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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건물 밖으로 나온 자율주행 로봇의 여정

배송-순찰 영역서 로봇 새 시장 열려
실외 자동 충전 등 친화적 환경 갖춰야

김진효 | 368호 (2023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자율주행 로봇이 건물 밖으로 나오는 일은 쉽지 않다. 최근 법적 근거가 새로이 마련됐지만 그동안 로봇이 실외를 활보하는 게 제도적으로도 막혀 있었고 날씨, 온도 등 실내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와 장소별 시나리오가 훨씬 많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구현이 까다롭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현장 운용 경험과 맞춤형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시장성을 갖춘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저가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단순 서비스보다는 배송, 순찰 등 전문 서비스 영역에서 AI 기술의 차별성을 바탕으로 길거리의 장애물을 넘고 있는 로봇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중이다. 여전히 로봇을 위한 공용 지도, 도로 체계의 개발이나 충전소 확충, 보험 상품 개발 등의 과제가 남아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기술적, 사업적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안내, 서빙, 배송…. 자율주행 로봇이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해보자. 길을 잃은 어린이를 찾아주고, 쓰러져 있는 행인을 발견해 병원에 신고하고, 화재를 진압하고, CCTV 사각지대를 돌아다니면서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점점 이런 서비스를 현실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상상력에 제한을 둘 이유가 없다. 꿈의 크기만큼 시장이 커질 수도 있고 관련 기술과 법, 제도 등이 공진화(coevolve)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로봇은 크게는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나뉘고, 서비스 로봇은 개인 서비스용과 전문 서비스용으로 더 세분화된다. 개인 서비스 로봇에는 주로 가사 지원, 여가, 교육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로봇이 포함되고, 전문 서비스 로봇에는 이미 대중화된 서빙 로봇이나 배송, 물류 로봇(AMR) 등이 있을 수 있다. 앞서 가능성을 제시한 순찰과 재난, 소방 로봇도 전문 서비스 로봇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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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으로 나온 자율주행 로봇

전문 서비스용 로봇은 또다시 활용 환경에 따라 실내용, 야외용, 실내외 겸용 로봇으로 쪼개진다. 실내용 로봇은 계절과 날씨, 조명 등 외부 변수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운행 시나리오에 따라 밀도 높은 주변 장애물을 비켜 가야 하거나 많은 사람 사이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해야 한다. 반면 야외용 로봇은 국가, 계절, 운행 시간 등에 따라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변수가 천차만별이고 실내보다 비교적 빠른 운행 속도가 요구된다는 점, 온도나 바람 등 외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개발 난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로봇은 점차 야외,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는 추세다. 약 10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 로봇에 사용할 수 있는 보급형 센서나 하드웨어, 운영체계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로봇의 상용화가 요원했던 데 반해 자율주행차가 주목을 받으면서 자율주행차에서 활용할 수 있는 라이다, 레이다, 카메라, GPS 등이 널리 보급되고 로봇 개발에도 속도가 붙은 것이다. 더불어 개인용 ‘퍼스널 모빌리티’도 보편화되면서 제어기와 모터, 구동부의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착돼 연구개발 수준이 아닌 실제 사업성을 가진 로봇들이 정말로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로봇 하드웨어의 개발, 상용화가 이뤄지고 자율주행 솔루션도 기업마다 대동소이한 수준으로 완성되면서 이제 자율주행 로봇은 일종의 ‘로봇 플랫폼’이라고 불리고 있다. 플랫폼에 필요한 소프트웨어(SW) 서비스를 결합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만 하면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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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전문 서비스 로봇 중 순찰 로봇의 사례를 살펴보자. 순찰 로봇은 자율주행 로봇 중에서도 순찰에 필요한 여러 임무 장비와 순찰에 특화된 AI가 결합된 융합 솔루션이다. 이런 전문 서비스보다 단순한 시나리오의 저가 보급형 로봇 시장은 이미 지금도 중국산 저가 로봇의 판, 한마디로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레드오션으로 전락해 버렸다. 하지만 로봇 하드웨어에 특수 목적의 SW 경쟁력, 전문화된 AI 기술의 차별성을 갖는 순찰 로봇 등의 특수 로봇 시장에는 아직 기회가 있다. 개발 난도가 높은 만큼 기술력 좋은 한국 스타트업에 적합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실내용과 다르게 야외용 자율주행 로봇은 국내에서 각종 규제에 막혀 초기 기술 개발 수준에 비해 사업 적용이 더디게 진행돼 왔다. 한국은 법률과 정책에서 나열한 것 이외에 모든 것을 허용하지 않는 포지티브 규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2023년 3월23일 ‘지능형 로봇법(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1 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로봇이 실외에서 운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정부가 규제 혁신의 일환으로 선허용-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내놓고 ‘규제 샌드박스(sandbox)’2 를 도입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숨통을 터준 정도였다. 이제야 비로소 실외 이동 로봇의 시장성과 미래 가치에 공감한 여야의 합의로 실외 이동 로봇이 자유롭게 도로를 누빌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서 글로벌 시장 기준 경쟁자들과 같은 출발선상에 설 수 있게 됐다.

