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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형 디바이스의 현황과 미래

성급하게 대중화한 제품들 모두 실패
소비자의 ‘눈’은 정확하고 예리했다

우운택 | 376호 (2023년 0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인류의 발전은 우리의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함께했다. 이제 현실을 넘어 가상 공간으로 인간의 세계는 확장하기 시작했다. 물리적 현실과 가상 경험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엔 가상경과 증강경이라는 XR 안경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눈에 담을 수 있게 될 것이다.

1968년 이반 서덜랜드 하버드대 교수의 ‘다모클래스의 칼’ 이래 수많은 안경형 XR 기기가 우리 앞에 등장했다. 하지만 시장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구글 글라스는 성급한 대중화의 덫에 빠졌고,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는 일상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VR의 시대를 연 메타의 오큘러스, 최근 ‘공간컴퓨팅’ 개념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낸 애플의 비전프로가 격돌하며 XR 안경 대중화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상당한 진보에도 불구하고 XR 안경의 기술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한계점을 기회의 변곡점으로 바꿔놓는 기업이 XR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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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눈에 보이는’ 만큼 발전해 왔다. 인간의 시력을 보완하고 향상하는 렌즈의 발명을 기점으로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이 시작됐다. 망원경은 너무 멀리 있어 눈에 담을 수 없었던 거시의 세계, 현미경은 너무 작아 볼 수 없었던 미시의 세계를 각각 인류에게 허락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도전이 다가왔다. 현실을 넘어 가상으로 인간의 세계가 확장되기 시작했다. 물리적 현실과 가상 경험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에는 가상경과 증강경이라는 XR 안경으로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눈에 담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실-가상 융합의 세계에서 인간의 능력을 확장할 새로운 도구, 안경형 XR 기기는 어떤 발전을 쌓아 올렸고,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가.

지난 10년 동안 안경형 XR 기기는 선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없앤 2세대로 진화하고 있다. 구글의 구글 글라스를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 1·2, 매직립의 매직립(Magic Leap) 1·2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안경형 XR 기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되새겨야 할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 서로 다른 새로운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는 애플과 메타의 안경형 XR 디스플레이를 비교하면 지금 우리가 도달한 기술 수준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안경형 XR 기기가 일상에서 활용하기 위한 현안과 도전적 과제는 무엇일까? 단순히 하드웨어 문제를 개선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소프트웨어, 콘텐츠, 네트워크, 사용자 등 복합적인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더 복잡한 윤리적, 사회적, 법적 문제도 사회적 합의나 정비가 필요하다.

미래는 현실-가상 융합의 시대다. 도시 생활에서 가상의 콘텐츠를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이 되는 시대다. 안경형 XR 기기와 연동되는 주변 기기를 사용자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안경형 XR 기기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1. ‘다모클래스의 칼’에서 매직립까지

1968년 유타대의 이반 서덜랜드 교수(현 하버드대 교수)가 ‘다모클래스의 칼(The Sword of Damocles)1 ’이라는 이름으로 안경형 XR 기기의 가능성을 선보인 이래 다양한 안경형 XR 기기가 소개되고 또 잊혔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았던 건 단연 2012년 구글 신기술 발표회에서 소개된 ‘구글 글라스’다. 안경형 XR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대중화엔 실패했지만 차세대 XR 안경의 정의를 일정 부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구글 이전의 안경형 XR 기기 대부분은 PC와 직접 유선을 통해 연결해야 했다. 형태도 다소 거추장스럽고, 너무 무겁거나 착용감이 불편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터페이스 역시 매우 번거로워 실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구글을 시작으로 한층 가볍고 편의성을 높인 형태의 안경형 XR 기기가 쏟아졌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매직립, 삼성, HTC, 애플 등 다양한 업체가 안경형 XR 기기를 선보였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왜였을까? 이들 기기에는 각각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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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운택wwoo@kaist.ac.kr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우운택 교수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석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USC) 전기공학 및 시스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 학과장, 문화기술연구소장, KI-ITC 증강현실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맥락 인식 모바일 증강현실, 3D 비전, 공간 작용 기술을 통합해 스마트 공간에서 유비쿼터스 VR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증강휴먼, 증강도시, 증강사회, 포스트 메타버스 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혁신의 목격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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