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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스타트업

“온라인 셀러를 위한 ‘AI 직원’ 제공… AI와의 대화로 스토어 운영 가능”[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24
온라인 판매 자동화 표준 만들려는 레비오사에이아이
온라인 판매는 수많은 SNS가 매대… 상품마다 소개 영상-자료 제작 고충
콘텐츠 제작, 운영관리 융합 자동화… KAIST-서울대 출신 형제의 창업
콘텐츠별 소비자 반응까지 추적… “탁월한 판매법 찾는 AI 기업될 것”
주하람 레비오사에이아이 대표(왼쪽)와 공동창업자인 주하담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온라인 판매자들의 업무 자동화 도구인 자사의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온라인 판매자(셀러)의 고충은 끝이 없다. 제품 사진을 찍고, 모델을 섭외하고, 보정하고, 상세페이지를 만든다.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용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 수십 곳의 국내외 플랫폼에 올려야 한다. 이런 콘텐츠를 만든 뒤에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어느 채널에 올릴지, 어떤 문구가 반응을 얻는지, 실제로 주문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레비오사에이아이는 상품을 알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상품 판매 관리를 융합해 온라인 판매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고 나선 곳이다.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빌딩 디캠프에 있는 레비오사에이아이 사무실에서 만난 주하람 대표(31)는 “매출이 늘어나는 것과 매출이 늘어났을 때 일이 늘지 않게 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판매자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콘텐츠 제작이 판매 전환으로 이어지고 회사 규모가 커져서 더 많은 신상품이 들어와도 적은 부담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돕는 ‘AI 커머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 사진 한 장으로 매체별 판매 콘텐츠 제작

레비오사에이아이의 서비스에는 인공지능(AI) 콘텐츠 스튜디오 ‘레비앤오사(levi&osa)’가 있다. 이용자는 제품 사진 한 장을 올리고, 모델 유무와 조명, 분위기, 스타일을 선택한다. 그러면 화보 이미지 8장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생성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스타그램용 카드뉴스, 릴스 영상, 쇼핑몰 상세페이지까지 만들어 준다. 회사는 상품 하나당 약 30분 안에 이 일련의 결과물이 완성된다고 설명한다.

기존 생성형 AI의 문제는 ‘프롬프트 노동’이다.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10∼15번의 입력을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을 없애다시피 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비결은 고품질의 결과를 일관되게 생성할 수 있도록 정교한 규칙과 제한 사항을 두는 ‘하네스 엔지니어링’에 있다. 여기에다 별도로 개발한 평가 모델을 더해 완성도를 더 높였다는 설명이다. 주하담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공동창업자(27)는 “AI가 1차로 결함 후보를 걸러내고, 사용자 검수를 거쳐 재생성·보정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미용과 의류 분야처럼 사람 모델이 중요한 카테고리에 기술을 집중하고 있다. 주 COO는 “한 번에 고품질 휴먼 모델링 결과물을 뽑아낸다고 자부한다”며 “기존에 있는 생성형 AI 도구들이 이 정교한 플로우와 감각은 쉽게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 브라우저로 사람처럼 일하는 ‘요메이츠’

요메이츠 서비스를 상징화한 이미지. 레비오사에이아이 제공
콘텐츠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팔아야 한다. 레비오사에이아이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집중 개발하고 있는 핵심 서비스는 브라우저 기반 AI 에이전트 플랫폼 ‘요메이츠(Yomates)’다. 현재 베타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11월 유료 서비스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요메이츠는 단순한 운영 자동화 도구가 아니다. 사용자가 AI와 대화하는 것만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기존의 온라인 판매 자동화 도구들은 대부분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기반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판매 플랫폼 측의 API 차단, 인증 만료, 업데이트 후 에러 등으로 판매자들은 적지 않은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레비오사에이아이는 API 연동 방식 대신 사람이 크롬 브라우저를 띄워 클릭하듯이 작동하는 브라우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었다.