필자가 운영하는 국내 순찰 로봇 스타트업 도구공간의 경우 2011년부터 약 7~8년간 연구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솔루션을 가지고 2020년 9월부터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수혜를 받아 사업화를 추진해 왔다. 이 제도 덕분에 자율주행 방역 로봇을 시작으로 병원 폐쇄 병동용 순찰 로봇, 발전 시설용 순찰 로봇 등의 법적 규제 여부를 빠르게 검토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율주행 로봇과 전문 서비스를 위한 AI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운영 노하우와 현실의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한데 실증 특례를 활용해 야외 공원, 군대 등 전국의 여러 장소에서 PoC(Proof of Concept, 기술 검증)를 진행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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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의 장애물을 넘기 위한 노력

물론 아직 많은 규제가 산적해 있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 시장이지만 규제 말고도 상용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현실의 데이터와 운용 노하우 확보다. 길거리에는 수없이 많은 장애물이 있다. 그동안 도로교통법, 도시공원법 등에서 자유로운 규제 샌드박스의 적용을 받으면서 서울어린이대공원부터 석촌호수 및 탄천길, 전주 등지의 산업단지, 발전소까지 다양한 장소를 누비며 데이터를 수집해 온 것도 실외 장소별로도 고려해야 할 시나리오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장애물을 만났을 때 ‘멈출 것이냐, 피할 것이냐’에 대한 답도 그리 간단치 않다. 예를 들어, 어린이대공원의 가장 큰 장애물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로봇이 지나다니면 호기심을 보이면서 말을 걸고, 만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장소에서는 일단 장애물이 보이면 로봇이 멈춰 서서 인사를 하고 모두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원칙이다. 반면 산업단지 등은 사람의 출입이나 왕래는 거의 없지만 불법 주정차가 주요 걸림돌이다. 불법 주차 차량이 있다고 로봇이 멈춰 서서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다면 하루 종일 꼼짝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런 장애물은 비켜서 주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탄천길처럼 이동 경로 폭이 좁은 곳에는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여유 공간조차 없다. 이에 탄천길에서도 장애물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렇듯 현장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데이터 학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날씨 등의 변수를 고려하기 위해 눈이나 비가 오거나 흐릴 때도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가령, 관공서에 따라서는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악천후에 순찰을 안 하기도 하지만 발전소처럼 24시간 순찰, 방재가 필요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소 운영 기관별로 수요가 다르기 때문에 비가 와서 미끄럽고 눈이 치워지지 않아도 로봇이 주행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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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외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상용화가 임박한 배송 로봇의 경우 소위 ‘A부터 B, B부터 A’까지 무사히 왕복 이동하면 임무를 완수한 것이지만 순찰 로봇 등 전문적인 서비스로 갈수록 문제 상황을 탐지하고 필요한 행동까지 취해야 하기 때문에 대응해야 할 시나리오가 더 많다.

