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상시화되고 의사결정의 복잡성이 커지면서 명확한 역할 정의와 신뢰 기반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톱 팀(Top Tea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견고한 톱 팀을 구축하기 위해서 CEO는 사소한 사안에 지나치게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 조직의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항목만 의제에 올리고 나머지는 과감히 위임해야 한다. 또한 톱 팀은 각 부서 대표가 아닌 회사 전체를 위한 ‘퍼스트 팀(First Team)’이라는 마인드셋을 확립해야 한다. 퍼실리테이터를 동반한 오프사이트, 팀별 코칭, 성찰 훈련 등 팀 빌딩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함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개선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CEO 개인의 카리스마가 아닌 집합적 리더십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
필자주 | 이 아티클은 책 『Journey of Leadership』과 『세계 최고의 CEO는 어떻게 일하는가』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이끈 중심축은 결단력을 갖춘 소위 카리스마형 리더였다. 그 정점에 있는 CEO는 늘 최종 결정권자이자 조직을 대표하는 얼굴로서 막중한 책임을 져왔다. 그런데 오늘날의 경영 환경에서 리더 혼자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이끌 수 없다. 기업은 단일 해법이 존재하지 않는 문제, 즉 적응형 과제(adaptive challenge)에 직면해 있다. 기술, 시장, 인재,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영역이 얽힌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정답보다 다양한 관점과 기능을 조율하는 집합적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이에 발맞춰 CEO리더십도 진화해야 한다. 맥킨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고경영진이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협력하면 기업이 평균 이상의 재무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커진다. 오늘날 CEO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개인의 역량을 넘어서 최고경영진, 일명 톱 팀(Top Team)을 구축하고 조율하는 능력이다.
톱 팀을 구축하는 CEO의 능력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메리 바라 GM CEO가 취임한 직후인 2014년 1월 GM이 수년간 결함이 있는 점화 스위치를 생산, 판매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대규모 리콜로 이어진 이 사태가 터졌을 때 바라 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다양한 부문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휘본부를 가동한 것이었다. 경영진 중에는 보도자료만 내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바라 CEO는 위기의 원인을 신속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하루에도 몇 번씩 모여서 빠르게 의사결정하는 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휘본부는 매우 높은 수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소규모로 민첩하게 운영됐으며 며칠이 아닌 몇 시간 안에 결정을 내리고 구현할 수 있는 의사결정 권한을 가졌다. GM은 지휘본부를 바탕으로 법률, 기술, 운영, 재무 등과 관련된 일차적인 리스크를 해결하고 고객과 다른 주요 이해관계자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는 위기 상황에서 조직을 회복시키는 것은 CEO 개인이 아닌 견고한 톱 팀이라는 점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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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현Jeehyun_Shin@mckinsey.com
맥킨지 한국오피스 본부장
신지현 본부장은 맥킨지 한국오피스에서 조CEO엑설런스 센터 및 조직 프랙티스(People &Organizational Performance Practice)를 리드하며 C-레벨 경영진 역량 개발, 리더십 코칭, CEO 포럼, 조직 혁신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고려대에서 학사 학위를, 하버드 MBA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