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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Business Frontier - 린스타트업 전도사 이희우 대표

"생각은 누구나 한다, 직접 테스트해봐라 쫄지 말고 창업해라, 작게 시작해도 좋다"

장재웅 | 187호 (2015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창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먼저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후 제품 개발과 출시를 위한 정확한 스케줄을 짜고, 필요한 예산을 마련한 후 최고의 제품을 내기 위해 제품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일단 최소 존속 제품(MVP)을 만들어 시장에서 직접 테스트를 하는린스타트업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얼마든지 창업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고 페이스북 페이지를 이용해서도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시대다. 아이디어는 그저 아이디어일 뿐이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하루 빨리 시장에서 테스트할 제품을 만들어봐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예림(이화여대 국문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다.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설파한 덕분인지 요즘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모이면 창업 이야기를 하고 아이템을 공유한다. 물론 이 중에 실제 창업으로 뛰어드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열기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은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창업하면 뭔가 전 재산을 투자해 사활을 걸고 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일이라는 생각이 강해서다. 주위에 창업했다 실패한 사례가 훨씬 많다 보니 이런 두려움은 더 커진다. 그런 와중에 수년 전부터쫄지 말고 창업하라고 외치는 이가 있다. 바로 이희우 IDG벤처스 한국지사의 대표이사다. 그는 수년째 팟케스트를 통해 창업에 대한 생각을 설파하고 있는 창업 전도사다. 지난해에는 <쫄지 말고 창업>이라는 책도 낼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하고 있다. 또 창업스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계 스승이기도 하다. 그가 운영하는쫄지 마! 창업스쿨은 지난 2013년에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총 6회를 진행하며 4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국내 대표 창업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 상반기에 진행된 시즌 1의 경우 전회 매진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프로그램 출신인 언니의 파우치, 모두의 주차장, 심플로, 앤벗, 와이디어, 번개 장터, 베이비 프렌즈 등 많은 수료팀이 각종 창업경진대회 수상 또는 투자유치 등의 성과를 얻었다. 그를 만나서 스타트업 창업의 방법과 성공 비법을 자세히 들어봤다.

 

 

 

이희우 대표는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후 KTB네트워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경력을 쌓았다. 최근에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IDG벤처스(IDG VENTURES) 한국지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그는 스타트업 대상 투자상담 토크쇼쫄투! 쫄지 말고 투자하라는 팟캐스트 진행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동시에 창업교육 프로그램쫄지 마! 창업스쿨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먼데이펍이라는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하기도 했다.

 

창업 열기가 뜨겁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창업 열풍은 전 세계적 추세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취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취업난이나 청년실업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다. 여기에 모바일 경제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 시장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창업을 하기 쉬워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만 봐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 만들어서 크게 성장한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국내에서도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지 않나.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많은 자본을 들이지 않아도 창업을 손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기술적 진보로 가속도가 붙었다고 본다. 클라우드 시스템 때문에 굳이 서버를 유지하거나 할 필요도 없어지고 돈 안 들이고도 모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된데다 최근에는 제도적으로 액셀레레이터나 엔젤투자자 등이 나타나면서 창업 초기 펀딩을 하기도 쉬워졌다. 국가가 나서 창업을 장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국내에서 창업을 하려면 자본금 규모가 5000만 원은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1만 원부터 시작할 수 있다. 창업이 쉬워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직접 창업에 도전했던데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평생을 투자자로 살았지만 창업 관련 책도 쓰고 강연도 하다 보니 창업 경험이 없다는 것이 한계로 여겨졌다. 그래서 직접 창업을 해보기로 했다. 특히 창업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다. 실제 이번에먼데이펍이라는 회사를 만들고요즘예능앱을 출시하는데 딱 100만 원 들었다.

 

