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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n Case Study

IKEA 무료커피 정책이 부른 中 진상고객 공간 분리로 해결하다

헬무트 슈트,조슬린 프로버트,수멜리카 바타차리야 | 132호 (2013년 7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의 케이스스터디 ‘Dating at IKEA China: An unexpected management challenge’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케아(IKEA) 상하이 쉬후이(Xu Hui) 지점장 제롬 드루아(Jerome Deloix)는 눈앞에 펼쳐진 장면과 소음들을 믿을 수 없었다. 매장 경비원 한 명이 그를 긴급히 호출했다. 때는 화요일 오후230분이었는데 오전9시에 문을 연 이후로 계속 중장년 층이 레스토랑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드루아가 찾아갔을 때는 약 500여 명의 사람들이이케아 패밀리 멤버 카드 소지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커피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고 비치된 설탕을 모두 사용한 것만이 아니라 밖에서 가져온 음식까지 먹고 있었다. 또 라디오를 틀어 놓았고 다른 사람들을 큰소리로 불러댔다. 마치 자신들의 집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면서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찾아 다녔다. 노인 데이트 클럽이 미팅을 위한 장소로 이케아 지점을 선택한 것이다.

 

데이트 클럽 회원들은 서로 싸우기도 했다. 한번은 어떤 남자가 싸움을 말리는 경호원에게 뜨거운 커피를 던지기도 했다.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지 말아달라고 요청하면 데이트 클럽 회원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투덜댔다. 일반 고객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클럽 회원들이 오는 날마다 레스토랑에 자리가 없는 것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매장 직원들 역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다. 데이트 클럽 회원들이 오는 날에는 매장의 분위기가 망가졌고 매출도 영향을 받았다. 이들 중 아무도 상품을 구매하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파는 10위안( 1800)짜리 음식만 사 먹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점점 심각해졌다. 이 데이트 모임이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250명 정도의 노인들이 참여했고 직원들은 이 정도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회원 수가 7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젠 참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영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막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만 했다.

 

“방문객들에게 잘해주는 것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드루아가 매니저들에게 말했다. 그는 고통스러웠다. “만약 우리가 약점을 보이면 사람들은 즉시 그것을 파고들 것입니다.”

 

일반 고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인들의 활동을 제한하면서도 이케아에 확고하게 뿌리 내린 고객 서비스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되는 것은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헌신만큼이나 이케아에 중요했다. 이 지점의 직원은 모두 중국인들이었다. 이들이 데이트 클럽 회원들의 행동에 상처 입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이 옳은 일까? 만일 이케아의 사회공헌 정신이 직원들에게 참을 것을 요구한다면 그 선은 어디까지인가?

 

이케아 중국 매장의 특별한 문화

전 세계 모든 이케아 매장처럼 쉬후이 지점의 거대한 매장은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들로 가득 차 있었고 한가운데 레스토랑이 있다. 8500개의 제품들이 35000평방미터 안에 전시돼 있는데 이는 유럽의 평균 매장 크기인 25000∼3만 평방미터보다도 크다. 그럼에도 쉬후이 지점은 평균 45000평방미터에 달하는 중국의 11개 매장 중에서는 가장 작다. 또 쉬후이 지점은 도시의 중심에 있다는 점과 60%에 달하는 방문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특이했다. 고객당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1년에 500만 명이 넘는 방문객 덕분에 쉬후이 지점은 세계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지점 상위 10위에 들었다. 2003년 개점일 당시 사스(SARS) 전염병이 한창이었지만 8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는 점은 쉬후이 지점의 인기를 보여주는 지표였다.

 

쉬후이 지점에 이어 상하이 베이 카이 지점이 개점했다. 이 지점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매장이었고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많은 고객들이 자가용을 몰고 왔다. 이보다 더 큰 세 번째 지점은 2013년에 개점할 예정이었다. 이 신규 점포들과 비교해 봤을 때 쉬후이 지점은 노후해보였다. 2012년 중반부터 매장에 피로도가 쌓이기 시작했다.

 

 

이케아의 콘셉트 중 하나는 고객들이 쉬면서 스웨덴 풍의 식사와 간식을 즐길 수 있는 넓고 깨끗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들을 더 오랫동안 가게에 머무르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레스토랑은 이익 창출을 위해 운영되지 않고 고객, 특히 여성에 대한 서비스 정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서 이용된다. 쉬후이 지점 레스토랑은 오전9시부터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온 엄마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한다. 점심에는 날마다 다른 메뉴와해피 아워스낵을 제공한다. 저녁 때는 폐점 시간인 밤11시까지 할인 메뉴를 제공한다. 이케아 패밀리 카드를 소유한 고객(신청서를 작성하는 것만으로 쉽게 발급 가능하다)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에서 무료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패밀리 카드가 없는 고객은 커피 한 잔당 5위안( 900)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스타벅스나 코스타 커피 같은 체인점보다 훨씬 싸고 무료로 리필도 가능하다. 중국에 서구 사상이 들어온 지 30여 년이 흘렀지만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여전히 이국적으로 받아들여졌다. 2008년 불량 우유 파동 이후 우유값이 비싸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는 우유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케아의 비전은 고객, 직원, 사회를 아우르는더 많은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삶을 만들자이다. 그런데 중국에서의많은 사람의 정의는 스웨덴과는 달랐다. 스웨덴은 900만 명의 시민이 있는 반면 중국에선 상하이 인구만도 2300만 명이다. 이전까지 프랑스에서 근무했던 드루아는 중국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다른 나라에서는 절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을 많이 겪었다. 상하이로 오기 전 근무했던 다롄 지점에서도 가족 단위 고객들이 응접실 가구 코너의 판매용 식탁에 앉아 자신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고 엉망진창인 상태로 두고 떠났다. 그는 아이를 봐주는 보모들이 아이를 아기침대에서 아침 나절 내내 재우고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깨웠다가 오후에 다시 낮잠을 재우는 광경도 봤다. 날씨가 더운 상하이에서 이케아의 소파와 침대는 잠깐 동안 누워 잘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다. 장거리 관광버스 기사들은 호텔이 준비되지 않은 이른 시간에 상하이에 도착하면 승객들을 편안히 쉴 수 있는 이케아 쉬후이 지점에 내려주기도 했다. 이케아의 직원들은 이 모든 것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예를 들어 너무 오래 잠들었거나 부적절하게 팔다리를 뻗고 자는 사람들을 깨우기도 했고, 보모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어린이 방을 구경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몇몇 중국인들은 기업가정신으로 드루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 여행사는 가이드가 마이크까지 착용하고 이케아 쉬후이 지점을 둘러보는 관광 상품을 운영했다. 이케아가 없는 중국 변경 지방 사람들은 이들에게 추가 비용을 주고 물건을 사오게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세일기간이 끝나고 나면 Taobao.com 같은 온라인 쇼핑 사이트나 다른 지방 소매점에서 같은 물건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 것도 드루아는 알고 있었다. 이런 행동에 대해 이케아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다만 매장 안까지 들어와 호객행위를 하는 불법 택시 운전사들만큼은 경찰을 불러서 해결했다.

