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톱 수준 AI모델 만들어낼 수 있다”
MS AI모델 평가서 엑사원 3위
제조-바이오 등 영역에서 경쟁력
“LG 엑사원으로 2년 내 따라가는 AI가 아닌 앞서가는 AI를 만들 것입니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글로벌 톱 수준의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AI 프런티어 모델에서 압도적인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세계 3위권 그룹인 한국에서도 글로벌 톱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간한 ‘AI 확산 보고서’가 각국 대표 AI 모델을 비교해 한국 LG 엑사원 4.0 모델을 미국 오픈AI의 GPT-5, 중국 딥시크 3.1버전에 이어 3위로 평가하는 등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GPT-5의 성능을 100으로 봤을 때 딥시크 3.1은 84.1, 엑사원 4.0은 82.4라는 점수를 받았다. 또한 보고서는 미국을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기술 격차는 5.3개월, 한국은 5.9개월로 평가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미국과 중국이 AI 모델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곧 한국에서 톱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LG AI연구원 제공
임 원장은 “202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대표AI’ 프로젝트가 종료될 시점에는 국내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LG 엑사원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국내 대다수 개발자들이 이미 미중 오픈소스 AI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중국 알리바바의 큐원 모델을 가져다 쓴다고 했을 때 큐원이 어떠한 학습데이터를 가지고 훈련했는지 우리로선 알 수가 없다”며 “추가로 튜닝을 하더라도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느냐,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개발한 AI 모델은 우리가 처음부터 변수들을 통제하며 만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동작하는지 예측할 수 있고, 이슈가 발생하더라도 통제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제조, 바이오 특화 도메인에서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임 원장은 “미국은 제조업 데이터가 부족하다”라며 “글로벌 고객사들에 ‘엑사원’을 써야 한다고 말할 때도 제조와 바이오 도메인에서 제너럴한 미중 AI모델보다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빅테크도 부러워할 만한 LG만의 데이터와 AI 기술로 제조·바이오·소재·금융 등 특화 AI 영역에서 승부수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엑사원을 기반으로 매일 5000개 이상의 미국 상장 기업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 내는 일은 현실이 됐다.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협력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시장 예측 모델로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AI 기반 주식 예측 스코어(AEFS)’를 만든 것인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5000개 종목을 매일 분석해 투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LG AI연구원은 AI가 설계한 신소재를 자동으로 합성하고 분석하는 ‘자동화 실험실’ 구축도 준비 중이다. 이 실험실에서는 AI가 디자인한 신소재를 로봇 팔이 자동으로 합성하고, 실시간으로 실험 결과를 분석해 스스로 재실험을 설계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소재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임 원장은 “이제 AI가 신소재를 디자인하고, 로봇 팔이 이를 합성하는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라며 “LG AI연구원의 혁신이 산업의 미래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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