의 품질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해 기업의 기밀 정보로 AI를 훈련하지 않고, 사용자가 번역 시 입력한 모든 문장을 일시적으로만 저장한다. 또한 클라우드 제공 업체 등 외부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서버를 사용해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AI가 편향을 가진 결과물을 내놓지 않도록 고품질 데이터세트를 활용해 훈련하고 인간 편집자 1000여 명을 고용해 AI가 문장을 제대로 번역하는지 평가하는 등 품질(정확성)을 철저히 테스트한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CEO 겸 설립자

독일 쾰른에 본사를 둔 AI 커뮤니케이션 기업 딥엘(DeepL)의 CEO 겸 설립자로 폴란드 태생이며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8월 설립된 딥엘은 현재 31개 언어에 대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누적 사용자 수는 10억 명 이상이다. 딥엘은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기계 번역기와 문맥을 고려한 고도화된 AI 작문 도우미를 개발해 큰 성장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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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져온 기회와 도전

‘비즈니스에 AI를 도입하는 데 따르는 기회와 도전’에 대해 발표하고자 한다. 실제로 딥엘은 상당히 오랫동안 AI 도입을 추진해 왔고, 우리의 AI 번역 도구를 수천 곳의 기업 고객에 선보였다. 2017년 설립된 딥엘은 최근 부상한 생성형 AI와 비슷한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자’라는 독특한 슬로건 아래 유스 케이스를 개발해왔다. 모든 사람이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었다. 특히 양질의 번역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업이 글로벌 무대로 진출할 때 이런 양질의 번역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번역은 기업이 디지털 대전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업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과 사업 성장 가속화를 돕는 데도 번역이 사용될 수 있다. 제품을 현지 언어로 번역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번역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AI가 주는 기회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마 여러분들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일 것이다. 기업들은 어떻게 AI 주도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다른 나라에서도 기업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하는 데 AI 도입이 활발하다. 번역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다양한 방면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다. 운영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거나 고객 지원 업무도 AI를 활용해 자동화시킬 수 있다. 여러 마케팅 자료를 AI를 이용해 만들어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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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AI와 관련된 도전에는 무엇이 있을까?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실제로 우리가 AI 솔루션을 기업들에 제공한 지 벌써 6년이 됐다. 여러 문제점이 있었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일단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우선 AI가 점점 다양한 부문에 적용됨에 따라 기업은 활용 분야를 면밀히 결정해야 한다. AI를 어디에 쓰고, 쓰지 말아야 할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AI를 인간이 계속 감독해야 할지, 아니면 AI에 단독으로 맡겨도 될지를 파악해야 한다.

번역의 경우 실제 고객사들 중에서 딥엘을 이용해 텍스트를 번역한 뒤 바로 출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고객사는 딥엘을 이용해 자동 번역을 진행한 뒤 사람이 한 번 더 교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기업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사람의 감독이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무엇인지는 그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상황에 맞춰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또 다른 도전은 빠르게 변하는 AI 기술을 어떻게 오늘날의 워크플로에 적용하고 통합할 것인지다. 이는 종종 간과하는 부분이다. AI는 다양한 사례에 적용돼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AI 도입이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에 대해 종종 과소평가한다. 특히 AI를 내부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일은 상당히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이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 기술 자체는 이해하기 어려워 마술이나 마법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을 제대로 교육해야 AI가 원래 의도대로 잘 사용될 수 있다. 이 과정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업무에 있어 적절한 AI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업이 AI 선택 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질문이 있다. 일례로 AI가 개인정보를 침해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어떤 식으로 처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내가 입력한 데이터를 어떻게 저장하는지, AI가 학습에 활용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입력 데이터가 AI 훈련에 사용된다면 해당 데이터가 유출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

또한 AI가 산출한 결과물의 품질도 봐야 한다. 딥엘의 경우 AI가 내놓은 수십만 개의 문장을 갖고 철저하게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모든 문장을 AI가 제대로 번역하는지를 평가한다. 번역뿐만 아니라 AI를 활용하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AI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한다.