하지만 그만큼 로봇이 반드시 해소해야 할 미충족 수요도 엄연히 존재한다. 야간이나 주말에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순찰 경비 업체는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대형 사고를 예방하려는 발전소나 화학 공장 등에서도 수요가 커지고 있다. 가령, 이런 산업단지에서는 공기 중 오염 물질이나 화학 성분 배출에 대해 주민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영향을 미치는 공간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대기질을 항시 측정할 수가 없다. 대형 굴뚝 등에 센서를 달아 놓더라도 사람의 눈높이, 사람이 숨 쉬는 공간까지 도달하긴 어렵고, 차로 이동하면서 측정하더라도 주행 속도가 빨라지면 측정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인프라 전체에 고가의 센서를 심어 두기엔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 만약 로봇이 돌아다닌다면 이런 광역 모니터링이 필요할 때 유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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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과정

이렇듯 장소별 특수성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건 실내외를 막론하고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를 위한 선결 과제다. 다만 궁극적으로 이 자율주행 로봇 시장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로봇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로봇 친화적인 환경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로는 네이버가 판교에 지은 제2사옥 ‘1784’가 있다. 이 건물에는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가 설치돼 있고, 로봇이 끊김 없이 매끄럽게(seamless) 운행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의 연동, 통신, 중앙관제에서의 제어가 체계적으로 도입돼 있다. 사실 로봇이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데는 생각보다 난관이 많다.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는 연동 개발도 한창 진행 중이지만 병원이나 백화점같이 엘리베이터 이용률이 극도로 높은 환경에서 사람보다 탑승 우선권이 낮은 로봇이 미션 수행을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 보통 사람들도 북적이는 엘리베이터의 비좁은 틈을 파고들어 타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로봇은 말할 것도 없다. 엘리베이터 내 안전사고 위험성, 엘리베이터 하차 시 동승자와의 물리적 충돌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동승한 사람이 로봇이 가려던 목적지 버튼을 실수로 취소해 로봇이 길을 잃는 사례도 제법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런 면에서 네이버가 신사옥에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도입한 것은 기발하면서도 기술의 조기 도입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로봇 친화적 요소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외 장소를 이렇게 로봇 친화적으로 구현하기는 더 까다롭다. 로봇 친화적 환경 조성에 공적 부문에서 관여해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로봇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로봇이 이해할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똑같은 장소라고 하더라도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든 기업이 각자 개별적으로 지도를 만들어야 했다. 개별 기업, 개별 기기에 임의의 좌표계를 이용했기 때문에 이종 로봇 간 같은 위치를 표기하는 방법이 천차만별이었다. 통일된 지도가 없으니 교통 정리가 될 리 없었다. 국지적으로 여러 대의 로봇 간 협업 시스템이 필요한 장소에 한해서만 기업마다 로봇의 움직임을 추적 및 모니터링하고 경로를 최적화하는 등 로봇용 차량 관리 시스템(fleet management system) 등 솔루션을 개발해 충돌을 방지하는 정도였다. 이에 행정안전부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를 주축으로 실외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로봇용 지도를 만들고 모든 자율주행 기업이 이 지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 송파구 등을 대상으로 이 주소 체계를 시범적으로 만들고 있으며 로봇 기업 중에선 도구공간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처음 개발되던 당시 모든 내비게이션 사업자가 각각 개별 지도를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 바 있다. 이때 이스라엘의 경우 공공 부문에서 나서서 내비게이션에 쓰일 지도를 만들어 이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선진적인 주소 체계를 로봇을 위한 주소 체계로 확장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로봇 시대의 도래가 머지않았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일이다.

