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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이마트 노브랜드의 성공전략

“이름 말고 품질을 봐주세요” 유통거인 이마트 ‘노브랜드 혁명’

이승연,고승연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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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지난 수년간 정체 내지 쇠퇴를 걷고 있던 대형마트 중심 오프라인 유통업체들 중 맏형인 이마트가 최근 갑작스레 ‘호실적’을 내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비롯한 새로운 유통공간 창출과 콘텐츠 강화 등이 큰 역할을 했지만 2015년 상반기에 출시된 이마트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의 성공 역시 ‘실적 반등’의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마트에 다시 와야 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 유통업에서는 좀처럼 쉽지 않은 혁신을 시도했고, 그 결과로 노브랜드라는 ‘차별화된 PB(PL) 제품군’이 탄생했다.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하고 실패를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이 혁신을 추진했고 성공했다. 마케팅 이론 측면에서도 노브랜드의 성공은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는데 먼저 저관여 제품의 구매와 재구매 행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전략을 실행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광고 메시지 등을 통해 ‘합리적 소비’의 ‘상징’으로 노브랜드를 포지셔닝한 부분도 다른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한정우(고려대 경제학과·미디어학부 4학년) 씨와 우종현(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야, 이거 ‘메이커’야.”

1980년대 혹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믿을 만한 제조사가 만든 다소 비싼 제품’을 ‘메이커’라 불렀다. 아직 ‘브랜드’에 대한 개념 정립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소비자들은 운동화, 의류 등 각종 소비재 선택에 있어 제조사와 제조사가 내세운 브랜드를 ‘신뢰 여부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과자나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유명한 식품회사가 아닌 회사에서 만든 ‘가성비(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식품은 ‘싸구려’ 내지 ‘불량식품’으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이후 ‘브랜드 전성시대’가 열렸다. 단군 이래 가장 두터운 ‘중산층’이 존재했던 1990년대, 사람들은 온갖 수입 브랜드에 열광했으며 브랜드를 사고, 입고, 먹고, 마셨다. 지금도 여전히 백화점 한편을 지키고 있는 캘빈클라인, 게스 등의 의류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도 이 시절이다. 음식, 과자 등 저관여 제품군에서도 제조사별로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거나 ‘고급화’하는 등의 시도가 나타났다. 2000년대까지도 브랜드 열풍은 계속됐다. 그러나 양극화가 심해지고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면서부터 사람들은 ‘브랜드’가 아닌 제품이나 서비스의 ‘절대가치’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음을 감지한 많은 유통업체들이 자체 상표(PB)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 그런데 자리는 잡지 못하고 있었다. 대부분 찻잔속의 태풍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카트에 잔뜩 담기에는 약간 부끄러운 싸구려 제품’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점차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지만 ‘대세’가 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2015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장기 불황은 계속되고 있고 디지털 혁명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엄청난 위기에 봉착했다. 유통업체 선두기업인 이마트의 위기감도 상당했다. 그동안 여러 PB 제품을 만들어 팔면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아예 브랜드 자체가 없는 PB 제품 ‘이마트 노브랜드’를 내놨다. 결과는 놀라웠다.

2015년 4월 ‘뚜껑 없는 변기시트’, 자동차 와이퍼, 건전지, 1겹 화장지, 욕실화 등 총 9개의 노브랜드 상품이 출시됐고 이제는 ‘주력 상품’이 된 감자칩, 초콜릿, 물티슈 등이 연달아 나왔다. 출시 첫 한 달 매출은 1억9000만여 원이었지만 1년 7개월여가 지난 2016년 11월의 한 달 매출은 약 200억 원에 이른다. (그림 1) 물론 이 같은 엄청난 매출 신장은 상품 수가 9개에서 1000여 개로 늘어나고 소형 전자제품 등 단가가 높은 제품이 증가했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초기 출시 상품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늘려온 것이 아니라 정확한 시장 분석과 소비자 요청에 따라 제품군이 점차 확대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성공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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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수치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이마트에서 ‘홍보예산’을 편성해 유명 블로거들에게 ‘노브랜드 홍보’를 지원한 적이 전혀 없음에도 많은 ‘일상 블로거’ ‘리뷰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노브랜드의 각 제품에 대한 품평을 올리고 새로 나온 제품의 리스트, 히트 제품 리스트 등을 올리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림 2) 2016년 11월 말 현재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에서 ‘이마트 노브랜드’로 검색을 하면 블로그에만 1만4000건이 넘는 게시글이 작성돼 있다. 상당수는 ‘가성비 갑이다’ ‘열혈팬이 됐다’ 등 칭찬 일색이다. 2016년 여름부터는 아예 노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노브랜드 숍’을 경기도 용인, 충남 당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등에 순차적으로 열며 유통의 판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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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없다’는 뜻의 ‘노브랜드’로 시작해 이미 하나의 ‘가성비 갑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이마트의 노브랜드 성공 요인을 DBR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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