AI의 핵심, ‘품질과 보안’

전반적으로 한국의 AI 도입률은 상당히 높다. 실제로 한국 고객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는다. 피드백을 보면 AI 기술에 있어 선도적인 입지를 갖고 싶어 하고, 이런 이유로 굉장히 빠르게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AI 도입에 있어 유럽 등 전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더 앞서 나가고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굉장히 기술 친화적이고 신사업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 기업의 경우 이미 AI를 많이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AI를 도입할 것인가보다 어떤 비즈니스 케이스에, 어떤 AI 도구를 도입할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한편 딥엘 고객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유스 케이스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거나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간과할 수 있는 이런 문제들이 AI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딥엘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보안과 품질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딥엘 조직 내에는 AI의 품질과 보안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있다. 일례로 AI 솔루션 제공업체들로 하여금 ISO 270011 인증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인증이 모든 보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인증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EU와 유럽 전체에서 GDPR과 같은 개인정보보호법을 가능한 잘 지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데이터 암호화도 보장한다. 딥엘은 사용자가 번역 시 입력한 모든 문구 또는 문장들을 일시적으로만 저장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입력된 텍스트가 AI 훈련에 사용된다면 추후 보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럽에서 특히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번역을 요청한 텍스트에 회사 내부 정보와 CEO 이름이 들어간다면 이 정보가 다른 회사에 노출돼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딥엘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기업의 기밀 정보로 AI를 훈련하는 모델을 갖고 있지 않다. 딥엘은 회사가 설립된 2017년부터 이런 보안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들의 기밀 정보가 보호될 수 있도록 늘 만전을 기해 왔다.

또한 딥엘은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서버를 사용한다. 클라우드 제공 업체도 사용하지 않는다. 데이터는 딥엘의 프로세싱 파이프라인 안에서 움직인다. 따라서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번역할 때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없다. 이 밖에도 AI가 편향을 가진 결과물을 내놓는 등 윤리적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고품질 데이터세트를 활용해 AI를 훈련하며 AI가 적절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품질에 대해 살펴보자면 딥엘에 품질이란 곧 정확성을 의미한다. 딥엘의 AI는 크게 4가지 중요한 단계를 거쳐 작동한다. 첫 단계는 데이터 준비다. 딥엘은 크롤러를 활용해 인터넷을 지속적으로 스크래핑하며 여러 언어로 된 콘텐츠를 찾는다. 그런 다음 데이터 보완을 거쳐 두 번째 단계로 품질 평가를 실시한다. 각 언어에 맞춤화된 고급 알고리즘이 집계된 학습 데이터를 여러 번 필터링하며 철저히 평가한다. AI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이 우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 품질 평가 단계는 매우 중요하다. 세 번째 단계로 독자적인 아키텍처를 갖춘 고유한 신경망이 번역 결과를 생성한다. 몇 초만에 정확하고 섬세한 번역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생성한 번역 품질을 인간 번역가가 평가하고 다른 AI 경쟁 업체의 결과물과 비교해 모델을 신중하게 평가한다. 마지막 단계는 공개 발표다. 딥엘 연구팀은 AI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번역 품질을 향상시키며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딥엘은 설립 당시부터 내부에 연구팀이 있었다. 인간 편집자 1000여 명을 고용해 신경망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적절한 피드백 루프를 적용해 우리 모델의 우수성과 오류 가능성을 판단해왔다. 실제 고객들이 사용해본 결과, 우리 제품을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일례로 프랑스 웹사이트 번역 솔루션 위글롯(Weglot)은 2018년부터 고객사의 다국어 웹사이트 구축을 지원하는 데 딥엘 API를 활용하고 있다. 레미 베르다 위글롯 CTO는 “사용자들은 기계 번역의 높은 품질에 만족하고 놀라워한다”며 “때론 전체 웹페이지에서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편집할 필요가 전혀 없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례로 일본의 닛케이(NIKKEI)는 딥엘 API 프로를 전자판 신문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닛케이 유료 구독자는 클릭 한 번으로 일본어로 작성된 기사를 영어와 중국어로 읽을 수 있다. 딥엘을 활용해 세계 곳곳의 독자들에게 다가간 사례로 투자 비용 대비 그 효과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글로벌 로펌 테일러웨싱(TaylorWessing)이 계약 문서, e메일 번역 등에 딥엘 프로를 활용하는 등 보안에 민감한 법조계에서도 딥엘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2023년 딥엘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2023년 여름 딥엘 프로를 출시하면서 한국은 우리가 서비스하는 여러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의 AI 수요가 그만큼 높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딥엘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고객들의 사례를 보면 훨씬 더 상호작용적인 번역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번역이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또 실시간 번역에 대한 요구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미래에는 회의록 등 여러 문서가 실시간으로 번역될 것이다. 또한 일반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DBR mini box I :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와의 대담

