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구미 방위산업 파트너십(GDIP) 포럼에서 해외 무관들이 주요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구미=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 구미시에서 방위산업 관련 국제행사와 박람회가 연이어 열렸다. 시는 23∼24일 ‘2025 구미 방위산업 파트너십(GDIP)’을 열고 해외 무관단과 국내 방산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 포럼과 현장 방문 등을 진행했다. 방산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중인 구미시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한편 기업·연구기관·군 관계자들이 모여 기술 개발과 수출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그리스, 네덜란드, 불가리아,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멕시코, 미국, 캐나다, 콜롬비아, 페루,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라크 등 15개국 주한 무관 22명이 참가했다.
● 방산 클러스터 조성에 499억 원 투자 무관은 자국 대사관에 주재하며 군사·국방 교류 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군사 전문가다. 이들은 23일 한화시스템 구미 신사업장을 포함한 국내 대표 방산기업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기업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저녁 김장호 구미시장 주재로 열린 환영 만찬에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방산기업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수출 확대 전략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핀란드 출신 무관 안티 니에멜라 씨는 “구미 방산 클러스터를 직접 시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기회였다”며 “구미가 미래 방위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구미 행사를 통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구미전시컨벤션센터(구미코)에서는 ‘협력으로 여는 K-방산의 미래’를 주제로 포럼이 진행됐다. 강은호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전 방위사업청장)가 ‘K-방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며 국내 방산 수출이 2022년 170억 달러를 돌파한 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영진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혁신클러스터사업부 부장은 ‘첨단 국방기술과 K-방산 글로벌 우위 전략’ 발표에서 무인·인공지능(AI) 기반 무기체계, 양자통신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혁 LIG넥스원 생산부문 부문장은 ‘K-방산 수출 확장의 새로운 공식’을 주제로 최근 중동·동남아 수출 사례를 공유했다. 김호성 한화시스템 해양2사업단 차장은 ‘해양 무인체계 개발 현황과 발전 방향’ 발표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수상 무인정 예시를 소개했다.
구미시는 방산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2027년까지 499억 원을 투입한다. 국방 유무인 복합체계 특화 연구·시험 인프라를 구축하고, 방산 전문 인력 양성, 국방 신기술 사업화 지원, 국방 창업 및 방산 진입 지원 등 10개 세부 과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낙동강 무인 수상정 테스트베드가 완공돼 계류장과 진수장을 갖춘 실증시험 환경도 마련됐다.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첨단방위산업진흥센터는 전주기 통합 시험·인증 지원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국립금오공대와 경운대는 방산특화개발연구소를 운영하며, 약 50억 원 규모의 ‘대학-기업-연구소’ 협력 사업을 통해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은 민군 겸용 부품과 소형 시범체계를 개발해 군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구미시는 최근 3년간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삼양컴텍, 우리별, 빅텍, 제노코, 알에프코어, 신보 등 주요 방산기업과 총 5802억 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시는 이를 통해 방산 경제 생태계 저변을 넓히고, 지역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 첨단 산업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은 “연구개발부터 시험·인증, 창업·투자까지 방산 전 주기 지원이 가능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구미가 연구·생산·수출을 아우르는 방위 산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4일 경북 구미시 산동읍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항공방위물류박람회(GADLEX)에서 최병로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장호 구미시장(왼쪽부터)이 방위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 역대 최대 항공방위물류박람회 동시 개막
GDIP와 같은 기간 열린 ‘2025 항공방위물류박람회(GADLEX)’는 구미 방위 산업의 현재와 과제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주최한 올해 GADLEX에는 국내외 94개 기업·기관이 204개 부스를 설치해 최신 방산 기술과 산업 동향을 전시했다. 에어버스(AIRBUS), RTX, 탈레스(THALES) 등 글로벌 방산 기업 10곳이 참여한 ‘절충교역 연계 수출 상담회’에서는 지역 방산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상담이 이뤄졌다. 방위산업공제조합, 방산물자교역지원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정부 지원사업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고, 대구경북공항 물류산업 토론회, UAM·드론 세미나, 투자설명회, 국제드론산업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렸다.
올해 처음 마련된 ‘청년·대학(원)생 인재 채용 설명회’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AI, HD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해 현장 채용 상담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구미시가 연구개발·시험·수출·인재 양성까지 아우르는 방산 전 주기 지원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시장은 “GADLEX는 구미 방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자리”라며 “지역 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청년들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인기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