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기업교육 문의
페이지 맨 위로 이동
검색

미래 전략 산업

AI發 전력 병목에… 삼성-현대차-포스코, 원전 등 직접 발전 검토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12
2040년 원전 19기 규모 전력 더 필요
포스코, 민간자본 원전건설 고려
삼성물산 산하 발전 법인 신설 거론
美빅테크, 구매계약 통해 전력 선점… “韓, 전력 직접 구매 막는 규제 풀어야”
인공지능(AI)과 탈탄소발 전력 수요 폭증에 포스코그룹에 이어 삼성, 현대자동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직접 에너지 발전 사업에 뛰어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공장) 증설 등 천문학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획기적인 에너지 대안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발전사와 기업이 장기 전력 ‘직거래’ 계약이 가능한 전력구매계약(PPA) 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재생에너지에 국한된 PPA를 원자력발전 등으로 확대해 미국 빅테크처럼 한국 기업들도 장기간 안정적인 가격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 민간 발전 시동 거는 韓기업

11일 재계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향후 예상되는 전력을 조달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PPA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민간 자본을 투입한 대형 원전 건설도 검토 중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확대하려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해 기존 전력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메타가 미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미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경. 
삼성 역시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조달을 위한 에너지 신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전문 인력을 잇달아 확충하는 한편, 지난달 말에는 삼성전자 등 6개 계열사가 데이터센터 개발부터 발전, 송배전 설비까지 통합 제공하는 미국 AI 인프라 기업 ‘헬릭스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10억 달러(약 1조3600억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물산 산하에 발전 전담 법인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발전소 시공 역량을 갖춘 현대차그룹 역시 발전 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직접 에너지원 확보를 검토하고 나선 것은 심각한 ‘전력 병목 현상’ 때문이다. 정부의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2040년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는 반도체(20.6GW)와 AI 데이터센터(7.9GW) 수요 급증으로 불과 넉 달 만에 최대 26.8GW 상향 조정됐다. 대형 원전 19기가 넘는 규모다.

당장 용인과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각각 14GW, 6GW 등 총 20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확보된 전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신규 대형 원전은 2기 정도로, 이마저도 2037∼2038년에야 준공된다. 여기에 2022년 이후 70% 이상 급등한 산업용 전기요금도 자체 발전의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글로벌 빅테크, PPA 통해 전력 선점 나서

글로벌 빅테크는 발전원 투자에 적극적이다. 직접 원전에 지분 투자를 하거나 원전 기업과 20년 치 장기 구매 계약을 통해 추가 발전소를 짓도록 하는 식이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의 원전.
이달 초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미국 최대 원전기업 컨스텔레이션과 약 3.6GW의 PPA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MS도 2024년 폐쇄된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을 통해 전력을 20년간 구매하기로 했다. 메타는 최대 6.6GW 원전 계약과 미 루이지애나 가스발전소 7기 건설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아마존도 원전 전력 구매와 SMR 개발 투자에 나섰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규제 탓에 미국 빅테크처럼 장기 전력 확보에 나서기는 어렵다. 현행 전기사업법상 생산한 전기는 원칙적으로 전력거래소를 거쳐야 하며, 판매는 사실상 한국전력이 독점한다. PPA 제도는 재생에너지 등으로 국한돼 대기업이 민간 발전업자가 되더라도 자사 사업장에 전력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첨단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PPA 규제 완화 등 획기적인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올 6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자리에서 정부에 원전 확대와 PPA 추진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도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 건의 과제’를 규제합리화위원회에 제안하며 전력 분야에서 “원전 등 무탄소 전력을 기업이 직접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인기 뉴스

경영·경제 질문은 AI 비서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