“AI에 데이터를 많이 주면서 길게 질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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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틸로브스키 딥엘 CEO는 온라인 발표 직후 포럼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와의 대담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세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송수진 고려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최근 업계의 톱 저널에 게재된 논문 PDF 파일을 첨부한 다음 딥엘 프로에 한국어로 번역해보라고 요청했는데 정말 놀랍게 번역이 잘됐다. 심지어 논문에 첨부된 그래프나 표까지도 형식에 맞춰 번역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경험을 통해 향후 딥엘로 성경이나 해리포터 같은 명저들도 소수민족 언어로 손쉽게 번역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제르바이잔 언어나 몽골어, 아메리칸 원주민 언어 등으로 말이다. 이런 고전들을 소수민족 언어로 번역할 계획이 있나? 새로운 언어를 추가적으로 탑재할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야렉 쿠틸로브스키 딥엘 CEO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 번역의 품질을 보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딥엘 사용자와 고객은 최고의 AI를 통해 언어 장벽을 극복하려는 이들이다. 따라서 어떤 언어를 지원할 것인지를 두고 늘 면밀하게 판단하고 있다. 사실 소수의 몇 개 언어만 지원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렇다고 형평성을 희생시켜선 안 된다. 이런 이유로 향후 새로운 언어를 추가 탑재할 계획이다. 아시아의 더 많은 언어들을 추가할 생각이지만 소수민족 언어까지 확장할 계획은 없다. 우리는 기업이 가장 잘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민족 언어는 그다지 큰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챗GPT와 같은 다른 생성형 AI가 경쟁자라고 생각하나? 다른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 딥엘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많은 투자를 받게 돼 오히려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 그렇다면 타 생성형 AI가 경쟁자가 아닌 딥러닝 업계의 파트너라고 생각하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생성형 AI와 딥엘은 굉장히 비슷한 면이 많다. 딥엘이 사용하는 기술들은 지난 수년 동안 생성형 AI와 굉장히 유사한 모습을 보여왔다. 단어 각각을 번역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언어로 텍스트를 마치 새로 만들어내듯 번역하기 때문에 이는 챗GPT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고객이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딥엘에 많은 흥미를 갖고 또 만족해하는 걸 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AI 솔루션이 많이 등장했고 앞으로도 추가 경쟁사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본다. 좋은 일이다. 기업으로서 사업할 때 이런 경쟁자들이 많아지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 일반인들이 AI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챗GPT뿐만 아니라 구글 번역기 등 시장에 다양한 번역 제공업체가 있다. 번역의 품질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부분에서 딥엘만의 강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경쟁사가 등장한다 해도 자신 있다.

AI로부터 최상의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

AI가 맥락을 알 때, 질문의 배경을 알 때 가장 좋은 답을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짧게 질문하기보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게 좋다. 어떻게 보면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와 비슷하다. 정보가 많을수록 더 의미 있고 유용한 답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번역도 마찬가지다. 문장 하나가 아닌 전문을 번역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따라서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주면서 길게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에는 AI가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질문을 하고 나면 거기서 멈추지 말고 다음 질문으로 팔로업해야 한다. 그러면 AI가 한 번 더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잘못된 내용은 스스로 수정해서 다시 알려준다. 또 AI의 답변에서 미흡한 부분에 대해 설명해주거나 왜 이런 답이 나오게 됐는지에 대한 추론 과정을 물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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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엘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사용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오픈AI의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등장하면서 딥엘에도 실질적인 위협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딥엘만의 차별점, 경쟁력은 무엇이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현재 딥엘의 주된 경쟁 우위는 번역 결과물의 보안 유지다. 생성형 AI 솔루션에 비해 보안과 안정성이 굉장히 높다. 고객이 요청한 내용을 100% 정확하게 번역해야 하기에 품질도 중요하지만 보안 유지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말하자면 미래에는 번역이 좀 더 상호작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대화 기능을 통해 AI와 사용자가 함께 번역 작업을 하는 것이다. 번역 후에도 대화를 통해 수정해 나감으로써 번역 품질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딥엘의 경우 생성형 AI처럼 사용자가 AI와 상호 협력해 함께 글쓰기 작업을 할 수 있는 딥엘 라이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가 AI와 상호작용하며 아이디어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등 새로운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며 노력하고 있다.