먼데이펍 창업은 아주 우연한 계기로 진행됐다. 우연히쫄지 마! 창업스쿨에서 만난 제자와 술을 한 잔 하는데 이 친구가 아이디어를 냈다. 향후 콘텐츠 소비가 동영상 중심으로 갈 테고 동영상 중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텐데 지금까지는 예능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야 해서 귀찮았다. 그런데 이 친구가 이걸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예인별, 프로그램별로 예능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서 보여주는 앱을 만들자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해보자고 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도 없었다. 이 친구나 나나 모두 직장이 있으니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을 하자고 했다. 매주 월요일에 오프라인에서 한 번씩 보고, 주중과 주말에는 카카오톡으로 회의를 했다. 이후에 합류하는 팀원에게는 지분 10%씩을 나눠져 책임감을 갖고 일하게 했다. 대신 사람이 많아지면 분쟁이 자주 생기기 때문에 영역이 겹치는 사람은 합류시키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했다. 일단 창업 쪽 컨설팅을 많이 한 내가 기획을 맡고 제자가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맡았다. 서버 하나에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 하나로 시작했다. 일단 처음 MVP부터 빨리 만들고 나중에 팀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자고 했다. 이렇게 월요일마다 술집에 모여서 앱을 개발했다고 해서 회사 이름도먼데이펍으로 지었다. 이후 팀원 각자가 25만 원씩 갹출해 100만 원으로요즘예능을 만들어 출시했다. 그게 지난해 12월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연예인별, 요일별 등으로 찾아 볼 수 있는 앱이다. 초기에 성과가 좋았다. 2주 만에 1억 정도 투자도 받았다. 그런데 난관이 발생했다. 방송사에서 저작권 위반으로 앱 삭제 요청을 해 구글플레이어에서 삭제된 것. 결국 구글에 이의 제기를 해 한 달 보름 만에 앱을 다시 살려 다운로드 수 21만을 넘기는 등 선전했지만 최근 또 모 케이블 방송에서 딴지를 걸어서 주춤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창업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전 재산을 걸고 올인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게 바로 과거의 생각이다. 이전까지 전통적인 벤처기업의 제품 개발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후 제품 개발과 출시를 위한 정확한 스케줄을 짜고 필요한 예산을 마련한 후 최고의 제품을 내기 위해 제품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인다. 특히 모두들 자신의 제품이 세상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이 완성될 때까지 이 모든 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하지만 제품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 대부분의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당하게 되고 제품 개발에 올인 한 이 스타트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최근 스타트업의 창업 공식이 바뀌고 있다. 일례로린스타트업(Lean Start up)’이라는 게 있다. 린스타트업은 에릭 리스(Eric Ries)가 주창한 개념이다. 말 글대로 린(Lean, 군살을 뺀, 지방이 없는) 한 상태로 창업을 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큰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만든 조직이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무조건 린 하게 시작해야 한다. 보통 상품을 내놓을 때 시장조사를 먼저 한 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린 스타트업은 먼저시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난 뒤 그 반응을 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차이점이다. 솔직히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로 상품을 개발해도 시장에서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들이 좋아할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일단 먼저 작게 만들어서 고객에게 검증을 받아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테스트용으로 먼저 내놓는 시제품을 최소 존속 제품(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 부른다. MVP를 빨리 만들어서 고객 테스트를 통해 검증 받으면 거기에 역량을 투입해서 빨리 키우자는 것이 린의 핵심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모바일 비즈니스에서는 가능하다. 테스트를 해봤는데 시장에서 안 먹히면 접으면 그만이다. 돈도 없는 젊은 친구들이 그나마 다니던 회사까지 때려치우고 나와서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린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는.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얼마 전에 다음카카오에 인수된카닥을 들 수 있다. 카닥은 웹 페이지를 하루 만에 만들어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닥은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을 비교하고 수리업체와 차주를 연결하는 앱이다. 자동차 외장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다양한 공업사에서 견적서를 보내준다. 이 견적서를 보고 마음에 드는 곳에 차를 맡기면 되는 서비스다. 이 앱은 다음카카오 사내 벤처조직으로 시작해서 테스트를 거쳐 탄생했다. 시장성 테스트를 위해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웹 페이지를 하루 만에 만들었다. 사진이 올라오면 담당자가 카센터에 사진을 보내고, 견적서를 받아 다시 앱에 올리는 식이다. 데이터가 쌓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에야 실제 앱 개발에 들어갔다. 이처럼 정말 가능성이 있는지 검증을 거치고 창업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턱대고 내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해서 직장을 관두고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초기에 카카오톡이랑 마이피플이 메신저 출시 전쟁을 벌일 때를 생각해 보라. 카카오톡은 불완전한 상태에서도 메신저를 먼저 출시했다. 이것도 린스타트업의 예라고 볼 수 있다. 마이피플은 이걸 보고이 정도는 우리도 만들 수 있다면서 완벽을 기하려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그렇게 7개월이 지나갔고 이후 마이피플이 시장에 나왔지만 이미 시장은 카카오톡이 선점한 후였다. 마이피플은 결국 힘도 못 써보고 망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확장성 때문에 이른바 대박이 나는 회사들의 탄생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지만 린 하게 시작하면 망해도 큰 타격 없이 또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실패에서 배우는 게 있다. 그래서 계속 도전해야 한다. 쫄지 말고.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왜 창업을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직접 해보면서 가장 염두에 뒀던 부분이 사이먼 사이넥의골든 서클(golden Circle)’이라는 개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할까가 아니라왜 이 일을 하는가를 우선순위로 두는 게 중요하다. 창업을 왜 시작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어떻게, 무엇을 중심으로 봐야 사업을 하든, 공부를 하든 간에 의미 있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단지나는 무조건 돈을 벌 거야라는 목적으로 하다 보면 돈 모으는 것만 하게 된다. 하지만작지만 세상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 그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유의미한 방법이 나오게 된다. ‘인터넷상으로 사람을 한번 엮어 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등장한 것이 페이스북 아닌가. 스타트업은 항상 이걸 명심해야 한다.

