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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기술

현대건설, 사용후핵연료 지하 처분 기술 확보…실제 암반서 검증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02
현대건설이 개발한 사용후핵연료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를 지하 깊은 암반에 안전하게 격리·처분하기 위한 핵심 굴착기술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에 쓰이는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하고, 연구 실증부지의 지하 암반에서 실제 처분시설과 같은 규모의 굴착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전에 사용한 뒤 원자로에서 꺼낸 핵연료를 말한다. 사용을 마친 뒤에도 오랜 기간 높은 방사능과 열을 방출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과 격리해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를 장기간 관리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가 지하 깊은 암반에 처분시설을 만들어 격리하는 방식이다. 사용후핵연료를 밀봉한 처분용기를 지하 암반에 넣기 위해 뚫는 구멍을 ‘처분공’이라고 한다.

이번에 현대건설이 개발한 것은 이 처분공을 정밀하게 뚫는 전용 굴착장비다. 처분공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변 암반에 균열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지하수가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길 수 있어 암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하게 굴착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장비는 직경 1.75m, 길이 5.7m 규모로 한국형 심층처분시스템(KORADIS)이 요구하는 처분공 규격과 시공 조건을 반영했다. 여러 개의 처분공을 반복해서 시공할 수 있도록 굴착 후 장비를 회수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접이식 커터헤드’도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연구용 지하 터널에서 실제 처분공과 같은 규모로 암반을 굴착해 장비의 성능과 시공성을 검증했다. 굴착 과정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굴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지반 상태를 파악했다. 굴착을 마친 뒤에는 라이다 기반 디지털 매핑으로 시공 상태와 처분공의 적합성을 확인했다.

이번 기술 개발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주관하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술개발 국책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통합 R&D 조직인 HMG건설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향후 처분공 굴착뿐 아니라 지하수 유입을 제어하기 위한 콘크리트·그라우트, 국내 지질 특성을 반영한 암반 분류체계, 디지털 기반 암반 평가·모니터링 기술 등으로 연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HMG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처분공 전용 굴착장비를 개발하고 실제 암반 굴착을 통해 성능과 시공성을 검증했다”며 “원전 건설부터 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분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기술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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