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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or’s Insight

“세계 최고가 되자는 비전을 공유했죠,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지영 | 179호 (2015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혁신

 

 2007 EBS는 사상 최악의 해를 맞았다. 시청률은 곤두박질치고 있었고 제작비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이때 김유열 EBS 학교교육본부장(당시 편성기획부장)이 획기적인 기획안을 내놨다. 프라임 타임대의 프로그램 70%를 폐지하고 어린이·교육과 다큐멘터리로의 선택과 집중을 외친 것이다. 많은 이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7년 뒤 EBS는 환골탈태했다. 시청률은 3배 이상 올랐고 EBS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 다큐멘터리 수상실적도 2007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올랐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했던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왔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남궁용주(이화여대 국제학부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BS에서 처음으로 적자가 났다. 적자 보전을 위해 제작비가 대폭 삭감됐다. 2007년 제작비는 2000년 공사화된 이후 사상 최저로, KBS 대하사극 1개 시리즈 수준이었다. 시청률도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제작 여건마저 악화되면 그 끝을 알 수 없는, 더 잃을 것도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새로 온 편성기획부장은 파격적인 혁신안을 내놨다. 프라임 타임대의 프로그램 70%를 폐지하고 다큐멘터리와 야외 촬영물로 이를 대체하는 안이었다. 기존 프로그램 폐지로 시청자의 등을 돌리게 할 수도 있는데다 다큐멘터리 장르의 대폭 도입으로 프로그램당 제작비가 올라갈 수 있는 기획이었다. 한마디로 무지막지한 개편안이 도입된 것이다. ‘불가능하다’ ‘비현실적이다’ ‘무모하다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그 후 7년이 지났다.

 

하락하던 시청률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프라임 타임대의 지난해 시청률은 2007년 개편 전에 비해 3배 이상 올랐다. 매년 평균 30% 이상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른 공중파 채널의 프라임 타임대 시청률이 줄어든 추세를 감안하면 독보적인 성과였다. 다큐멘터리 수상실적도 2007년에 비해 10배 가까이 올랐으며 EBS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됐다.1 삼성은 2009 EBS의 변신을 가치혁신의 성공사례로 꼽고 사례 취재를 통해 임직원을 교육시키기도 했다. 강의 위주의 수능방송에서 고급 교양 교육방송으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해낸 점이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2007년 편성기획부장으로 EBS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유열 EBS 학교교육본부장을 만났다.

 

2007년 편성기획부장으로

발령 났을 당시 EBS의 상황이 어땠나.

공사가 적자가 나는 일은 잘 없는데 당시 EBS가 경영적자를 냈다. 맨파워로 움직이는 언론사에서 구조조정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그나마 손쉽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제작비였고, 자연스럽게 예산이 많이 줄었다. 공사가 되고 나서 가장 낮은 수준의 제작비를 받게 됐다. 제작비가 줄면 콘텐츠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편성기획부장으로서 콘텐츠 타격에 대한 걱정이 엄청났다. 한마디로 유례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김유열 EBS 학교교육본부장(51)은 서울대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고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과 2007년 각각 편성기획부장을 지내며 EBS 혁신을 주도했다.

 

당시 편성기획부장으로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생각들을 했나.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 안에서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에 우리가 잘해오던 교육용 프로그램에 더해 다큐멘터리 분야를 집중 편성하기로 했다. 교육 관련 콘텐츠는 우리가 잘해오고 있었고 문제는 다큐멘터리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었다.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극한직업’ ‘리얼실험 프로젝트X’ ‘다큐 인’ ‘원더풀 사이언스등을 신설하는 안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교육과 다큐멘터리라는 두 분야의 키워드를 EBS가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편성기획부장으로 와서 가장 먼저 떠올린 단어는 혁신이었다. 제작비가 적다고 해서, 불충분하다고 해서 현재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 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해 편성계획안을 구성했다. 우선 프라임 타임대인 오후7∼11시에 어린이용 프로그램과 뉴스를 제외하고는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을 거의 다 없앴다. 그리고 세계테마기행, 극한직업, 다큐프라임, 해외 다큐멘터리 등을 매일 내보내기로 했다.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보니 프라임 타임대의 기존 프로그램 70%가 폐지됐다. 시대의 초상, 시사-세상에 말걸다 등의 프로그램이 없어졌다. KBS로 치면 저녁 9시 뉴스,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등이 다 폐지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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