 

3년 전부터 시작한쫄지 마! 창업스쿨을 시작했는데

창업스쿨에서 주로 하는 이야기는?

 

 

‘쫄지 마! 창업스쿨은 최근 시즌 2를 시작했다. 올해 2번째고 2013년부터 치면 7번째다. 보통 맨 처음 강의와 마지막 강의는 내가 맡는다. 주로 왜 창업을 해야 하고, 어떻게 창업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제 내가 접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특히 왜 굳이 창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많이 묻는다. 그저 남들이 돈 버니까 나도 돈 벌려고 창업하면 100% 실패한다. 강한 내부 동인 없이 창업하는 것은 위험하다. 창업스쿨 커리큘럼은 미리 알았더라면 창업하면서 줄일 수 있었던 실수들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분 배분, 계약서 작성, 투자자와 협상 시 밸류에이션 문제, 조직관리, PR 및 마케팅 방법 등을 가르친다. 스탠퍼드대의 ‘How to start a Startup?’ 같은 걸 만들고 싶었다. 창업교육이 위대한 기업가를 길러낼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교육을 통해 창업 과정에서 실수 확률을 줄여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은?

 

성공하는 기업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스타트업은 일단 기본적으로 창업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일단은 창업자가 똑똑해야 한다. 그리고 추진력과 분쟁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이 대부분 학벌도, 스팩도 좋은 이유가 결국은 창업자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리콘벨리에서도 성공한 스타트업 통계를 내보면 하버드, 스탠퍼드 출신이 성공 확률이 높다. 이걸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은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좋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아이템을 뽑아내서 창업을 하니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학벌이나 스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분쟁을 조율하고 해결하는 능력이다. 스타트업은 초기에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설립된다. 보통 서로 잘 알고 친한 경우가 많다. 또 창립 멤버라는 자부심과 회사에 대한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역경을 돌파해 나가는 응집력이 좋다. 그런데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성장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긴다. 일단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해지고 이해관계자가 늘면서 분쟁이 생긴다. 지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어렵다. 이럴 때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리더십과 조율 능력이 중요하다. 또 타이밍도 중요하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하려고 하는 아이템이 타이밍이 잘 안 맞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이를프로덕트 마켓 핏(Product Market Fit)’이라고 한다.

 

창업가 이전에 벤처캐피털리스트인데, 나름의 투자 철학이 있다면?

 

투자 시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창업자의 역량이나 됨됨이를 많이 본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이 처음 내세우는 아이템이나 프로젝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데 유능한 창업자일수록 그 이후에 취하는 액션에서 차이가 난다. 빨리 실패를 인지하고 사업을 접을지, 아니면 현재 아이템에서 부족한 점을 보충할지 등등의 의사결정도 결국은 창업자가 내리는 것이다. 또 실패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도 추스르고, 이탈자도 최소화하고, 돈이 부족하면 돈도 구해와야 하는데 이 모든 게 결국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그 다음에는 향후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본다. IDG의 경우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한다. 투자 이후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투자한 기업이 망할 경우 투자에 실패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 1∼2년 후에 투자 적기가 언제인지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더 나아가 타이밍이 적기라고 할지라도 충분히 시장이 커질지 등도 많이 따져 본다.

 

 

주변에 아이디어만 있고 창업을 고민 중인 사람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이디어는 그저 아이디어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생각은 누구나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창업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말 창업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테스트할 만한 초기 제품을 만들어서 직접 테스트 해보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그리고 같이 사업을 할 만한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최근에는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꼭 없어도 페이스북 페이지나 랜딩 페이지 등 다른 경로를 통해서도 테스트가 가능하다. 요즘에는 이렇게 영민하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빨랫감을 직접 수거해 세탁하고 다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한다고 치자. 굳이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없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고 고객에게 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으면서 시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결국 누가 더 빨리 아이디어를 시장에 테스트해서 성공할 만한 아이디어를 찾아내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갖고 있기만 하면 결국 누군가 비슷한 것을 내놓는 모습을 보게 될 날이 온다.

 

스타트업의 최종 목표는?

 

정해진 답은 없다. 결국 창업자가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보통 IT 대기업에 인수·합병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스타트업을 잘 키워 거대 자본에 인수·합병되는 게 최종 목표라면 허탈하고 슬프지 않겠는가. 스타트업은 항상 자금난을 겪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M&A가 목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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