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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비만약 반값 되나… 위고비-마운자로에 ‘에페’ 도전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9.17
한미약품 신약, 연내 출시 예정
업계선 “4주분 10만원대” 관측
마운자로 출시때 위고비 40% 인하
가격 인하 경쟁땐 시장 커질 수도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양분한 비만치료제 시장에 국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신약 ‘에페’가 뛰어든다. 세 번째 주자의 등장으로 비만약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마운자로가 들어오면서 위고비의 최저용량(시작 용량) 가격이 40% 낮아진 바 있는 만큼 비만약 가격에 변동이 생길지도 관심사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에페의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2월 품목허가를 신청한 뒤 현재 식약처가 요구하는 자료를 보완해 제출하고 있다. 10월 중 허가가 나면 한 달 이내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준비 중으로, 연내 공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에페는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됐다.

신약 품목허가는 식약처와 제약사가 보완 자료를 주고받으며 진행돼 회사도 심사 상황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한미약품이 10월 허가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미뤄 보면 심각한 추가 보완 사항 없이 심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에페가 얼마에 나오느냐’다. 현재 시작 용량 4주분 출고가는 위고비 0.25mg이 21만6000원, 마운자로 2.5mg이 27만8000원이다. 제약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에페의 가격이 4주분 기준 10만 원대에 매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약품은 “현재 결정된 가격은 없다”고 말을 아끼지만 업계에서는 에페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과 처방 경험을 쌓은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2강 구도’를 뚫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0년 넘게 제약업계에서 근무한 한 부장급 직원은 “한미약품은 외국계 제약사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동네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영업망이 강하다”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개원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앞서 마운자로의 등장은 위고비 가격을 크게 끌어내렸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위고비 출고가를 용량별로 약 10∼40% 내렸다. 시작 용량은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40% 넘게 낮아졌다. 후발주자 등장에 선발주자가 가격 인하로 맞선 것이다. 에페가 어떤 가격표를 달고 나오느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대상 임상 데이터도 에페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40주 투여 후 환자들은 평균 9.75%의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에페가 가세하면 비만치료제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용 부담 때문에 비만치료제를 고려하지 않았던 사람까지 새로 유입될 수 있어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10만 원대로 출시된다면 현재 제품의 거의 절반 수준인 만큼 가격 때문에 치료받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수요가 생기면서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에페에 이어 시장 진입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K이노엔은 주 1회 맞는 GLP-1 계열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환자 313명 모집을 마치고 연내 투약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JW중외제약도 지난달 2주에 한 번 맞는 GLP-1 계열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했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 동아ST 등도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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