자율주행 로봇 충전 시설을 야외에 두는 것도 로봇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충전된 로봇의 주행 가능 거리가 10㎞라고 가정할 때 충전소가 없으면 로봇은 출발 장소로부터 반경 5㎞ 내에서만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원래 출발했던 장소로 돌아오는 데 나머지 5㎞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로등이나 실외 장소 곳곳에 충전 스테이션이 있다면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도 반경 10㎞, 20㎞ 너머까지 서비스가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로봇이 출현하려면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로봇으로 자동 충전하고,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자율주행 로봇이 스스로 충전한 뒤 운행을 재개하면서 사람의 손길 없이 매끄러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로봇으로 인한 안전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사후 대처할 수 있는 로봇 특화 보험 상품 등이 개발되고 있는 것도 로봇 친화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시도가 모일 때 로봇이 비로소 우리의 일상 더 깊숙이 스며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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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차별화의 시작은 소프트웨어

오랜 기간 로봇은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기본적으로 로봇이 기계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갈수록 시장에서는 로봇에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접목할지를 둘러싼 싸움이 격화될 것이다. 앞으로 로봇 산업의 부가가치는 대부분 소프트웨어 쪽에서 발생할 것이다. 단순 기능을 반복 수행하는 하드웨어의 대부분은 외국산 저가형 로봇으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순찰 로봇만 보더라도 하드웨어에 있어서는 국산 제품이나 외산 제품에 큰 차별점이 없고, 오히려 2017년 가장 먼저 출시된 미국 나이트스코프(KnightScope)의 로봇이 미국에서만 서비스하긴 하지만 하드웨어나 수량, 주행 경험 측면에서는 앞서 있다. 하지만 순찰 특화 AI의 유무, 사람 추종 기능의 유무 등 소프트웨어에서는 한국 제품에 비교 우위가 있다.

전문화된 AI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이유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예를 들어, 로봇이 이동하면서 촬영을 하면 불빛 등이 번져서 화재로 잘못 인식하기도 한다. 순찰 로봇이 확장성 있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는 결국 이런 오탐(false alarm)과 미탐(misdetection)을 얼마나 줄이는지에 달려 있다. 이 같은 오류를 최소화하려면 이동형 로봇에서 취득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필요하다. 또한 쓰러져 있는 행인을 발견해 119에 신고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전신이 다 보이지 않고 차량에 가려져 있더라도, 팔이나 다리 등 신체 일부만 보고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특정해 쫓아갈 수 있는 사람 추종 기능 역시 여성들의 안심 귀가 서비스나 다양한 목적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측면에서의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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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문 서비스 로봇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테슬라나 현대차 등이 주도하고 있는 ‘OTA(Over The Air)’ 개념을 동일하게 따를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자동차는 차를 판매한 후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한다. 자동차는 일종의 하드웨어 플랫폼이 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주행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계속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동차 산업의 핵심이 기계적인 기능 및 품질에서 안전을 위한 전장으로, 나아가 다양한 편의를 더한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로 옮겨갔듯이 로봇 산업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도 자동차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복합 장치이며 기술 개발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에 로봇 기기를 판매하는 전략보다는 OTA 개념의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통해 고객 만족을 제고해나가는 전략이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내는 데 유효할 수 있다.

그동안 도구공간도 하드웨어 개발에 집중해 왔다. 전문 서비스용 자율주행 로봇이 태동기다 보니 시장에 제대로 된 하드웨어가 없어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가장 앞서 있다는 미국 나이트스코프 제품도 사업 초기에는 야외에서 달리다가 분수나 연못에 빠져 있거나 넘어진 모습이 목격돼 ‘자살 로봇’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곤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하드웨어 기술이 모두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도구공간 역시 올해 300대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이제는 하드웨어를 넘어 AI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면서 서비스 차별화에 주력하려 한다. 단순 모니터링을 넘어 각 공간에서 무엇을 검출하고, 어떻게 반응할지에 초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화재를 탐지했을 때 소화기를 분사하고, 쓰러져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제세동기 등 응급 키트를 현장에 배달해주고, 범죄 현장을 목격했을 때 경고를 울리거나 경찰서에 직접 신고하는 등 행동까지 취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순찰 사각지대를 메우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확실한 수요처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해외에서는 높은 인건비로 비용 비효율이 존재하는 중동 등에서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 결국 서비스의 차별화는 소프트웨어가 가져올 것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과 기회도 여기에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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