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이 끊임없는 라이벌의 등장과 코로나19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성장세를 유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퀵커머스의 확대에 담긴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해 업계 최초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도입하는 등 이커머스 시장에 남들보다 빠르게 투자했다.
2. 온라인 채널 단독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IT 핵심 인력을 내재화하고 초개인화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했다.
3. 고객에게 온오프라인으로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업무 방식에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분을 없애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강화했다.
4. MD 개개인이 사업가이자 전략가로서 중소 브랜드와 전략적으로 협업해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할 수 있도록 권한을 대폭 위임했다.
5. 외국인 고객 맞춤형으로 매장을 리뉴얼하고 글로벌 몰을 현지화함으로써 O2O 플랫폼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했다.
“신선 식품도 아닌데 화장품까지 굳이 빠른 배송을 할 필요가 있나?”
2018년 12월 올리브영이 서울 지역에 당일 3시간 내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을 시작했을 때 업계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화장품은 사용하던 제품이 떨어질 무렵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라 빠른 배송이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특히 올리브영은 서울에만 매장이 300개가 넘을 정도로 이미 접근성이 충분한데 굳이 배송까지 빠르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화장품은 한번 써보고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해 다른 제품군에 비해 온라인 구매가 활발하지 않던 때였다. 그렇게 모두의 반신반의 속에서 세상에 선보인 오늘드림은 올리브영의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오늘드림의 진가는 2020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져 오프라인 시장이 완전히 마비됐을 때 드러났다. 온라인 몰이 유일한 창구가 되면서 오늘드림의 수요도 폭발했다.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온라인 매출 비중이 20%대까지 상승하면서 매장 매출의 감소분을 방어했다. 그리고 같은 시기 경쟁사들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매장을 축소하거나 결국 사업 철수를 결심했을 때11GS리테일은 2005년 홍콩의 AS왓슨과 합작해 ‘GS왓슨스’를 출점했으며 2017년 왓슨스코리아의 잔여 지분을 인수한 뒤 2018년 ‘랄라블라’로 이름을 바꿔 매장을 운영했지만 계속된 적자로 2022년 사업을 철수했다. 롯데쇼핑은 2013년 ‘롭스’를 출범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2022년 매장을 전면 철수했으며 롯데마트 산하 롭스 부문으로 통합해 롯데마트 매장 내 매장(shop in shop)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뷰티 편집숍인 ‘시코르’ 매장을 열었으나 실적 부진으로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이 운영하는 글로벌 뷰티 편집 매장인 세포라마저 2019년 한국에 진출했으나 실적 악화로 고전하며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닫기 올리브영은 오히려 매장을 늘리면서 홀로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올리브영의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13%, 5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