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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XR

AI가 21개 언어 통역, XR버스로 신라 탐험… 첨단 입은 ‘천년 고도’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0.29
[경주 APEC]
역-식당에 통역기… 외국인 ‘엄지척’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버스 운행
밤엔 첨성대 미디어아트 수놓아
눈앞에 펼쳐진 첨단기술 28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KTX 경주역 대합실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대화형 인공지능(AI) 통번역 시스템’을 통해 번역된 문장을 바라보고 있다(위쪽 사진). 황룡사터, 첨성대 등 경주 주요 유적지를 운행하는 확장현실(XR) 버스에 탑승객들이 올라타 내부에서 상영 중인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XR 화면으로 된 버스 창문에는 1400년 전 신라의 풍경들이 펼쳐진다. 경주=홍진환 jean@donga.com·박형기 기자
28일 오후 경북 경주시 건천읍 KTX 경주역 대합실. 커다란 배낭을 멘 외국인 남성이 안내데스크 앞에 섰다. 태블릿PC 화면에서 중국어를 선택한 뒤 마이크 버튼을 눌러 말을 건네자 곧 한국어 번역 문장이 모니터에 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대화형 인공지능(AI) 통번역 시스템’이었다. 직원이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고 한국어로 답하자 이번엔 중국어로 번역된 문장이 다시 화면에 표시됐다. 남성은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들어 보였다.

천년고도 경주가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첨단 기술로 새 단장을 했다. AI 통번역, 자율주행 버스, 확장현실(XR) 관광 등 신기술이 곳곳에 도입돼 과거의 역사와 미래의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통번역기는 회의 대표단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회의장·교통·식당·관광 정보를 빠르게 안내하기 위해 도입됐다. 경주역과 김해국제공항, 시내 음식점과 숙소,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등 외국인이 자주 찾는 장소에 설치됐다. 숙소에는 일대일 통역 단말기도 배포됐다. 경주 시민 김철준 씨(39)는 “21개 언어를 번역해주니 외국인들이 길을 묻거나 정보를 얻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며 “회의가 끝난 뒤에도 관광지에 이런 장비가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는 자율주행 순환버스 ‘로이(ROii)’가 운행하고 있다. 운전석이 없는 8인승 미니버스 로이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다. 차량 전후면의 라이다 센서 4개와 카메라 7개가 도로 상황을 360도로 인식하며, 경주엑스포대공원과 HICO, 정상단 숙소를 오간다. 차량이 끼어들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등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APEC 정상회의 준비지원단 관계자는 “로이 4대와 20인승 자율주행차 1대를 투입해 한국의 미래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1400년 전 신라 왕경을 재현한 XR 관광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버스 창문이 투명 유리에서 XR 화면으로 바뀌며 황룡사, 첨성대, 월성 등 신라 전성기의 풍경이 펼쳐지는 식이다. 다음 달 2일까지 정상회의 참가단을 대상으로 운행된다. 5일부터는 일반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다.

첨성대에서는 야간 미디어아트 프로그램 ‘신라의 달밤’이 진행되고 있다. 첨성대 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신라 천문학과 별자리를 주제로 한 영상이 투사된다. 영상은 신라 시대 천문학자의 별 관측 장면에서 시작해 은하수와 유성우, 혜성의 흐름을 담고, 이어 1467개의 별과 28수 별자리, 사신도(청룡, 백호, 주작, 현무)가 차례로 비친다. 상영 시간은 약 7분이다. 경주시는 APEC 이후에도 이 프로그램을 야간 상설 콘텐츠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주=김화영 기자 run@donga.com;경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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