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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홈봇, 고객의 신뢰 얻으려면 완벽한 임무 수행에 감정까지 배려하라

휴고 사라쟁(Hugo Sarrazin),히로토 후루하시(Hiroto Furuhashi),장 밥티스트 쿠무(Jean-Baptiste Coumau) | 236호 (2017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앞으로 10년 안에 다양한 집안일을 수행하는 ‘홈봇(homebot)’이 등장하고 대중화되면 주거 공간은 지금보다 훨씬 편리한 스마트홈으로 발전할 것이다. 기업은 스마트홈을 단순히 기술적 차원이 아니라 인간과 홈봇이 상호 작용하는 복합적인 생태계로 이해해야 한다. 스마트홈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려면 다음의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1. 신뢰라는 인공감정(artificial emotion)까지 인간과 공유할 수 있는 홈봇을 디자인하자.

2. 고객을 대체할 홈봇의 구매결정 알고리즘을 고려해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전략을 짜자.

3. 홈봇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담 팀을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자.

편집자주

이 글은 <맥킨지 쿼털리> 2017년 1월 호에 실린 ‘A Smart home is where the bot i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가정의 욕구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예측까지 하는 기기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lphabet)이 개발한 네스트(Nest) 자동 온도 조절기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 같은 인공지능(AI) 비서는 진보한 기술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가정용 기술 시장 전반이 분절돼 있어 진정한 ‘스마트홈(smart home)’의 잠재력이 발휘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멀지 않았다. 컴퓨팅 성능 및 빅데이터 분석 역량이 향상되고 AI가 등장하면서 바쁜 일상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 글이 제시하는 비전이 “말도 안 된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존하는 트렌드와 현재 진행 중인 기술적 진보들을 결합한 모습일 뿐이다.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홈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스마트홈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전자기기 혹은 ‘홈봇(homebot)’이 지능적이고 협력적인 생태계를 이룬다. 특히 홈봇들은 집안일을 수행하고 감독하며, 심지어 인간과 감정적 유대감까지 형성할 것이다.

스마트홈은 인간의 중추 신경계와 비슷하다.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 플랫폼이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작동되는 개별 홈봇들은 각기 다른 컴퓨팅 성능에 따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데 여기에는 다른 로봇들의 행동을 관리하는 일까지 포함될 것이다. 홈봇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아주 다양하다. 크고 작은 업무, 소프트웨어가 시스템이나 제품을 구동시키는 무형의 업무, 개인적이거나 공동의 업무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어떤 홈봇은 친구나 비서 같은 존재가 될 것이며, 또 다른 홈봇은 자산관리나 회계업무를 담당할 것이다. 또 살림 감독이나 창문 청소, 가사 관리 같은 각종 집안일을 도맡을 홈봇이 나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 앞으로 2년 내 주거 공간에서 상호 연결된 기기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새로운 가정 생태계가 형성되는 첫 번째 단계다. 그리고 5년쯤 지나면 집에 있는 많은 도구와 기기들이 새로운 네트워크에 편입될 것이다. 10년 후에는 스마트홈이 흔해지면서 독립적인 지능과 분명한 감정을 가진 기기와 시스템이 주기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이 같은 집의 발전은 그동안 수세대에 걸쳐 우리 가정의 일부였던 가전제품과 기기들이 변화하거나 위협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의 집이 플랫폼과 생태계를 근간으로 구축되면서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들은 고객과 새로운 수준의 신뢰감을 형성해야 한다. 이들은 스마트홈에 거주하는 소비자뿐 아니라 이들의 소비 행태에 점점 더 영향을 미칠 홈봇과 소비자 간 상호작용을 두고 경쟁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다양한 분야의 회사들이 미래 가정에서의 성공 발판을 준비하는 것은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다.

 

홈봇 산업의 새로운 지평

미래 스마트홈에서는 다음 2가지 요소가 핵심으로 부각된다.

플랫폼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일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면서 서로 다른 기기들을 통합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플랫폼을 만드는 선두 주자로는 아마존과 애플, 구글, 삼성이 꼽힌다. 플랫폼 개발 사이클의 다양한 지점에 기여한 스타트업들도 포함된다. 플랫폼 경쟁에서 승리한 회사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연결성과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한 하드웨어를 통해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통합된 로봇은 서로 협력하며 제3의 제품 및 서비스와 연결된다. 최근 상황을 보면 다수의 플랫폼 표준들이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와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이 열릴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

개발자들은 새롭고 다양한 플랫폼에 연결될 수 있는 로봇을 창조할 것이다. 그리고 플랫폼과 로봇의 결합은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로 빠르게 성숙할 것이다. 플랫폼 회사마다 아마존의 알렉사나 애플 시리(Siri)의 후손뻘 되는 AI 기반 로봇을 자체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 외 다른 많은 제작자들도 여러 플랫폼들에 통합될 수 있는 독특한 홈봇들을 개발할 것이다. 오늘날 많은 앱들이 안드로이드나 iOS 플랫폼에 맞춰 개발되고, 이들이 엄청난 모바일 기기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위계질서가 형성될 가능성도 크다. 우선 다양한 서비스를 관할하며 총책임자 역할을 담당하는 ‘마스터봇’이 나올 수 있다. 미디어 관리처럼 일련의 복잡한 업무와 기능을 처리하는 ‘서비스봇’이나 창문 청소처럼 한 가지 일에 전문화된 ‘니치봇’도 나올 수 있다. 현재로선 ‘우리 가족 젯슨(The Jetsons, 1960년대 초반 방송된 미국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역주)’에 나오는 로지(Rosie)같이 로봇 한 대가 가정부처럼 모든 일을 처리하는 원대한 비전은 접는 게 낫다. 대신 특정 임무를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다양한 로봇들을 떠올려 보자. 이들의 역할 범위를 제대로 정하면 오류의 위험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미래학자인 게리 마커스(Gary Marcus)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집에 로봇이 한 대 있는데 매번 가구를 들이받는다면 싫겠죠. 로봇이 당신 고양이를 식기세척기에 넣어버리는 사단이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겠지요.”1



신뢰가 필수 조건

홈봇의 가능성과 잠재적인 장애물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필자들은 일본과 미국에서 가정과 모바일 다이어리 연구(in-home and mobile diary studies)를 실시했다. 연구는 이미 가정에서 AI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 수십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별 스마트 기기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요즘 사람들은 일상에서 아주 다양한 용도로 홈봇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소소한 집안일을 처리하는 데서부터 좀 더 복잡한 임무들을 완수하거나 심지어 어린아이나 노인을 보호하는 일까지 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소비자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홈봇이 관리하는 스마트홈을 수용할지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변수가 있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 그 절대적이고 결정적인 요인은 신뢰였다. 여기서 신뢰란 기본적으로 로봇이 부여받은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로봇이 늘 계획한 대로 따라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신뢰가 구축되면 사람들은 AI로 구동되는 기기와 시스템에 보다 많은 책임을 기꺼이 넘기려 한다. 신뢰를 구축하는 한 가지 핵심 방법은 로봇이 단순한 자동화 기기 이상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감정에 반응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2  필자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로봇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했을 때 만족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에 좀 더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요소가 결합됐을 때 더 크게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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