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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더 많이 싣고 더 자주 발사… 누리호 숙제는 ‘돈 버는 로켓’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19
5차 발사 성공 누리호 다음 과제는
위성 5기 투입, 다중 분리 기술 입증… 탑재 공간 부족해 페어링 확대 추진
발사 성공률 80%서 90% 이상 목표… 비싼 발사비-연 1회 발사 개선 숙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가 5차 발사에 성공하며 누리호 발사 성공률 80%를 달성했다. 우주항공청은 반복 발사를 통해 90%까지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이달 7일 다섯 번째 우주 비행에 나선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역대 처음으로 예정된 시각에 발사해 주탑재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정밀하게 투입했다. 목표 고도 575km와 초속 7.5km를 달성하고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2∼6호기를 정상 사출해 모두 양방향 교신에 성공한 것이다.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10기 중 9기도 정상 분리됐다.

5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앞으로 발사체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주 수송능력, 신뢰성을 토대로 한 상업성의 업그레이드다. 위성 탑재 성능과 발사 성공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민간 주도의 발사체 제작·운용체계를 구축해 상업화로 나아가는 것이다.

● “위성 실을 공간 더 확보해야… 발사체 개량 필요”

5차 발사의 기술적 성과는 여러 주탑재위성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밀하게 분리하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누리호는 비행 중 자세·각도를 변경하며 네온샛 5기를 차례로 분리했다. 위성 간 충돌을 막기 위해 분리 방향과 시점을 조정하고 위성 분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장치도 새롭게 적용했다. 고정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주탑재위성 개수를 늘리며 4차 발사에서 바뀐 사항이 모두 잘 작동한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제 위성을 실을 공간을 더 확보하고 수송 능력을 극대화하는 게 과제다. 5차 발사로 다중위성 정밀 분리 능력이 입증된 만큼 누리호 탑재 용량에 최대한 맞춰 실을 수 있도록 발사체를 개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철원 항우연 발사체체계연구1부장은 “현재 누리호는 수송할 수 있는 중량에 비해 실제 위성을 실을 공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설계상 탑재 중량 여유가 있어도 위성 부피나 개수, 구조에 따라 탑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공 부장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의 직경과 길이를 늘려 공간을 확보하고자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 신뢰성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 한계 보완을

누리호 5차 발사 성공으로 누적 발사 성공률은 80%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우주청)장은 발사 성공률을 9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성윤 우주청 한국형발사체프로그램장은 “국제적으로 정해진 발사 성공률 기준은 없지만 최소한 90%는 돼야 세계 시장에서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발사체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에서 제시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실제 상업 발사 시장에서는 누적 성공률뿐만 아니라 연속적인 발사 성공 이력과 고객이 요구하는 일정을 준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발사체의 신뢰도는 위성 발사 보험료와 고객의 발사체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 프로그램장은 “발사 가격은 해외 발사체에 비해 비싼 것이 사실”이라며 누리호가 가격 경쟁력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신뢰성을 경쟁 요소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발사에서 예정된 시각을 정확히 준수한 것도 발사 운용 능력이 향상됐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기술적 성과를 실제 상업 발사 서비스로 연결하려면 누리호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하는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를 독자 제작·운용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고 전 본부장은 “누리호의 기술적 성과와 상업적 경쟁력은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며 “누리호는 연구개발 과제의 산출물로, 상업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개량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복 발사를 뒷받침할 제작·운용체계의 전환도 필요하다. 공 부장은 “현재 발사대와 발사 준비 과정은 연 1회 발사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연 2회 이상 발사하려면 설비와 운용 절차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사체 제작 물량이 늘어나면 생산 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충분한 발사 수요 확보를 위해 우주청은 공공·국방위성 등을 중심으로 민간위성 발사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우주업계 관계자는 “누리호가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도를 쌓는 동시에 수송능력과 경제성을 높이고,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향후 상업화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혜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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