AI 혹은 기계 번역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미래 트렌드가 부상할지, 비즈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미래 트렌드는 무엇인지 전망해달라.

챗GPT가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큰 질문이 남아 있다. 바로 AI가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될 것인가다. 이는 결국 AI를 프로세스에 얼마나 잘 녹여내느냐의 문제다. 즉 매일 직원들이 어떻게 AI를 잘 활용하게 할 것이며, 어떻게 비즈니스 효율을 높일 것인지의 문제다. 어떻게 보면 기술의 발전보다도 더 중요한 질문이다. 현재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트렌드가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딥엘은 물론 타사 연구팀과 대학들도 많이 연구하고 있지만 기술의 다양한 돌발 변수나 생각지도 못한 발전에 매번 깜짝 놀라는 상황이다. 현재는 미래 예측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에 새롭게 등장하는 여러 신기술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DBR mini box II : AI·빅데이터 포럼: 생성형 AI로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

창업자 혼자 유니콘 기업 만드는 시대 곧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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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비즈니스포럼 2023’의 부대 행사인 AI·빅데이터 포럼이 12월 6일 ‘생성형 AI로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열렸다. 알고리즘랩스의 손진호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비즈니스의 미래를 바꾸는 생성형 AI에 대해 발표했다. 손 대표는 또한 챗GPT로 코드를 작성해 고객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법과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기능인 GPTs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챗봇을 만드는 법 등 비즈니스 실무에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방법을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생성형 AI의 현재


풀리지 않는 수학 난제처럼 컴퓨터 학계에서도 그런 난제가 있었다. 컴퓨터과학자 앨런 튜링의 ‘튜링 테스트’다. 대답하는 상대방이 컴퓨터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못하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치는데 1950년 튜링 테스트가 발표된 이후 약 70년간 이 테스트를 통과한 AI는 없었다. 그런데 챗GPT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입소문을 타며 2022년 11월 출시 이후 단 2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억 명을 기록했다. 실제로 CoT(Chain-of-Thought)i 방식의 프롬프트를 적용해 GPT-4에 우리나라 수능 국어 영역을 응시하게 한 결과 상위 5%의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CoT 방식의 프롬프트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는 GPT-3.5가 상위 90%, GPT-4가 상위 22%를 기록했던 것이 구체적인 프롬프트를 입력한 뒤 1등급에 가까운 성적이 나온 것이다. 예를 들어 “지문에서 객관식 정답의 근거를 찾아봐”라는 식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상세한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GPT-4가 풀이한 문제 해설을 보니 EBS 해설지와 유사했다. 기존에는 GPT 기술을 활용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GPT의 언어 능력 자체가 상당히 평준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GPT는 2018년부터 굉장히 빠르게 발전해왔다. 2018년 GPT-1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1억1700개, 2019년 GPT-2가 15억 개, 2020년 GPT-3, 2022년 GPT-3.5가 1750억 개로 빠르게 늘었다.ii 사람의 뇌에는 뇌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시냅스라는 통로가 있다. 인공신경망에서 이 시냅스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매개변수다. 인간의 뇌는 100조∼200조 개의 시냅스를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챗GPT는 인간 뇌의 0.1∼0.2%의 시냅스를 가진 것으로 아직 사람과 비교했을 땐 열등하다. 그러나 챗GPT의 발전 속도를 봤을 때 3년 후인 2026년이 되면 사람 간의 상호작용보다 사람과 AI의 상호작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생성형 AI가 잘 성장하고 있는 기술이라는 방향성에 대한 공감 아래 현재 미흡한 부분은 사람의 배려, 즉 능동적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극복해나가야 한다.

