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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211호를 읽고

최상돈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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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경영대학원을 다닐 때 한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한 성공한 사업가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성공의 이유’를 묻자 그가 “사업에 대한 별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공부한 대로 했더니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저 오랫동안 경영학 공부만 하다가 타국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일군 사업가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답변일 수도 있었다. 필자는 그때 이 말을 들으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생각했다. 사업은 정석대로 해야 하면서도 때론 정석을 넘어설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1호의 스페셜 리포트에서 다룬 주제는 ‘조직개편의 정석’이었다. ‘조직 개편’은 대부분의 기업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변화의 수단’ 혹은 ‘변화하는 척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정 제대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기업에서 늘 해오던 대로 위기가 닥친 후 조직개편으로 대응하는 것, 이런 습관적/관성적 대응 방식이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수적인 지금 기업들에게 과연 적합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고민들 속에 한 장 한 장 읽어 나간 211호 스페셜 리포트는 큰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에서 필자의 눈에 가장 먼저 띄었던 것은 바로 ‘조직민첩성 확보방안’이다. 허문구 경북대 경영대 교수는 이 아티클에서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속도는 빠르지만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즉, 환경감지(sensing)가 아닌 대응(responding)에서만 뛰어난 반쪽자리 민첩성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최근 이름난 기업들이 스타트업 정신을 내세우며 조직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변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시의적절한 조언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필자는 유연성 확보라는 목적이 과연 조직개편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데 이번 스페셜 리포트의 여러 아티클도 바로 이런 점을 잘 짚어냈다. 신사업 개발이 필요해 신사업개발팀을 조직한다고 혁신이라는 꼬리표를 단 신사업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거나 유연성 확보를 위해 반바지 출근을 허용한다고 유연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앞서 말했듯 이런 점은 스페셜 리포트의 모든 글에서 강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리더의 생각과 실행이 중요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린다 힐 교수의 인터뷰는 리더의 역할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혁신적 조직이 가진 3가지 역량, 즉 창조적 마찰, 창조적 민첩성, 창조정 통합을 강조했으며, 이 3가지가 발현할 될 수 있도록 리더(혁신설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는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변화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이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고민이라면 211호에서 다룬 조직개편의 정석은 좋은 배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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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돈?
DBR 제11기 독자패널(플로우메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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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다음 호(214호, 2016년 12월 1호, 11월 넷째 주 발간 예정)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Workplace Health Management’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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