주 COO는 “채팅창에 ‘마진 남는 귀 세정제 찾아서 스마트스토어에 올려줘’라고 입력하면 상품 등록이 끝난다”고 했다. AI 에이전트의 작업은 예컨대 이런 식이다. 매니저 ‘대니얼’ 에이전트가 수요를 분석하고 마진을 계산하면, 디자이너 ‘미나’ 에이전트가 상세페이지를 만들어 브라우저를 구동시켜 플랫폼에 등록한다. 주 COO는 “기존 API 방식에 비해 에러를 크게 줄였다”고 했다.

요메이츠가 지향하는 시장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아마존, 쇼피파이(Shopify), 틱톡샵,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카페24 등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글로벌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특정 쇼핑몰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판매 채널을 하나의 대화형 업무 공간으로 묶겠다는 것이다.

● 서울대 휴학생과 KAIST AI 박사의 ‘결합’

주 대표와 주 COO는 형제다. 두 사람의 경험이 결합돼 회사의 지향점과 기술이 만들어졌다. 동생인 주 COO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에 2017년 입학한 뒤 현재 휴학 중이다. 군 복무를 대체하고 개발자로서의 실력을 쌓기 위해 클래스101과 두나무를 거치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창업을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별도의 프로젝트로 K팝 앨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해 연매출 5억 원, 순이익 9000만 원을 혼자 벌어들인 경험이 있다. 프로그래머로서 주문과 배송을 자동화해 인건비를 0원으로 만들었기에 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의 승부는 ‘콘텐츠와 마케팅’에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주 COO는 “개발은 잘하지만 음반 판매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지식은 없었다. 그렇다면 개발자로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분야로 창업한 이유를 들려줬다.

형인 주 대표는 KAIST 인공지능 박사 출신으로 정보올림피아드 국가대표를 지낸 AI 석학이다. 학자의 길을 걸으려던 그에게 동생이 “함께 하자”고 설득했다. AI 모델링과 평가 모델 개발을 이끌고 있다.

● “콘텐츠별 소비자 반응이 담긴 데이터가 경쟁력”

콘텐츠 스튜디오 화면 중 일부로 실제 모델처럼 보이는 사진들은 모두 AI가 생성했다. 홈페이지 화면 캡쳐
과거에는 기획, 스튜디오, 모델, 보정까지 사람이 모두 붙어 콘텐츠 하나를 만드는 데 1∼2주와 수천만 원이 들었다. 지금은 AI 도구가 이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두 형제는 콘텐츠 제작비 절감만이 해법이 아니라고 본다. 잘 만든 콘텐츠를 들고도 어디에 어떻게 올려야 할지 막막한 브랜드가 더 많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검색창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핑, 틱톡샵의 피드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시대, 피드가 곧 매대인 시대여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장기적 목표는 단순한 툴 제공을 넘어선 AI 네이티브 커머스 네트워크 구축이다. 주 COO는 “AI가 발전하면 콘텐츠 생성과 운영 자동화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며 “그런 시대가 오더라도 ‘어떤 브랜드가 어떤 콘텐츠로 어느 플랫폼에서 얼마를 팔았는가’에 대한 여러 플랫폼을 통합한 판매 데이터가 있으면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말에는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해 스트라이프(Stripe) 등 글로벌 결제망과 연동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시장으로 K-브랜드들의 진출을 도우려면 결제망이 필요해서다.

위험요인이 없지는 않다. 대기업이나 플랫폼 자체에서 유사한 AI 툴을 기본으로 제공할 경우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하지만 레비오사에이아이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형 에이전트와, 여러 플랫폼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데이터로 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레비오사에이아이의 비전은 누구나 전문적인 이커머스 지식 없이도, AI와 대화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할 수 있는 세상이다. 레비앤오사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이고, 요메이츠는 콘텐츠 제작부터 실제 커머스 운영까지 연결하는 중심 플랫폼이다. 주 대표는 “한국 브랜드들이 부담 없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글로벌 커머스의 인프라가 되려고 한다”고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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