 

이케아 직원들이공짜 커피 데이트 클럽이라고 이름 붙인 노인 데이트 클럽의 경우도 온라인에서 10위안( 1800)씩의 등록비를 받아서 돈을 벌었다. 데이트 클럽은 중국에서 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상대로 가입비를 받고 미니 이력서를 등록하고 서로 볼 수 있게 하는 업체들이 많이 생겨났다. 심지어 단상 위에 올라가 지나가는 군중에게 자신이나 자신의 아들을 세일즈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이케아 데이트 클럽의 다른 점이 있다면 연령대, 그리고 모이는 장소였다.

 

“이것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받아들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만일 받아들여야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의 문제다라고 드루아는 말했다.

 

 

 

 

 

 

고객의 눈으로 봐라

드루아는 이 공짜 커피 데이트 클럽의 운영자가 누구인지 알아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SNS상에서 악소문이 날 것을 우려해 그는 기자들을 불러모아 그들이 직접 두 눈으로 문제를 볼 수 있게 했다.중국어 신문과 영어 신문1 , TV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이야기가 알려졌다. 언론은 정부가 데이트 클럽의 행동을 제지해야 한다고 믿었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시민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케아 직원들은 이에 대해 토론했다. 드루아는 패밀리 카드 멤버에게 제공하는 공짜 커피 서비스를 중단하고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에게만 커피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케아 중국 본사에서무료 커피 제도에 손대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무료 커피는 너무나도 중요한 이케아 문화였다. 쉬후이 지점의 중국 직원들은 회사가 방어적이라고 생각했으며 공짜 커피 데이트 클럽의 노인들에게 매우 비판적이었다. 직원들은 데이트 클럽이 중국의 45세 이상 중장년 세대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불평했다. 시민의식에 대한 개념이 없고 주는 것 없이 받기만 한다는 것이었다.

 

이케아는 많은 나라에서 표준화된 제품을 만들고 또 판매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행동은 지역마다 상당히 다르다. 드루아는 상하이 쉬후이 지역의 지점장으로서 이케아의 명성을 훼손하는 지역 내 특정 집단의 도전적 행동들을 방지하면서도 이케아그룹의 문화가 담긴 서비스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한 창의적 방안을 생각해야 했다.

 

드루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의 관점에서 사태를 보고 거기서 뭔가 배울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나이든 사람들이 데이트하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케아는 지역사회에서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그들 삶의 일부분이 돼야 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 측면에서 드루아는 아예 이케아가 직접 데이트 클럽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생각해봤다. 반대로 데이트 클럽을 내쫓아버리고 출입을 금지하는 것도 고려했다.

 

결국 드루아와 그의 팀이 선택한 방법은 레스토랑 내에 데이트 클럽 멤버들을 위한 장소를 따로 지정해 주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따로 만들어진 초록색 컵을 제공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모두 공짜 고객으로 남아 있으려 하는 사람들의 수를 제한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경비원 수도 늘렸다. 레스토랑 입구에는 안내문을 붙여 소리를 지르거나, 라디오를 듣거나, 뜨개질을 하는 행동을 금지한다고 안내했다.

 

그의 노력은 효과가 있었다. 레스토랑을 미팅 장소로 쓰는 데이트 클럽 회원 수가 감소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올바른 방법으로 경영(manage)하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드루아가 말했다.

 

1년이 지난 2013년 초에도 쉬후이 지점의 노인 데이트 클럽 회원들은 여전히 지정된 공간에서 무료 커피를 즐기고 있다. 드루아는 올해 안에 매장 리노베이션을 기획하고 있다. 레스토랑도 포함된다. 매장이 새롭게 개장하는 2014년에는 데이트 클럽 회원들은 다른 로맨틱한 공간을 찾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조슬린 프로버트·수멜리카 바타차리야·헬무트 슈트

헬무트 슈트(Hellmut Schutte)는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의 학장(Vice President & Dean)이며 조슬린 프로버트(Jocelyn Probert)와 수멜리카 바타차리야(Sumelika Bhattacharyya)는 이 학교의 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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