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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소식]피부색만 바꾸고 병변 그대로… AI로 진단 격차 줄였다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14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왼쪽)와 김경훈 피부과 레지던트.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인공지능(AI)은 학습에 사용된 환자의 피부색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학습 데이터가 밝은 피부에 집중돼 있어 어두운 피부를 가진 환자에서는 진단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연구진이 AI를 이용해 밝은 피부의 병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피부색만 어둡게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 김경훈 피부과 레지던트, 문익준 피부과 전문의 연구팀은 피부색에 따른 AI 진단 성능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피부유형 변환 네트워크(STTN)’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AI의 진단 정확도는 학습 데이터의 양과 구성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피부질환 진단 AI에 사용되는 임상 사진은 주로 밝은 피부에 집중돼 있다. 특히 조직검사를 통해 질환이 확진된 어두운 피부 환자의 사진은 상대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AI가 특정 피부색의 환자에게는 충분한 진단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이 개발한 STTN은 실제 환자의 피부 병변 사진을 바탕으로 병변의 형태는 최대한 보존하면서 피부색만 어둡게 바꾸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생성형 AI처럼 새로운 병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사진을 변환해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보완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임상 데이터 1만6707개를 활용해 STTN을 학습시킨 뒤 생성된 사진이 실제 사진과 얼마나 비슷한지 평가했다. 피부과 전문의 19명과 다른 진료과 의사 12명, 비의료인 11명 등 42명에게 실제 사진과 AI 생성 사진을 구별하도록 했다.

그 결과 평균 정답률은 49.7%로 무작위로 추측했을 때와 비슷했다. 의료진을 포함한 평가자들이 실제 사진과 AI 생성 사진을 구분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다만 임상 경험이 많은 피부과 전문의는 생성 사진의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어 연구팀은 AI로 생성한 사진이 실제 진단 성능을 개선하는지도 확인했다. 밝은 피부 사진만 학습한 기존 AI 모델과 여기에 STTN이 생성한 어두운 피부 사진을 추가로 학습한 모델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양성·악성 피부종양을 구분하는 성능을 나타내는 곡선하면적(AUC)이 기존 0.56에서 0.66으로 높아졌다. AUC는 1에 가까울수록 구분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질환이 있는 사람을 정확히 찾아내는 민감도와 질환이 없는 사람을 구분하는 특이도도 개선됐다. 기존 밝은 피부에서의 진단 성능은 유지됐다.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환자군의 정보를 AI로 보완해 피부색에 따른 진단 성능 격차를 줄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연구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김남국 교수는 “의료에서는 평균적인 AI 성능보다 개별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의 성능이 중요하다”며 “인종과 피부색, 성별, 나이 등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지 않는 공정한 AI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부과학 연구저널’에 게재됐다.

김지현 기자 kinn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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