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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전자산업으로 큰 구미, K방산 수출 주력도시로 부상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28
지역 방산 ‘핵심 축’ LIG D&A… 미사일 ‘천궁-Ⅱ’ 12조원 대 수출
위성-무인체계 등 사업 넓히고 2029년까지 전용 생산기지 구축
市, 499억 규모 클러스터 추진
20일 경북 구미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구미하우스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이 레이더 시험 시설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IG D&A 제공
“대한민국, 그 한마디 언제나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27일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있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구미하우스 L3동. 정면에 걸린 푸른 바탕의 글귀 위로 태극기가 나부꼈다. 사업장에 들어서려면 신분 확인을 거쳐야 했다. 휴대전화와 카메라 사용은 허용되지 않았고, 임직원 동행 없이는 내부를 둘러볼 수도 없다. 삼엄한 보안 경계가 군 시설을 연상시켰다.

박배호 LIG D&A 생산부문장(부사장)은 “임직원 모두 2004년부터 20년 넘게 새해 첫 업무일에 영천 현충원을 찾는 ‘애국 시무식’을 이어오고 있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기술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가슴에 새기고 일한다”고 했다.

엄격한 보안 속에서 생산하는 것은 한국을 넘어 세계의 방공망을 뒷받침하는 정밀유도무기다. 구미하우스에서는 탐색기와 유도제어장치, 탄두, 추진기관을 결합해 무기로 완성한다. 조립을 마친 뒤에도 구성품의 연결과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시험을 거친다. 건물에 내건 ‘대한민국’이라는 다짐은 정밀한 조립과 검증을 거쳐 무기에 담긴다.

● 세계로 뻗는 방산도시 구미

전자산업으로 성장한 구미시가 정밀유도무기와 무인체계, 항공우주 분야를 아우르는 ‘K방산 도시’로 산업 지형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의 수출과 생산 시설 투자를 중소기업 기술개발, 시험·검증, 인재 양성으로 연결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구미 방산의 핵심 축인 LIG D&A의 출발은 외국산 미사일 정비였다. 1976년 ㈜금성정밀공업으로 출범해 미국산 ‘호크’와 ‘나이키 허큘리스’를 분해·검사하고 수리하는 창정비로 기술력을 쌓았다. 사격통제장비와 레이더, 발사대 등을 하나의 무기체계로 통합한 경험은 국산 유도무기 독자 개발의 토대가 됐다.

대표적인 성과가 ‘미사일 잡는 미사일’ 천궁-Ⅱ다.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 체계로,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2012년 개발에 착수해 2018년부터 양산했다. 유도탄과 레이더, 교전 통제 체계 등이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여러 방산기업의 기술력이 집약됐다.

수출 성과도 두드러진다. 2022∼2024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 맺은 천궁-Ⅱ 공급계약은 총 12조 원대다. 회사는 천궁-Ⅱ에 장거리·고고도 요격 체계인 ‘L-SAM’ 등을 더해 여러 고도의 위협에 대응하는 통합방공망 수출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3월에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LIG넥스원에서 현재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방위산업을 뜻하는 ‘디펜스’와 항공우주를 뜻하는 ‘에어로스페이스’를 결합해 미래 사업의 방향을 담았다.

사업 영역도 우주와 무인체계로 확장하고 있다. 2006년 시작한 위성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천리안위성 5호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사업 등에 참여한다. 임무에 따라 장비를 바꿔 싣는 무인수상정 ‘해검-X’, 자율주행과 원격 운용이 가능한 무인 차량 ‘G-Sword’도 개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방공망과 무인체계에 접목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생산 기반 확대도 추진한다. 경북도와 구미시, LIG D&A는 올해 2월 370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9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에 방산 전용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2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구성품 조립부터 성능시험, 체계 연동 시험, 최종 조립과 품질검사까지 연결해 수출 확대에 대응한다.

지역 기업과의 협력망도 갖췄다. 구미시 방위산업기업협의회에는 관련 기업 140여 개사가 참여한다. LIG D&A와 ㈜한화시스템이 공동 회장사를 맡고 있다. 구미가 축적한 전자·제조 기술과 정밀가공 역량을 방산 공급망으로 연결하는 기반이다.

●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역기업 육성

구미시는 대기업의 성장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하도록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사업에 선정돼 내년까지 국비 245억 원을 포함한 499억 원을 투자한다. 핵심 시설인 첨단방위산업진흥센터는 다음 달 개소할 예정이다. 3960m² 규모의 시설에 환경·신뢰성·전자파 적합성(EMC) 시험 장비 등을 갖춘다.

지난해 8월에는 무인수상정 시험·실증 기반을 준공했다. 대학과 기업이 참여하는 방산특화개발연구소를 통해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도 연계한다. 이와 함께 소형 시범 체계와 시제품 개발, 국방 기술 이전, 창업을 지원한다.

경북국방벤처센터는 협약기업 82개사의 국방 과제 발굴과 판로 개척 등을 돕는다. 시비 5억 원으로 운영하던 구미국방벤처센터가 올해 경북국방벤처센터로 확대 개편되면서 국비와 도비 등을 포함해 지원 규모도 14억 원대로 늘었다.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구미에서 재직자 대상 방산 전문교육을 신설했고, 국립금오공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방산 AI 인재 양성 부트 캠프와 지역 중소기업 연계 실무 인력 양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윤재호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은 “구미의 방산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도록 민관 협력과 정부 지원이 더욱 확대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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