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에 좋은 것이 미국에 좋은 것이다”라고 자신했던 GM이 무너진 후 사람들은 과연 기업에 좋은 것이 국가와 그 구성원 전체에도 좋은 것인지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IMF라는 바람이 불고 지나간 후 우리 국민도 “내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이 정말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별 보고 퇴근하기까지 하루 종일을, 새파란 청년 시절부터 자녀를 출가시키는 중년기까지 인생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개인에게 하고 있는 일의 ‘의미’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을 열심히 하도록 만드는 동기를 부여할 뿐 아니라 일을 계속해서 추진하게 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CSV(Creating Shared Value)는 기업 구성원의 성취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구성원들의 동기를 자극해 더 많은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도 CSV가 필수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기업이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할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그 사회 내에서 기업의 존재 가치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는 일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발생하는 문제가 다양하고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면 기업은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CSV에 대해 그 의미와 구체적 실행방안을 다룬 Special report 기사는 아주 흥미로웠다. 경영진은 물론 개인들에게도 각 사회 구성원이 역할을 다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최신 경영지식을 접하고 인문학과 고전 등을 경영적으로 해석하는 데 DBR은 아주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원한다고 표현하는 것을 쥐어주는 것은 이미 장사가 아니다. 사람들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장사다. DBR은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잠재적 니즈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DBR을 읽는 묘미다. 집과 자동차 등 자신이 소유한 자산을 대여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 등 다양한 최신 경영 트렌드는 눈을 번쩍이게 하기도 한다.
DBR은 줄 그어가며 보는 재미가 있는 매거진, 그래서 마음먹고 집어 들어야 하는 매거진이다. 이것은 DBR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아도 읽고 나면 뿌듯해지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시간을 헛되게 쓰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으로도 DBR에 많은 글이 밀도 있게 채워지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시간을 더욱 진하게 물들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