이때 배려란 AI에 업무를 시킬 때 배경 등의 맥락을 상세히 알려주는 것을 뜻한다. 사람에게 일을 시킬 때도 업무 배경과 상황 등 맥락을 상세히 알려줄 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것처럼 AI도 마찬가지다. 챗GPT랑 소통할 때는 맥락, 반복, 분할이라는 3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상상 이상으로 맥락을 자세하게 제공해야 하고, 처음부터 100점짜리 답변을 기대하기보다 피드백을 주고 소통을 반복하면서 답변의 질을 높여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분할은 반복과 비슷한 맥락이다. 챗GPT를 신뢰하게 된 계기가 있다. 6명 정도의 개발 인력이 필요한 앱 개발을 챗GPT에 시켜봤다. 코드 한 줄도 직접 짜지 않고 챗GPT에 지시만 했을 때 과연 이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 배포해 사용자들이 실제 쓸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봤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단순히 ‘이런 서비스를 개발해줘’라는 식으로 지시하면 챗GPT는 만들어내지 못한다. 앱 개발 시 필요한 절차를 쪼개 요청해야 한다. 일단 서비스를 기획하고, 각 페이지에 어떤 기능을 탑재할지 결정하는 등 복잡한 작업을 10개의 쉬운 작업으로 나눠 요청했다. 복잡한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하진 못하지만 이렇게 쉬운 작업으로 여러 개 나눠 지시하면 챗GPT는 거의 실수 없이 해낸다. 이렇듯 맥락, 반복, 분할을 원칙으로 소통하면 챗GPT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로그래밍의 종말

생성형 AI가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되는 분야는 바로 디지털이다.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코딩이다. 생성형 AI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챗GPT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는 ‘빈칸 맞추기’다. 예를 들어 “나는 학교를 ○○다”라는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빈칸에 들어가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지 생각해보면 “나는 학교를 간다”가 적절하다. 이렇듯 빈칸에 들어갈 적절한 문구를 맞추는 게 챗GPT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앞에 주어진 문맥을 보고 그다음에 올 가장 적절한 단어를 예측하는 것이다. 이처럼 AI는 논리 구조에 따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것을 잘한다.

이런 이유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챗GPT 같은 기술을 통해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되는 세상이 오면 디지털 전환(DX)이 촉발될 것이다. 그동안 DX가 어려웠던 이유는 우선 기술 자체에 대한 장벽이 있었다. 프로그래밍 자체가 고급 기술이기 때문에 전문 인력 혹은 전문 기업의 역량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수반되는 비용이 비쌌다. 이제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주니 디지털 전환이 촉진되며 관련 분야에서의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하버드대 컴퓨터공학 연구팀은 올해 초 “프로그래밍의 종말이 올 것이다”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지금은 프로그래밍에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코딩을 몰라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란 주장이다.

자연어로 지시하며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업무 형태도 많이 바뀔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데이터 분석이 전문가의 영역이었다면 지금은 챗GPT가 가장 잘하는 분야 중 하나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체감하지만 기술 장벽 때문에 못했던 기업들이 많았다면 이제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누구나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논리 구조에 따라 이뤄지는 업무, 업무 패턴이 특정되는 직무 등은 챗GPT를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 IT, 미디어, 법률, 마켓 리서치 분야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가 이 같은 직종에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며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은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퍼포먼스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AI만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연구도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다. 난징대, 펜실베이니아대, UC버클리대 등 8개 기관은 소프트웨어 회사에 필요한 프로덕트 매니저, 프로젝트 매니저, 엔지니어, QA(Quality Assurance), 아키텍트 등 각각의 역할을 맡을 GPT 에이전트, 즉 메타GPT를 개발해 서비스를 개선하도록 요청했다. 사용자는 요구 사항만 던지고 각각의 GPT 에이전트가 서로 대화해 협업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메타GPT는 아직 한계가 있지만 특정 서비스에 대해서는 한 개 서비스를 만들 때 수억 원이 들던 비용을 2달러로 줄여주는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 기술이 정교화되면 기업의 IT, DX 업무는 상당 부분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1인 유니콘 기업의 시대’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보통 유니콘 기업을 만들려면 적게는 수십 명에서 수백 명까지 필요했다면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개인의 퍼포먼스를 극대화하면서 창업자 1인이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 환경에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우리나라의 거시 환경과 구조상 생성형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UN 인구 자료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는 2022년 대비 약 34.75%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생산가능인구가 1% 감소할 때마다 국내총생산(GDP)이 0.59% 감소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생산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생성형 AI를 반드시 도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생성형 AI는 일당백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숙련한 1명은 100명분의 업무를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생성형 AI 기술에 친화적이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집단과 이 기술의 한계에 집중하고 도입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바라보는 두 집단의 업무 생산성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질 것이다. 이런 차이는 결국 기업의 재무적인 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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