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22일 사회적가치 축제 SOVAC
곡성 빈집, 워케이션 거점으로 변신… 괴산선 농업에 교육-관광 등 접목
17개 세션 중 7개 로컬이슈 집중… “지역기업 끈끈한 연결의 장 되길”
권기효 대표
“지방 산업단지가 무너지면 지역 상주 인력과 구매력이 통째로 사라지고, 이는 청년 창업 생태계와 국내 제조업의 붕괴로 이어집니다. 지방 문제는 시골 마을의 한정된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는 거대한 국가적 산업 문제입니다.”
농어촌 청소년 멘토링에서 출발해 로컬 인재를 육성하는 사회적 기업을 이끌고 있는 ‘멘토리’ 권기효 대표의 말이다. 이처럼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자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9월 21∼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민간 최대 사회적 가치 축제 ‘SOVAC 2026’에 집결한다.
● 청년 유입부터 공간·자본 결집까지… 지역 소멸 막는 로컬 혁신가들
이지현 대표
통계청에 따르면 2004∼2024년 20년 동안 96만 명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출됐고, 2024년에만 비수도권 청년(15∼34세) 6만여 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 이 같은 ‘수도권 쏠림’ 속에서도 사회적 기업들은 지역에 사람을 유입시키고 산업을 방어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권 대표는 대학 캡스톤 수업(실무 문제를 해결해 보는 프로젝트형 수업)을 지역 기업 연구개발(R&D) 과제로 연계해 우수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떠나는 대신 지역 중견·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을 하도록 이끈다. 충북 괴산에서 농업 기반 F&B·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뭐하농’ 이지현 대표는 농촌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혁신 중이다. 이 대표는 “1차 농업에 교육과 관광을 더해 농부가 선망받는 직업이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 대표가 주도적으로 결성한 80여 명의 청년 농부 커뮤니티 ‘농게더링’은 지자체의 경계를 허물고 ‘어떻게 재미있게 살 것인가’라는 취향을 공유하며 끈끈하게 연대하고 있다.
서동선 대표
전남 곡성에 자리 잡은 ‘팜앤디’ 서동선 대표는 농촌의 빈집과 유휴 시설을 기업들의 업무 위성거점(워케이션)인 ‘러스틱 타운’으로 탈바꿈시켰다. 공장을 짓는 대신 직장인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직접 들고 내려와 일하게 만드는 역발상을 통해 지방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대기업의 ESG 투자 유도와 지방 인구 증가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로컬판 판교’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서 대표는 “현재까지 74개 기업을 유치했고, 매년 1000여 명의 직장인이 곡성에서 체류하고 있다”며 “장기 거주를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라고 했다.
정원식 대표
자본과 네트워크로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임팩트 투자자인 ‘지방특별시포럼’ 정원식 대표는 정책, 금융, 로컬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인물들을 촘촘히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며 로컬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지속 가능성을 돕고 있다.
● 축적된 로컬 어젠다 SOVAC서 만개
SOVAC 사무국은 올해 SOVAC 2026에 이들 지역 사회적 기업들을 위한 협업의 ‘장’을 마련하고자 올 상반기(1∼6월) 내내 분주히 준비했다. △로컬을 찾아간 청년 △데이터 기반 로컬 문제 정의 △자본과 문제 해결 방법론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세부 주제로 해 토론을 거듭했고, 그 결과가 이번 행사의 ‘플래그십 세션’으로 완성됐다.
실제로 21∼22일 이틀간 열리는 17개 세션 중 7개가 로컬 이슈에 집중된다. ‘로컬의 현재, 그리고 함께 만들어갈 미래’, ‘청년이 행복한 새로운 지역소멸 정책’, ‘지원에서 연결로’ 등 심도 깊은 논의가 펼쳐진다. 또한 전체 74개 부스 중 12개가 로컬 유관 조직으로 꾸려지며 특별전도 열린다. 마켓 역시 절반이 넘는 27개가 로컬 브랜드로 채워졌다.
올해 로컬 관련 논의가 SOVAC의 핵심 주제로 자리 잡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적 기업 대표들의 기대감도 크다. 이 대표는 “숨겨진 로컬 혁신 기업들이 새롭게 발굴되고 끈끈하게 연결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 대표는 “이번 SOVAC가 실질적인 컬렉티브 임팩트를 창출하는 진짜 ‘연결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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